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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20]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홍은미 감독,2021)
KBS가 매년 이맘때가 되면 ‘KBS드라마스페셜’이라는 단막극을 내보낸다. 올해에도 모두 10편의 단막극을 준비했는데, 그 중 눈에 띠는 것이 있다. 70분 편성의 단막극(6편)과 함께 조금은 스페셜한 4편의 ‘TV시네마’를 준비한 것이다. 홍은미 감독의 ‘F20'이 ’TV시네마‘의 첫 주자이다. 내일(6일) 극장에서 먼저 선을 보인다. 홍은미 감독은 작년 드라마스페셜 [모단걸]과 [고백하지 않는 이유]를 연출했던 피디이다. 먼저 제목 ‘F20’에 대해서 알아야할 것 같다. F20'은 KOICD(질병분류정보센터)에서 분류한 특정 질병의 분류기호로 ‘조현병’(Schizophrenia)을 말한다. KOICD에 따르면 ‘조현병성 장애는 대체로 사고 및 지각의 근본적이고 특징적인 왜곡 그리고 부적절하거나 둔..
2021.10.31 -
[조지아] 소리 없는 아우성 (제이 박 감독)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2021.10월) 6일(수) 개막식과 함께 열흘간의 영화축제를 시작한다. KBS 독립영화관에서는 이에 맞춰 오늘 밤 ‘부산국제영화제 특별단편선’을 내보낸다. 작년 선재상을 수상한 ‘조지아’(감독: 제이 박)를 비롯하여 ‘바람 어디서 부는지’(김지혜 감독), ‘‘파출부’(이하은 감독)가 시청자를 찾을 예정이다. 뉴욕 광고회사에서 CF감독,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경력은 쌓은 제이팍 감독의 는 이창동 감독의 와 이수진 감독의 를 합친 놀라운 작품이다. 영화를 보면서 결코 화면을 떠날 수 없는 안타까움과 슬픔을 느끼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가 작년 부산영화제에서 최고상인 ‘선재상’을 수상한 이유가 있다. ‘조지아’는 디자인 폰트에서 말하는 ‘George体’를 말한다. 물론,..
2021.10.31 -
[판문점] 뉴스타파, 미국 문서기록청, 그리고 한국전쟁 (DMZ Docs 상영작)
이달 초 열린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소개된 126편의 작품 중에 한국전쟁을 다룬 흥미로운 다큐 하나가 포함되었다. 한국 사람이라면 다 아는 ‘판문점’에 대한 역사를 다룬 [판문점](감독: 송원근 김용진)이다. 한국전쟁의 비극을 안고 사는 우리에겐 그 의미가 남다를 것이다. 그런데, 이것 역시 시간이 흐르고, 세월의 풍파 의해 조금씩 망각되는 곳이다. 가끔 남과 북이 첨예하게 갈등하거나, 혹은 평화에 대한 작은 기대감이 넘쳐날 때 이곳이 뉴스에 등장한다. ‘판문점’은 우리나라에서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 독립언론기관 ‘뉴스타파’의 취재진이 미국의 문서기록청(NARA)에 수집한 자료를 기반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뉴스타파’라! ‘판문점’은 남과 북, 양측에 모두 특이한 위상을 ..
2021.10.31 -
[창극 패왕별희] 경극과 창극이 만나다, 공연이 극장을 만나다
멀티플렉스 롯데시네마에서 흥미로운 작품을 상영 중이다. 2019년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 ‘창극 패왕별희’의 공연실황이 ‘롯데시네마에서 만나는 국립극장 우수 레퍼토리’ 기획전으로 소개되고 있다. 국립극장의 전속예술단체인 창극단은 춘향가, 수궁가, 적벽가 등 전통의 판소리를 창극무대로 올렸고, 언젠가부터 다양한 창극 작품을 내놓고 있다. 그 외연확장의 일환이 바로 2019년 무대에 오른 ‘창극 패왕별희’이다. 진개가(천카이거) 감독의 장국영 영화 [패왕별희](霸王別姬)에 익숙하지만 원래는 수백 년 동안 중국의 대표 경극으로 유명했던 이야기이다. 그 중국의 이야기를 한국 공연인들이 한국공연 포맷인 ‘창극’으로 만든 것이다. ● 항우와 유방 중국 옛 역사를 잠깐 살펴보면 하(夏)상(商)주(周)시대..
2021.10.31 -
[넷플릭스] 어둠 속으로 시즌1&2 “비상선언, 태양을 피하는 방법 (Into the Night)
한국에서 만든 ‘D.P.’와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개 나라에서 동시에 공개되었다. 넷플릭스의 콘텐츠풀이 그만큼 다양하고 유저층이 광범위하다는 말이다. 최근에 넷플릭스에 ‘어둠 속으로’(원제:Into the Night)라는 작품의 시즌2가 공개되었다. 작년 시즌1의 성공에 힘입어 넷플릭스는 시즌2까지 속성으로 제작 공개한 것이다. 이 작품은 벨기에 최초의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란다. 벨기에산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궁금해진다. 벨기에 브뤼셀 공항. 수많은 사람들이 장도에 오르기 위해 모여든다. 그때 NATO 군복의 남자(테렌치오)가 공항 보안요원의 총을 빼앗아들고 탑승구로 뛰어들더니 다짜고짜 러시아행 비행기를 점거한다. 하이재킹? 그때까지 비행기에 탑승한 사람은 부기장(마티외), 승무원(..
2021.10.31 -
[아임 유어 맨] 도이치 알고리즘
스파이크 존스 감독의 ‘그녀’(Her) 이전에도 이런 이야기는 많았다. 그리스 신화에 이상적인 여인 피그말리온을 직접 만든 조각가도 있다. AI시대가 도래하며, 그리고 개인화 시대가 되면서 반려자로 인간의 피조물이 등장하는 것은 매혹적인 컨셉트가 되었다. 여기 그런 영화가 또 한편 등장했다. 독일 마리아 슈라더 감독의 ‘아임 유어 맨’(원제: Ich bin dein Mensch/I'm Your Man)이다. 이 영화를 보면 많은 영화가 떠오를 것이지만 ‘그녀’보다 폴 슈레이드 감독의 가 먼저 생각났다. 서른 즈음의 리처드 기어가 맡았던 역할은 ‘지골로’이다. 비벌리힐스의 고급호텔에서 상류층 여성만을 상대한다. 그래서 상상 가능한 매너와 스킬, 감성을 갖고 철저한 프로정신으로 ‘진실한 사랑을 갈구하는’ 클..
2021.10.31 -
[독립영화관] 추석 연휴 쉽니다 (남순아 감독,2020)
오늘(2021.09.17) 밤 12시 10분 KBS 1TV [독립영화관[에서는 독립영화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배우 강진아가 출연한 세 편의 단편영화가 시청자를 찾는다. 그 중 남순아 감독의 [추석 연휴 쉽니다](2020)는 추석연휴를 앞두고 절묘하게 편성된 여성영화의 수작이다. 추석 연휴, 이영(임성미)은 연휴 기간에도 디자인 작업 때문에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그 때 갑자기 쳐들어온 친구 안다정(강진아). 이전 룸메이트였던 다정은 추석연휴 시댁 방문 문제 등으로 남편과 싸우고는 무작정 집을 나와 이영에게 온 것이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반갑기도 하지만 마감에 쫓기는 지금 상황에선 친구의 방문이 마뜩짢다. 다정을 돌려보내려 하지만, 다정은 갈 생각이 전혀 없고 눈치 없이, 끝없이 살갑게 군다. ..
2021.10.31 -
[공작조:현애지상] 장예모의 항일 첩보전
최근 중국영화 한 편이 평지풍파를 일으켰다. 한국전쟁 당시 중국 포병대와 공병부대의 활약을 담은 중국(입장에서의) 애국영화 ‘금강천’(한국제목: 1953 금강대전투) 수입을 둘러싼 소동이었다. 그 영화에는 한국군과 북한(인민)군은 한 사람도 등장하지 않는다. 의외로 미군도 몇 명 등장하지 않는다. 하늘에선 미군 전투기가 시도때도 없이 나타나서 밤낮없이 포격을 퍼붓고 중국의 인민지원의용군이 금강천을 건너기 위해 사투를 펼친다는 내용이다. 여하튼 그 영화 수입은 좌절되었고, ‘한국전쟁을 다룬 중국영화는 한국극장에서 상영해서는 안 된다’는 기준이 생겨버렸다. 이 즈음 또 한 편의 중국영화가 소개된다. 이번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다. 외교용어로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지혜가 필요한 모양이다. 서로 이견을 ..
2021.10.31 -
[DMZ Docs리뷰] 개막작 ‘수프와 이데올로기’ (양영희 감독)
경기도 고양과 파주 일대에서 열리는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지난 9일 개막했다. 모두 126편의 다큐멘터리가 상영되는 올해 개막작은 양영희(57) 감독의 ‘수프와 이데올로기’이다. 일본에서 태어난 양영희 감독은 ‘디어 평양’(2005), ‘굿바이, 평양’(2009)을 만들었던 인물이다. 아버지가 일본 조총련의 간부였기에 양영희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일본에서의 조선인 문제를 그 누구보다도 똑똑하게 보아왔고, 남북문제를 뼈저리게 느꼈다. 이전 두 작품은 이른바 조총련계 재일동포의 북송문제를 다룬다. ‘북’조선에 경도되었던 아버지는 양영희의 세 오빠를 기꺼이 북한에 보낸다.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어린 양영희가 어떻게 평양의 가족을 뒷바라지하는지 보여준다. 이번 [수프와 이데올로기]는 ..
2021.10.31 -
[DMZ Docs리뷰] 방탄학교 “미국은 안전하지 않다, 교실도!”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DMZ Docs)가 지난 9일 개막되었다. 경기도 고양과 파주 일대에서 열리는 ‘DMZ Docs’는 다큐멘터리만을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대표적 장르영화제이다. 16일까지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39개국에서 출품된 120여 편의 최신 다큐멘터리가 소개된다. 비경쟁부문의 글로벌비전 섹션에서 소개되는 토드 챈들러 감독의 [방탄학교](원제:Bulletproof)는 ‘극도로 위험한 미국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이다. 미국에서 벌어지는 교내 총기사건의 규모는 마이클 무어 감독의 [볼링 포 콜럼바인](2002)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총기소지 규제가 ‘느슨한’ 미국에서는 어린 학생들도 너무나 쉽게 손에 총을 쥘 수 있다. 문제는 그들이 사회에, 체제에, 교우관계 등에 대..
2021.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