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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숙 죽기로 결심하다] 이상희의 결심하다 (윤미영 감독,2019)
오늘(2021.7.30) 밤 방송되는 KBS 1TV 독립영화관 시간에는 자칭타칭 ‘독립영화계의 전도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상희가 주연을 맡은 두 편의 단편영화 [박미숙, 죽기로 각오하다]와 [늦은 휴가]가 방송된다. 두 편 모두 청년의 한 때, 청춘의 희로애락을 담고 있다. [박미숙, 죽기로 각오하다]는 윤미영 감독의 2019년도 작품이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미숙(이상희)은 어느날 갑자기 ‘잘린다’. ‘토메이~도’ 발음을 못해서란다. 미숙은 일어일문과를 나왔단다. 이 조그만 세상에서 원어민 강사에 밀려 처연하게 집으로 돌아온다. 지하철에서도 미숙은 무시당한다. 같이 살던 고양이도 지난달 죽었다. 이제 정말 혈혈단신이다. 너무 외롭다. 베로니카처럼, 박미숙은 죽기로 결심한다..
2021.08.24 -
[늦은 휴가] 이상희가 나오는 독립영화 (나상진 감독,2019)
굳이 ‘청년’의 상한선을 정한다면? 입시지옥, 취업난, 생활고, 그리고 지지부진한 연애까지. 각자의 삶에 있어서 청춘의 한때를 어떻게 규정지을 수 있을까. 청운의 꿈을 품었고, 더 나은 내일을 기약하며 스스로 담을 쌓으며 달려온 시간들. 그러나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지도, 사람들이 그렇게 호의적이지도 않다. 오늘(2021.7.30) 밤 방송되는 KBS 1TV 독립영화관 시간에 만나보는 단편 두 편이 그렇다. 독립영화계의 퀸이라고 할 수 있는 이상희가 주연을 맡은 [박미숙, 죽기로 결심하다]와 [늦은 휴가]를 보면 특히 누군가에겐 흘러가버렸을 그 청춘의 서글픔이 느껴진다. 우선 나상진 감독의 [늦은 휴가]를 본다. ● 그해 늦은 여름, 나는 오랜만에 늦은 휴가를 가졌다 늦여름, 독서실에서 공부하던 선아는 문..
2021.08.24 -
[호텔 레이크] 비수기 호텔에서 생긴 일 (윤은경 감독 2020)
요즘은 사시사철 호러영화가 극장과 OTT에 출몰하고 있지만 호러의 참맛은 무더운 여름밤에 즐기는 공포영화일 것이다. 오늘 밤 KBS 1TV 독립영화관에서 방송되는 ‘호텔 레이크’같은 영화 말이다. 작년 4월, 코로나 와중에 극장 개봉되어 7만 여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던 작품이다. 이세영과 박소이가 출연한다. 박소이는 ‘담보’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 나왔던 그 인상적인 아역 배우이다. 원룸에서 혼자 살며 자기 앞가림하기도 벅찬 유미(이세영)가 보육원에 있던 배다른 동생 지유(박소이)를 떠맡게 된다. 지유가 귀신을 본다는 둥 이상한 말을 해서 더 이상 보육원에 있을 수 없게 된 것. 유미는 지유를 데리고 호텔을 운영하는 이모 경선(박지영)을 찾는다. 유미로서는 두 번 다시 찾기 싫은 곳이었다. 바로 이..
2021.08.24 -
[연상호 감독] 방법을 아는 남자 (방법:재차의 2021)
작년 초 tvN을 통해 방송된 드라마 [방법]은 전형적인 연상호 스타일의 작품이었다. ‘한자(漢字) 이름, 사진, 그 사람의 소지품’, 이렇게 3가지만 있으면 그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주의 능력, ‘방법’(謗法)이라는 초능력을 가진 소녀(정지소)와 정의감 넘치는 사회부기자(엄지원)가 IT대기업 뒤에 숨어 있는 거대한 악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였다. 드라마 마지막에 ‘방법의 능력’을 가진 소녀가 홀연히 사라진다. 그리고, 그 뒷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28일 개봉하는 [방법 재차의](감독:김용완)이다. 되살아난 시체(재차의)에 의한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이를 막기 위해 정의의 기자 엄지원과 방법사 정지소가 소환된다. 여기서 잠깐. ‘방법’이란 게 원래 있었나? ‘좀비’까지는 알겠는데 ‘재차의’라..
2021.07.26 -
[BIFAN리뷰] 목소리, ‘선유도에서 생긴 일’ (김영제 감독 단편)
지난 주 막을 내린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는 42개국에서 출품된 257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다. 이 중 장편은 94편, 단편 114편, VR영화가 49편이다. 단편영화는 몇 편씩 묶어서 함께 상영된다. 김영제 감독의 [목소리]는 ‘판타스틱단편걸작선3’으로 묶여 상영되었다. 런닝타임 29분의 [목소리]는 학폭, 따돌림, 성폭력의 문제를 다룬다. 재연(이주영)은 학교 전담경찰관이다. 밤에 운동을 하다가 급박한 전화를 받는다. 여학생의 비명소리만 들리더니 끊기고 만다. 발신지 추적과 전화를 한 학생의 소재를 찾기 시작하지만 찾을 수가 없다. 다음날 실종된 학생 지수(최예빈)에 대한 행방추적이 시작된다. 학교 친구들을 탐문수사하고 학생과의 관계를 캐 묻다가 사라진 소녀 지수의 친구 주희(권..
2021.07.19 -
[아프리카의 여왕] ‘정글 크루즈’ 하니 생각나는 할리우드 클래식 (존 휴스턴 감독,1951)
이달 28일 개봉되는 디즈니의 실사 어드벤처 무비 [정글 크루즈]는 디즈니랜드에 있는 놀이동산(어뮤즈파크)의 한 테마공원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아마존 정글의 어딘가 숨어있는 엄청난 보물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여자 탐험가와 현지의 보트(증기선) 선장의 신나는 모험이다. 정글의 증기선? 그렇다. 험프리 보가트와 캐서린 헵번의 [아프리카의 여왕](The African Queen, 1951)을 떠올릴 것이다. [정글 크루즈] 보기 전에 [아프리카의 여왕]에 먼저 올라타 보자. 때는 1914년. 1차 대전이 발발했을 무렵의 아프리카 동부(탄자니아 쪽이란다)의 밀림 원주민 부락에 백인 여자 로즈(캐서린 헵번)는 열정적인 신앙을 가진 오빠와 함께 선교활동에 여념이 없다. 그런데 어느 날 이 평화로운 곳에 독일..
2021.07.15 -
[BIFAN리뷰] '친애하는 세입자' 남겨진 유산 (親愛的房客 대만 정유걸 감독)
지난 주 막을 올린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코로나 속에서도 힘겹게 진행되고 있다. 오프라인 상영에는 많은 난관이 있지만 OTT플랫폼 웨이브를 통한 온라인상영이 그나마 영화팬들의 돌파구가 되고 있다. ‘월드판타스틱블루’ 섹션을 통해 소개된 대만 영화 ‘친애하는 세입자’(원제:親愛的房客)도 웨이브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정유걸(鄭有傑 쩡요지에) 감독의 작품으로 지난 해 대만에서 개봉되어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대만영화는 몇 가지 경향이 있다. 학원 로코물, 어두운 역사에 발을 걸친 호러물, 그리고 LGBTQ 성향의 영화들이다. 어떤 영화인지 한 번 알아보자 영화는 대만 북부 항구도시 지룽(基隆/기륭)을 배경으로 한다. 제삿날인 모양이다. 가족 구성이 의아한데 곧 저..
2021.07.15 -
[랑종] 관종 호러의 탄생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
야산티야 가문의 저주 태국산(産) 호러는 흥미롭다. 하얀 구름이 휘휘 감도는 신령스러운 산이 보이고, 김동리 소설에서 보았음직한 서낭당이 숲속 어딘가에 자리 잡고 있다. 들판에는 소들이 논을 매고 있고 주름진 사람들의 얼굴에서는 아늑함과 낯섦을 더한다. 그러더니 지네가 지나가고 밤이 되더니 공포가 점령한다. 영화는 그런 식으로 서낭당과 검시소를 오가는 특별한 엑조틱한 공포감을 준다. 이번에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제작에 참여한 태국호러 [랑종]은 그런 익숙한 듯 낯선 공포를 안겨준다. 이 영화의 목표는 오직 사람을 끝장공포로 몰아넣는 것이다. 용감한 자는 버티고, 비위 약한 자는 티켓조차 끊지 말지어라. 태국은 우리나라의 5배 정도 넓이의 땅덩어리를 가지고 있다. 북동쪽에는 ‘이싼’ 지역이라고 있다. ..
2021.07.15 -
[BIFAN리뷰] ‘피의 향연’ 스플래터 필름의 대표작 (허셀 고든 루이스 감독,1963)
지난 주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개막되었다. 코로나 4차 대유행의 우울한 소식과 함께 영화제는 출발부터 비틀거렸다. 그나마 OTT서비스인 웨이브에서의 온라인상영이 그나나 이 유서 깊은 장르영화제 팬들에게 숨통을 안겨준다. 부천에서는 호러와 판타지, 그리고 장르를 규정 짓기 애해만 ‘19금영화’들이 대거 소개되면서 영화팬들의 관심을 모아왔다. 특히 심야상영, 올빼미 상영 등이 BIFAN매니아를 양산시켰다. 올해에는 [스트레인지 오마쥬]라는 섹션을 통해 호러 매니아가 놓쳐선 안 될 고전공포물을 소개한다. 조지 A. 로메로 감독의 ‘놀이공원’(74), 허셀 고든 루이스 감독의 ‘피의 향연’(63), 로저 코먼 감독의 ‘버켓 오브 블러드’(59), 윤종찬 감독의 ‘소름’(01), 그리고 ..
2021.07.15 -
[BIFAN리뷰] 개막작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게 있어’ (대만 구파도 감독)
어제 개막된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코로나 속에서 펼쳐진다. 개막작은 대만 구파도 감독의 [만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원제: 月下/Till We Meet Again)가 선정되었다. 구파도(九把刀) 감독은 다작의 작가이기도 하다. 괴기, 공포, 로맨스 등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소설과 영화와 만화로 만들어내고 있다. 영화 데뷔작은 한국에서도 큰 성공을 거둔 (2011)이다. 부천에서는 그의 학원호러물 가 2017년에 상영되어 꽤 인기를 끌었다. 당초 올해 초 대만에서 개봉될 예정이었던 [만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는 대만 코로나 사태가 엄중해 지면서 개봉이 지연되고 있다. 그 덕분(?)에 부천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셈. 영화는 동네에서 농구 시합을 하는 ..
2021.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