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환 1998.8.5.) 이 영화(비디오)의 정식제목은 <신 신조협려>(新神雕俠侶)이며, 홍콩에서의 제목은 <九一 神雕俠侶>였다. 그러니까 1991년 이 영화 만들어지기 전에 나온 ‘신조협려’가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신조협려>는 이미 (적어도) 두 차례 만들어 졌었다. 첫 번째 작품은 1960년 홍콩의 이화(李化) 감독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출연배우는 南紅, 江雪, 姜中平, 謝賢 이고, 두 번째 작품은 1982년에 만들어진 쇼브러더스 영화이다. 장철(張徹)이 감독하고 부성(傅聲), 곽추(郭追)등이 출연한다. 물론, 이후 TV드라마로 수차례 리메이크된다.
유덕화가 자신의 영화사(天幕制作有限公司/ Team Work Prodution House Ltd.)를 설립하고 만든 첫 번째 작품인 바로 <91신조협려>이다. 상당히 재미있다. 홍콩영화는 의외로 그 근원이 장구하다. 오래전 홍콩영화에 새로운 활력을 몰고 왔던 서극이 헐리우드에서 넘어와서 찍었던 초기 작품 중에 <촉산>이란 게 있다. 아마, 그런 영화들의 시행착오 끝에 <신조협려>도 가능했고, 요즘 유위강의 영화들이 만들어질수가 있었으리오. 이 영화의 주제가는 유덕화가 부른 ‘來生緣’이다.
‘91신조협려’에는 유덕화, 매염방, 섭온의(글로리아 입), 곽부성, 종진도, 류가령 등 스타들이 대거 등장한다. 원래 홍콩영화가 웬만한 대작이면 웬만한 배우들이 다 나온다는 것이 홍콩전영제일법칙이다. 하지만, 홍콩영화의 진짜 제일법칙은 사실 시대의 모호성, 혹은 보편성에 있다. 그래서 ’19**년 어디’라고 밝히지 않아도 영화 보는 데는 하등 지장이 없다. 이 영화만 해도 시대가 중세인지, 고대인지, 미래인지, 현재인지 전혀 알 수 없다. 물론 권총 나오고 감옥 나온다고 해서 현대라고 말할 순 없다. 지옥사자니, 공포천사니 하는 게 있고, 충오부인이라고 하는 화타級 여자가 나오니 말이다.
그러니 애당초 언제 어디서 있었던 일인지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주인공의 직업에 대해서도 몰라도 된다. 유덕화-종진도-매염방이 킬러로 설정되지만, 그게 레옹 같은 킬러인지, 제임스 본드 같은 국가공인 분자인지도 모호하다. 게다가 설치는 곽부성이 지옥사자인지, 악당인지도 알 수 없다. 그러니 그런 것에 대해선 일체 신경 쓰지 말기 바란다. 그냥 “야잇~ 얏!”하고 날아다니는 스타들과 번쩍이는 칼날과 모락거리는 연기 등을 쳐다보고 환호성을 지르면 되는 것이다.
영화는 매염방이 아주 오래 전에 한 놈을 잡아 가두면서 시작된다. 이에 그의 제자 곽부성이 감옥에서 스승을 빼돌린다. 스승은 자폭하면서, 제자에게 원수를 갚아 달라고 한다. 이에 곽부성은 매염방을 죽이려 나선다. 그는 터미네이터인 셈이다. 매염방을 죽이기 위해선 앞으론 뭐든지 다 할 것이다. 한편, 매염방-유덕화-종진도는 어릴 때부터 호흡을 같이한 의형제, 의남매이다. 유덕화와 종진도는 매염방을 두고 삼각관계의 연정을 키우고 있다.
어느날 들이닥친 곽부성은 매염방을 죽이는 데는 실패하고 종진도를 죽인다. 이에 매염방은 자신 때문은 유덕화의 생명도 위험하다는 것을 눈치 채고는 조용히 사라져버린다. 슬픔에 잠긴 유덕화 앞에 종진도의 어린 여동생(글로리아 입)이 나타난다. 글로리아는 유덕화를 짝사랑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연애감정이 아니라, 유덕화가 나쁜 곽부성을 무찌르고 매염방의 사랑을 차지한다는 내용이다.
홍콩 액션영화의 미덕(강점)은 적당한 스토리에 아주 볼만한 액션이 계속 된다는 것이다. 이 영화도 볼 것은 많다. 특히 상대의 몸을 통과하는 술수를 쓸 때는 홍콩 특수효과의 하나를 만끽할 수 있다. (우리나라 <은행나무침대>에서 진희경의 몸을 한석규가 통과하는 장면처럼..) 첫 장면 곽부성이 감옥에 들이닥칠 때의 눈부신 액션씬과 후반부에 줄곧 이어지는 액션 씬은 감독 원규의 천부적인 재주를 감상할 수 있다. 홍콩영화에선 이처럼 치고 박고 싸우고, 날아다니는 동적 영상이 상당히 수준이다. 할리우드가 <매트릭스>를 위해 원화평을 불려낸 게 다 이유가 있는 셈이다.
유덕화의 코믹한 연기도 볼만하다. 또한 매염방의 연기도 진짜 볼만하다. 매염방은 여기서 1인2역 연기를 한다. 천방지축 여동생역인데 무척 웃기는 연기를 한다. 글로리아 입의 풋풋한 연기도 볼 만하고. 하지만, 홍콩 영화가 다 그렇지만, 분명 3일 지나면 다 잊어버릴 내용과 영상인 것만은 사실이다. ^^ 참, 이 영화의 미술감독은 해중문이다. 나중에 <친니친니>로 감독데뷔한다.
마지막으로 눈에 번쩍 띌 정보로는 이 영화의 각본은 바로 왕가위가 맡았다는 사실이다. 단짝 유진위와 함께 말이다!!!! (박재환 1999/8/5)
[신신조협려|九一神雕俠侶,Saviour of the Soul, 1991] 감독: 원규, 여대위 주연: 유덕화, 매염방, 글로리아 입, 곽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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