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영화리뷰(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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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녀유혼 2011] 새로운 섭소천, 새로운 천녀유혼
▶ 천녀유혼 (1959. 이한상 감독) ▶ 천녀유혼1 (1987, 정소동 감독 장국영 왕조현 주연) ▶ 천녀유혼2 (1990, 정소동 감독 장국영 왕조현 주연) - 이건 언제 리뷰 쓸려나.... ▶ 천녀유혼3 (1991, 정소동 감독 양조위 왕조현 주연) 최근에 극장에서 홍콩영화 보신 적 있나요? 한국극장가에 내걸리는 홍콩영화를 놓치지 않고 보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한국영화진흥위원회의 통계에 따르면 작년에 홍콩과 대만을 합친 중화권영화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겨우 1.2%이다. 그러나 한때는 홍콩영화가 할리우드 영화와 나란히 한국시장을 주도하던 시절이 있었다. 주윤발, 유덕화, 장국영의 신작영화들이 매주 쏟아지던 호시절. 그때는 임청하, 장만옥, 왕조현이 여신이었다. 그 시절 진정한 ‘싸나이’의 우..
2011.05.12 -
[샤오린:최후의 결전] 유덕화, 소림사 가다
[2011.07.07] 가 이라는 제목으로 8월 국내 개봉예정이네요. ▶ 이연걸의 소림사(1980) 리뷰보기 최근 중국 극장가에는 역사 이야기를 다룬 액션영화가 넘쳐난다. 한동안 홍콩영화의 자양분을 마구 빨아들이던 중국은 이제 넘쳐나는 ‘돈’과 미어터지는 ‘영화관객’들을 밑천삼아 아시아 최강의 영화강국으로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 나온 영화로는 , , , 등이 있다. 지금도 더 많은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고, 더더욱 많은 영화가 기획 중이다. 장예모나 진개가가 문예영화를 들고 해외영화제에 나가서는 ‘중국에서도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소~’라고 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그런 중국영화판에서 만든 (新少林寺)는 1980년, 이연걸이 나온 와는 확실히 다른 영화이다. 30년 만에 다시 보는 ‘소림..
2011.05.07 -
[옥보단2 옥녀심경] 서기, 이려진, 그리고 왕정 스타일의 색정영화
(2011.5.2) 지난 달(2011년 4월) 홍콩에서 개봉된 가 워낙 화제가 되고 있기에(누구에게?) 오리지널을 소개한다. 1편은 오래 전에 리뷰 했었고 그 속편들을 소개한다. 관심 있는 성인들은 찾아보시길. 1991년 홍콩에서 개봉된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맥당걸 감독의 (玉蒲團之偷情寶鑑)은 2천만 홍콩달러라는 엄청난 흥행수익을 올렸다. 당시 홍콩 영화계의 흥행배우는 주성치나 성룡이었다. 그런 슈퍼 개런티의 배우가 나온 대작영화도 4천만 홍콩달러가 최고기록이었으니 의 흥행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짐작이 간다. 1편은 영화의 저본이 되는 의 이야기를 충실히 따른다. 1편의 대성공에 힘입어 당시 홍콩영화계의 마이더스 왕정(王晶) 감독이 속편 제작에 뛰어든다. 왕정 감독은 수많은 흥행작품을 내놓은 홍콩 ..
2011.05.01 -
[타뢰대] 30회 홍콩 금상장 작품상 수상작
쿵푸, 혹은 쿵푸 정신, 또는 쿵푸인의 情 지난 주 홍콩에서는 중화권에서 최고의 지명도와 명성을 가지고 있는 홍콩 금상장 영화시상식 (香港電影金像獎/ Hong Kong Film Awards)이 있었다. 올해로 30회째. 지난 몇 년 동안 홍콩영화계의 몰락을 상징이라도 하듯이 금상장 수상결과는 유별났다. 홍콩본지 영화는 갈수록 적어지고, 홍콩과 중국의 합작영화가 대세를 이루었다. 게다가 지난 몇 년 동안 , , 등 중국의 자본으로 만들어진 대작 액션물이 최우수작품상을 잇달아 수상했었다. 올해의 결과는? 홍콩과 중국의 언론들은 홍콩 금상장이 참으로 오랜만에 ‘홍콩영화’에 손을 들어주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최우수 작품상은 (打擂台, Gallants)라는 작품에 돌아갔다. 사실 이 작품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소..
2011.04.20 -
[엽문] 견자단의 엽문, 중국인의 엽문
때로는 스포츠스타가 민족영웅으로 대접받는다. 장훈도 그랬고, 최배달도 그러했으며, 오늘날 박지성도 그렇다. 나라가 어려울수록 이런 경향은 더욱 크다. 외세의 지배를 받고 있을 때 ‘국가적’ 힘은 없지만 한 개인의 ‘물리적’ 힘으로 침략군을 두들겨 팰 때는 민족적 카타르시스가 유별나게 넘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최배달만큼 중국도 일제 침략시기에 민족적 자존심을 불러일으켰던 무인이 있었다. 바로 엽문(葉問)이란 사람이다. (중국 성씨 ‘葉’자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에 대해 새로 고민에 빠졌다. 당연히 사람의 성씨일 경우는 [엽]이 아니라 [섭]으로 배웠다. 옥편에도 그렇게 나오고 말이다. 그런데 중국어에서는 [성씨]라고 ‘葉’자를 특별히 달리 읽지는 않는다. 게다가 몰랐던 사실인데 우리나라에도 수백 명의 ..
2011.02.11 -
[취권] 성룡의 술 취한 황비홍
이번에 아시안게임이 열린 중국 광주(광저우)는 중국의 남부에 위치한 (북경, 상해에 이은) 중국의 제 3대 도시이다. 바다 너머에는 마카오와 홍콩이 위치하고 있고 등소평이 제일 먼저 개혁개방을 주창했던 심천(선쩐)이 바로 이웃하고 있다. 광저우에서 최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개통한 지하철을 타면 1시간 만에 불산(佛山,포산)에 도착한다. 아시안게임 경기 중 불산에서는 권투시합이 열렸다. 중국에서는 불산을 ‘무예의 도시’라고 칭한다. 왜냐하면 바로 그 유명한 황비홍(黃飛鴻)이 바로 불산 출신이기 때문이다. 이연걸 주연의 영화 1편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한국관객에게는 “황비홍이 실존인물일까?”라는 게 화제가 될 만큼 낯선 인물이었다. 그런데 실제 황비홍은 중국(홍콩)에서는 우리나라 최배달만큼이나 큰 유명세를 ..
2010.11.30 -
[검우강호] 어찌 강호를 쉽게 떠날 수 있으리오~ (소조빈 蘇照彬 감독 劍雨/ 劍雨江湖, Reign Of Assassins, 2010)
는 한동안 보기 힘들었던 정통 ‘무협강호 드라마’이다. 원래 ‘강호’(江湖)라는 말은 무협과는 떼어 놓으려야 떼어놓을 수 없는 심오한 용어이다. ‘홍콩 느와르’의 영향으로 흑사회(조폭)무리를 ‘강호’라고 인식들 하지만 인간사바세계와는 조금 다른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강호’는 어떤 살벌한 인간세계, 칼과 표창이 날아다니는 녹림의 최전선을 의미한다. 하지만 강호를 다룬 여러 영화와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표현 중에 이런 게 있다. “강호를 떠나겠다지만 강호가 어디기에 떠날 수 있단 말인가?” 김용의 소설 를 보면 무협(무술)계의 절대고수가 여러 무파의 최고수들을 모셔놓고 ‘금분세수’(金盆洗手) 이벤트를 펼치는 것이 있다. 천하에 위명을 떨치는 각 무파의 고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금 세숫대야의 물로 손을 ..
2010.10.18 -
[적인걸: 측천무후의 비밀] 중국 CSI 납시오~
중국역사에 관심 있는 영화팬에게는 흥미로운 영화가 한편 개봉되었다. 홍콩 서극 감독의 이란 작품이다. 서극 감독이야 30년 전부터 홍콩영화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재간둥이 아닌가. (1983)을 필두로 , , 등등 고비마다 신기할 정도로 영화팬의 기호를 사로잡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마구마구’ 양산해온 인물이다. 그가 내놓은 최신 작품은 7세기 무렵 중국을 호령한 여황제 측천무후와 여전히 중국인에게 최고의 수사관으로 기억되는 적인걸이란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구중심처에서 펼쳐지는 황실 대음모극과 CSI 완전범죄 소탕스토리가 이렇게 결합되다니. 놀랍지 않은가. 여황제는 절대 안된다 vs. 반란을 용서할 수 없다 오랜 세월을 어린 아들을 대신하여 수렴청정하던 무측천이 마침내 야욕을 드러낸다. 직접..
2010.10.11 -
[뮬란-전사의 귀환] 메이드 인 차이나, 중국영웅 화목란
지난 주말 극장에서 중국영화 을 보았다. 이런 영화 극장에 오래 내걸리기 어려워서 내심 이미 종영한 것 아닌가 걱정했지만 다행히 이번 주까지는 상영할 모양이다.(우리동네 극장) 은 지난 1998년 미국 디즈니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서 이미 내용은 널리 알려져 있다. 옛날 옛날 한 옛날 중국이 북방오랑캐의 침공을 받고 전국에 걸쳐 징집령이 내려지자 병약한 아버지 대신 남장하여 종군한 목란(木蘭,무란)이라는 여자(소저)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국에게 선수를 빼앗긴 중국으로서는 기분 나쁠 수도 있는 일. 물론 중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목란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졌었다. 흑백 무성영화시절부터, 홍콩 쇼브러더스에서도. TV드라마로도 수차례 만들어지기 까지 했다. 물론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디즈니의..
2010.09.14 -
[양산백과 축영대] 저 낭자, 남장했어요~
지금 소개하려는 영화는 1963년에 만들어진 홍콩 쇼 브러더스의 영화 양산백과 축영대>(梁山伯與祝英台)이다. ‘양산백’(량산보)이라는 도령과 ‘축영대’(주잉타이)라는 ‘낭자’의 이룰 수 없는 애틋한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 ‘양산백-축영대’, 이른바 ‘양축’ 커플은 중화권에서는 우리나라의 ‘이몽룡-성춘향’ 커플만큼이나 널리 알려진 캐릭터라서 여러 차례 영화와 TV드라마, 연극, 뮤지컬 등등으로 만들어졌다. 서극 감독에 의해 양축>이라는 애니메이션도 있고, 일본작가의 ‘망가’도 있다. 이 영화를 오늘 갑자기 소개하는 것은 KBS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때문이다. 성균관 스캔들>은 정은궐의 소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극화한 것이다. 이 소설은 조선시대, 한 가난한 양반집 규수가 어찌하다보니 남장을 하고 ‘여..
2010.09.08 -
[공자] 공자가 살아야 중국이 산다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지만 ‘일본 = 콘텐츠강국’이라는 등식이 우리나라 창작인에게 받아들여진다. 서점 한쪽을 다 차지하고 있는 일본소설, 넘쳐나는 일본드라마 동영상, 그리고 소장하고픈 각종 캐릭터 상품들. 그런데 그 콘텐츠강국 경쟁대열에 중국이 나섰다. 중국은 그 많은 사람, 그 오랜 역사에서 배태된 수많은 ‘스토리중심의 콘텐츠'가 무궁무진하게 포진하고 있다. 소설 삼국지(연의)를 기반으로 한 오우삼 감독의 이 그 좋은 예일 것이다. 중국에선 최근 놀랍게도 ‘공자 선생님’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만들어졌다. 언뜻 보아 “돈,돈,돈....”하며 오직 경제성장에만 올인할 것만 같은 중국인을 정신적으로 각성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국책 영화(주선율)로 보이지만 놀랍게도 이 영화는 ‘콘텐츠 중국의 잠재력’을 십분 보..
2010.02.04 -
[8인 최후의 결사단] 1905, 로스트 히어로즈
* 이 영화의 중국어원제는 (十月圍城)이다. 아편전쟁 이후 홍콩이 영국에 할양된 후 빅토리아 시티를 중심으로 항구가 형성된다. '10월, 빅토리아성을 사수하라' 정도의 뜻이다. * 작년, 2009년은 중국(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된 지 60년이 되는 해였다. 그들의 건국기념일인 10월 1일 천안문광장에서 최첨단 무기를 내세운 군사 퍼레이드를 통해 그들은 그들이 초강대국의 하나임을 대외에 과시했다. 모택동이 장개석의 국민당 정부를 대만으로 몰아내고 농민과 무산계급의 혁명성공을 대내외에 선포한지 60년이 된 것이다. 그동안 중국은 세계 경제에서, 그리고 지역 헤게모니 쟁탈전에서 초강대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내보이고 있다. 영화판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에게야 홍콩 느와르 이후 중국어영화라면 잊힌 장르가 되어버린 감..
2010.01.11 -
[성성왕](싱싱왕) 홍콩에서 만든 킹콩 영화. 그것도 1976년도에. (하몽화 감독 猩猩王, 1975)
‘킹콩’(King Kong)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1933년에 처음 영화로 만들어졌다. 물론 할리우드에서. 대박영화를 꿈꾸는 영화감독이 풋내기 여배우를 데리고 인도네시아 근처 섬까지 가서는 그곳에서 야생 거대 고릴라를 발견하여 뉴욕에 데려와서 흥행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올라가다 전투기의 공격을 받고 죽는다는 슬픈 내용이다. 이 영화는 그해 곧 바로 속편이 만들어졌다. 제목은 (Son of Kong)이었다. 은 괴수영화, 거대동물영화의 컬트로 대접받는다. 1976년에는 디노 레 라우렌티스라는 걸출한 제작자에 의해 리메이크되었다. 이 영화에서 킹콩은 이제는 사라진 뉴욕의 월드 트레이드 센터를 기어 올라간다. 1976년도 작품의 특징은 여배우 제시카 랭이 너무나도 연기를 못한다는 것...
2009.11.03 -
[출애굽기] 여인의 음모 (팽호상 감독)
홍콩영화계에 팽호상(彭浩翔 Ho-Cheung Pang)이란 감독이 있다. 우리나라의 김기덕 감독만큼이나 독특한 감독이다. 아마도 작금의 홍콩의 규모로 봐서는 ‘가장 현실적인 홍콩’ 영화감독일 것이다. 그의 영화데뷔작 (▶영화리뷰 보기)를 어떻게든 본 사람이라면 이 말에 동의할 것이다. 그는 비참하리만치 쪼그라져버린 홍콩영화판에서 가장 홍콩적인 이야기를 아주 애써서 자신의 영화에 담고 있다. 그의 2007년도 작품 를 소개한다. 물론 는 구약성서의 한 챕터이다. 모세가 이집트에서 이스라엘 민족(유태인)을 이끌고 홍해를 건너 시나이산에 이르는 고난과 역경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애굽’은 이집트를 이야기한다. ‘출애굽기’ 즉, ‘엑소더스’는 오토 프레밍거 감독에 의해 왕년에 영화로 만들어졌다. 폴 뉴먼이 이끄..
2009.10.29 -
[중국초인] ‘메이드 인 홍콩’ 슈퍼 히어로 (화산 감독 中國超人, 1975)
이 영화를 다시 찾아본 것은 쇼 브러더스(邵氏兄弟) 때문이다. 지난 20일 홍콩에서는 중국(적어도 홍콩) 대중문화계에 중요한 행사가 있었다. 홍콩에서 가장 큰 방송사인 TVB(무선전시대)의 42주년 개국행사가 열렸다. 중국도 아닌 홍콩의, 일개 방송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TVB는 바로 왕년의 홍콩 영화왕국 쇼 브러더스의 소일부(邵逸夫) 할아버지가 대표로 있는 방송사이다. 그 할아버지 올해 연세가 무려 102살. 중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소일부 회장 (공식직함은 TVB 행정주석이다)은 내년 1월 1일 정식 은퇴한단다. 이 때문에 10월 20일 밤에 있었던 TVB 42주년 축하행사장은 그의 마지막 공식무대인 셈이다. 쇼 브러더스는 1958년 홍콩에서의 영화사업을 시작했다. 1970년 TV가 각광받으면서 소..
2009.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