홍콩영화리뷰(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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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6] 화양연화 속편, 아비정전 외전
[Reviewed by 박재환 2004-10-11] 왕가위 감독의 신작 [2046]을 보면 윤후명의 [약속 없는 세대]란 소설이 생각난다. 기라성 같은 중화권 톱 스타들을 데리고 5년 동안 온갖 화제를 양산하며 겨우겨우 완성한 작품 [2046]은 왕가위 팬에게는 곤혹스런 작품이다. 남녀의 격정적 감정이 [화양연화]보다 더 나아간 것도 아니며, [아비정전]만큼 가슴 저미는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니다. 언뜻 보아도 이 영화에 관계된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온갖 고통이 용해된 것 같은 처연함이 깃들어 있다. 이 영화는 '2046년'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SF는 절대 아니다. 이 영화의 주된 정서는 [아비정전]과 [화양연화]와 동시대인 1960년대의 암울한 홍콩의 뒷골목이다. 유덕화가, 그리고 장국영이 ..
2008.02.24 -
[독자등대] 기쁜 우리 젊은 날
[Reviewed by 박재환 2007-9-4] 이번 CJ중국영화제 상영작 중 가장 큰 ‘따완(大腕)=빅 스타’가 출연하는 영화는 바로 [독자등대](獨自等待)이다. 홍콩 느와르의 ‘따거’(큰형님) 주윤발이 출연하기 때문이다. 정말? 이 영화가 끝나고 자막 다 올라갈 때까지 보면 안다. [독자등대]는 우리나라 관객도 쉽게 받아 들일만큼 재밌고 공감 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떤 이야기? 한 남자가 예쁜 여자에게 빠진다. 완전히 얼이 빠져 간이고 뭐고 다 내주었다가 그 미녀 옆에는 이미 돈 많은 임자가 있었고, 그 동안 자기에게 보냈던 미소는 단지 “우린 그냥 친구일 뿐이야”라는 말을 듣고 나서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좌절감을 느끼게 되는, 그리고 그런 바보 같은 남자를 옆에서 오랜 세월동안 조용히 지켜만 ..
2008.02.24 -
[진용] 2,000년의 사랑
[Reviewed by 박재환 2002-11-7]영화 의 원작은 따로 있다. 홍콩의 신문기자이며, 컬럼니스트이며, 인기 소설가인 이벽화(李碧華)가 쓴 (古今大戰秦俑情)이라는 역사의 외피를 두른 통속대중소설이다. 이벽화는 영화판에선 꽤 유명한 인물이다. 그의 원작을 영화화한 것으로는 그 유명한 , 를 비롯하여 , , 등이 있다. 왜 이런 유명한 작품의 원작을 '통속'대중소설이냐하면, 소설의 소재나 감각은 중국의 파란만장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에 두고 있지만 거개의 내용은 거의 이루지 못한 사랑, 애틋한 그리움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문혁이나 역사 같은 거창한 굴레 속의 인간 관계가 흥미롭게 재현되긴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의 작품을 읽어보고 나서의 이야기..
2008.02.24 -
[천왕1991] “카드를 주세요~” (우인태 감독 千王1991 The Great Pretenders 1991)
(박재환 2001.12.19.) 1962년생인 양조위는 82년 홍콩의 TV방송국 연기센터를 수료하고 수많은 시대극에 출연하면서 연기력을 쌓았다. 이동승 감독의 과 담가명 감독의 으로 홍콩 금상장 조연상을 수상하며 연기파로 거듭났고, , , 등으로 주목받더니 마침내, 로 깐느영화제 주연상을 수상하게 된다. 연기파 배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홍콩의 영화 제작스타일에 의해 '그저 그런' 수많은 영화에 겹치기 출연하는 배우이기도 하다. 그의 놀라운 연기세계를 볼 수 있는 가 한국에서 개봉될 때 마초성 감독의 '그저그런' 작품 이 같이 내걸려 배우의 정체성에 의문을 느끼게 했으니 말이다. 그런 그가 한창 수많은 '그렇고그런' 홍콩영화에 출연하며 다양한 연기경력을 쌓던 1990년 초반에 나온 영화 가운데 이란 영화..
2008.02.24 -
[PTU] 잃어버린 총 한 자루를 찾아서.... (두기봉 감독 機動部隊: PTU, 2003)
(박재환 2003.12.23.) 그동안 리뷰를 쓰며 제일 한심하게 리뷰 올린 것이 두기봉 감독의 이란 작품이다. 화질 나쁜 비디오로 감상하느라 두기봉 특유의 화면 전개를 이해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 계속 찜찜하던 터에 이 작품을 보게 되어 기뻤다. 이 작품은 확실히 스타일에 있어 그의 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엉망진창 홍콩 영화계에서 왕가위도 아니면서 여전히 자신의 스타일을 가지고 사는 몇 안 되는 홍콩 작가주의 감독의 심혈을 기울인 작품인 것이다. 영화는 대부분 홍콩의 밤거리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지금 홍콩의 PTU(기동부대,5분대기조 성격의 경찰조직). 보기에 따라선 S.W.A.T. 같아 보이고 또 어찌 보면 방범순찰아저씨 같다)가 홍콩의 우범지대 가운데 하나인 침샤츄이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2008.02.24 -
[폴리스 스토리] 最後動作英雄 成龍 (성룡 감독 警察故事 Police Story 1985)
(박재환 2001.8.10.) 지난 주(2001년 8월 3일) 미국에서 개봉된 성룡의 신작 는 첫 주말에만 무려 6,741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 기록은 주말에 개봉된 영화로서는 (6,853만), (6,814만), 그리고 연휴가 포함된 주말기록까지 포함한다면 (7,2130만)에 이어 네 번째 높은 수익이다. 그가 2년 전 (1편)로 미국 박스오피스를 점령했을 때만해도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뉴라인시네마의 마케팅 능력과 크리스 터커의 입담 때문이라며 성룡의 공을 평가절하 했었다. 하지만, 가 성룡의 입김대로 홍콩에서 만들어지고, 성룡의 전매특허인 아크로바틱한 묘기가 대거 등장하면서 성룡의 국제적 위상을 공고히 했다. 물론, 성룡은 아주 오래 전부터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이나 등이 그러하다. 이런 작품..
2008.02.24 -
[옥보단] 그것만(!) 부기나이트 (맥당웅 감독 玉蒲團之偸情寶鑒 Sex and Zen 1989)
(박재환 1999/8/27) ...... 서기가 나온 ‘옥보단’ 영화는 96년에 제작된 이란 영화다. 참, 이라고 하는데, 한자는 분명 ‘蒲(포)’ – 인데 왜 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음.. 누가 처음부터 이라고 한 모양이다. 대학 중문과 교수들이 그건 이 아니라 이다..라고 떠들면 “그 교수 참, 품위 없게 그런 영화에 관심을 가지구먼…”이란 소리 들을까봐 입 다물고 있는지도 모른다… 음, 나도 입 다물고 있어야겠다. 옥보단이면 어떻고 옥포단이면 어떻냐. 이 영화의 감독은 맥당웅이다. 맥당웅? 아마, 홍콩 느와르에서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형 맥당걸과 함께 내놓은 이란 놀라운 작품을 알 것이다. 사실 은 오우삼이나 서극의 영화가 나오기 전에 나온 깜짝 놀랄만한 홍콩 느와르의 전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영..
2008.02.23 -
[반금련] 여자의 운명
[Reviewed by 박재환 1999-1-14] 은 대단한 문학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영국에서 금서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작가 로렌스의 문학적 성취가 보통이 아니어서 색안경을 끼고 볼 책은 절대 아닐 것이다. 중국에도 그런 책이 있는데 바로 이다. 이전에 학교 다닐때, 연세대에서 우리나라 중국소설 전공교수님들이 모인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런 저런 발표 도중에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를 전공하신 어느 교수님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참으로, 우리나라에서 이런 소설을 전공한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어쩌니.."하는 이야기. 이나 전공자는 많아도, 진짜 인민대중열혈독자를 자고이래로 잔뜩 거느린 는 그 내용의 특수성으로 인해 연구하는 전공자가 전무한 것이다. 왜냐하면, 는 ..
2008.02.23 -
[홍콩 레옹] 귀신잡는 레옹 주성치 (유진위 감독 回魂夜 Out Of The Dark 1995)
주성치와 한국영화 시장의 관계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영화가 바로 이 영화 이다. 이 영화의 원제목은 (회혼야)이다. 호러 냄새 폴폴 풍기는 유진위 스타일의 이 영화가 이라는 타이틀을 다는 순간 주성치식 패러디로 받아들이게 된다. 과연 이 영화에는 어떤 마력이 숨어 있을까? 1995년 홍콩 박스오피스 결과를 잠깐 살펴보자. 성룡의 가 5천6백만 HK$를 벌아 그 해 흥행 톱이 될 때 주성치 영화는 꽤 많이 순위에 올랐었다. (홍콩 마스크)가 3위, 이 8위, 이 10위를 차지했었다. 그리고, 이 영화 가 21위에 랭크되었다. 뤽 베송 감독의 신나는 액션물 오리지널 은 이란 제목으로 개봉되어 그해 홍콩 박스오피스 13위를 차지했었다. 주성치 등장 패러디 영화를 논할 때는 주성치의 원맨쇼 스타일을 먼저 논하는데..
2008.02.23 -
[우연] 세 여자를 사랑한 장국영 (초원 감독, 偶然 Last Song in Paris,1986)
(박재환 2002.5.31.) 은 장국영의 인기가 폭발하던 1990년에 우리나라에 뒤늦게 수입, 개봉된 홍콩영화이다. 감독은 1960~70년대 홍콩영화의 황금시대를 선도하던 원로감독 ‘초원’이란 사람이다. 그가 당시 홍콩 인기 가수 장국영, 매염방을 데리고 멜로물을 찍은 것이다. 왕조현도 나온다. 영화는 한 시대 인기를 구가하던 미국 뮤지컬 구도를 따른다. 톱 가수가 있고 그는 자신의 성공과 인기에 회의를 느낀다. 그러다가 ‘별 볼 일 없는’ 여자를 만나게 되고, 운명적으로 신선함을 느낀다. 그래서 이 여자의 뒷바라지를 해준다. 마침내 이 여자는 선풍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남자는 자신이 성공시킨/키운, 신인 스타의 모습을 쓸쓸히 지켜본다. 그는 또 다른 사랑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런 내용. 아마 바브..
2008.02.23 -
[용형호제2 = 비응계획] 성룡, 모로코 사막을 가로지르다
[Reviewed by 박재환 2005-1-14] 성룡 영화 중 재미있는 것을 꼽으라면 수위권에 드는 작품 중 하나가 바로 91년도 작품 [용형호제2]이다. 다른 제목이 좀 많다. [飛鷹計劃], 영어제목은 [Armour of God II], [Operation Condor] 등이다. 전편 [용형호제]는 87년에 개봉되어 3,500만 元의 흥행수익을 올렸었다. 그 후 잇달아 [프로젝트A 속집], [비룡맹장], [미라클] 등 3,000만 元 이상의 흥행작품을 내놓았던 성룡은 꽤 규모가 큰 영화를 기획했다. 1억 元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하여 만든 [용형호제2]이다. 사막장면을 찍기 위해 모로코 원정 로케를 감행했다. 성룡은 이 당시를 고난의 연속이었다고 표현했다. 모로코 정부와의 트러블은 물론이고 스탭이 전갈에..
2008.02.23 -
[독비도 - 의리의 사나이 외팔이] 장철 감독의 기념비적 무협작품
[Reviewed by 박재환 2005-4-7] 짐작하다시피 장철의 [독비도]를 제대로 이야기하자면 영화평론가 정성일 씨처럼 소싯적 이야기부터 해야할 것이다. 정성일 씨는 어느 글에서 자신이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본 [의리의 사나이 외팔이]의 장면들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음을 흥분해마지 않으며 자랑했다. 나는 아무리 기억을 되짚어 보아도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본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다른 영화가 어렴풋이 기억된다. 그 영화는 바로 [외팔이 권왕 머시기](獨臂拳王勇戰楚門九子]라는 영화였다. 줄곧 외팔이 행세를 하다가 마지막 결정적인 순간에 숨겼던 팔로 상대를 공격한다는 작품이었다. 장철 감독의 67년도 작품 [독비도]가 엄청난 인기를 끈 후 쏟아진 수많은 아류작 중의 하나이다. (1922년 출생의) ..
2008.02.23 -
[책상 서랍 속의 동화] 내 제자의 집은 어디인가?
[Reviewed by 박재환 1999-10-22] 이번(99년 4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소개된 장이모우감독의 가 이번 주 국내에 정식 개봉된다. 베니스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타면서 더욱 유명해진 이 영화는 오랜만에 보는 중국의 대중적인 영화이다. 그러면서도 대가의 작품답게 어떤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중국의 영화감독은 중국 내에서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중국 밖에서는 엄청난 민주투사 내지는 예술 혼의 화신으로 취급받는다. 특히 유럽 쪽 영화제에서는 더하다. 이번에 장예모 감독이 베니스영화제에서 그의 신작 로 황금사자상을 받자, 서구의 언론들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 언론에서도 하나같이 중국의 영화와 정치상황을 빗대어 소개하고 설명하기 바빴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 나오는 배금주의적 의미라든지 콜라의 정..
2008.02.23 -
[열화청춘] 청춘의 덫 (담가명 감독, 烈火青春 Nomad, 1982)
담가명(譚家明)은 국내 영화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감독이지만 왕가위에게 좀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사람이 왜 중요한지를 알 것이다. 대만 新浪潮보다 먼저 홍콩의 뉴 웨이브를 이끈 ‘선구자적인 감독’이다. 그의 1982년도 작품 은 담가명의 대표작이며 홍콩 뉴웨이브의 출발점인 셈이다. 이 영화에서는 네 명의 홍콩 젊은이(장국영, 엽동, 하문석, 탕진업)들이 폭풍 같은 열정의 세월을 보여준다. 영화가 시작되면 닭장 같은 집안에서 아귀다툼 펼치는 듯한 ‘먹고 살기 어려운’ 홍콩의 기층 민중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금 막 한 꼬맹이가 이웃집 처녀를 임신시켜놓은 일을 두고 두 집안이 ‘책임지라’고 말다툼을 벌인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그 꼬맹이는 짐작하다시피 그렇고 그런 젊은이 邦(탕진업)으..
2008.02.23 -
[뉴 폴리스 스토리] 성룡의 액션, 성룡의 눈물, 성룡의 부활
[Reviewed by 박재환 2004-10-6] 최근 개봉된 성룡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80일간의 세계일주]는 홍콩에서 겨우 200만 元정도의 흥행실적을 올리는데 그쳤다. 정형화된 역할만 자신에게 주어지는 할리우드에서의 작품 활동에 불만을 느끼던 성룡은 최근 다시 자신의 안방 홍콩으로 돌아와서 자신이 만들고 싶어하는 영화를 만들었다. 바로 [신 경찰고사](뉴 폴리스 스토리)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성룡의 대표작인 왕년의 [폴리스 스토리]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다. 1편은 지난 1986년에 개봉되어 2,600만 元이상을 벌어들였고 이후 갈수록 규모를 확대시켜 속편을 내놓았다. 2편(88년, 3,400만 元), 3편(92년,3,200만 元), 4편(96년, 5,700만元) 모두 팬들의 인..
2008.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