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영화리뷰(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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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지왕2000] 주성치, 왕정, 그리고, 장가휘.. (왕정 감독 千王之王2000 The Tricky Master 1999)
지난주에 이 영화가 DVD로 출시되었다. 주성치 팬이라면 참고하시길. (표준어 더빙과 함께 주성치의 광동어 버전도 감상할 수 있다. 주성치 영화에 대해선 유독 북경화 더빙에 불만이 많으니..)이 영화는 1999년 여름에 홍콩에서 촬영되었다. 서기 이후 몇몇 대만 여배우들이 왕정(王晶) 감독 집단에 의해 홍콩으로 스카웃 되었다. 그 중에 한 명이 바로 임희뢰이다. 홍콩영화가 마지막 불꽃을 태우던 그 시절 왕정은 당시 최고의 카드 '주성치'의 뒤를 이을 톱스타를 키우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고 마침내 ‘장가휘’를 캐스팅하여 주성치와 함께 폭소탄을 만들었다. (별로 웃기진 않는다) 콧수염 기른 뚱보 사깃꾼 '패러디'로 나온 사람이 바로 이 영화의 감독이자, 홍콩영화의 기둥인 왕정이다. 그는 많은 영화에서 ..
2008.04.13 -
[슬로우 페이드] 알 수 없는 삶
[Reviewed by 박재환 2001-9-10] 한때 젊은 영화 팬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홍콩 영화는 다분히 '왕가위'적 스타일의 영화였다. 좀더 구체적으로 보자면 두가풍(크리스토퍼 도일)의 카메라와 장숙평의 미술(의상과 세트 포함)이 결합한 흔들리는 화면, 건너뛰는 편집이 만들어낸 알맹이가 그다지 없는 드라마 양식이다. '남과 여'의 러브 스토리를 다루면서 한없이 무거운 인생을 한없이 가벼운 멋에 실어 나르는 방식이다. 그러한 왕가위 스타일의 영화는 우리나라에서도 만들어졌지만 청출어람이라고할 작품을 아직 만나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홍콩에서는 '왕정' 스타일까지 침투하여 곧잘 관객을 찾았다. 물론, 이들 영화가 영화 미학적인 관점에서 논란이 있긴 하지만 MTV적 감수성을 가진 세대에게는 볼만한 것들이었..
2008.04.05 -
[신 신조협려] 김용 무협, 영상으로… (여대위 감독, 九一 神雕俠侶 1991)
(박재환 1998.8.5.) 이 영화(비디오)의 정식제목은 (新神雕俠侶)이며, 홍콩에서의 제목은 였다. 그러니까 1991년 이 영화 만들어지기 전에 나온 ‘신조협려’가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는 이미 (적어도) 두 차례 만들어 졌었다. 첫 번째 작품은 1960년 홍콩의 이화(李化) 감독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출연배우는 南紅, 江雪, 姜中平, 謝賢 이고, 두 번째 작품은 1982년에 만들어진 쇼브러더스 영화이다. 장철(張徹)이 감독하고 부성(傅聲), 곽추(郭追)등이 출연한다. 물론, 이후 TV드라마로 수차례 리메이크된다. 유덕화가 자신의 영화사(天幕制作有限公司/ Team Work Prodution House Ltd.)를 설립하고 만든 첫 번째 작품인 바로 이다. 상당히 재미있다. 홍콩영화는 의외로 그 근원..
2008.03.22 -
[워] ‘삼합회’와 ‘야쿠자’가 싸우면 ‘이연걸’이 이긴다? (필립 G.아트웰 감독 War 2007)
(박재환 2008.3.14.) 최근 극장가에는 이연걸 주연의 액션 영화 한 편이 내걸렸다. 제목은 거룩하게도 [워]이다. [이연걸의 워]가 아닌 '달랑' [워]이다. 이연걸이야 아시아 영화배우로서는 최고의 개런티를 받는 정통 ‘리얼’ 액션스타 아닌가. 17살에 [소림사]로 스크린에 데뷔한 뒤 수많은 홍콩영화에서 출연하며 자신의 재능을 소진시키더니 마침내 [리셀 웨폰4]로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이 영화에서 이연걸은 비참하게 죽는다. 이후 출연한 할리우드 작품에서 이연걸이 맡은 역할은 악역 아니면 킬러였다. 장쯔이도 할리우드 진출하면서 겪은 어려움에 대해 "내게 들어오는 시나리오는 창녀 아니면 협녀이다."고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어쩌겠는가. ‘액션’스타이니. 이연걸은 [로미오 머스트 다이] 등의 할리우드..
2008.03.14 -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왕가위 감독이 한번 더 만들어 본 ‘왕가위영화’ (왕가위 감독 My Blueberry Nights 蓝莓之夜 2008)
(박재환 2008-3-12) 진정한 영화 팬이라면 누구나 가슴에는 자기만의 영화감독이 하나씩 있다. 나의 경우 좋아하는 감독이 누구냐고 물어오면 습관적으로 ‘스티븐 스필버그’라고 말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가 언제부터인가 ‘왕가위’가 대답이었다. 아마도 그건 우리나라에서 가장 ‘현학적인 대중영화잡지’로 알려진 라는 잡지가 발행되던 시점이랑 거의 맞물린 시절이었다. 그런데 가 폐간되고 나서인지 왕가위 감독은 갈피를 못 잡는 것 같다. 여전히 왕년의 ‘왕가위’ 스타일과 노스탤지어가 있기에 아직도 ‘왕가위 영화’라면 희망을 걸게 되지만 말이다. 왕가위 감독이 [2046]에 이어 이런저런 영화의 제작을 맡았고(순전히 자신의 택동영화사 영화들), 이런저런 영화에 대한 소문이 났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그런 소문은..
2008.03.12 -
[턴 레프트, 턴 라이트] 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
[Reviewed by 박재환 2005-5-23] 우리나라에 소개된 두기봉 감독 작품으로는 [니딩 유], [더 히어로], [암전], [미션] 그리고 예전에 [천장지구3-풍화가인], [우견아랑] 등이 있다. 그렇고 그런 홍콩 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 받아들이기 쉽지만 홍콩에서는 드물게 보는 작가주의 경향의 감독이라 평가받고 있다. 이번 깐느 국제영화제에서도 [흑사회]라는 작품으로 경쟁부문에 당당히 진출한 감독이다. 그가 아주 특이하게도 위가휘(韋家輝)와 함께 공동감독한 작품이 꽤 된다. 지난 2000년 [니딩 유]를 필두로 [랄수회춘], [종무염], [풀타임 킬러] 등 10편 내외를 '두기봉+위가휘' 콤비감독 작품으로 내놓았었다. 홍콩 영화계 내막을 잘 아는 사람은 작가주의적 두기봉과 상업주의적 위가휘의 연..
2008.03.05 -
[십이야] 선수들의 작업 (임애화 (林愛華) 감독 十二夜 Twelve Nights 2000)
(박재환 2003.1.2.) 이전에 신문 연재만화 중에 "love is……."라는 귀여운 한 컷짜리 작품이 있었다. 앙증맞게 생긴 조그만 남녀 애가 (아마 발가벗은 모습이었을 것이다) 귀여운 포즈를 취하고 있고 밑에는 love is.(사랑은 ~~이다)라고 한줄 감동적인 글이 쓰여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그 만화가 떠올랐다. 는 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는 사람-그것도 여자-의 심리상태를 보여준다. 여자의 시각에서라고? 그렇다. 이 영화는 한 남자에게서 헤어나질 못하는 여자의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자는 수동적이라고? 그렇지 않다. 이 여자도 이미 다른 남자를 사귄 적이 있다. 그럼, 일단 거리에 나가보면 오고가는 많은 사람들 중에, 어떤 콩깍지가 씌어, ‘필연’이 되어버린 사랑에 절망하게 되는 것일까. ..
2008.03.05 -
[쌍룡회] 깔깔깔 낄낄낄 우하하하하하 (임영동&서극 감독, Twin Dragons 1992)
(1999년 작성 리뷰) ‘쌍룡회’는 성룡 출연작 중 재미로 따지자면 상위권에 맴도는 그런 영화이다. 줄곧 보면서 미친 듯이 웃어댔으니 말이다. 아, 성룡은 이제 이렇게 방방 뛰고 정신없이 웃긴 영화를 만들기에는 너무 늙어버린 모양이다. 너무너무 아쉽다. 이 영화 다 끝나고 기대했던 NG장면은 없었다. 성룡영화 중에 이런 것도 있었나? 아님 비디오 출시할 때 빼버렸나? 여하튼 영화 끝 자막 오를 때 이름이 한참이나 올라가는데 홍콩영화감독협회모임이라도 있었던지 이 영화제작에 참여한 감독들 이름이 쭈욱 올라가는데, 수십 명의 명단이 올라갔다. 그들이 이름이 왜 올랐을까? 그 답은 쉽게 구했다. 작년에 출간된 성룡의 자서전(성룡은 ‘문맹’으로 알려졌는데 --;) )의 후반부에 그가 말하는 그의 작품해제를 보면..
2008.03.05 -
[트윈 이펙트2] 천사몽, 혹은 용가리
[Reviewed by 박재환 2004-9-23] [트윈 이펙트] 영어제목은 아마도 1편에서 주인공으로 출연한 깜찍한 듀엣 '트윈' 출연 효과를 노린 것 같은데 홍콩 제목은 [천기변](千機變)이었다. '천년에 한 번 돌아온다는 엄청난 천지개벽의 기현상'을 의미한다. 2편은 1편의 이야기와는 완전히 다르다. 뱀파이어도 안나오고 홍콩 도심지가 배경도 아니다. 아주 옛날, 여자들이 세계를 지배하던 어느 곳이 배경이다. 남자들은 목에 쇠목걸이를 찬 채 노예로 팔리던 그런 세상이다. 이때 시장통에 이런 격문이 뿌려진다. 两生花开,帝王星现;乾坤倒转,天下大乱…… 두 놈이 세상이 출몰하면 황제가 나타날 것이다. 하늘과 땅이 뒤바뀌고 천하는 대란을 겪을 것이다. 이런 내용. 여황제는 자신의 지위가 위태로워짐을 직감하고 ..
2008.03.05 -
[팔선반점의 인육만두] 우웩~ (八仙飯店之人肉叉燒飽, 1993)
영화잡지 [키노]의 '호러특집' 기사를 통해 [네크로만틱]이라는 영화를 찾아보는 사람이 있고, 똑같은 이유로 이 영화를 찾는다. 호러 매니아 층이 얼마나 두터운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 영화는 괜한 호기심으로 어떻게든 찾아보고 싶어하는 극성리스트의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 중 하나이다. 이 영화에는 살인, 강간, 사체훼손, 카니발리즘, 자살 등등 수위가 아주 센 장면이 속출한다. 영화 관람뿐만 아니라 이 리뷰조차 읽지 말기를 권한다. 영어제목 [The Untold Story] 즉, '못다한 밝혀지지 않은 이야기'의 중국어 제목은 [八仙飯店之人肉叉燒飽] '팔선반점의 인육찐만두'이다. 팔선반점은 주인공이 경영하는 조그마한 음식점 이름이다. 이 가게에 어떤 재료로 어떤 요리를 해내는가? 이 영화는 19..
2008.03.05 -
[색정남녀] 한 예술하고픈 홍콩 영화감독 (나지량 이동승 감독 色情男女 Viva Erotica,1996)
(2019.6.18) 이 영화에 대한 감상문을 두 번 썼었네요. 한 때 홍콩영화 최전성시대 끝물의 비애가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박재환 2000.3.17.) (**2000년 국내극장개봉 리뷰**) 홍콩 인구는 600만 명 정도이며 해마다 만들어지는 영화는 100편 이상이나 된다. 물론 이들 영화 대부분은 한국 영화팬들이 짐작하는 대로 쓰레기 아니면 킬링 타임용 3류 영화들이다. 그러니 그런 틈바구니 속에서 왕가위나 관금붕, 아니면 프루트 챈(진과) 같은 감독의 작품이 살아서 한국에까지 소개된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 물론 홍콩영화는 한국영화와 비교하면 훨씬 국제적이며, 영화산업 자체도 훨씬 체계적이다. 어떻게 저런 영화가 만들어지고 팔려나갈까 의문이 들 때도 있지만, 확고한 스타 시스템, 분명한 시..
2008.03.05 -
[소림사학비권] 성룡, 한국여배우와 공연하다
[Reviewed by 박재환 2003-7-11] 성룡의 78년도 작품이다. 오늘날은 세계적인 액션 스타가 된 성룡이지만 1978년 이전까지의 그의 영화인생은 비참했고 '무지' 힘들었었다. ,(실제로는 사형조수)의 연이은 흥행성공으로 이소룡 뒤를 잇는 흥행배우가 되었지만 그 직전까지 수많은 액션영화에서 대역배우 아니면 엑스트라로 눈물젖은 빵을 먹어야만 했었다. 이 즈음에 그가 출연한 작품 중에 이라는 영화가 있다. 성룡이 구술한 그의 자서전에 따르면 이 영화가 그의 첫번째 '드림무비'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의 친구인 진지화가 감독을 맡았기에 캐릭터 구성과 격투 장면 연출에서 더 많은 자유를 누릴 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전까지 성룡 출연영화는 대부분 로우예(羅維)가 감독을 맡았기에 성룡이 자신의..
2008.03.05 -
[살지연/살지련] 그녀는 이미 죽었어! 죽었다고… (杀之恋 Fatal Love,1988)
장국영이 1988년에 출연한 작품이다. 그의 나이 서른 셋. 아직은 동안(童顔)을 간직하고 있고, 귀여운 면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물론 이 영화도 황백명이 제작을 했다. 당시의 홍콩 영화의 경향을 알 수 있는 전형적인 스타일의 영화이다. 사실 장국영이라는 스타가 있었기에 그럭저럭 졸작소리는 면했지 보고나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늦은 밤, 장국영이 으슥한 도로에서 차를 몰고 있다. 라디오에서는 시시껄렁한 귀신이야기가 흘러나온다. “그럼 귀신을 직접 본 사람의 전화를 받아 이야기를 들어 보겠습니다. 어쩌구저쩌구….” 이때 장국영의 차 앞으로 뭔가 하얀 것이 휙 스쳐지나간다. 놀란 장국영은 차를 세우고는 차 주위를 살핀다. 분명히 누군가 차에 친 것 같았는데. 장국영은 무서운 생각에 다시 차를 ..
2008.03.05 -
[말할 수 없는 비밀] ‘비밀의 曲’
[Reviewed by 박재환 2008-2-4] 대만영화 한 편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대만의 톱 가수 주걸륜이 주연뿐만 아니라 감독까지 겸한 [말할 수 없는 비밀]이란 영화이다. 주걸륜은 (아쉽게도) ‘대만의 비’라고 알려졌지만 중화권에서는 나름대로 꽤 유명한 뮤지션이다. 중화권에서의 그의 인기는 홍콩영화 [이니셜D]와 장예모 영화 [황후화]에 캐스팅된 것만 보아도 짐작할 수 있다. 싱어송 라이터인 그가 자신의 뮤직비디오를 직접 연출하더니 이제 극영화 감독에까지 나선 것이다. 팬으로서는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나면 역시 주걸륜이 대단한 엔터테이너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웹에서 이 영화를 검색해보면 영화 내용, 결말에 대한 구구한 해석들이 올라와 있다. 적어도 영..
2008.03.05 -
[소림축구] 주성치, 축구화를 신다 (주성치 감독 少林足球 Shaolin Soccer , 2001)
(박재환 2002.2.7.) 축구를 중국어로는 '足球'라고 한다. 우리나라 예비역들이 좋아하는 '족구'와 혼돈하지 마시길... (2001년) 7월 홍콩에서 개봉되어 6천만 홍콩달러를 벌어들여 올해 최고의 흥행기록 작으로 기록된 작품이 바로 주성치 감독, 주연의 라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제작단계에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고 개봉 후에도 줄곧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올해 유난히 헐리우드 블록버스트의 공세가 극심했음에도 이 영화가 웬만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트를 무릎 꿇게 만들었다. '엄청난 영화?' 주성치 영화이니 그다지 기대하지 않아도 되지만, 또한 주성치 영화이니까 기대할 만도 한 것이 사실이다. 주성치는 홍콩영화의 한 아이콘으로서 복잡한 평가를 받고 있다. 단적인 예로 우리나라에서 발행되는 라는 잡지에서조차..
2008.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