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영화리뷰(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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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취협=방랑의 결투] 호금전+정패패
[리뷰 by 박재환 2003/7/18] 2년 전, 2001년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에서 호금전 회고전이 있었다. 그때 상영된 작품은 , , , , 등 모두 5편이었다. 순전히 중국영화사적 측면, 혹은 무협영화의 관점에서 보자면 호금전 영화 회고전의 대표작품은 당연히 이 되어야 했었다. 그런데 이런저런 이유로 은 제외되었었다. 그러다가 홍콩에서 의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이 진행되었고 이번 2003년 피팬에서 '쇼브러더스 홍콩영화전성기 특별전'에 장철 영화와 함께 '특별히' 호금전 영화 이 한편 추가되었다. 호금전 영화들을 보게 되면 그의 대표작은 가 아니라 이라는 주장에 동의하게 될 것이다. 가장 호금전다운 영화이며, 가장 무협영화다운 완성품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1931년 북경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2008.02.17 -
[대삼원] 신부님,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서극 감독 大三元 1996)
이 영화를 보고 나면 A.J.크로닌의 이 생각날 것이다. 아마 감동은 사람을 크게 하는 모양이다. 서극 감독은 이해하기 힘든 감독이다. 정말로 가리지 않고 영화를 만들면서 자신의 재능을 남발하는 경향이 있다. 이 영화도 그런 범주에 속한다. 어쨌든 관객으로선 또 다시 장국영-원영의의 풋풋한 사랑을 만날 수 있다. 이 영화에서 특별난 것은 장국영이 성직자로 나온다는 것이다. 사실 장국영에게는 뭘 입혀놔도, 무슨 역할로 나오더라도 이쁘고 매력적이다. 그게 이 영화의 유일한 볼거리이다. 원영의의 직업은 유흥업소에서 몸도 파는 여자다. 물론 몸 파는 장면 같은 것은 없다. 오직 웃기기 위한 상황설정들이 나타난다. 언젠가부터 홍콩영화의 키워드가 되어버린 갱-보스-진퇴양난의 위기에 빠진 가련한 여인, 그리고 수렁에..
2008.02.17 -
[도마단] 서극 감독의 미녀삼총사
[리뷰 by 박재환 2001/6/27] 들어가기 전에... 장국영이 예쁘게 나왔던 영화 는 중국현대사를 배경으로 하여 '경극' 배우의 사랑을 다루었었다. 경극(京劇)이란 중국 북경 지역에서 공연되는 전통극 형태의 음악극 양식이다. 물론 서구의 오페라 양식과는 조금 다르다. 이러한 형태의 음악 극은 중국 각 지방에서 수백년 동안 전해지면서 정제되어왔다. 오늘날에는 북경 중심의 경극 외에도 광동성이나 안휘성, 호북성 등지에서도 그들만의 전통극을 유지해오고 있다. 이들의 황금시기는 청나라 말기이다. 건륭제에서 도광제 시대(18~19세기)를 거쳐 세도가들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했다. 서태후 또한 이들 경극의 열성 매니아였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금도, 상하이나 항주, 소주 등 중국의 유서 깊은 도시의 ..
2008.02.17 -
[구애대작전] 진백상+장애가, 장국영은 조연 (양탕미 감독 求愛反斗星 Crazy Romance, 1985)
장국영은 살아 생전 5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1987년 ‘천녀유혼’으로 홍콩영화 최고의 인기 스타가 되기 훨씬 전에부터, 데뷔 이후 10년 동안 꽤 많은 영화에서 주연과 조연을 맡았었다. 그 중 85년에 나온 (求愛反斗星)이란 영화도 있다. 우리나라에 출시된 비디오 재킷 이미지를 보면 장국영이 마치 주인공으로 느껴지지만 실제 이 영화는 진백상과 장애가가 주인공이고 장국영은 조연급이다. 장국영의 한창 앳된 표정-그러나 이미 나이 서른에 찍었던-을 볼 수 있는 영화이다. 먼저 진백상을 소개하자면. 진백상도 알고 보면 꽤 많은 홍콩영화에 출연한 조연같은 ‘주연급’배우이며, 주연급 같은 ‘조연배우’이다. 요즘도 홍콩 TV쇼 프로그램 진행자로 인기를 끌고 있는 생명이 긴 연예인이다. 워낙 잘 생긴 배우가 많..
2008.02.16 -
[유리의 성] 홍콩인의 초상
[리뷰 by 박재환 1999/4/23] 영화는 재미있게 잘 보았다. 원래 '여명+서기' 나온다기에 '여명+장만옥'이랑은 다를 것은 분명할테니 말이다. 하지만, 여명은 여명이고, 장완정은 장완정(주윤발 나온 홍콩멜로물의 명작감독임)인 것이다. 그러니 그저그런 멜로물로 접어두기엔 좀 아까운 구석이 있는 영화이다. 그것은 아마도 홍콩인의 정체성을 다룬 또하나의 역작이기 때문이다. 사실 1997년 7월 1일부로 홍콩이 중국에 넘어간 후 그 홍콩인들이 어떻게 될지는 우리보다 그 사람들이 더 고민하고, 고뇌하고, 방황하고, 새로운 삶을 모색하고 그랬을 것이다. 의 경우는 그들은 미국으로 도망간다. 홍콩-중국의 못 이룬 사랑을 미국에서 이루는 것이다. (그리고, 의 감독 진가신도 미국 헐리우드로 진출한다. 그의..
2008.02.16 -
[중경삼림] 유효기간 1994년 5월 1일까지 (왕가위 감독, 重慶森林 1994)
(박재환 1999/6/9) 왕가위 감독의 을 어제 다시 보았다…….. (할리우드키드였던 나는 군대 갔다와서는 영화에 대한 열정이 식어버렸다. 어느 날 을 보게 되었다. 아마 95년도 쯤이었던 모양이다. 춘천의 한 극장이었다.(당시 춘천에는 개봉관이 세 개 뿐이었다. 그러니 웬만한 영화는 전부 ‘1주일’ 상영이 기본이었다. 하지만 은 상영 기간내내 사람이 꽉꽉 찼었던 것 같다) 그 현란한 카메라와 경쾌한 음악에 아, 저런 감독이 있었구나. 그는 바로 과 로 한창 주가를 올리며 추종자를 양산하던 왕가위였다. 그리곤 그때부터 다시 영화를 좋아했고, 다시 잡지를 사기 시작했다. 물론 였다. 중경삼림은 참 재미있는 영화이다. 깔끔하고, 유쾌하고, 그리고 주인공에게 동화되어 들어가는 깊은 맛이 있는 멋있는 영화이다..
2008.02.16 -
[천녀유혼3] 왕조현 귀신과의 슬픈 사랑
[리뷰 by 박재환 2005/5/26] 샌님 장국영과 처녀귀신 왕조현이 출연한 판타스틱 무비 [천녀유혼](87)은 우리나라 영화팬들이 좋아하는 홍콩영화 중의 하나이다. [천녀유혼]의 성공 이후 서극은 속편(90) 뿐만 아니라 3편(91)까지 내리 만들었다. 감독은 모두 액션에 일가견이 있는 정소동이 맡았다. 장국영의 1,2편은 일단 잊고 3편을 감상하자. 영화가 시작되면 전편의 주요 장면이 잠깐 플레이된다. 바로 장국영이 어떻게 왕조현을 만났고 우마가 어떻게 귀신을 처치하는지. 그리고 조그만 옹기 속에 담겨서는 "나의 공력이 떨어지는 100년 뒤에 이 귀신이 다시 세상에 나올 것이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그렇게 [천녀유혼]은 100년의 세월을 두고 새로운 남자주인공이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3편에..
2008.02.16 -
[천녀유혼] 장국영,귀신과의 사랑 (정소동 감독 倩女幽魂 A Chinese Ghost Story1987)
천녀유혼이라면 ‘홍콩영화’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영화이다. 중국에는 (聊齋志異)라는 책이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귀신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도 이런 귀신이야기, 미스테리 터치의 스토리를 자주 보고 듣게 되었는데 그것은 사회현상과 맞물려 돌아가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사회 현상보다는 원래가 그런 귀신이야기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 같은 시리즈말이다. >는 명말청초에 살았던 포송령(蒲松齡)이란 사람이 엮은 책이다. 괴이한 일이나 전설, 갖가지 이물(異物)에 관심이 많았고, 들은 게 많았던 그는 살아생전 여기저기서 얻어들은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그가 죽고 난 뒤에야 출판된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단편 496편이 수록되었다. 한여름밤,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남..
2008.02.16 -
[삼장법사의 모험 = 정전대성] 유진위, 10년 만의 '서유기' 속편
[리뷰 by 박재환 2006/2/13] 유진위(劉鎭偉(Jeff Lau)) 감독은 정말 흔치 않은 홍콩의 컬트영화 감독이다. 감히 작가주의 감독이라고 불러도 될만큼 독특한 작풍을 선보이고 있는 감독이다. 도대체 어떤 영화를 만들었기에? 주성치의 (월광보합/선리기연), 홍콩의 내로라하는 스타가 총출동하는 (동사서독이 아님), 등이다. 그리고 홍콩영화에 애정이 많다면 나 도 함께 거론할 수 있다.여하튼 유진위 감독은 별난 감독이다. 그의 이력은 더욱 별나다. 미국에서 디자인 공부를 하고 홍콩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자기 취향이 아니라며 업종을 바꿨다. 뭘로? 회계업무였다. 주로 영화사 관련 업무를 보다가 자기 취향을 제대로 찾는다. 시나리오를 쓴다. '왕가위 감독'이 잠깐 얼굴을 보이는 희한한 작품 이라는 ..
2008.02.16 -
[차이나 스트라이크 포스] 확실한 당계례 액션! (당계례 감독 雷霆戰警 China Strike Force 2000)
(박재환 2002/9/20) 홍콩영화의 몰락에 대해서는 너무 자주 이야기해서 다시 거론하는 게 미안할 따름. 항상 희망적인 삶을 살라는 충고에 따라 홍콩 영화의 긍정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차이나 스트라이크 포스>를 리뷰 한다. 성룡이 러시아워> 같은 미국자본의 영화에 출연하기 전에 미국에서 빅 히트를 친 그의 액션물은 홍번구>(96년개봉 3,200만 달러), 폴리스 스토리4>(97년 개봉 1,400만 달러)이다. 이 영화의 공통점은 바로 당계례(Stanley Tong)감독의 작품이라는 것. 아시아에서 20년 이상 흥행성을 인정받아온 성룡의 아크로바틱한 몸놀림을 미국시장에서도 수용될 수 있게 승화시킨 것에는 당계례 감독의 공도 클 것이다. 당계례 감독은 스턴트맨으로서 홍콩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은 후 자신의..
2008.02.16 -
[첩혈가두] 영원한 우정
[리뷰 by 박재환 2003/4/16] 헐리우드로 건너가서 와 라는 블록버스트를 내놓은 오우삼 감독의 홍콩시절 대표작으로는 (86), (89), (90)가 있다. 이 중 부터 리뷰한다. 먼저, 제목 설명. *牒*血街頭(Die2 Xie3 Jie1 Tou2) [띠에-씨에-지에-토우) '첩'자는 피가 철철 넘치는 모습을 형용한다. 그러니깐 '피투성이의 거리'라는 정도의 의미. 제목부터 다분히 '폭력적'이지 않은가? 영어제목은 'Bullet in the Head'이다. '머릿 속의 총알?' 영화를 보면 무슨 뜻인지 안다. 아마도 1960년대 홍콩. 빈민가의 그렇고 그런 '친구'를 보여준다. 양조위, 장학우, 이자웅. 이들은 자전거를 타며 부둣가를 휘저으며 청춘의 한때를 보내는 것 같지만 '가난'때문..
2008.02.16 -
[동경용호투] 고혹자, 여섯번째 이야기
[리뷰 by 박재환 2000/8/29] 홍콩의 인기 만화 중에 시리즈란 것이 있다. 이 인기만화는 96년부터 영화로 만들어지기 시작하였다. 를 필두로 , , , 까지 다섯 편이 만들어졌고, 올해 초 그 여섯 번째 작품으로 이 만들어졌다. 이번 여섯 번째 시리즈는 모종의 이유로 영화사는 '고혹자'라는 표기를 붙이지 못한 채 홍콩과 대만에서 이라는 제목만으로 개봉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뜻밖에 라는 새로운 제목을 붙였다. 영화 마지막에 오르는 크레딧을 보면, 이 영화가 시리즈에서 따왔음이 나타난다. 시리즈는 홍콩의 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폭력써클 학생들의 이야기이다. 진호남(陳浩南)과 산계(山鷄) 등 학생 몇이 나중에 사회로 진출하고, 흑사회(암흑가)까지 연계되면서 펼쳐지는 폭력활극이 현지에서는 꽤나..
2008.02.16 -
[패왕별희] 力拔山氣蓋世라도 어찌하리오 ( 진개가 감독 霸王别姬/ Farewell My Concubine,1993
천카이거(진개가) 감독의 는 깐느영화제에서 제인 캠피온 감독의 와 함께 황금종려상을 공동수상했고,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외국어작품상 후보에 오른 홍콩영화이다. 물론, 장국영의 사후 장국영 팬들로부터 “장국영의 숨결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꼽은 영화이기도 하고 말이다. 는 홍콩의 베스트셀러작가 이벽화(李碧華)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이벽화는 , , , 등과 같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운명과 사랑의 이야기를 주로 펼치는 작가이다. 또한 그러한 역사의 소용돌이라는 시간 속에서 이루어지지 못하는 파트너와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다. 원래 ‘패왕별희’의 이야기는 진시황 기 죽은 뒤, 다시 사분오열될 중원을 두고 대격돌을 벌였던 한나라 유방과 초패왕 항우의 이야기에서 연유한다. 유방은 결국 항우를 무..
2008.02.15 -
[천룡팔부] 김용 소설의 쇼 브라더스식 해석 (포학례 감독 天龍八部 Battle Wizard 1977)
(박재환 2005/3/2) 김용이 쓴 길고 긴, 많고 많은 무협소설들은 홍콩, 중국, 대만에서 경쟁적으로 TV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에도 "누가 주인공으로 나온 게 더 재밌다"라고 말할 정도로 매니아가 많다. 지난달 임청하, 공리, 장민 등이 출연하는 영화 [천룡팔부](94년)의 리뷰를 올리면서 김용 이야기와 그의 대하소설이 어떻게 100분 짜리 영화에 구겨 넣어지는지를 소개한 적이 있다. 김용의 [천룡팔부]는 1977년도에 쇼 브라더스에서 한 차례 영화로 만들어진 적이 있다. 물론 그 전에 다른 김용 작품도 잇달아 영화로 만들어졌었다. 그럼 김용 소설의 SB(쇼 브라더스) 버전은 어떨까. 소설을 읽은 사람은 다들 아시겠지만 [천룡팔부]는 출연진도 많고 각종 무예가 집대성한 굉장히 스케일이..
2008.02.15 -
[백발마녀전] 검은머리가 파뿌리가 되어버리면? (우인태 감독 白髮魔女傳 The Bride With White Hair,1993)
너무 오래전 쓴 리뷰. 우인태 감독은 최근 헐리우드에서 라는 호러무비를 내놓았다. 주연은 의 제니퍼 틸리. 홍콩출신 영화인이 헐리우드에 꽤 많이 진출했고, 참으로 다양한 영화를 만들고 있다. 은 우인태 감독의 1993년도 히트작품이다. 우인태-장국영 조합은 을 내놓아 한 차례 더 성공한다. 이 작품의 원작은 양우생의 무협소설 이다. 양우생도 인기 무협작가 중의 한 사람이다. 이 영화는 무협소설의 양식을 그대로 따른다. 정통과 이단, 사교의 출몰, 적과의 사랑, 죽음으로 갈라서는 연인, 그리고 끝없는 기다림 등등. 영화가 시작되면, 다음과 같은 자막이 올라간다. 청(淸)나라 초기 순치제 시절(順治年間). 황제는 중병에 걸려 위독했다. 그러나 천설봉(千雪峰)에 20년마다 피는 꽃이 있으니, 이 꽃을 먹으면 ..
2008.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