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환 2002.9.16.) <천왕지왕>은 오래 전에 리뷰를 썼었다. 나 스스로가 영화만큼이나 부실한 리뷰에 적잖이 실망했다. 그래서 다시 쓴다. 하필 지난주에 이 영화는 국내에 DVD로 출시되었다. 주성치 팬이라면 참고하시길.(표준어 더빙과 함께 주성치의 광동어 버전도 감상할 수 있으니.. 더빙에 불만이 많은 팬에게는 더없이 기쁜 선물일 듯!!!)
이 영화는 1999년 여름에 홍콩에서 촬영되었다. 서기 이후 몇몇 대만 여배우들이 왕정 집단에 의해 홍콩으로 스카웃되었다. 그 중에 한 명이 바로 '임희뢰'이다. (서기도 그러하지만 웹서핑 잘하는 사람이라면 임희뢰의 세미 누드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홍콩영화가 마지막 불꽃을 태우던 그 시절 왕정은 당시 최고의 카드 '주성치'의 뒤를 이을 톱스타를 키우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고 마침내 장가휘(양가휘가 아니고, 양조위도 아니고, 더더군다나 왕가위도 아니다!)를 캐스팅하여 주성치와 함께 폭소탄을 만들었다. (별로 웃기진 않는다)
콧수염 기른 뚱보 사깃꾼 '패러디'로 나온 사람이 바로 이 영화의 감독이자, 홍콩영화의 기둥인 왕정이다. 그는 많은 영화에서 심심찮게 연기자로 모습을 드러낸다. 이 영화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온갖 못된 짓을 다하며 부를 축적하는 악질이다. 보통 그가 하는 범죄행위는 홍콩 옐로우페이퍼에 자주 날만한 것들이다. 도박과 경마는 흔하고, 홍콩 금융계, 상업계 거물인사들의 정사장면을 몰래 찍어 돈을 뜯어내는 수법까지. 홍콩에서는 실제 이런 일이 있었다. 이른바 섹스비디오인데 여자와 놀아나는 게 아니라 강제로 마약을 맞고 남자와 정사를 펼치는 끔찍한 일! 이런 '사건과 실화'스타일의 이야기가 왕정감독의 영화 창작 정신을 북돋워 이런 영화를 후다닥 만들어낸 것이다.
홍콩 경찰이 이런 천하악질의 범죄현장을 잡아내기 위해서 장가휘를 특파한다. 장가휘의 애인 관수미, 관수미의 오빠 주성치, 주성치의 아내 오군여.. 이렇게 소란스럽고 혼란스런 등장인물이 관객의 혼을 쏙 빼놓기 위해 온갖 소동을 다 벌인다. 그 와중에 '패러디'의 심복 '임희뢰'가 장가휘와 관수미 사이에 끼어 애정전선에 방해책동을 펼친다. 결국 장가휘와 주성치는 5억달러 판돈을 걸고 왕정과 카드게임을 펼치고 돈과 함께 왕정을 체포한다.
이 영화는 99년 10월 <시네21 222호> 71페이지에 '곧 개봉'이라는 한 페이지 광고가 났었고 곧바로 비디오로 출시된 영화였다.
장가휘는 89년 쯤에 연예계에 진출했는데 홍콩 스타들이 다 그러하듯이 노래 부르고, 영화 찍고, TV드라마에도 나온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그가 연예계 진출하기 전에 5년 정도 홍콩 경찰로 일했다고 한다. 흥미롭다. --; (박재환 200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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