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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의 황후] 강산도, 왕위도 싫다

홍콩영화리뷰

by 내이름은★박재환 2008. 4. 1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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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by 박재환 2008-4-14] [삼국지 용의 부활]에 이어 홍콩 액션 영화가 한편 더 개봉되었다. [연(戀)의 황후]라는 다소 ‘일본’스러운 제목으로 소개된 이 영화의 원제는 [강산미인]이다. [강산미인]은 중국인(특히 홍콩사람)에게는 우리나라 ‘성춘향’만큼이나 유명한 이야기이다. 1959년 쇼 브러더스의 이한상 감독의 [강산미인]은 명나라 황제가 민간으로 ‘마실나갔다’가 한 아가씨에게 반해 하룻밤 자고는 환궁하면서 펼쳐지는 비극적 로맨스이다. 이 이야기는 여러 차례 영상으로 옮겨졌다. 경요의 <황제의 딸>도 그렇고 왕가위가 제작을 맡고 유진위가 감독을 맡은 영화 [천하무쌍]도 바로 이 스토리를 따온 것이다. 그런데 [천녀유혼]과 [동방불패]의 정소동 감독이 만든 [강산미인]은 그런 스토리라인에서 많이 벗어난다. 아니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명나라 시절 이야기도 아니다. 그럼 정확히 어느 때?

  최근 쏟아져 나온 중국 역사물은 네티즌들의 고증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삼국지 용의 부활>에서 언급했듯이) “화약이 등장하는 것은 훨씬 후대이다”라거나 “무사들의 복장들이 왜색이다” 같은 지적까지 등장할 정도로 꼼꼼하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 [연의 황후] 제작진은 총명하다. 정확한 시대적 배경을 탈색시켜버렸다. 단지 ‘조’나 ‘연’이라는 이름 때문에 ‘전국시대’ 말기 정도임을 생각하게 한다. (2,000년 전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꼭 그 시대의, 그 조대(朝代)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우리나라 극장에서는 굳이 ‘BC 220년...’하는 자막을 만들어 집어넣었다. 왜 그랬을까?

연비아와 모용설후, 그리고 전설의 무사  
  조나라와 연나라가 대치하고 있다. 연나라 왕이 화살에 맞는 부상을 입는다. 왕은 긴급한 전장터에서 군 지휘권을 대장군 모용설후(견자단)에게 넘긴다. 그리고 공주에게는 애매한 말을 남긴다. “飛燕刃를 대장군에게 넘길 것이다. 연의 강산을 지켜주기 바란다. 너와 함께.....”  전쟁터에서 약통을 들고 다니는 공주 연비아(진혜림)는 본의 아니게 왕위 계승 전에 끼어든 셈이다. 연비아와 모용은 어릴 적부터 좋은 감정을 품고 있는 사이. 하지만 공주와 무사는 신분이 다르다. 왕위를 찬탄하려는 조카 호패(곽효동)는 왕을 암살한다. 그리곤 짧은 궁중음모국! “여자가 왕이 되는 전례는 없었사옵니다.”라는 반대편을 무마하기 위해 모용장군은 연 황후에게 스파르타식 군사훈련을 시켜 전국시대에 걸맞은 여황후를 만들겠다고 호언한다. 호패는 공주마저 암살할 음모를 꾸민다. 연 공주는 독화살에 맞지만 다행히 깊은 숲속에 은둔하고 있는 왕년의 전설적 무사 단천란(여명)에게 구조된다. 연비아는 자신의 신분에 대해서 함구하지만 단천란에게 은근히 마음이 기울게 된다. 누란지위(累卵之危)에 놓인 연나라. 연비아는 조정으로 돌아와서 다시 칼을 든다. 하지만 왕위를 이을 것인지 사랑을 찾아 떠날 것인지 고뇌한다.

2000년 전의 패미니스트
   영화는 여왕이 될 운명에 처한 여인의 갈등을 그린다. 어릴 적부터 연정을 품어온 장군(견자단)과 오래 전 자신의 왕국과 건곤일척의 대결을 벌였던 사라진 왕국의 마지막 무사(여명) 사이에서 방황하는 공주(진혜림). 나름대로 흥미로운 삼자구도이다. 영화는 쇼 브라더스의 [강산미인]은 아니지만 확실히 ‘강산’과 ‘미인’을 담보로 한 선택의 이야기를 다룬 셈이다. 그러다보니 사랑을 위해 영국 왕 자리를 포기한 에드워드 8세(윈즈 공)가 떠오른다. 진혜림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것은 중국 역사극의 한 삽화에 불과할 것이다. 애당초 무리수를 둔 설정이었으니 말이다.

   정소동은 [천녀유혼]과 [동방불패]로 유명한 감독이자 액션감독이다. 하지만 열기구를 타고 하늘을 훨훨 나는 장면에서는 다른 영화가 떠오른다. 장예모가 배우로 출연했던 [진용]과 그의 의 감독 데뷔작이었던 [생사투]. 이 영화에서는 연을 타고 하늘을 날아오르는 자객이 등장한다. 하늘을 날고 싶은 열정은 미야자키 하야오 버금간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반응을 두 가지일 듯하다. ‘유치하다’ 이거나 ‘슬프다’이다. 나에겐 주제가가 마음에 와 닿았다. 여명과 진혜림이 듀엣으로 부른 [강산미인]의 주제곡 ‘隨夢而飛’에는 <<타아타닉>>의 처연함과 <<신화>>(성룡+김희선)의 장중함이 함께 있다. (박재환 2008-4-14)


https://www.youtube.com/watch?v=Anvgn4HOa-s


陳慧琳、黎明《隨夢而飛》-- 電影《江山美人》主題曲

연의 황후 (2008)
강산미인/ 江山美人/  An Empress and The Warriors
감독: 정소동
출연: 진혜림, 견자단, 여명, 곽효동
중국개봉: 2008-3-7
위키피디아  imdb  네이버영화  mtime.com  sina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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