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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가모라의 슬픈 기억, 로켓의 아픈 과거”
‘슈퍼맨’과 ‘배트맨’만이 존재하던 슈퍼히어로 마켓에 ‘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이 한동안 완전 장악하더니 어느 날 우주 공간의 이상한 것들만 잔뜩 끌어 모아서는 거창하게 ‘우주 보호자’라고 자처하고 나선 작품이 있다. 제임스 건 감독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Guardians of the Galaxy)이다. 말하는 너구리(라쿤)와 “아임 그루트”라는 말밖에 못하는 나무뭉치라니. 놀랍게도 1편(2014년), 2편(2017)이 차례로 박스오피스에서 대박 흥행기록을 세운다. 그리고, 코로나가 물러가고, 마블이 몇 차례 죽을 쑤더니 드디어 다시 한 번 놀라운 존재들의 집합체인 ‘가오갤’의 마블러스한 ‘우주보호자’의 파워를 보여줄 요량이다. (‘가오갤2’이후 지구 시간으로 6년이 흐른 뒤) ‘Knowhere..
2023.07.23 -
[그녀의 묻혀진 이야기] 대만 백색테러 시기, 녹도의 비극 (주미령 감독)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중화권 영화는 이런저런 이유로 극장에서 제때에 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부산이나 전주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에서나 화제의 작품을 겨우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기간에 소개된 도 그런 작품 중 하나이다. 주미령(周美玲, 쩌우메이링=제로 츄) 감독의 2022년 영화이다. 국내에 소개되는 대만영화는 몇 가지 경향성이 있다. 청춘멜로드라마이거나 LGBTQ 영화, 아니면 그들의 슬픈 현대사가 응축된 작품이다. 한국영화팬에겐 양조위의 슬픈 눈빛으로만 이미지가 남아 있는 를 비롯하여 넷플릭스 드라마로도 소개된 이 그런 역사물이다. 에는 어떤 슬픈 대만 현대사가 숨어있을까. 의 대만 원제목은 ‘류마구15호’(流麻溝十五號)이다. 대만 섬 동쪽 앞바다의 작은 섬 녹도(綠島)의 한..
2023.07.23 -
[리턴 투 서울] 내 마음의 안식처는 어디인가 (데이비 추 감독, 2022)
태어나자마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해외로 입양 간 아이의 운명에 관한 이야기는 많다. TV 아침교양 프로그램에서, 사회고발 시사프로그램에서, 애니메이션에서, 절망적인 영화로도 만나봤다. 이런 해외 입양아의 처연한 모습은 한국전쟁 이후 대규모로 발생한 전쟁고아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개발시대에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갓난아기는 버려지거나 고아원을 거쳐 해외로 나간다. 그렇게 떠나간 한국출신의 해외입양아의 수가 20만을 뛰어넘는다고. ‘고아수출’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써야 했다. 거기까지이다. 각자의 사연이 있으니. 오늘(3일) 개봉하는 프랑스 영화 은 그렇게 떠난 한국입양아에 관한 이야기이다. 전쟁고아는 아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씩씩한 프레디(박지민)의 모습이 보인다. 프랑스인이다. 2주의 휴..
2023.07.23 -
[자전거 도둑] 살아남아라, 훔쳐서라도!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1948)
75년 전 영화가 한국 극장에서 개봉된다. 이탈리아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1948년 작품 이다. 파시스트 무솔리니의 이탈리아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국이 된 뒤 이탈리아의 모습은 짐작 가능할 것이다. 전쟁은 모든 국민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다. 당장 생계가 급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영화 은 냉혹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전쟁이 막 끝난 뒤. 로마의 발 멜라이나(Val Melaina)에 사는 안토니오(람베르토 마지오라니)는 아내 마리아(리아넬라 카렐), 아들 브루노(엔조 스타이올라), 그리고 갓난 아이를 부양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일자리를 찾고 있다. 겨우 일자리를 하나 구했는데 자전거가 꼭 필요하단다. 결국 아내는 침대시트를 전당포에 맡기고 예전에 저당잡힌 자전거를 찾아온다. ..
2023.07.23 -
[드림] “사람은 꼿꼿해야 해요. 그게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봐요” (이병헌 감독)
과 의 흥행감독 이병헌 감독의 신작 은 장항준 감독의 처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포츠영화이며, 보는 사람에게 재미와 감동, 혹은 삶에 대한 용기를 북돋아준다는 공통점이 있을 것이다. 를 보기 전에는 부산의 한 고등학교 농구부가 그런 경기를 펼쳤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었을 것이다. 이 영화 도 비슷하다. 2010년에 노숙자(홈리즈) 월드컵 경기가 있었고, 한국의 홈리스팀이 출전했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그 경기를 모티브로, 박서준과 아이유라는 스타캐스팅으로 영화가 만들어졌다. 과연 보다 강한 울림과 보다 더 높은 스코어를 안겨줄까. 영화은 축구선수 윤홍대(박서준)의 몰락과 함께 시작된다. 그라운드를 열심히 누벼야할 그가 같은 팀 에이스(강하늘 특별출연!)와 경쟁하는 어이없는 플레이를 펼치고, 가..
2023.07.23 -
[라이스보이 슬립스] “하얀 쌀밥, 빨간 김치, 까만 김, 그리고 마더랜드”
윤여정에게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안긴 정이삭 감독의가 공개되었을 때 가장 놀란 사람은 아마도 캐나다에서 작품을 준비 중이던 앤소니 심 감독이었을 것 같다. 는 1980년대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인의 피’에 대한 이야기라면 그가 준비 중이던 작품은 캐나다로 떠난 ‘한국인의 수구초심’에 관한 영화였으니 말이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소개된 그 영화 (원제:Riceboy Sleeps)가 오늘 개봉된다. 영화는 내레이션으로 시작된다. (혹시 요즘 보신 분 있을지 모르겠지만) TV방송 시작과 끝에 나오는 ‘애국가’에서 보았을 것 같은 장엄한 한국의 산하가 보이며 주인공 ‘소영’의 짧은 인생사가 소개된다. 1960년 어느 겨울,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소영은 열심히 살았고, 한 남자를 사랑했고, 아이를 ..
2023.07.23 -
[물안에서] 홍상수의 최신 실험 "300만원과 명예”
홍상수 감독의 29번째 장편영화가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이번 작품의 러닝타임은 61분이다. 그동안 홍상수 감독 영화를 꾸준히 따로잡은 씨네필이라면 이번 작품에서도 ‘홍상수월드’의 동일한 감흥을 얻게 될 것이다. 홍상수 감독은 영화라는 미명 아래 자기 이야기(로 의심되는 에피소드)를 끊임없이 스크린에 영사시킨다. 의욕상실의 남자가 나오고, 자의식 과잉의 여자가 나온다. 찌질한 아저씨가 인사동에서 막걸리를 마실 것이며, 다음 골목길에서 만난 외국인과 예정에 없는 산책을 하고, 초록색 병(소주)을 나눠 마실 것이다. 남자는 끊임없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여자는 바르게 살기의 힘듬을 말할 것이다. 술판의 끝에서는 개똥철학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제작실장이 영화에 등장하여, “우리 이야기에 ..
2023.07.23 -
[스즈메의 문단속] “스즈메,너의 임무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
지금부터 12년 전, 일본열도의 동쪽 바다에서 커다란 해일(츠나미)이 몰려온다. 311 도호쿠(東北)대지진이라고 불리는 자연재난이었다. 그 때 지진은 일대 해안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었고, 후쿠시마의 원자력발전소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사건이 크면, 사람을 잊을 때가 있다. 그때 그곳이 삶의 터전이었던 사람들은 아침이면 “학교 다녀오겠습니다.”하거나 “여보 출근할게요”하고 집을 나섰을 그 사람들 말이다. 여기에 그 사람들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가 있다. 과 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 (원제:すずめの戸締まり)이다. ‘스즈메’는 극중 주인공의 이름이다. '문단속'이라니?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이미지였다. 영화가 시작되면 꿈속의 장면을 만나게 된다. 어린 소녀 하나가 폐허가 된 ..
2023.07.22 -
[똑똑똑] “종말의 지연, 무명의 희생” (M.나이트 샤말란 감독,2023)
인도에서 태어나 갓난아기 때 미국 필라델피아로 건너온 M.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영화를 보는 사람은 당연히 무언가를 기대한다. ‘엄청난 대반전’ 혹은 ‘깜짝 감동스토리’를. 은 그런 샤말란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개봉된 영화이다. 예상대로 미국 극장가를 한동안 지배하던 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2월 첫 째주) 어떤 대반전이, 어떤 인류애적 감동을 전해줄지 기대를 갖게 한다. 먼저 제목, ‘똑똑똑’은 운명의 노크 소리이다. 그 문을 열어야할지, 말아야할지 인류적 운명이 달려있다!영화가 시작되면 숲속의 작은 오두막집이 보이고, 어린 웬(크리스틴 쿠이)이 들판에서 메뚜기를 잡아 유리병에 담는다. 그런데 멀리서 한 낯선 인물이 다가온다. 거구의 남자, 레너드(데이브 바티스타)이다. 이어 몇 명이 더 나타난다..
2023.07.22 -
[어떤 영웅] 테헤란의 명예전쟁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2021)
이란 영화 한 편이 극장에서 개봉된다. 와 으로 아카데미외국어영화상(국제장편영화상)을 두 차례 받은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2021년 작품 이다. 아쉬가르 감독은 베를린과 깐에서도 상을 받았었다. 은 2021년 칸 영화제에서 핀란드영화인 ‘6번 칸’과 함께 공동으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이란 영화는 어떤 경향성이 있다. ‘저예산+서민+아동+휴머니즘’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적어도 우리나라에까지 소개되는 이란영화라면 말이다. 이번 작품은 어떨까. 이 영화를 통해 이란의 사법시스템, 특히 교도소의 재소자 관리가 어떻게 이뤄지는 엿볼 수 있다. 라힘 솔타니는 이틀간의 귀휴(교도소에서 며칠 가석방되어 집에 다녀오는 것)동안 정신없이 뛰어다닌다. 처남인 바람(Bahram)에게 15만 토만의 빚이 있었는데 ..
2023.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