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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둑] 살아남아라, 훔쳐서라도!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1948)

유럽영화리뷰

by 내이름은★박재환 2023. 7. 2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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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둑


75년 전 영화가 한국 극장에서 개봉된다. 이탈리아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1948년 작품 <자전거 도둑>이다. 파시스트 무솔리니의 이탈리아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국이 된 뒤 이탈리아의 모습은 짐작 가능할 것이다. 전쟁은 모든 국민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다. 당장 생계가 급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영화 <자전거 도둑>은 냉혹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전쟁이 막 끝난 뒤. 로마의 발 멜라이나(Val Melaina)에 사는 안토니오(람베르토 마지오라니)는 아내 마리아(리아넬라 카렐), 아들 브루노(엔조 스타이올라), 그리고 갓난 아이를 부양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일자리를 찾고 있다. 겨우 일자리를 하나 구했는데 자전거가 꼭 필요하단다. 결국 아내는 침대시트를 전당포에 맡기고 예전에 저당잡힌 자전거를 찾아온다.  안토니오가 맡은 일거리는 시청에서 준 전단지를 벽에 붙이는 일.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아다니며 영화 포스터를 붙인다. 그런데 잠시 한 눈을 파는 사이 자전거를 도난 당한다. 일자리를 잃게 된 안토니오는 아들과 함께 하루 종일, 자전거를 찾아, 훔쳐간 놈을 잡기 위해 거리를 헤맨다. 친구의 도움을 받아 비토리오 광장과 포르타 포르테제 시장을 뒤지던 중 결국 훔쳐간 청년을 발견하지만, 동네 사람들은 모두 '자전거도둑' 편을 들고 안토니오를 위협한다. 실의에 빠진 안토니오는 축구경기장을 지나치다가 자전거가 세워진 것을 보고는 무작정 훔쳐 달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곧 사람들에게 뒤쫓겨 경찰에 넘겨질 위기에 처한다. 그런데, 자전거주인은 아버지에게 매달리는 어린 브루노를 보고는 풀어주라고 말한다. 아버지와 아들은, 눈물을 참으며, 두 손을 꼭 쥐고는 군중 속으로 사라진다. 

자전거 도둑


이 영화는 1948년 11월 24일 이탈리아에서 개봉되었단다. 전후 실의와 좌절에 빠진, 궁핍과 절망에 허덕이는 이탈리아의 모습을 ‘네오 리얼리즘’으로 보여주는 걸작이다. 

한 가족의 생계가 달린 자전거를 훔친 청년은 분명 나쁜 사람, 사회질서의 교란자일 것이다. 그런데, 크게 보면 이들은 모두 시대의 희생자임이 분명하다. 전쟁의 희생자이며, 전후 혼란기에 따르는 부패한 사회의 희생자이다. ‘자전거도둑’을 감싸는 이웃들의 모습은 그런 비극의 연장이다. 영화 제목은 ‘자전거 도둑’(The Bicycle Thief)으로 오랫동안 알려졌는데 이탈리어 원제는 ‘Ladri di biciclette’(자전거 도둑들)로 복수형이란다. 제목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 영화에서는 전후 어려운 시절이지만 그나마 잘 먹고 잘 사는 부류를 보여준다. ‘레스토랑’에서 마주치는 유한계급들, 그리고 브루노를 음탕하게 바라보는 소아성애자의 모습도 놓칠 수 없는 당대의 그림자이다.

영화는 이탈리아 작가 루이지 바르톨리니(Luigi Bartolini)의 ‘자전거 도둑’ 등 몇몇 작품을 엮어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원작자는 자신의 작품이 오도되었다며 영화에 대해 비판적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전후 힘든 시기에 이탈리아인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고 해서 이 영화가 환영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당대에 아카데미 특별상(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하여 오랫동안 영화 평론계, 저널들로부터 ‘영화역사상 최고의 작품’으로 상찬 받아왔다.

자전거 도둑


 이 위대한 흑백영화는 공개 70주년을 기념하여 이탈리아 볼로냐 시네마테크 재단(Fondazione di Cineteca di Bologna)에서 4K, 디지털로 복원했다. 물론, 시대의 아픔과 세월의 무상함은 4K 디지털버전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쓸쓸하기 그지없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데시카 감독이 가장 좋아했다는 찰리 채플린에 대한 오마주이다. 이 영화에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아버지가 처음 일을 나가던 날 아침, 아들 브루노가 열심히 자전거를 닦고, 어린 동생(갓난아기)을 위해 창문을 닫는 장면이다. 이탈리아는 그렇게 1948년을 보낸 것이다.

▶자전거 도둑 (The Bicycle Thief/Ladri di biciclette) ▶감독: 비토리오 데 시카 ▶출연: 람베르토 마지오라니, 엔초 스타이올라, 리아넬라 카렐 ▶개봉:2023년 4월 26일/ 89분

 

[리뷰] ‘자전거 도둑’ 살아남아라, 훔쳐서라도!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1948)

자전거 도둑75년 전 영화가 한국 극장에서 개봉된다. 이탈리아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1948년 작품 이다. 파시스트 무솔리니의 이탈리아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국이 된 뒤 이탈리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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