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 세 여자를 사랑한 장국영 (초원 감독, 偶然 Last Song in Paris,1986)

2008. 2. 23. 10:38홍콩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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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환 2002.5.31.) <우연>은 장국영의 인기가 폭발하던 1990년에 우리나라에 뒤늦게 수입, 개봉된 홍콩영화이다. 감독은 1960~70년대 홍콩영화의 황금시대를 선도하던 원로감독 ‘초원’이란 사람이다. 그가 당시 홍콩 인기 가수 장국영, 매염방을 데리고 멜로물을 찍은 것이다. 왕조현도 나온다.

영화는 한 시대 인기를 구가하던 미국 뮤지컬 구도를 따른다. 톱 가수가 있고 그는 자신의 성공과 인기에 회의를 느낀다. 그러다가 ‘별 볼 일 없는’ 여자를 만나게 되고, 운명적으로 신선함을 느낀다. 그래서 이 여자의 뒷바라지를 해준다. 마침내 이 여자는 선풍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남자는 자신이 성공시킨/키운, 신인 스타의 모습을 쓸쓸히 지켜본다. 그는 또 다른 사랑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런 내용. 아마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스타탄생>이란 영화를 기억한다면 대강 <우연>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을 듯.

영화가 시작되면 장국영(극중 이름은 로이)의 화려한 홍콩 콘서트 장면을 볼 수 있다. 공연이 끝나자 동료들과 나이트에 몰려가서 춤을 춘다. 그때 그의 눈에 한 여자가 들어온다. 자신의 공연에서 춤을 추던 백댄서 매염방이다. 둘은 그렇게 하룻밤 사랑르 나누게 된다. 다음날 눈을 뜬 장국영은 침대에 나란히 누워있는 모습에 놀란다. 서둘러 공항으로 아버지를 마중 나가야 한다. 차를 급하게 몰다가 예쁜 왕조현을 만나게 된다. 장국영은 왕조현에게 반한다. 장국영은 한편으로는 매염방을 데뷔시키고, 또 한 편으로는 왕조현에게 접근한다. 알고 보니 왕조현은 자신의 아버지의 새 애인. 상처(喪妻)한 후 10여 년 홀로 지내던 아버지(주강)의 연인이었던 것이다. 장국영의 새엄마(?)’가 왕조현이라니. 아니 이럴 수가! 장국영은 자포자기하여 모든 것을 버리고 프랑스 파리로 달아난다. 돈도 명예도 필요 없다. 사랑을 잃은 그에게는 말이다. 가진 돈 다 날린 후 비참해진 장국영에게 나타난 천사는 월남 피난민 엽동. 어려운 상황에서 만나 어렵게 사랑을 하게 되지만 엽동도 결국 죽는다. 월남에서 도망나올 때 폭탄이 터졌고 그 파편이 몸에 박혀있었고, 장국영의 아이를 임신했기에 수술도 못하다가 결국 죽는다니.. 이 얼마나 슬픈가. 인생의 밑바닥까지 철저하게 망가진 장국영을 찾아온 것은 매염방, 그리고 왕조현. 장국영은 “인생은 노래와 같다”는 말에 다시 홍콩으로 돌아와서 매염방의 콘서트 무대에 나란히 선다. 끝. (아이고, 파란만장한 드라마네!)

이 영화는 장국영의 팬이라면, 그리고 매염방의 팬이라면 볼만하다. 비록 짜집기이지만 두 사람의 콘서트 모습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홍콩의 콘서트 관람객이 너무 얌전한 것이 어색하다.

영화 마지막 자막 보니 장국영과 매염방이 부른 노래는 다음과 같다. ‘可人兒’,‘一張笑瞼’,‘紫色的愛’,‘氷山大火’,‘再共舞’,‘第一次’,‘MONICA’,‘H2O’,‘風繼續吹’. (박재환 2002/5/31)

영화스틸은 아니고.. 매염방-장국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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