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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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여왕] ‘정글 크루즈’ 하니 생각나는 할리우드 클래식 (존 휴스턴 감독,1951)
이달 28일 개봉되는 디즈니의 실사 어드벤처 무비 [정글 크루즈]는 디즈니랜드에 있는 놀이동산(어뮤즈파크)의 한 테마공원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아마존 정글의 어딘가 숨어있는 엄청난 보물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여자 탐험가와 현지의 보트(증기선) 선장의 신나는 모험이다. 정글의 증기선? 그렇다. 험프리 보가트와 캐서린 헵번의 [아프리카의 여왕](The African Queen, 1951)을 떠올릴 것이다. [정글 크루즈] 보기 전에 [아프리카의 여왕]에 먼저 올라타 보자. 때는 1914년. 1차 대전이 발발했을 무렵의 아프리카 동부(탄자니아 쪽이란다)의 밀림 원주민 부락에 백인 여자 로즈(캐서린 헵번)는 열정적인 신앙을 가진 오빠와 함께 선교활동에 여념이 없다. 그런데 어느 날 이 평화로운 곳에 독일..
2021.07.15 -
[BIFAN리뷰] '친애하는 세입자' 남겨진 유산 (親愛的房客 대만 정유걸 감독)
지난 주 막을 올린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코로나 속에서도 힘겹게 진행되고 있다. 오프라인 상영에는 많은 난관이 있지만 OTT플랫폼 웨이브를 통한 온라인상영이 그나마 영화팬들의 돌파구가 되고 있다. ‘월드판타스틱블루’ 섹션을 통해 소개된 대만 영화 ‘친애하는 세입자’(원제:親愛的房客)도 웨이브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정유걸(鄭有傑 쩡요지에) 감독의 작품으로 지난 해 대만에서 개봉되어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대만영화는 몇 가지 경향이 있다. 학원 로코물, 어두운 역사에 발을 걸친 호러물, 그리고 LGBTQ 성향의 영화들이다. 어떤 영화인지 한 번 알아보자 영화는 대만 북부 항구도시 지룽(基隆/기륭)을 배경으로 한다. 제삿날인 모양이다. 가족 구성이 의아한데 곧 저..
2021.07.15 -
[랑종] 관종 호러의 탄생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
야산티야 가문의 저주 태국산(産) 호러는 흥미롭다. 하얀 구름이 휘휘 감도는 신령스러운 산이 보이고, 김동리 소설에서 보았음직한 서낭당이 숲속 어딘가에 자리 잡고 있다. 들판에는 소들이 논을 매고 있고 주름진 사람들의 얼굴에서는 아늑함과 낯섦을 더한다. 그러더니 지네가 지나가고 밤이 되더니 공포가 점령한다. 영화는 그런 식으로 서낭당과 검시소를 오가는 특별한 엑조틱한 공포감을 준다. 이번에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제작에 참여한 태국호러 [랑종]은 그런 익숙한 듯 낯선 공포를 안겨준다. 이 영화의 목표는 오직 사람을 끝장공포로 몰아넣는 것이다. 용감한 자는 버티고, 비위 약한 자는 티켓조차 끊지 말지어라. 태국은 우리나라의 5배 정도 넓이의 땅덩어리를 가지고 있다. 북동쪽에는 ‘이싼’ 지역이라고 있다. ..
2021.07.15 -
[BIFAN리뷰] ‘피의 향연’ 스플래터 필름의 대표작 (허셀 고든 루이스 감독,1963)
지난 주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개막되었다. 코로나 4차 대유행의 우울한 소식과 함께 영화제는 출발부터 비틀거렸다. 그나마 OTT서비스인 웨이브에서의 온라인상영이 그나나 이 유서 깊은 장르영화제 팬들에게 숨통을 안겨준다. 부천에서는 호러와 판타지, 그리고 장르를 규정 짓기 애해만 ‘19금영화’들이 대거 소개되면서 영화팬들의 관심을 모아왔다. 특히 심야상영, 올빼미 상영 등이 BIFAN매니아를 양산시켰다. 올해에는 [스트레인지 오마쥬]라는 섹션을 통해 호러 매니아가 놓쳐선 안 될 고전공포물을 소개한다. 조지 A. 로메로 감독의 ‘놀이공원’(74), 허셀 고든 루이스 감독의 ‘피의 향연’(63), 로저 코먼 감독의 ‘버켓 오브 블러드’(59), 윤종찬 감독의 ‘소름’(01), 그리고 ..
2021.07.15 -
[BIFAN리뷰] 개막작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게 있어’ (대만 구파도 감독)
어제 개막된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코로나 속에서 펼쳐진다. 개막작은 대만 구파도 감독의 [만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원제: 月下/Till We Meet Again)가 선정되었다. 구파도(九把刀) 감독은 다작의 작가이기도 하다. 괴기, 공포, 로맨스 등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소설과 영화와 만화로 만들어내고 있다. 영화 데뷔작은 한국에서도 큰 성공을 거둔 (2011)이다. 부천에서는 그의 학원호러물 가 2017년에 상영되어 꽤 인기를 끌었다. 당초 올해 초 대만에서 개봉될 예정이었던 [만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는 대만 코로나 사태가 엄중해 지면서 개봉이 지연되고 있다. 그 덕분(?)에 부천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셈. 영화는 동네에서 농구 시합을 하는 ..
2021.07.15 -
[여고괴담6 모교] 괴담의 밑바닥에 깔린 역사성과 현재성
은희가 온다! 충무로에서 가장 성공한 프랜차이즈 영화라고 할 수 있는 [여고괴담]의 여섯 번째 영화가 개봉되었다. 1998년 처음 개봉되었던 [여고괴담]은 당시의 살풍경한 학교모습을 매혹적으로 잡아내어 큰 화제를 불러 모았고, 흥행에도 성공했었다. 이후 다양한 변주를 거듭한 속편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엄격하게 이야기하면 이 영화는 크게 흥행성공을 거둔 작품은 아니다. 니치마켓을 발굴하고, 사회적 세태를 적절히 반영한 기획성 상품이다. 2009년 오연서-장경아-손은서 주연의 5편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대한민국 학교에는 원혼의 학생이 배회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프랜차이즈로 중국진출 등 확장가능성을 논하더니 조금씩 잊힌 영화가 되어갔다. 그런데, 결국 이렇게 ‘6편’이 만들어졌고,..
2021.07.15 -
[열아홉]" 소녀에게 필요한 것은 드라이아이스만이 아니다"
지난 4월 열린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된 우경희 감독의 독립영화 [열아홉]이 곧 개봉된다. 이 영화는 19살 소녀가 맞부딪힌 지옥 같은 삶, 그리고 그 끝에서 맞이하는 한줄기 빛에 대한 이야기이다. 푸르거나, 아름답거나, 희망에 찬 이야기만은 아니다. 한없이 막막한 절망 속 청소년 드라마이다. 이야기는 2008년에 펼쳐진다. 소정(손영주)은 컴퓨터 미니홈피에서 자신의 꿈을 적어둔다. “스무 살이 되면 집을 나갈 거야”라고. 그 생각은 중학생 때 처음 했단다. 아빠가 엄마 목을 조르는 장면을 보고서. 폭력적인 아버지의 손길을 피해 엄마랑 단 둘이 임대아파트에서 기초생활수급자로 살고 있다. 병치레를 하는 엄마와 함께 녹록치 않은 삶이 계속된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에게 감당 못할 일이 벌어진다. 소..
2021.07.15 -
[식물카페 온정] 나의 유칼립투스여, 너의 산세베리아여
오늘(2021년 6월 24일) 개봉되는 독립영화 [식물카페 온정]은 ‘식물 가꾸기’의 미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몇 해 전 정원가꾸는 할머니 ‘타샤 튜더’의 다큐멘터리가 극장에서 개봉된 적이 있다. 이 영화도 그처럼 식물의 푸르름과 사람의 온유함으로 가득한 작품이다. 주인공 현재(강길우)는 작은 카페를 하고 있다. 카페의 이름은 ‘식물카페 온정’. 가게를 찾는 손님은 각기 사연이 있다. 자신들이 애지중지 키우던 화분을 들고 찾아온다. '현재'는 손님에게 직접 따서 말린 국화차를 내놓는다. 그리고, 손님의 병든 화분 속 식물을 돌본다. 분갈이를 하고, 잔가지를 치고, 포기를 나눈다. 썩은 이파리는 처분한다. 현재는 분갈이를 하며 손님과 이야기를 나눈다. 첫 번째 손님 서진(박수연)은 취업준비를 하며 자신의..
2021.07.15 -
[킬러의 보디가드2] 잇즈 마더 마더 마더 미션!
[데드풀]의 라이언 레이놀즈와 [마블]의 퓨리 국장 새뮤얼 L.잭슨이 콤비로 출연한 액션 영화 [킬러의 보디가드](원제:The Hitman's Bodyguard,2017)는 우리나라에서 170만 관객을 불러 모으며 흥행성공을 거두었다. 두 사람이 펼치는 액션의 합과 개그의 환상 궁합이 관객의 기호에 딱 들어맞은 것이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AAA’급(그러니까 최상급!) 보디가드이고, 새뮤얼 잭슨은 현재 수감 중인 월드클래스 수준의 킬러. 인터폴이 그 킬러에게 중대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요청한다. 독재자 살인마의 악행에 대한 증인만 서 준다면 그가 사랑해 마지않는 아내 소니아를 사면시켜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렇게 해서 ‘그 보디가드’는 ‘그 킬러’를 감옥에서 법정까지 호송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쏟아지..
2021.07.15 -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 청춘, 용서하는 용기를 배우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당연히 주동우 주연의 [소년시절의 너]를 떠올렸을 것이다. 단지 중국영화라서, 중국 청소년이 겪고 있는 문제를 다루었기 때문은 아니다. ‘중국’영화라는 큰 틀 안에서 그들은 부대끼고, 고민하고, 갈등하고, 제 살 길을 찾아 자신의 앞날을 개척해 나간다. 그런 의미에서 성장영화의 전범이라고 할만하다.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감독 주순)이라는 다소 시적인 제목으로 개봉된 이 영화의 중국어 원제는 ‘소녀가화’(少女佳禾)이다. 소녀 가화(지아허)는 2년 전 끔찍하게 어머니를 잃는 슬픔을 안고 사는 학생이다. 레슬링선수였던 아버지는 지금은 도살장(도축장)에서 고기를 받아 배달하는 일로 겨우 살아간다. 지아허는 그런 아버지와 벽이 쌓여만 간다. 공부를 곧잘 하는 지아허는 학교에서는 놀림을..
2021.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