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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피트2] 황제펭귄이 사는 법 (조지 밀러 감독 Happy Feet 2, 2011)
지구상에는 17종의 펭귄이 있다고 한다. 63빌딩 아쿠아리움에는 킹펭귄과 자키스펭귄이 있고 서울대공원 동물원에도 자키스펭귄이 있다. 그런데 아마도 한국 사람에게 가장 익숙한 펭귄은 황제펭귄일 듯하다. 최근 모 방송사에서 보여준 남극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이 황제펭귄의 눈물겨운 부성애는 시청자들을 감동으로 몰아넣었었다. 극한의 환경에서 살아가는 극지동물의 참혹한 삶은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드라마였다. 그 귀엽거나 가여운, 혹은 대단한 펭귄을 볼 수 있는 영화가 개봉되었다. 영화포스터에는 ‘온 가족이 즐기는 초대형 애니 뮤지컬’이라고 나왔다. 신나고 경쾌한 음악 때문에 보는내내 어깨가 들썩거리게 되는 애니메이션이다. 드넓은 얼음대륙을 가득 채운 까만 등가죽과 하얀 뱃살의 수 천, 수 만, 아니 수십만 마리의..
2012.02.02 -
[부러진 화살] X통에 처박힌 사법권위
‘민의의 전당’ 대한민국 국회는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다. 국회로 가기 위해서는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에 내리면 된다. 작년에는 9호선 국회의사당역이 새로 생겼다. 9호선 노선 공사와 관련하여 국회 앞과, (건물) 밑을 지나가는 문제와 관련하여 믿지 못할 논란이 있었다. 여하튼 9호선 생기고 국회에 접근하기가 훨씬 쉬워졌다. 그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는 9호선이 생기기 훨씬 전부터 1인 시위자가 항상 자리 잡고 있다. 1인 시위라 함은 각종 억울한 사연을 쓴 샌드위치 패널 하나를 목에 걸고 추우나 더우나 국회 정문 앞에 서서 국회의원이 한번쯤 억울한 사연을 읽어보라고 애처롭게 ‘버티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짐작하다시피 짙게 선팅된 검은색 중형차를 탄 국회의원들이 쏜살같이 정문 앞을 스쳐지나가면서 ..
2012.01.30 -
[댄싱퀸] 선거는 쇼다!
올해는 선거의 해이다. 4월 11일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거가 있고, 12월 19일에는 MB의 뒤를 이어 우리나라를 이끌 대통령선거가 치러진다. 지난 1월 14일에 열린 대만 총통선거를 필두로 3월 4일에는 러시아 대선이, 11월 6일 미국 대선이 있다. 이런 절묘한 시점에 선거를 소재로 한 영화가 한 편 개봉되었다. 이전에 이란,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꽤 절묘한 학교폭력 코미디를 만들었던 이석훈 감독의 신작이다. 이 영화, 은 정치적 외피와 연예계 스타탄생이라는 당의정을 입힌 확실히 웃긴 코미디이다. 그리고 코끝이 짜릿한 감동코드도 내재되어있다. 설 특선영화, 선거의 해에 안성맞춤인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 다뤄지는 선거는 서울특별시장 선거이다. 참고로 현 박원순 시장의 임기는 2014년 6월 30일까지이..
2012.01.26 -
[시네노트] 영화를 찍는 천만가지 방법 중 하나‘
당신은 자신의 드라마틱한 삶을 한 편의 영화로 만들고 싶지 않은가. 아마도 한때는 영화감독이 되어 자신의 가족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고, 자신의 꿈을 그리고 싶어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거대자본과 대단한 테크놀로지, 그리고 카리스마 넘치는 감독의 연출역량이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서 누구나 영화감독이 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남이 보든 말든 자신의 영화를 찍고 유튜브에 올릴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니. 어떻게? 우리에겐 ‘아이폰’이 있으니깐.불과 얼마 전까지 그랬다. 거대한 영화촬영카메라가 아니어도 ‘아이폰’만 있으면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박찬욱과 그의 친동생 박찬형 감독이 아이폰으로 만든 영화 이 깐느국제영화제에서 상을 타기도 했다. K..
2012.01.19 -
초한지 천하대전: 항우 vs. 유방
최근 흥미로운 중국영화 한 편이 개봉되었다. 홍콩출신 이인항(李仁港) 감독의 이다. 중국원제는 (鴻門宴)이다. 중국사를 안 배웠다고 하더라도 이 말은 삼국지의 적벽대전만큼 유명한 말이다. 지금부터 무려 2400년 전인 기원전 206년에 있었던 역사적 사건의 재구성, 혹은 재해석이다. 때는 진시황이 죽고 중국천하가 또 다시 혼란에 휩싸였을 때. 중원을 석권하게 되는 영웅들의 이야기이다. 일개 동네건달에서 한(漢) 제국의 황제가 되는 유방(漢高祖)과 ‘패왕별희’의 히로인 항우, 그리고 제갈량 버금가는 모사가 장량 등 드라마틱한 역사적 인물들이 등장한다. 기대할만한 중국역사물이다. 유방, 항우를 이기다영화의 시작은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어느 겨울날 일단의 사람들이 유폐된 커다란 궁궐을 찾아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2012.01.18 -
[마이웨이] 강제규의 만국기 휘날리며
강제규 감독의 가 오늘 개봉된다. 지난 주 기자시사회를 통해 엄청난 전쟁 씬을 선보이며 이 영화에 대한 기대심을 한껏 높여놓았다. 순제작비만 280억 원이 투입되었으니 역대 한국영화사상 최고의 제작비 영화로 기록된다. 영화는 손기정의 베를린 마라톤 이야기로 시작하여, 수많은 전쟁을 거치면서 생사의 순간을 같이한 조선인과 일본인의 기구한 역정을 담고 있다. 강제규가 이루어 놓은 또 한 번의 기적 같은 영화를 살펴보자. (스포일러 경고: 자세한 내용이 포함되었으니 영화를 보신 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일장기 휘날리며영화는 일제강점기의 서울이다. 일제치하에 신음하던 조선인민들은 저 멀리 베를린에서 들려온 손기정 선수의 마라톤 제패 순간과 일장기 말소사건을 다 알고 있다. 조선 사람은 적어도 일본사람들보다 더 튼..
2011.12.21 -
[미션 임파서블4] 지상 최고의 액션 (브래드 버드 감독 Mission: Impossible: Ghost Protocol, 2011)
‘친절한 톰 아저씨’ 톰 크루즈가 미션 임파서블4 - 고스트 프로토콜>의 개봉을 앞두고 이달 초 한국을 찾았었다. 전 세계적 슈퍼스타답게 타이트한 스케줄을 쪼개어 전용기를 타고 서울로 날아와 열성팬들과 번개팅을 갖고 다음 목적지로 후다닥 날아간 것이다. 그 날 아이맥스관에서 기자시사회를 가졌었는데 기절초풍할 만큼의 아찔한 액션 씬으로 채워진 영화였다. 역시 미션 임파서블>은 명불허전이다!고스트 프로토콜영화가 시작되면 동구- 체코의 부다페스트의 고색창연한 옛 역사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파이 추격전이 펼쳐진다. 쫓고 쫓기는 액션의 반전이 거듭되더니 요원 하나가 땅에 쓰러진다. 그 요원이 갖고 있던 핵무기 명령체계가 담긴 특급비밀 ‘코발트’는 묘령의 여자의 손에 넘어간다. 전 세계적 위협에 대처하는 정체..
2011.12.16 -
[아리랑] 김기덕의 넋두리 (Arirang, 2011)
대한민국 영화계의 살아있는 전설 ‘김기덕’ 감독은 참으로 기이한 감독이다. 1996년 라는 영화로 인상적인 감독 데뷔를 한 뒤 (,까지) 모두 17편의 작품을 내놓았다. 이 얼마나 놀라운 생산력인가. 어느 해인가 김기덕 감독은 자신의 영화가 한국 영화관객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면서 더 이상 한국에서 자신의 영화를 개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더 나아가 기이한 이유로 영화제작 현장에서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어디론가 숨어들고 말았다. 그러다가 지난(2011년) 5월 깐느 국제영화제에서 김기덕의 신작이 전격적으로 공개되었다. 이란 ‘1인 작품’이었다. 일단 그의 작품의 만들어지고 또, 세계적인 무대에서 먼저 소개되었다니 기쁘기도 하지만 그 영화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역시나 김기덕!”이라는 또 다른 뉴스거리를 ..
2011.12.06 -
[틴틴: 유니콘호의 모험] 스필버그가 만든 에르제 명작만화
, 혹은 은 유럽에서는 아주 유명한 만화작품이다. 1929년에 벨기에의 조르주 레미(필명:에르제)가 창조해낸 만화 속 캐릭터 ‘틴틴’은 70년에 걸쳐 24개편의 작품에 등장한다. 이 만화의 컨셉은 자국에서의 영웅담에 덧붙여 세계로 눈을 돌려 기이한 풍물을 접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모험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배운다는 진취적인 것이다. 틴틴은 악당에 맞서, 보물을 찾아 전 세계 곳곳을 누빈다. 나중에는 바다 속에서 달나라까지 간다. 물론 작품의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은 탐정액션물의 형태이다. 영화로 보자면 이며 우리 식으로 보자면 이다. 이 만화를 할리우드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로 옮겼다. 스필버그가 를 만든 것은 1982년이다. 스필버그 감독은 자신의 영화가 개봉되고 나서 유럽 쪽 저널로부터 ..
2011.12.02 -
[머니볼] 야구를 사랑하라
제목에 감독 이름을 달고 있는 영화를 기억하는가. 이 있다. 이현세의 초특급 베스트셀러 만화 을 1986년에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대단하지 않은가. 그런데 실상 작품은 원작만화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은 각기 다양한 사연을 갖고 있는, 요새 말로 하자면 ‘루저’를 긁어모아 만든 ‘특이한 집단’의 이야기이다. 프로야구 경기에 정식으로 올라가기엔 왠진 문제가 있어 보이는, 하자가 있는, 비정상적인 사연의 선수들이 총집결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인생의 대부분이 한으로 가득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그들 각자의 한을 풀기 위해 마운드에 오르고, 배트를 휘두르는 것이다. 세월이 이만큼 흐른 뒤, 태평양 건너 미국 메이저리그의 프로야구팀 단장은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미국 메이저리그 프로야구팀이지만 구단주가 부자인 ..
2011.11.21 -
[사물의 비밀] 여교수방의 CCTV
당신이 현명한 영화제작자라면 영화제작 들어가기 전에 미리 그 영화를 볼 타깃을 연구할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가 있다고 하자. “그러니까 40대 여교수가 있고요. 남편이랑 이혼했는데 그놈의 사회적 시선 때문에 비밀로 하고 있어요. 혼자 산 게 오래되다보니 남자 생각도 간절하기는 하지만 역시 사회적 시선 때문에.. 그런데 어느 날 자신의 논문연구를 도와줄 학생이 하나 들어왔는데 갓 스물 살의 멋진 남자라면. 그리고 지금 연구하고 있는 보고서가 ”남녀의 외도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이라니.” 여교수는 알 것 다 알고, 학문적으로 분석할 지위에 까지 올라있는데 현실은 점점 더 젊은 학생에게 끌리니....제작자는 난감할 것이다. 이건 유부녀의 불륜도 아니고 이혼녀의 판타지도 아니다. 그렇다고 젠체하는 지식인의 허위..
2011.11.14 -
[티끌모아 로맨스] 티끌모아 나무 한그루
송중기가 있다. 잘 생겼다. 유들유들하다. 연기도 곧잘 한다. 누나들에게 인기 있을 타입이다. 한예슬이 있다. 예쁘다. 남자들이 좋아한다. 드라마에서는 '사고' 쳤지만 영화에서는 여전히 인기가 있다. 그런 송중기와 한예슬이 만났다. 영화 이다. 제목으로 봐서도 둘이 연애할 것 같다. 선남선녀가 만나 알콩달콩한 연애를 할 것 같다. 그런데 영화는 예상외로 흘러간다. 둘은 그야말로 ‘지지리 궁상’이다. 둘은 선입관과 외모에 쏟아지는 시선을 뚫고 어떻게 영화를 이끌어갈까. IMF를 넘어 FTA를 코앞에 둔 대한민국 청춘들이 지켜봐야할 시점이다.잘 생긴 남자, 예쁜 여자에 얹혀살다매번 취업에 실패하고 엄마에게 용돈 받아쓰는 백수청년 천지웅(송중기). 대한민국의 보통 남자라기엔 애매하다. 생긴 것은 곱상하지만 평..
2011.11.09 -
[돼지의 왕] 우리들의 일그러진 ‘중딩’ 영웅 (연상호 감독 The King of Pigs 2011)
학교 내의 조직화된 폭력문화와 애써 눈 감거나 공범으로 빨려드는 무감각을 날카롭게 지적한 이문열의 소설 은 1960년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부정과 비리의 반장을 중심으로 한국사회의 추악한 면모를 소름끼치게 그려냈다. 그리고 지난 주, 한국사회의 병폐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 인터넷뉴스를 휩쓸었다. 대한민국 어느 여중학교에서 여선생과 여학생이 서로 머리채를 끌어당기며 싸움을 벌였다는 기사이다. 분명 ‘학교사회’에는 선생과 학생이 각자 있어야할 자리가 따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잘못된 질서와 체계가 여전히 움직이고 있다는 우울한 신호이다. 그런 우울한 때에 만화영화 한 편이 개봉된다. 올해 독립영화계 최고의 수확이라고 말할 수 있는 연상호 감독의 이다. 은 지난 달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
2011.11.03 -
[삼총사] 달타냥의 모험, 황당버전
베를린 찍고, 부산 찍고, 도쿄 찍고..근사한 외관의 ‘영화의 전당’에서 막을 올린 부산국제영화제는 명실상부한 국제적 영화제로 자리매김했다. 국제영화제가 국제영화제다우려면 일단의 상영되는 영화가 국제적이어야할 것이다. 화려한 외관과 개막식 패션 쇼 같은 이벤트가 아니라 영화 그 자체가 경쟁력과 소구력을 가져야할 것이다. 그동안 못 보던 영화, 화제의 영화, 숨은 걸작, 내일을 책임질 감독들의 재기 넘치는 작품들이 골고루 포진되어 영화팬들의 기호와 욕망을 채워줄 수 있어야할 것이다. 그런데 일부 영화팬들은 “왜 국제영화제랍시고 할리우드 톱스타들은 안 오냐?”라고 그런다. (돈이면 다 해결된다. 이전에 홍콩의 모 톱스타를 데려오려고 하니 호텔 최고급 룸은 물론이고 수행인원 몇 십 명에 전용기를 요구하였단다...
2011.10.14 -
[오직 그대만] 미안하다 사죄한다
부산국제영화제뿐만 아니라 세계의 모든 영화제는 개막작 선정에 고심한다. 대부분의 언론매체들은 개막식 날의 근사한 세레모니에 초점을 맞추고 개막작품에 대해 과도한 지면을 할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제 관계자들은 아직 개봉도 안한 작품 중에서 최고의 찬사를 이끌어낼 작품 선정에 목을 걸기도 한다. 부산영화제의 경우 올해는 영화의 전당이라는 근사한 전용상영관까지 만들어 세계에 첫 선을 보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개막작 선정에 정성을 기울였다. 그 결과 송일곤 감독의 이 선정되었다. 송일곤 감독은 오래 전 단편영화로 깐느 그랑프리를 걸머쥔 아트무비 계열의 감독이다. (부산영화제 개막작은 흥행과는 거리가 멀다는 속설이 생길 정도이다) 그런데 이번엔 조금 상황이 다를 듯하다. 은 완벽한 멜로드라마로 흥행의 ..
2011.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