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천맥전기] 와호장룡의 탈을 쓴 인디애너 존스... 같은 영화

2008. 4. 13. 22:06홍콩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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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안 감독이 만든 [와호장룡]은 2001년도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최우수외국어영화상과 함께, 포덕회(피터 파우)가 촬영상을, 중국 음악가인 탄둔이 음악상을, 홍콩의 베테랑 영화스텝인 엽금침(葉錦添)이 미술상 등 네 개의 상을 받았다. 이 영화의 全지구적 성공 이후 양자경은 포덕희를 감독으로 내세운 또 한편의 무협영화를 내놓았다. [천맥전기], 영어제목은 [터치](Touch)이다. 양자경의 연인으로 잘 알려진 종재사(鍾再思=토마스 청)가 제작을 맡은 이 영화는 제작기간 내내 화제를 불러모았다. 애초부터 해외시장을 겨냥하여 영어로 제작된 이 영화는 [와호장룡]을 뛰어넘는 장대한 드라마로 영화 팬의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말이다.


어찌 보면 [천맥전기]는 [와호장룡]의 아류작, 혹은 그 영화의 인지도를 등에 업은 전형적인 홍콩식 싸구려 기획영화로 매도될 소지가 있는 영화였다. 그러나, 이 영화의 제작과정을 살펴보면 마치 심형래의 영화제작일지만큼이나 눈물겨운 과정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젠 엑스캅],[심동] 등의 영화의 제작을 맡았던 종재사는 2000년 들어 자신의 영화사를 통해 새로운 차원의 영화를 만들 계획을 세운다. 당시 종재사는 양자경과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애서 'Cirque du Solei'의 < O>공연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영화에서 이와 유사한 곡예단 공연장면이 포함된 것은 우연히 아닌 셈.

종재사와 양자경이 뜻을 모은 것은 당시 악화일로를 걷던 홍콩 영화시장을 타파할 수 있는 국제적 시각의 영화를 내놓자는 것이었다. 당시 환아미디어(Media Asia)의 이사였던 종재사는 이 영화의 제작을 놓고 도박을 한다. 환아를 그만 두고 자신의 영화사 浩瀚영화공사(Han Entertainment)를 창립하여 [천맥전기]를 직접 제작하기로 한 것이다. 일반 영화관객들은 인식하기 어렵지만 실제 영화제작이란 것이 겉으로 보이는 스타들의 캐스팅 전쟁만큼 그 이면에는 제작비를 끌어들이기 위한 피 말리는 돈과의 전쟁이 존재한다. 종재사는 홍콩,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의 미라맥스를 끌어들이며 제작비를 조달하기 시작했다. 알려지기로 이 영화는 거의 1억 HK$(15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되었다고 한다.

종재사와 양자경은 모든 영화의 기본은 '좋은 각본'에 있다고 여기고 시나리오 개발에 엄청난 공을 들인다. 우선 Julien Carbon과 Laurent Courtiaud 두 사람을 영입하여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간다. 홍콩영화에 웬 서구인? 그런데 이 두 사람의 이력이 이채롭다. 이들의 아내가 각각 중국사람, 일본사람으로 알려진 만큼 이들의 아시아에 대한 애정은 깊다(!) 이 두 사람은 무엇보다도 1960년대 홍콩 쇼 브라더스가 제작한 고전 액션영화부터 홍콩영화를 두루 탐닉한 아시아영화 애호가였다. [킬 빌]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말고도 홍콩 영화에 관심을 가진 서구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들 콤비는 두기봉 감독의 [암전]의 시나리오 작업을 했던 인물이다. IMDB자료에 따르면 줄리안 카본은 왕가위 감독의[화양연화]에 엑스트라로 잠깐 출연한다고도 한다. 이들 두 사람의 손에서 무려 여덟 차례나 가는 시나리오 작업이 진행되었고, [로닌]을 쓴 J.D. Zeik이 마지막 윤색작업을 하였다. 홍콩영화치고는 굉장히 공을 들인 시나리오인 셈.

이와 함께, 종재사와 양자경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은 누구에게 감독을 맡기느냐는 것이었다. 우선은 종재사가 UFO시절부터 유심히 지켜본 이지의(李志毅) 감독이 초반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시나리오 수정작업과정에서 작품에 대한 의견 차이로 중간에 물러난다. (미국영화에선 가끔 보게 되는 경우이지만 홍콩에선 거의 보기 힘든 케이스이다) 그리고, 대신 접촉한 인물이 [와호장룡]의 촬영을 맡았던 포덕희. 이때는 아직 아카데미상 후보조차 발표되지 않은 상태였다. 포덕희는 종재사와 양자경의 기획에 기꺼이 동참한다.

종재사는 당초 이 영화의 배경으로 모로코와 베니스를 염두에 두었다. 그러나 제작비용이 너무 든다는 이유로 중국 로케로 계획을 변경한다. 종재사와 감독, 제작진은 중국의 티벳, 돈황, 상하이 등을 돌아다니며 촬영지를 물색하고 중국에 촬영허가를 신청한다. 영화 속에서 상하이는 청도로 변경된다.

이런 과정을 거친 [천맥전기]는 홍콩판 [와호장룡]이 아니라, 중국판(홍콩판) [인디애너 존스]가 된다.

청도에서 공중줄타기 묘기를 선보이는 곡예사 백언비(양자경)와 동(장탁남張卓楠)은 남매. 이들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 밑에서 중국전통 곡예 기술을 배워왔다.이들과 함께 곡예를 배웠던 에릭이 어느날 '돈황의 심장'이라는 골동품을 가져온다. 에릭이 유물전문털이범 칼(리처드 록스보우)에게서 훔쳐온 것이다. '돈황의 심장'은 1,300년 전 현장법사의 사리가 안치된 비밀 동굴로 들어가는 비밀이 숨겨져 있는 보물 중의 보물. 백언비와 에릭은 이 '돈황의 심장'을 가지고 돈황으로 떠난다. 흉악한 칼은 백언비의 남동생 '동'을 인질로 잡고 그 뒤를 쫓는다.

스필버그 감독의 [레이더스]에서 인디애너 존스 박사(해리슨 포드)가 찾아 헤매는 것은 모세가 헤론 산에서 조각 내었다는 십계명을 새겨놓은 돌 조각을 수습해놓은 성궤이다. [천맥전기]에 등장하는 유물은 7세기 당나라의 현장법사의 사리이다. 사리(舍利)란 범어 사리라(Sarira)의 음역으로서 고명한 스님들이 열반에 든 후 화장하면 남는 유골(뼛조각)이다. (과학적으로는 일반인에게도 이처럼 화장 과정에서 완전히 연소하지 못한 뼛가루가 생긴다) 가장 유명한 것은 물론 부처님의 진신사리.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慈藏) 율사가 당나라에서 부처님의 사리를 일부 가져와서 양산 통도사 등 5곳에 분산시켰다고 한다. 현장법사는 7세기 당나라의 고승으로 17년 간에 걸친 인도 여행을 하고 돌아와 수천 종의 불경을 번역·간행하고 자신의 여행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낸 스님이다.

  이 영화에서는 돈황으로 가는 황량한 사막 풍경과 함께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티벳의 포랄라 궁과 같은 장엄한 광경을 엿볼 수 있다.  제작비가 굉장히 많이 든 영화이지만 CG장면이 그다지 드라마틱하지 않다는 결점을 보인다. 또한 힘들게 획득한 사리를 티벳 승려에게 돌려주는 과정이 '정치적'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터치]는 2002년 10월, 서울에서 열린 47회 아태영화제에서 관계자(영화제 심사위원)에게 공개된 적이 있다.(박재환 2004/1/7)

 

 

 

The Touch (2002 film) - Wikipedia

The Touch (Chinese: 天脈傳奇; pinyin: Tiān Mài Chuánqí; literally: The Legend of the Heavenly Pulse or The Legend of the Heavenly Mountain Range) is a 2002 Hong Kong action/adventure martial arts film directed by Crouching Tiger Hidden Dragon cinematographer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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