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20]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홍은미 감독,2021)

2021. 10. 31. 15:21한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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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스페셜202 1- TV시네마 'F20'

 KBS가 매년 이맘때가 되면 ‘KBS드라마스페셜’이라는 단막극을 내보낸다. 올해에도 모두 10편의 단막극을 준비했는데, 그 중 눈에 띠는 것이 있다. 70분 편성의 단막극(6편)과 함께 조금은 스페셜한 4편의 ‘TV시네마’를 준비한 것이다. 홍은미 감독의 ‘F20'이 ’TV시네마‘의 첫 주자이다. 내일(6일) 극장에서 먼저 선을 보인다. 홍은미 감독은 작년 드라마스페셜 [모단걸]과 [고백하지 않는 이유]를  연출했던 피디이다. 

먼저 제목 ‘F20’에 대해서 알아야할 것 같다. F20'은 KOICD(질병분류정보센터)에서 분류한 특정 질병의 분류기호로 ‘조현병’(Schizophrenia)을 말한다. KOICD에 따르면 ‘조현병성 장애는 대체로 사고 및 지각의 근본적이고 특징적인 왜곡 그리고 부적절하거나 둔감한 정동이 특징’이라며 ‘특정 인지결손이 생길 수 있기는 하지만 명료한 의식 및 지적능력은 보통 유지된다’고 서술했다. 이 영화는 그런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 그 가족의 이야기이다. 홍은미 감독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부정적 인식을 일으키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더도 덜도 말고 ‘F20’이 가장 중립적인 표현 아닐까 싶어 제목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KBS 드라마스페셜202 1- TV시네마 'F20'

보험 판매일을 하는 애란(장영남)은 하나뿐인 아들과 함께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다. 그는 아들 도훈(김강민)을 알뜰하게 잘 키운 것이 유일한 낙이다. 아파트 주민들은 하나같이 ‘서울대생’ 도훈을 둔 애란을 부러워한다. 그런데, 그에겐 결코 말 못할 비밀이 있다. 아들이 조현병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 엄마는 그런 사실을 꽁꽁 숨기고, 그저 도훈이 약을 잘 먹고 낫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데, 같은 처지의 경화(김정영)가 이곳으로 이사 온다. 경화의 아들 유찬(유동훈)은 도훈보다 상태가 조금 더 심각한 것 같고, 이사 오는 날부터 그에 대한 불온한 소문이 나돌기 시작한다. 주민들이 술렁거릴수록 애란의 마음은 편하지가 않다. 도훈의 상태가 들통날까봐, 경화와 알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도 꺼린다. 결국, 비밀을 숨겨야만 한다고 믿는 애란은 끔찍한 짓을 저지르고 만다. 아들을 위해서라면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믿는 것이다. 

KOICD의 분류에 따르면 'F20'에는 세부 분류가 따른다. 홍은미 감독은 도훈의 의학적 소견을 자세히 말하지 않는다. 단지 몇 가지 특징적 모습으로 영화의 분위기를 더한다. 도훈은 자신의 방 천정에 벌레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자기 손등에 붙은 벌레를 떼어내기 위해 마구 긁기 시작한다. 애란은 그런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미어진다. 그럴수록 약을 잘 챙겨먹으라고 그러고, 그런 사실을 누가 알까봐 안절부절못한다. 

KBS 드라마스페셜202 1- TV시네마 'F20'

어쩌면 아파트 주민들의 반응은 지극히도 평범하고, 일상적일 것이다. 홍은미 감독은 그런 평온함을 깰 것 같은 불안감을 하나씩 던져놓는다. 그것은 전적으로 오해와 망상의 결과물일 것이다. 이웃 주민들의 술렁임은 애란의 불안감을 가중하고, 결국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몰고 가는 것이다. 

‘KBS드라마스페셜’은 저비용고효율 드라마, 실험적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제 ‘TV시네마’라는 타이틀을 달고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선 셈이다. 불안한 마음의 장영남, 그리고 모질게 버티며 살아왔을 김정영의 연기가 빛을 발한다. 감독은 아파트 주민(유서진, 이지하, 김미화)들의 불안감, 엄마(장영남)의 불안감을 보여주면서 어항 속 금붕어를 통해 비극을 예고한다. 

제목 'F20'과는 달리 주인공은 ‘김강민’이 아니라, 두 명의 엄마와 주민인 셈이다. 

▶F20 감독: 홍은미 극본: 출연:장영남 김정영 김강민 이지하 김미화 유동훈 2021년 10월 6일 개봉, 15세관람가

 

[리뷰] F20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홍은미 감독,2021)

[KBS 드라마스페셜202 1- TV시네마 \'F20\']KBS 드라마스페셜202 1- TV시네마 \'F20\'KBS가 매년 이맘때가 되면 ‘KBS드라마스페셜’이라는 단막극을 내보낸다. 올해에도 모두 10편의 단막극을 준비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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