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조:현애지상] 장예모의 항일 첩보전

2021. 10. 31. 15:06중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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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조 현애지상

 최근 중국영화 한 편이 평지풍파를 일으켰다. 한국전쟁 당시 중국 포병대와 공병부대의 활약을 담은 중국(입장에서의) 애국영화 ‘금강천’(한국제목: 1953 금강대전투) 수입을 둘러싼 소동이었다. 그 영화에는 한국군과 북한(인민)군은 한 사람도 등장하지 않는다. 의외로 미군도 몇 명 등장하지 않는다. 하늘에선 미군 전투기가 시도때도 없이 나타나서 밤낮없이 포격을 퍼붓고 중국의 인민지원의용군이 금강천을 건너기 위해 사투를 펼친다는 내용이다. 여하튼 그 영화 수입은 좌절되었고, ‘한국전쟁을 다룬 중국영화는 한국극장에서 상영해서는 안 된다’는 기준이 생겨버렸다. 이 즈음 또 한 편의 중국영화가 소개된다. 이번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다. 외교용어로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지혜가 필요한 모양이다. 서로 이견을 보이는 것은 뒤로 미루고 뜻을 같이하는 것에 우선 협력하자는 것이다. 한국과 중국에는 공동의 적인 일본이 있었던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아! 감독은 무려 장예모(장이머우)이다. 영화 [공작조:현애지상]은 1930년대 중국 동북부에서 펼쳐지는 특공대의 활약이다. 

 영화를 보기 전에 먼저 알아 둬야할 것이 있다. 중국은 어영부영하다가 일본군에 유린당한다. 일본은 영악하게도 1932년 중국 동북부에 만주국을 수립한다. 일본 관동군이 세운 괴뢰정권이다. 영화는 괴뢰정권 만주국에서 펼쳐지는 전쟁인 것이다. 

공작조 현애지상

영화가 시작되면 소련에서 특수훈련을 받은 네 명의 공산당 특공부대원이 낙하산으로 설산에 투하된다. 이들은 ‘우투라’(烏特拉)로 명명된 비밀공작을 펼치는 것이다. 두 명씩 나뉘어 하얼빈으로 진입한다. 그들을 인도하는 또 다른 공작조가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침투를 예상한 괴뢰정권에서는 이들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우투라’ 작전의 목적이 무엇인지, 언제 어디로 침투할 것인지를 밝혀내기 위한 첩보전이 시작된다. 문제는 이들 사이에 간자(間者)가 있다는 것이다. 위험을 무릅쓴 ‘워띠’(臥底)가 있다. [무간도]에서의 그 잠입요원처럼 목숨을 건 방첩작전이 이어진다. 

 오래 전 [붉은 수수밭]을 시작으로 중국 5세대감독의 선두주자로 추앙받던 장예모 감독은 중국의 발전, 영화산업의 성장과 함께 중국식 블록버스터의 맹주가 되었다. 때로는 [영웅], [황후화] 같은 중국역사를 기반으로 한 대작영화를 만들고 [그레이트 월]이라는 황당한 작품도 내놓았다. 그는 꾸준히 중국 역사와 문화대혁명 사이를 오가면 ‘인간’과 ‘역사’를 커다란 화면에 담았다. [공작조:현애지상]은 그런 ‘중국역사 재현’의 최신작품이다. 

공작조 현애지상

영화에서는 적진에 침투한 특수공작원의 위기일발 순간이 끝없이 이어진다. 총격전부터 시작하여 카체이싱, 육박전, 체포와 고문, 협박과 총살, 그리고 암호해독을 둘러싼 지략다툼이 치열하다. 총살현장. 눈앞에서 세 명이 잇달아 즉결처분 당한다. 네 번째 남자, “살려만 주시면....”이다. 두려움, 공포, 좌절감 등이 넘쳐난다. 그런 와중에 목숨을 초개같이 버리는 애국지사가 있는 것이다. (우리 영화 <암살>과 <밀정>처럼) 공산당 특수공작조도, 하얼빈의 특무기관원들도 모두 한국관객에게는 낯선 얼굴이지만 장예모 감독의 치밀한 계산 아래 시계 톱니바늘처럼 정확하게 맡은 임무를 수행한다. 장예모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전쟁, 역사, 첩보전이라는 거대담론 속에 두려움, 사랑, 희망, 희생 등 인간의 이야기를 잊지 않는다. 

이 영화는 2012년 중국에서 방송된 40부작 드라마 <현애>(懸崖)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드라마 <현애>에서는 (괴뢰 만주국)의 하얼빈 특무대에 잠입한 저우이(周乙)의 활약이 담겼었다. 영화 <공작조:현애지상>에서는 그 저우이가 ‘우투라’작전을 위해 잠입하는 공산특공대를 목숨 걸고 돕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우트라’는 러시아말로 새벽, 여명을 뜻한다. 새 날의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특공임무대원이 유명을 달리했을까. 중국 공산당 이야기이다. 

공작조 현애지상

여하튼 이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열리는 제15회 아시안필름어워즈에서 남우조연상,여우조연상,편집상,촬영상,의상디자인상, 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음악상 후보에 오른 조영욱은 <접속>, <공동경비구역 JSA>, <올드보이>, <신세계> 등을 담당했던 한국의 음악감독이다.

▶원제: 懸崖之上,Cliff Walkers ▶감독:장예모 ▶출연: 장역(장이), 우화위(위허웨이), 진해로(친하이루), 주야원(주아문), 류하오춘추(류호존), 니다훙(예대홍) ▶2021년 9월 16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리뷰] 공작조:현애지상, 장예모의 항일 첩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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