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화려한 날은 가고... (엘리아 카잔 감독 A Streetcar Named Desire 1951)

2019. 9. 4. 11:46미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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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환 2003.2.28.) 내가 처음 본 연극은 대학 연극반이 공연했던 테네시 윌리엄스 원작의 <유리 동물원>이었다. 1945년 불황의 그늘이 두텁게 드리워진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싸구려아파트를 배경으로, 이루지 못하는 꿈을 안고 가혹한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 군상을 잔인하게 그려내었던 작품이다. 현대 미국문학, 그 중에서 특히 희곡에 있어 찬란한 업적을 남긴 테네시 윌리엄스는 작품 발표와 동시에 영화 쪽에서도 각광을 받았다. 그의 작품 중 <뜨거운 양철 지붕위의 고양이><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영화로도 격찬을 받았다. 그럼,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 대해.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1947년에 처음 무대에서 공연되었고 곧바로 엘리아 카잔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다. 연약한 남부여인 블랑쉬 역으로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히로인 비비안 리가 맡았고, 마초 성격의 폴란드계 남자 스탠리 코왈스키 역은 말론 브란도가 맡았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강인한 남부여인 역을 해낸 비비안 리의 캐스팅은 적격이었지만 스탠리 역은 다소 의외였다. 말론 브란도는 바로 그 전 해에 <>이라는 전쟁영화에 출연했을 뿐인 신인 중의 신인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는 이 브로드웨이의 묵직한 드라마를 스크린에 안착시킨다. 

영화는 미국 남부 항구도시 뉴올리언즈의 퇴락한 주택가를 배경으로 한다. 낡아 빠진, 그리고 먹고 살기에 바빠 문화나 교양과는 담 쌓고 사는 사람뿐인 이 동네에 우아하고, 고상한 스타일의 한 여자가 흘러들어온다. 블랑쉬이다. 이 도시의 전철에는 특이한 이름이 붙어있다. 블랑쉬는 우선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서는 '묘지'라는 이름의 전차로 갈아탄다. 그리곤 '천국'에서 하차한다. 그녀가 찾아간 집은 오래 전에 자신의 곁을 떠난 여동생 스텔라의 집. 스텔라의 남편 스탠리 코왈스키(말론 브란도)는 거칠기 짝이 없는 '남자'. 첫 만남에서부터 블랑쉬와 스탠리 사이에는 적개심에 가까운 전선이 형성된다. 좁은 아파트, 힘든 삶. 그 곳에 갑자기 추가된 '블랑쉬'의 삶은 피곤한 사람들의 신경 세포를 더욱더 자극할 뿐이다. 스탠리는 자신의 아내 스텔라가 물러 받았을 수도 있는 집안 재산에 더 관심이 많아 '블랑쉬'가 그 재산을 숨겨두었든지, 아니면 다 탕진하고 이까지 굴러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블랑쉬는 부유하고, 호화롭던 귀족적 남부생활을 이전에 다 잃어버렸고 삶에 지쳐, 돈에 쪼들린 상태에서 여기까지 온 것이었다. 현실이 아무리 각박해도 블랑쉬는 남부 여인의 우아함과 고상함을 잃지 않으려고 '절망적으로' 매달린다. 이러한 현실과의 괴리는 자신을 더욱더 비참하게 만든다.  

블랑쉬의 마음의 안식처가 될지도 모를 남자가 바로 스탠리의 동료 '미치'. 하지만 스탠리에 의해 블랑쉬의 숨겨둔 과거가 벗겨진다. 블랑쉬의 추락은 가난과 함께 아름답지 못한 행실(매춘에 가까운)로 점철된 어둠의 시간이 있었던 것이다. 거의 신경질적으로 자신의 우아함, 고상함, 그리고 무엇보다 갈가리 찢긴 자존심을 지키려는 블랑쉬는 어느날 밤 스탠리에 의해 잔인하게 무너진다. 그리곤 정말로 완전히 미쳐버리고 의사에 의해 집밖으로 끌려간다. 정신병원으로.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에 등장하는 인물은 남부의 영광을 잊지 못하는, 하지만 잊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 내던져진 채, 비참해질 대로 비참해지고 결국은 파멸에 이르고 마는 극단의 드라마를 펼친다. 스탠리라는 야만적인, 세속적인 - 하지만 말론 브란도에 의해 '뜻밖에도' 남성적인 섹시함까지 더해 진다 - 남자에 의해 블랑쉬는 땅끝까지 파멸하고 만다. 

블랑쉬는 고상하게 자랄 수도 있었을 테지만 그것은 이미 흘러간 옛날의 송가일 뿐인 것이다. 그런 과거지사에 연연하며 싸구려 의상과 가짜 보석에 허영과 눈물을 섞는 블랑쉬. 이 영화는 브로드웨이 정통연극 출신답게 연기자들의 탁월한 연기가 돋보인다. 말론 브란도나 비비안 리는 최상의 물오른 연기를 보여주었고, 스탠리의 친구 미치 역의 칼 말덴과 스텔라의 동생 스텔라 역을 맡은 킴 헌터의 연기도 최상급이었다. 

이 영화는 1952년 아카데미에서 여우주연(비비안 리), 여우조연(킴 헌터), 남우조연(칼 말덴) 등 연기상을 휩쓸었다. 아쉽게도 당시 '신인' 말론 브란도는 남우주연상 후보에까지 올랐지만 수상은 <아프리카의 여왕>의 험프리 보가트에게 돌아갔다. 역시 작품상은 <미국의 아메리카인>, 감독상은 <젊은이의 양지>의 죠지 스티븐슨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아카데미 상의 향배와는 상관없이 이 영화는 헐리우드가 만들어낸 가장 드라마틱한, 배우들의 연기가 살아있고 감독의 연출열정이 충만한 최상급 영화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박재환 2003/2/28)

 

A Streetcar Named Desire (1951 film) - Wikipedia

1951 drama film by Elia Kazan For other uses, see A Streetcar Named Desire (disambiguation). A Streetcar Named Desire is a 1951 American drama film, adapted from Tennessee Williams's Pulitzer Prize-winning 1947 play of the same name. It tells the story 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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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nnessee Williams - Wikipedia

Thomas Lanier Williams III (March 26, 1911 – February 25, 1983), known by his pen name Tennessee Williams, was an American playwright. Along with contemporaries Eugene O'Neill and Arthur Miller, he is considered among the three foremost playwrights of 20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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