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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컴버배치 무대극
무대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극장에서 커다란 스크린으로 만나보는 일은 이제 흔한 일이 되었다. 뮤지컬도, 연극도, 창극도. 코로나시대 이전부터 가끔 만날 수 있었던 ‘다소 고급스런 문화향유’가 이제는 멀티플렉스의 구색 맞추기 수준을 넘어 또 하나의 콘텐츠가 되고 있다. 물론 미국과 영국에선 오페라 공연, 뮤지컬 공연, 연극 공연 등이 DVD콘텐츠로 만들어졌고, 극장에서 상영되는 사례가 많았다. 영국의 내셔널시어터(National Theatre)는 자신들의 우수 레퍼토리를 NT Live라는 브랜드로 극장 상영을 꾸준히 시도해 왔다. 이들 작품은 우리나라 ‘국립극장’과 멀티플렉스에서 소개되었다. 몇 차례 소개된 작품이지만 이번엔 CGV에서 다시 만나보게 된다. 그중 하나 [프랑켄슈타인]을 소개한다. 1818년,..
2021.08.24 -
[JIMFF리뷰] 혐오의 스타, ‘고독한 한녀한남의 만남’
지난(2021년 8월) 12일(목) 개막하여 오늘(17일)까지 6일간 펼쳐지는 제1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는 모두 116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청풍명월의 아름다운 도시 제천에서, ‘한여름’에 열리는 최적의 피서지 영화제이지만 코로나 여파로 올해도 시끌벅적한 축제는 되지 못했다. 하지만 OTT웨이브를 통해 상영작 일부를 만나볼 수 있었다. 웨이브 상영목록에는 정병식 감독의 [혐오의 스타]라는 작품도 있다. 정병식은 (2008)의 각본과 (2012)의 각색을 맡았으며, (2017)를 제작, 기획, 각본을 담당했던 영화인이다. 그 영화들을 감독한 정병길 감독의 형이다. 제목이 [혐오의 스타]라니. 아마, 엄청난 액션과 살인행각이 펼쳐질 것 같다. ‘음악영화제’ 상영작이니 바그너풍의 장엄한 오페라 뮤직이 펼..
2021.08.24 -
[프리 가이] 메타버스 트루먼, They Live! (숀 레비 감독,2021)
[트루먼쇼]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된 [생방송 에드TV]는 둘 다 한 남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월드와이드하게 훔쳐보는 리얼리티 쇼 프로그램 이야기이다. 단, 20세기 말까지 미국의 케이블TV에서 훔쳐볼 수 있는 남자의 행동에는 제약이 있었다. 이제 세상은 이미 그 어떤 한계상황을 돌파했다. 숀 레비 감독의 [프리 가이](원제:Free Guy)를 보면 실감하게 된다. 다른 세상 속 인물을 훔쳐보는 단계를 지나 이제 그 인물과 교감을 펼치게 된다. 이게 가능하냐고? 물론, 이전에도 가능했고, 지금은 게임을 통해 더 실감나는 세상이 되었다. 세상은 이미 온택트 되었으니. 가이(라이언 레이놀즈)는 눈이 뜨면 어항 속 금붕어에게 아침인사를 하고 출근 준비를 서두른다. 옷장 속에는 똑같은 푸른색 유니폼만 있다. 도로는..
2021.08.24 -
[JIMFF리뷰] 팬데믹에 패닉 된 펭귄 아줌마, 거문고 타고 날다 (이인성 감독)
‘JIMFF’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다. 해마다 여름이면 청풍명월의 고장, 충북 제천에서 열리는 ‘영화’와 ‘음악’의 축제이다. 올해로 벌써 17회째. 산 좋고 물 맑은 곳에서 열리는 영화축제이다보니 여름휴가 기간에 이곳을 찾으면 일거양득이다. 그런데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기운이 다소 빠지고 말았다. 하지만, 갈 사람은 가고, 못 가는 사람은 OTT웨이브를 통해서라도 ‘음악’과 ‘영화’에 빠질 수 있다. 웨이브를 통해서 만나본 단편을 소개한다. 제목이 조금 길다. [팬데믹에 패닉 된 펭귄 아줌마, 거문고 타고 날다]이다. 그동안 코로나를 다룬 영화라면 미증유의 바이러스와 사투를 펼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무거운 다큐멘터리가 주였다. 그런데, 이 작품은 팬데믹 속에서 평소 하던 대로 뭔..
2021.08.24 -
[싱크홀] 이 영화의 교훈 (김지훈 감독,2021)
비가 많이 온 뒤 땅패임이나 땅꺼짐 현상은 일반적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뉴스에서는 끔찍한 지구 지표면의 변화를 보여주는 현상이 등장했다. ‘싱크홀’ 현상이다. 국립국어원에선 ‘땅꺼짐’이라고 제시한다. 과학적으로는 지하암석이 용해되거나 기존의 동굴이 붕괴되어 생기는 현상으로, 특히 안의 지하수가 빠지면서 땅굴의 천장이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해서 땅이 꺼지게 된다고 설명한다. 지하수 고갈, 세일가스 시추 증대 등의 이유를 덧붙이기도 한다. 그동안 뉴스를 통해 본 모습은 직경 수 미터, 때로는 수십 미터이고 깊이도 그 정도에 달한다. 자동차 몇 대가 땅 속으로 빨려 들어가거나, 꺼져버린 도로 가장자리에 아슬아슬하게 걸린 모습을 봤을 것이다. 이런 재난상황을 영화인이 그냥 넘어가긴 힘들었을 것 같다. 상상의 ..
2021.08.24 -
[그린 나이트] 용자의 게임, 용기의 민낯
영미문학권에서 ‘아서왕의 전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세익스피어 만큼이나 클 것이다. 바위에 박힌, 혹은 호수에서 건진 명검(名劍) 엑스칼리버를 차지한 아서 왕이 원탁의 기사들과 함께 침입자 앵글로색슨을 무찌른 이야기는 수많은 군웅할거의 기사도 이야기를 창조해낸다. 그 최신판이 데이빗 로워리 감독의 [그린 나이트](The Green Knight,2021)이다. * 스포일러- 자세한 줄거리가 있습니다 * [그린 나이트]는 아서왕 말년의 이야기이다. 역사적으로는 아마도 서기 4~5세기 경에 해당한다. 카멜롯 궁성에서 아서왕이 주재하는 크리스마스 연회가 열린다. 왕좌엔 늙은 아서왕이 있고 곁에는 기네비어 여왕이 있다. 연회장에는 칼과 술잔을 든 원탁의 기사들이 포진해 있다. 아서 왕은 젊은 조카인 가웨인(데브 ..
2021.08.24 -
[남매의 여름밤] "우리는 한 식구입니다"
여기 조그마한 다마스에 짝퉁 나이키를 실고 다니며 파는 아버지가 있다. 이혼한 뒤 남매를 키우고 있다. 나이든 아버지 집에 들어간다. 얼마 뒤 여동생도 슬그머니 이 집에 들어와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어른 남매와 어린 남매는 그렇게 한 여름을 보내게 된다. 오늘(2021.8.6) 밤 KBS 1TV [독립영화관]에서는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이 방송된다. 부산국제영화제(2019)에서 넷팩상, 시민평론가상, 한국영화감독조합상, KTH상 등 4관왕으로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한 이 영화는 이후 많은 영화제에서 상찬을 받은 독립영화계의 수작이다. ‘남매의 여름밤’에서는 방학 동안, 아빠(양흥주)와 함께 할아버지(김상동) 집에서 지내게 된 남매 옥주(최정운)와 동주(박승준). 2층 양옥집에서의 여름이 시작..
2021.08.24 -
[로맨싱 스톤] 마이클 더글러스와 캐슬린 터너, 정글로 모험을 떠나다
지난 주 개봉된 디즈니 어드벤처 ‘정글 크루즈’는 드웨인 존슨과 에밀리 블런트가 티격태격 거리며 아마존 밀림에서 전설 속 보물을 찾아 떠나는 작품이다. 이 영화를 보면 몇 편의 영화가 떠오를 것이다. 그 옛날 클래식이라고 할 수 있는 험프리 보가트와 캐서린 헵번의 ‘아프리카의 여왕’(1955), 그리고 ‘로맨싱 스톤’, ‘킹 솔로몬’ 등이다. ‘로맨싱 스톤’을 OTT에서 찾아보았다. 있다! 정말 보물을 발견한 것 같다. ‘로맨싱 스톤’(원제: Romancing The Stone)은 1984년에 한국에서도 개봉되었던 작품이다. 감독은 무려 로버트 저매키스. 몇 편의 흥행 실패작을 만들고 할리우드에서 실력을 의심받을 때 만든 회심의 역작이다. 이 작품 다음이 바로 ‘빽투더퓨처’였다! 영화가 시작되면 ‘아마도..
2021.08.24 -
[잘리카투] 인도 물소 폭주하다
여름 극장가에 인도영화가 한 편 개봉된다. 인도영화라면 아주 오래 전 TV에서 부처님 오신 날이 되면 ‘신상’(神象,1971)이라는 영화를 내보냈었다. [춤추는 무뚜] 이후 소개되는 영화는 대부분 신나는 음악과 활달한 군무, 유쾌한 스토리가 주를 이뤘다. ‘볼리우드’라고 불릴 만큼 많은 영화가 만들어지지만 한국에 소개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부산영화제 아니면 만나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5일 개봉하는 리조 호세 펠리세리 감독의 인도영화 [잘리카투](원제: Jallikattu,2020)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인도가 국제영화상(이전의 외국어영화상)후보로 올렸던 작품이다. 위키를 잠깐 찾아보니 인도에는 총 780개의 언어가 존재하며 이중 10만 명 이상의 인구가 사용하는 언어는 216개, 헌법이 인정..
2021.08.24 -
[이도공간] 장국영의 부활, 그리고 장국영 죽음의 박제
장국영이 다시 돌아왔다. 그것도 커다란 극장 스크린에. 찬란했던 홍콩영화의 한 때를 기억하고, 스타 장국영에게 환호했던 세대라면 반가울 수밖에. 그런데 이 영화가 장국영의 유작이라는 사실을 알면 묘한 기분이 들 것이다. 1956년 태어난 홍콩스타 장국영은 2003년 4월 1일, 거짓말같이 팬 곁을 떠나갔다. 그리고 해마다 4월이면 그의 영화가 조용히 영화팬을 찾는다. 극장이든, 영화채널이든, OTT에서든. 올해는 조금 우려곡절 끝에 그의 영화 [이도공간]이 그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팬들에게 돌아왔다. 장국영이 몰락해 가는 홍콩영화계의 불쌍한 3류 에로 영화감독으로 출연했었던 [색정남녀]가 바로 나지량 감독의 데뷔작이다. 이 영화를 공동감독했던 이동승 감독의 [창왕](더블 탭)에 이어 다시 [이도공간]을..
2021.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