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개봉영화(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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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포비아] 죽음을 희롱하는 넷월드 (홍석재 감독 Socialphobia, 2014)
(박재환 2015.3.16.) 인터넷의 폐해는 히키코모리의 양산만이 아니었다. 누구나 알몸으로 열린 세상에 내던져질 가능성이 활짝 열린 것이다. 지난 2010년, 미국의 한 대학생(테일러 클레멘티)이 친구의 장난으로 SNS에 동성애 현장이 중계된 것 때문에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 학생은 자신의 SNS로 강물에 뛰어들어 죽겠다고 유언을 남기기도. 이제는 전화를 이용한 고전적인 보이스피싱에 더불어 스마트폰을 이용한 이른바 ‘몸또’ 피해자가 생기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홍석재 감독은 불과 몇 년 사이 ‘정보의 바다’에서 어느 순간 ‘범죄의 잡탕’이 되어버린 기이한 인터넷 세상의 희한한 이야기를 스크린에 담았다. ‘소셜포비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야기한 불행과 비극, 부정적 현상을 전해준다. ‘..
2019.09.11 -
[화이트 갓] 개들의 역습 (코르넬 문드럭초 감독, White God 2014)
(박재환 2018.) 13일 밤 12시, KBS 1TV ‘독립영화관’ 시간에는 2014년 헝가리 영화 (Fehér isten/ White God)이 방송된다. 코르넬 문드럭초 감독의 이 작품은 그해 헝가리가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내세웠던 작품이다. 감독 이름도 그렇고, 출연자 조피아 프소타, 산도르 즈소테르, 릴리 모노리 등 배우들이 낯설다. 영화는 무시무시한 장면으로 시작된다. 인적이 끊긴 차도에 수십 마리, 수백 마리의 개들이 미친 듯이 내달린다. 자전거를 탄 소녀가 그 앞에 있다. 마치 미친 개떼들, 유기견의 습격 같다. 그리고 영화는 그 전 이야기를 펼친다. 13살 소녀 릴리의 엄마와 새아빠가 학회 참석차 몇 달간 집을 떠나게 되자. 릴리는 키우던 개 하겐을 데리고 아빠의 집에 잠시 가 ..
2019.08.10 -
[앙: 단팥 인생 이야기] 서울국제음식영화제 개막작 (가와세 나오미 감독 あん, An, 2015)
(박재환 2015.7.12)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수십 개의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만 알고 있었다면 놀랄 일이다. 당장 다음 주엔 부천에서 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열린다. 논리적으로 2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출품/초청된 영화가 한자리에서 상영된다면 국제영화제가 되는 셈이다. 지난 주말 서울국제음식영화제란 게 개막했다. 요즘 TV만 켜면 먹방, 요리, 맛집 관련 프로그램이 홍수를 이루고, 셰프가 스타방송인이 되는 시대이니 음식영화제가 열린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다. 제1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는 비록 나흘간의 짧은 일정이지만 31편의 영화가 한 자리에서 상영된다. 물론 먹고 맛보고 즐기고 인생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영화들이 모였다. 개막작으로는 일본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신작 ‘앙: 단팥 인..
2019.08.10 -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이 영화가 궁금해? (홍상수 감독 Right Now, Wrong Then, 2015)
(박재환 2015.8.21) 지난 주말 막을 내린 제68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경쟁부문 대상인 황금표범상과 남우주연상(정재영)을 수상한 홍상수 감독의 신작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가 9월 중으로 국내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오늘 영화사 측은 영화제에 참석했던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의 로카르노 현장 소식을 리포트형태로 공개했다. 지난 8월 5일부터 15일까지 스위스 로카르노에서 열린 제68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 참석한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는 지난 8월 12일 출국, 4박 5일간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의 상영 및 기자 회견, 시상식 등 바쁜 시간을 보냈다. 특히 홍상수 감독은 빠듯한 공식일정 속에서도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 미국웹진 ‘인디와이어’, 그리고 프랑스 영화잡지 ‘까이에 뒤 시네마’..
2019.08.10 -
[히말라야] 그 설산에 사람이 있다 (이석훈 감독 2015)
(박재환 2015.12.28) 영화 ‘히말라야’는 ‘국제시장’을 만든 JK필름 작품이다. 윤제균 감독은 감독데뷔작이었던 ‘색즉시공’부터 시작하여 장르가 무엇이었든 관객이 원하는 것을 잘 파악했고, 충무로의 제작능력 내에서, 그리고 지금 어떠한 영화가 필요한지를 절묘하게 기획하여 작품을 내놓고 있다. 대단한 능력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에 전 세계가 ‘스타워즈’에 올인할 때 승부수로 ‘히말라야’를 띄운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어서일 것이다. 이달 초 기자시사회가 끝나나자마자 나온 ‘히말라야’에 대한 평가는 그 간의 윤제균 작품에 대한 평가와 다름없었다. “과잉감성, 기획력만 돋보이는 휴머니즘 영화”라는 평가와 “실화를 바탕으로 관객의 심금을 울리는 휴머니즘 영화”라는 전혀 상반된 평가들..
2019.08.10 -
[몬스터 헌트] 중국 역대흥행 1위, 대륙의 판타지 (허성의 감독 捉妖記, Monster Hunt, 2015)
올해 들어 영화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은 할리우드 스타로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반스(어벤져스2), 톰 크루즈(미션 임파서블), 아놀드 슈왈제네거(터미네이터 제니시스) 등이다. 그런데, 중국을 찾은 할리우드 스타로는 한국을 들른 뒤 중국을 찾은 이들 외에도 크리스 프랫(쥬라기 월드), 드웨인 존슨(샌 안드레아스), 콜린 퍼스(킹스맨) 등이 있다. 웬만한 블록버스터가 개봉될 때 중국은 꼭 찾아가봐야하는 핵심마켓으로 부상한 것이다. 중국 영화시장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는 작품은 올해 중국에서 개봉된 ‘분노의 질주7’이다. 이 영화는 중국에서 24억 2,600만 위앤(4,335억 원)의 흥행수익을 올렸다. 미국(정확히는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지역) 흥행수익은 3억 5,278만 달러(4천 억..
2019.07.30 -
[베테랑] 정의가 조금 실현됐다고 봐야지~ (류승완 감독 Veteran, 2015)
(박재환 2015.8.20) 현재 절찬리에 상영 중인 ‘베테랑’을 만든 영화제작사 ‘외유내강’은 남편 류승완(감독)과 아내 강혜정 (제작사 대표)의 이름조합이다. 두 사람의 드라마틱한 연애담은 충무로에서 영화보다 더 영화적인 사건으로 곧잘 기사화된다. 극적인 효과를 좀 주자면 영화가 좋아 무작정 영화판에 뛰어든 고졸 류승완과 그 남자의 야망에 필이 꽂힌 대졸 인재 강혜정이 한국 충무로의 액션사(史)를 다시 쓴다는 것이다. 드라마의 외전이라면 고등학교까지 중퇴한 철부지 도련님 류승범 이야기까지 있고 말이다. 여하튼, 류승완 감독이 충무로에서 힘들게 조감독하며 자투리 필름으로 찍은 단편들의 결합품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영화평자들은 환호작약했다. 액션영화란 것은 마초맨들이 나와 얼..
2017.08.20 -
암살 (최동훈 감독, 2015)
[리뷰] 암살, 터지지 않은 수류탄 [박재환 2015-08-02] 최동훈 감독의 신작 ‘암살’에서 조국 독립의 그날을 위해 초개같이 목숨을 던진 독립투사 가운데 조진웅이 연기하는 속사포는 암살의 현장에서 왜놈의 총탄에 벌집이 되어 쓰러진다. 그는 마지막으로 일본군의 앞잡이 노릇을 한 이정재에게 수류탄을 던진다. 수류탄은 곧 터질 듯 분위기를 잡더니 이내 푸시시 연기만 내뿜으며 불발탄이 되고 만다. 이 영화를 보며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의 하나이다. 그렇게 1933년 일제처단의 현장은 중단되고 말았다. 영화 ‘암살’은 이미 ‘타짜’(06년, 568만), ‘전우치’(09년,606만), ‘도둑들’(12년,1298만)들 세 편의 영화로 충무로에서 타율 100%를 기록한 최동훈 감독이 ‘대한독립만세’의 심정으로 ..
2017.08.20 -
[어떤이의 꿈] 펜타포트 락페와 ‘어떤이의 꿈’ (조성규 감독 Life is but an empty dream, 2015)
충무로에서 가장 즐겁게, ‘제멋에’ 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 손꼽히는 조성규가 지지난 여름에 뚝딱 만든 영화가 오늘(2016.8.27) 밤 KBS독립영화관 시간에 방송된다. 신화의 멤버였던 김동완이 주연을 맡은 영화 이다.영화 은 해마다 여름의 한복판에 펼쳐지는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배경이다. 영화에서는 2014년의 페스티벌이 나온다. 김동완의 역할은 락페스티벌의 스태프이다. 사연이 있다. 자신의 밴드와 함께 락 페스티벌 헤드 라이너가 되어 무대에 서는 것이 꿈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5년째 페스티벌에서 행사진행과 인력관리에 헌신하고 있다. 무대에 오르는 꿈을 가진 밴드 보컬. 하지만 매년 혹시나 하고 품었던 무대에 대한 희망은 점점 포기 쪽으로 기운다.올해에도 공연 성공을 위해 최적의 스태프를..
2017.08.19 -
[디렉터스 컷] 영화는 감독의 것 (박준범 감독 Director's CUT, 2014)
매주 토요일 심야에 방송되는 시간에는 평소 만나보기 힘든 독립영화, 단편영화, 아트영화, 다양성영화 등 그런 종류, 혹은 장르, 성향의 영화가 방송된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나 충무로 주류영화에 조금 지쳤다면 ‘독립영화관’을 챙겨보시는 것이 절대 나쁜 일은 아니다. 특히 오늘(2016.7.9) 방송되는 ‘디렉터스 컷’ 같은 경우는 정말 만나보기 어려운 영화이니 말이다.9일(토) 밤에 방송되는 은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독립영화감독 박준범 감독의 2014년도 작품 ‘디렉터스 컷’이다. 영화는 영화를 찍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것도 지역(부산)에서 독립영화를 찍는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다. 배 고프고, 힘들 것이라는 예감이 바로 든다. 스태프와의 현장에서의 갈등, 제작피디와의 예술적 갈등 등이 펼쳐질 것이다. ..
2017.08.19 -
[선지자의 밤] 휴거와 천년왕국 (김성무 감독 The Night of the Prophet, 2014)
(2016년 6월) 18일(토) 밤 12시 10분, KBS 1TV 시간에는 2014년 만들어진 김성무 감독의 이라는 다소 충격적인 종교영화, 혹은 사회고발영화가 방송된다.은 해마다, 주기적으로 사회문제가 되는, TV고발 프로그램에서 여러 차례 방송된 ‘일부 광신교들의 종말론인 휴거’에 대해서 다룬다. 주님은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고, 회개하고, 열심히 기도하는 사람만을 천년왕국으로 이끌어주실 것이라는 신심의 이야기이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자들의 절박한 심정, 그 여린 마음의 사람들에게는 그 어떠한 설득이나 여유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많은 케이스를 통해 익히 보아왔다. 영화 은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이다.민여주(이미소)는 “다시 일어서는” 희망의 전화 상담원이다. 하루 종일 전화기를 붙잡고 절망에 빠..
2017.08.18 -
[망원동 인공위성] 당신의 열정페이는 1억원 ‘망원동 인공위성’ (김형주 감독,2013)
만약 2008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러시아 소유스를 타고 우주를 다녀온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을 기억한다면, 혹은 러시아 로켓에 실린 우리나라 인공위성 발사가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이런 생각을 해 봤을 것이다. “우리가 직접 인공위성 쏘아 올리자”라고.여기 그런 돈키호테 같은 도전에 나선 젊은이가 있다. 나이는 들만큼 든 청년 송호준. 송호준은 인공위성 쏘아 올리는데 1억 원이면 된다는 계산을 했고, 그 1억 원을 모으기 위한 방법도 찾아낸다. 1만 원짜리 티셔츠를 1만개 팔아 그 비용을 충당한다는 것이다. 충분히 황당하지 않은가. 바로 그 송호준의 무모한 도전이 다큐멘터리 ‘망원동 인공위성’에 고스란히 담겨있다.최근 개봉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촬..
2017.08.18 -
[거짓말] 만우절 다음날 만나는 단편영화 (김동명 감독 2016)
KBS 독립영화관을 시청하기가 아주 조금 더 편해졌다. 화요일 야밤에 방송되던 이 이번 주부터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밤 12시 25분으로 방송시간이 변경되었다. 보기 힘든 ‘독립영화’를 그나마 조금은 더 보기 쉬운 시간대로 옮긴 것이다.오늘(2016.4.2) 12시 25분에는 김동명 감독의 이 방송된다. 2014년 가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고, 작년 10월 극장에서 개봉되었던 작품이다. 만우절에 최대한 맞춰 지상파TV에 방송되는 셈이다.프랑스의 전설적인 미남 배우 알랑 드롱이 출연한 영화 (60)는 지독한 거짓말쟁이 범죄자의 이야기이다. 그의 극중 이름은 톰 리플레이였다. 1999년에 맷 데이먼 주연의 헐리우드 리메이크 작품의 제목은 ‘리플리’(The Talented Mr. Ripley,19..
2017.08.18 -
[반짝이는 박수소리] “당신의 목소리가 보여” (이길보라 감독 Glittering Hands, 2014)
오늘(2015.12.22일) 밤 12시 35분, KBS 1TV >시간에는 ‘반짝이는 박수소리’가 방송된다. “짝짝”도 아니고 “반짝”인단다. 아마도 “반짝반짝 작은 별~”하고 노래를 불러보면 자신도 모르게 손이 ‘반짝이는’ 율동을 떠올릴 것이다. 청각장애인에게는 박수소리는 안 들리지만 그 율동에서 박수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모양이다.‘반짝이는 박수소리’에 등장하는 남녀주인공은 모두 청각장애인이다. 소년은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고 소녀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단다. 하지만 장애인이 축구선수로 대승하기는 힘들고, 선생님이 될 수 없었단다. 그래서 소년은 미싱 공장에 들어갔다. 그 남자와 여자는 운명적으로 만나 결혼을 했고 아들과 딸을 낳았다. 다행히 둘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아이였다. 그 아이들이 자라서 그들..
2017.08.18 -
[리뷰] ‘소수의견’이 ‘다수의견’이 되는 어느 사회 (김성제 감독,2015)
김성제 감독의 영화 ‘소수의견’은 촬영을 끝내고도 1년 반이나 창고에서 필름을 썩혀야했다. 당초 이 영화의 배급을 맡기로 했던 CJ 측이 뚜렷한 이유 없이 개봉을 미루다가 결국 다른 배급사에 의해 가까스로 개봉이 되었다. 짐작은 간다. 얼핏 보아도 용산철거참사를 떠올리게 하는 내용에, 사법정의를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굉장히 불편한 영화일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김성제 감독 말마따나 법정스릴러로 이 영화를 본다면 영화는 어떨까.‘서대문구 북아현 13구역 6블럭’ 뉴타운 재개발을 위한 강제철거가 진행된다. 곧 철거될 운명에 놓인 건물 하나를 본거지로 결사항쟁하는 철거민들이 있고, 진압장비를 갖춘 경찰과 용역이 진입한다. 멀리서 사회부 기자들이 흥분하여 현장을 취재하고 있다. 화염병이 터지고 진압봉이 허공..
2015.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