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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지우는 시간] 편집을 부탁해~
오늘(2021.6.18)밤 KBS 1TV 독립영화관 시간에는 지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 호평 받은 두 편의 한국 단편영화를 방송한다. 홍성윤 감독의 는 작년(24회) 작품상과 관객상을 수상했으며, 윤동기 감독의 는 2018년(제22회) 단편 관객상을 수상했었다. 참고로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7월 8일 개막한다. 당근, 경기도 부천에서 열린다. 홍성윤 감독의 은 영화 만드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경험했을 악몽을 담고 있다. 마감 시간을 앞두고 뜻대로 되지 않은 작업과제, 창작자의 고민이 가득 담겨 있다. 특히 겨우 완성한 필름(요즘은 동영상 파일!)을 가지고 편집기 앞에서 사투를 펼치는 이야기이다. ‘어도비 프리미어’를 다뤄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가 훨씬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영화는 화..
2021.06.19 -
[화이트 온 화이트] 백인들이 행한 또 하나의 원주민 학살극
지난 주(2021.6.10) 개봉된 테오 코트 감독의 스페인 영화 ‘화이트 온 화이트’(원제: Blanco en Blanco/ White on White)는 우리가 잘 몰랐던 지구촌 어느 곳의 어두운 역사를 전해준다. 남미 대륙 끝단을 떠올려보라. ‘티에라 델 푸에고’라는 제도가 있다. 왼쪽은 칠레 땅이고 오른 쪽은 아르헨티나 영토이다. 100여 년 전, 20세기가 끝나갈 무렵에 이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보여준다. 이미 훨씬 전에 유럽의 백인들은 왕과 신의 영광을 위해 미지의 대륙을 침략해 들어와서 원래 살고 있던 사람들을 짓밟고 멸족시켰고, 뒤이어 북미대륙의 인디언도 학살하고 땅을 차지한다. 티에라 델 푸에고에서 벌어진 끔찍한 이야기는 역사서에는 ‘셀크남 학살’(Selk'nam genocide)이..
2021.06.19 -
[컨저링3] 악마의 조종
‘하우스 호러’는 ‘그 집에 귀신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처음엔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한다. 뭔가 음산한, 스산한 기운이 느껴지지만 막 이사해온 터라 한껏 신이 날 뿐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 집에 가족 말고 누군가가 있는 것 같다. 누군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것 같고, 자고 일어나면 집안 물건의 위치가 바뀌어 있다. 아이가 누군가와 중얼거리며 이야기하는 것 같고, 물건이 날아다니며 위협하기 시작한다. 결국엔 칼이 휙 날아와 꽂힌다. 그제야, "아, 이 집엔 뭔가가 있다!" 제임스 완 감독의 ‘컨저링’ 이전에도 이런 ‘하우스호러’는 많았다. 우리나라엔 그런 귀신 나오는 집은 폐가, 흉가가 되어버리지만 할리우드에서는 꾸준히 리모델링을 거쳐 새 입주자를 모시고 있다. ‘컨저링3’은 숫자3을 달고 세상에..
2021.06.19 -
[강호아녀] 지아장커 “강호의 도는 삼협댐에 수몰되었나?”
서구관점에선 중국영화를 도식적으로 나누길 좋아한다. 장예모와 진개가 다음에 등장했던 일군의 감독들을 ‘6세대 영화감독’이라 불렀다. 지금까지 기억되는 인물은 아마 지아장커 뿐인 듯. [소무], [플랫폼], [임소요] 등이 초기 부산국제영화제의 성장과 함께 한국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띄엄띄엄 [스틸라이프], [천주정]이 소개되면서 “중국영화 살아있네~”라는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지아장커 감독은 그런 영화들을 만들면서도 틈틈이 다큐멘터리도 찍었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소개된 [먼 바다까지 헤엄쳐가기]는 자기 고향에서 열린 문학축제에 참가했던 중국 소설가들을 통해 중국 현대사를 잠깐 돌아보는 작품이었다. 여하튼, 지아장커는 줄곧 자기 고향, 산시(섬서성이 아니고 산서성)를 배경으로 급변하는 중..
2021.06.19 -
[다시 만난 날들] 우리도 위플래쉬~ 단, 러블리 버전
오늘(2021.5.28) 밤 KBS 1TV [독립영화관] 시간에는 러블리한 음악영화 ‘다시 만난 날들’(감독 심찬양)이 방송된다. 작년 열린 제16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되어 영화를 좋아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영화음악팬들을 매료시켰던 작품이다. 마일즈 텔러 같이 악에 받친 학생이나 J.K.시몬스 같은 흉악한 음악선생님이 등장하는 영화가 아니라 솜사탕깉은 이야기와 유재하 같은 음악이 나오는 작품이다. 주인공은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이자, ‘너의 목소리가 보여’, ‘슈퍼밴드’ 등 TV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했던 홍이삭이다. 그의 연주 모습을,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와 함께 영화를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만드는 천재 기타리스트 장하은도 출연한다. 원래 이 영화는 뮤지컬 ‘뮤지..
2021.06.19 -
[미스] “소년의 꿈, 미스 프랑스 되는 것!”
요즘도 여전히 ‘여성의 미’를 상찬(賞讚)하는 각종 미인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런 대회를 어떻게 보아야할 것인가.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적어도 미용산업, 패션산업, 어쩌면 의료산업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요즘은 이슈몰이에도 한몫하고 말이다. 어쨌든 그런 미인대회를 둘러싼 영화가 한 편 소개된다. 프랑스 영화 이다. (원제: Miss 감독: 루벤 알베스)이다. 미적 감각이 남다를 것 같은 프랑스에서는 ‘미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미인대회’를 어떻게 평가할까. 궁금해진다. 콧대 높은 종족의 초우량쇼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프랑스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장래희망 발표 장면이다. 운동선수가 될 거야에서 대통령까지 야무진 꿈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예쁘장하게 생긴 아이가 “미스 프랑스가 될거야..
2021.05.21 -
[쇼크 웨이브2] 얼마만의 유덕화인가!
[분노의 질주2]가 코로나로 잔뜩 움츠렸던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을 때 뜻밖의 영화가 한 편 같이 개봉한다. 홍콩스타 유덕화(류더화)가 출연하는 ‘쇼크웨이브2’(원제:拆彈專家2)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2017년 개봉되었던 ‘쇼크웨이브’의 속편이다. 1편에서 폭발물 해체전문가로 출연한 유덕화는 홍콩섬과 주룽 반도를 연결하는 해저터널을 폭파시키려는 테러단에 맞서 대활약을 펼치다 마지막에 장렬하게 산화한다. 그럼 속편은? 전편과 무관하게 이야기가 진행된다. 대신 유덕화는 여기서도 ‘폭발물해체전문가’로 등장한다.그리고 이번에는 폭발의 규모가 훨씬 크다. 악당들은 소형 핵무기로 홍콩공항을 날려버리고 홍콩을 괴멸시키려한다. 중요한 것은 유덕화가 악인인지, 선인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기 전에..
2021.05.21 -
[JIFF리뷰] 성적표의 김민영 ‘여고삼총사, 가지 않은 길’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는 모두 10편의 독립영화가 출품되었다. 영화제 측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만들어내는 영화계의 위기 속에서도 한국 독립영화가 얼마나 굳건하게 버티며 생존하고 있는지를 증명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지난 5일 열린 시상식에서 이 한국경쟁부문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공동연출을 맡은 이재은-임지선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영화는 근래 만들어진 영화 중 가장 독특한 스타일의 영화이다. 아기자기한 스토리에 재기발랄한 대사, 그리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배우들의 연기가 보는 재미를 안겨준다. 딱 스물 살 감성의 내용이다. 영화는 기숙사 생활을 하는 청주의 고3 수험생 룸메이트의 모습을 보여준다. 유정희(김주아), 김민영(윤서영), 수산나(손다현)는 단짝친구. 수험 100일을 앞두고 이들..
2021.05.07 -
[JIFF리뷰] 코로네이션 “중국 반체제작가 아이웨이웨이가 찍은 우한일기”
이번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코로나 시대에 맞춘 특별섹션으로 [스페셜 포커스: 코로나, 뉴노멀]이 편성되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주영화제는 코로나 여파로 정상(?)적인 영화제운영이 힘들어졌다. 어쩌면 객석 띄어앉기, 온라인상영 병행진행, 화상인터뷰가 영화판에서는 ‘뉴노멀’이 되어버렸는지 모르겠다. JIFF를 통해 소개되는 ‘코로나 영화’에서 관심이 가는 작품은 단연 중국의 ‘코로네이션’(Coronation)이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되었다는 글로벌 재앙 ‘코로나’를 중국에서는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 사실 얼마 전 [최미역행]이라는 중국 프로파간다 스타일의 ‘우한 이야기’가 개봉되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의 감독 아이웨이웨이(艾未未)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반체제작가이다.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
2021.05.07 -
[JIFF리뷰] 해변의 금붕어, “아무도 모른다, 하나만 안다”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JIFF) 국제경쟁부문에 출품된 일본 오가와 사라(小川紗良) 감독의 영화 (원제:海邊の金魚)에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지금 현재 일본 사회의 한 면을 엿볼 수 있는 ‘유사가족’을 다룬 영화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는 지금 위탁시설에서 살고 있다. ‘고아원’ 같은 커다란 건물은 아니지만 오갈 데 없는 아이들이 꽤 많이 모여 사는 위탁가족 집 같다. 아주 어릴 때 이곳에 와서 이제 18살이 된 하나는 시설을 떠날 때가 되었다. 그동안 정이 든 이 곳에서 아저씨와 함께 어린 아이들을 돌보며 잘 살아간다. 어느 날 8살 하루미가 새로 들어온다. 쉽게 어울리지 못하고, 언젠가 부모가 찾아와서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믿는 하루미를 바라보며 자신의 과거가 떠오른다...
2021.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