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영화리뷰(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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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트] 제발 전화 끊지 마세요~
최근 국내에 소개되는 중국어권 영화는 정말 비참하다. 언제 개봉되었는지도 모르게 곧바로 극장에서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전엔 고만고만한 배우들이 무더기로 나와 그럭저럭 만든 영화들이라도 극장 내걸리고 비디오로 출시되면 나름대로 마켓 파이를 갖고 있었는데 요즘은 전혀 그러하질 못하다. 그런 리스트에 어울린 영화 한 편이 개봉되었다. 라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홍콩영화일수도 있고, 중국영화일 수도 있다. 요즘 이 동네에서 만들어지는 영화는 거의 홍콩-중국이 대등한 수준으로 합작을 하고 있으니 어느 쪽 영화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주요 출연진은 홍콩, 중국, 그리고 대만배우이다. 이 영화를 소개하기에 앞서 요즘 영화제작경향의 한 특색을 소개해야겠다. 우리나라의 나 등이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되었고, 홍콩의 ..
2008.11.24 -
[천녀유혼] 이한상 감독의 쇼브러더스판 '쳔녀유혼'
[리뷰 by 박재환 2006/5/3] 은 우리나라 홍콩 영화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의 하나이다. 이 영화에 출연했던 장국영과 왕조현은 한 때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홍콩배우였다. 그런데 서극 제작, 정소동 감독의 은 리메이크 작품이다. 그럼 누가 먼저 만들었을까. 1959년에 홍콩의 이한상 감독이 처음 만들었다. 이한상 감독은 장철 감독과 함께 한 시절 쇼 브라더스 황금시기를 풍미했던 명감독이다. 1959년이라.... 하마터면 지금의 한국 영화팬들은 이 영화를 두 번 다신 볼 수 없을 뻔했다. 다행히 몇 년 전부터 쇼 브라더스의 보물 같은 영화들이 디지털 리마스트링되어 DVD타이틀로 출시되면서 이 영화로 다시 한번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출시되었다. 잘 알려진 대로 은 명말청초..
2008.11.04 -
[화피] 궁극의 사랑은 자기희생 (진가상 감독 畵皮 Painted Skin, 2008)
최근 중국영화가 한 편 개봉되었다. (畵皮)라는 작품이다. 감독은 홍콩의 진가상 감독이지만 주요 출연진과 제작 스태프의 면면으로 보자면 확실히 중국영화이다. 이 영화는 중국에서 지난 달 26일 개봉되어 중국 최대국경일이라고 할 수 있는 10월 1일 건국기념일 황금주간을 거치면서 최근까지 2억 위엔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중국 언론은 국경일 개봉영화 중에서는 최고의 흥행수익을 올린 자국영화가 되었다면서 한껏 흥이 올라있다. 청대 문인이 엮은 귀신이야기 송 멸망시기에 태어난 포송령(蒲松齡)은 그저 그런 삶을 살다가 불운한 중국문인 중의 한 사람이다. 부친 대(代)에 이르러 집안은 완전히 영락([零落)하고 뛰어난 문재를 가졌지만 번번이 과거에 실패하여 죽을 때까지 남의 집 서당 선생이나 명문세가의 문객으로 일..
2008.10.30 -
[CJ 7] 주성치의 이.티.
주성치, 변신해도 중국魂 주성치라면 홍콩 영화계에서 아주 특별한 존재이다. 미남형 얼굴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영화의 가치전복은 차치하고라도 ‘호감 아니면 비호감’으로 양분될 만큼 극단적 엽기 연기를 선사해왔다. 그런 연기와 그런 영화로 그는 아주 오랫동안 홍콩 최고의 흥행배우로 지위를 누려왔다. 그가 출연하는 영화라면 거의 모두 흥행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그의 흥행파워지수는 성룡보다도 높고, 이연걸보다도 확실했으며, 양조위보다 한참 위였다. 그러나 홍콩영화가 몰락을 하면서 주성치의 흥행파워도 점점 떨어졌다. 주성치표 영화라는 것이 한계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자 주성치는 새로운 시도를 한다. 홍콩의 어설픈 특수효과를 한 순간에 파워 업시킨 [소림축구]를 내놓았고 미국 메이저 스튜디오 자..
2008.09.01 -
[적벽대전] 역사 삼국지, 소설 삼국지, 영화 삼국지
‘소설가’ 이문열을 재벌반열에 올려놓은 소설 [삼국지]에서 가장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인 ‘적벽대전’을 다룬 영화가 중국에서 만들어졌다. 당시 통일제국이었던 한(漢) 헌제(獻帝)가 유명무실한 군주의 자리를 지키고 있을 때 중원의 패권을 다투었던 위-촉-오의 기라성 같은 영웅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 [삼국지연의]는 지난 천여 년 동안 중국 최고의 이야기 근원이었다. 이 중 서기 208년 겨울 무렵 장강의 도도한 물결이 흐르는 적벽 아래에서 있었던 전쟁은 독자의 사랑을 독차지하였다. 이 이야기를 [영웅본색]과 [첩혈쌍웅]의 오우삼이 영화로 만든 것이다. 오우삼이 누구인가. 암흑가 악당들이 곧 죽어도 폼 내는 영웅주의 철학과 비둘기-쌍권총으로 대표되는 폭력적 영상미학을 뽐내던 인물이다. 그가 할리우드에서의 ..
2008.07.17 -
[도화선] 견자단 추조룡의 리얼 육박전 영화
거듭 말하지만 홍콩영화의 흥망성쇠는 두 가지 상반된 교훈을 한국영화인에게 던져준다. 홍콩은 작은 나라라는 제한된 영화 시장에서 끊임없이 장르영화를 만들어왔고 자신의 장기에 온 역량을 집중하였기에 수십 년 동안 아시아 최강의 영화제작국이 될 수 있었다. 또 다른 시각에서 보자면 홍콩영화계는 자신들의 제한된 성공에 도취되어 끝없는 대량 자기복제를 저질러왔다. 그래서 인내에 한계를 느낀 영화팬들은 더 이상 극장을 찾지 않았고, 몇몇 스타라고 일컬어지는 존재들의 영화에만 ‘열혈팬’들이 그나마 줄은 서는 컬트 영화로 생명을 이어왔다. 오래 전 쇼 브러더스 영화가 막을 내렸고, 이소룡이 요절했으며, 성룡이 나이 들어감에 따라 화려했던 홍콩의 액션영화는 그 불꽃이 사그라지고 말았다. 게다가 어느 순간 [옹박]을 들고..
2008.06.19 -
[쾌찬차] 성룡, 원표, 홍금보, 그리고 스페인 미녀 (홍금보 감독 快餐車 Wheels on Meals 1984)
(박재환 2008.6.9.) 성룡은 1980년대 들어서 홍콩 최고의 흥행배우가 된다. [사형도수](사형조수)와 [취권]으로 스타덤에 도른 성룡은 [사제출마]나 [용소야] 같은 올드 스타일의 영화로 관객을 끌어 모으더니 곧이어 [프로젝트A] 같은 영화로 홍콩 액션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다. 1984년에 개봉된 [쾌찬차](快餐車)도 성룡 영화로서는 획기적인 작품. 홍콩이 좁다면서 세계로 눈을 돌린 것이다. 사실 성룡은 그 전에 [베틀크리크]나 [캐논볼] 등으로 할리우드 시장을 두드렸지만 아시아스타의 한계를 실감해야만 했다. 대신 홍콩영화 자체의 외연 확대를 노린다. [쾌찬차]는 성룡과 그 친구들이 스페인에서 한바탕 액션을 벌인다. 물론 스페인 차이나타운 이야기는 아니다. 성룡(토마스)과 원표(데이빗)는 스페인..
2008.06.09 -
[오복성] 이른바 ‘복성’시리즈 영화
[Reviewed by 박재환 2008-6-5] 21세기가 되기 전까지 홍콩영화는 할리우드영화 다음으로 한국 영화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었다. 주윤발과 성룡, 장국영, 뭐 이런 스타들이 한국 극장가를 꽉 잡았던 시절이 있었다는 말이다. 지금 와서 그 영화들을 다시 보면 전형적인 오락액션영화의 전범들이다. 홍콩은 자기들의 능력을 알고 있었고, 자기들의 영화시장을 잘 파악하고 있었던 셈이다. 물론 왕가위같이 한 예술 하는 사람들이 또 다른 시장을 개척하려고 무지 고생한 것도 사실이다. 여하튼 그런 홍콩영화는 언제부터인가 끝없는 자기복제와 날림공사로 몰락의 길로 들어섰다. 그런 홍콩에서는 한 영화, 혹은 장르가 성공하면 당연히 속편들이 끝없이 만들어지고 정말 거짓말같이 많은 아류작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2008.06.05 -
[초시공요애] 양조위, 조은숙 사랑에 빠지다
[Reviewed by 박재환 2007-12-28] 이제는 한류라는 게 문화의 문제를 떠나 경제적 이익이나 정치적 함의를 띠게 되었다. 그만큼 규모가 확대되어 상대국가에 끼치는 영향이 가시적이라는 말일 것이다. 배용준이나 김희선 전에도 한국 배우들이 다른 나라의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하는 경우는 가끔 있었다. 아주 오래 전에는 태권도를 기반으로 한 무술인이 홍콩 액션물에 출연하여 무명(武名)을 떨치기도 했다. 근 10년 내 가장 기억에 남는 한국연예인 출연 홍콩영화 한 편을 소개한다. 탤런트 조은숙이 출연한 홍콩영화 [초시공애](원제는 초시공요애이다)이다. 지난 1998년 3월에 홍콩에서 개봉되었던 영화이다. 함께 출연한 배우는 [색계]와 [해피 투게더]의 명배우 양조위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양조위가 한껏..
2008.04.20 -
[썬더볼트] 성룡의 벽력화
[Reviewed by 박재환 2002-7-18] 성룡 영화를 보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있으니 바로 미쯔비시 자동차이다. 아마 등의 코믹 쿵후영화로 스타배우로 부상하면서 성룡 영화에 발빠르게 붙은 회사가 바로 일본의 자동차회사 미쯔비시이다. 이 일제 자동차가 성룡영화의 단골 PPL(Products Placement:영화 속 간접광고)이다. 둘의 관계는 아마도 1980년 쯤에서부터 시작된 것 같다. 그 후 수많은 성룡주연 영화에서 미쯔비시의 다이아몬드 마크를 볼 수 있었다. 성룡의 초창기 팬이라면 어느 영화에선가 미쯔비시의 '이클립스'가 등장하는 것을 보고는 "우와, 저 차 멋있다!"라고 했을 것이다. 는 미쯔비시 PPL의 결정체이다. 영화처음부터 끝까지 미쯔비시 자동차를 실컷 구경할 수 있기 때문이..
2008.04.20 -
[쓰리 타임즈] 후효현 감독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
[Reviewed by 박재환 2007-2-15] 세계영화사(史,) 혹은 영화시장에 있어 ‘대만영화’ 섹션이 있긴 하다. 중국이나 홍콩과는 달리 거의 잊혀져가는 작은 나라의 애틋한 장(章)이다. 자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은 5%도 채 안되지만 영화사에는 후효현이나 채명량, 양덕창 같은 거장의 이름이 뚜렷하게 쓰여 있다. 후효현 감독은 이전에도, 그리고 그 이후에도 여전히 대만 안에서는 대단한 감독이고, 대만 밖에서는 존경받는 영화인이다. 그가 아무리 대만에서는 죽을 쑤는 (대만 영화팬들은 그의 영화들에 대해 ‘박스오피스의 독약’이라고 부른다!) 영화를 만들어도 세상의 일부 영화팬들은 기꺼이 열광하며 거장의 영화에 빠져든다. 후효현 감독의 2005년도 작품 는 그의 다른 영화가 언제나 그러했듯이 국제영화제(깐느..
2008.04.20 -
[쓰리, 몬스터 - 홍콩 편 덤플링즈] 젊음의 묘약
[Reviewed by 박재환 2004-8-27 한국에서는 2002년 여름에 개봉된 [쓰리](三更)는 한국, 홍콩, 태국의 재능 있는 감독들이 만든 단편 옴니버스 물이다. 영화의 컨셉은 아시아 영화인들이 대동단결하자는 취지 아래 각 나라의 개성 있는 호러작품을 모아 보자는 것이었다. 홍콩 편은 [첨밀밀]의 진가신 감독이 그 동안 연기력과는 별로 상관이 없어 보이던 여명을 캐스팅 하여 [고잉 홈]을 만들었다. 여명은 이 영화에로 대만 금마장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연기세계에 대전환을 맞았다. [쓰리] 프로젝트가 어느 정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자 그 속편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이번에는 태국이 빠지고 아시아 영화계에서 가장 돈 많은, 그리고 시스템적으로 가장 발달한 일본이 참여했다. 한국의 박찬욱 감독, 일본의..
2008.04.20 -
[쓰리] 그 중에서도 제일은 세번 째 진가신 것이니..
[Reviewed by 박재환 2002-11-5] 물론 이 시점에서 는 헐리우드 영화에 대항한 동아시아 국가 영화만들기의 모범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각국의 재능 있는 영화인들이 재능 있는 프로듀서의 도움을 받아 완성도 높은 작품을 미끈하게 뽑아내었으니 말이다. (대체적으로 태국 작품이 함량미달이라고 한다. 다행히 난 그 작품은 건너뛰고 작품을 감상했다) 관객입장에서는 세 나라의 작품을 한꺼번에 보면서 미세한 차이와 더불어 개별 감독들의 특기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세 나라의 중견(?)감독을 캐스팅(!)하여 이라는 옴니버스 기획물을 만든 적이 있다. 엄청난 기대 속에 공개된 작품은 웬걸 상당히 '치기어린', '장난스런', '실망스런' 작품이었다. 나중에 듣기로는 그 정도 ..
2008.04.20 -
[정장추여자2004] 왕정감독의 [무간도]패러디
[Reviewed by 박재환 2004-5-28] 홍콩의 왕정 감독에게는 라지따오옌(垃圾導演-쓰레기영화감독)이라는 별로 명예롭지 못한 닉네임이 따라 다닌다. 홍콩영화사에 수많은 흥행작품을 한두 편도 아닌 여러 수십 편을 그것도 '해마다' 양산해내는 왕정 감독에겐 조금 억울한 일일 수도 있다. 영화평론가들의 평가야 어떻든 간에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여 홍콩영화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영화를 만들어내는 재주를 가진 감독임에는 분명하다. 제작자, 각본가, 배우로 수십 년 동안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쳐오던 그가 올해 들어 서너 편의 감독작품을 잇달아 내놓았다. 3월에 [성감도시](性感都市)를, 4월에 [신찰사형 청년간탐](新紮師兄)을, 그리고 지난 주 [정장추여자2004]라는 작품을 내놓은 것이다. [정장추여자..
2008.04.17 -
[풍운] 홍콩産 테크노무협액션 (Ver.98)
[Reviewed by 박재환 1998-?-?] 사실, 홍콩영화계가 사양길에 접어든 것만은 사실이다. 이는 97년 중국으로의 복귀와 더불어 많은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성룡의 쿵후액션물, 주성치의 코미디물, 스타일의 고전물, 그리고 아이돌 스타를 등장시킨 대책없는 많은 작품들이 홍콩영화의 거의 모든 것이었다. (아주 가끔 작가영화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것은 어느 나라에나 있는, 아주 특이한 경우이다) 확실한 흥행성적을 보장해 주던 톱클라스급 스타배우들이 하나둘씩 외국으로 빠져나가면서 남아있는 영화인(특히 제작자들)들은 존폐의 기로에서, 필연적으로 다양한 돌파구를 모색하여야했다. 한해 200편 이상의 영화가 양산되던 홍콩이 이제 백편 이하로 줄어들었고, 그 경향은 더욱더 심각해지고 있다. 또한 VCD라는 ..
2008.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