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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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아니나다를까 홍상수 스타일 (홍상수 감독 Woman Is The Future Of Man, 2004)
(박재환 2004/4/22) 한동안 척박했던 걸로 인식되던 한국영화계의 유일한 작가감독으로 추앙 받는 홍상수 감독의 신작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가 곧 개봉된다. 홍상수 감독으로서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96), [강원도의 힘](89), [오! 수정](00), [생활의 발견](02) 이후 5번째 작품이다. 국내 개봉도 되기 전에 희소식이 먼저 날아들었다. 다음 달에 열리는 프랑스 깐느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이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 보이]와 함께!) 사실 홍상수 감독 작품은 똑같다. 김기덕 감독은 자신의 치열한 작가정신, 혹은 창작욕구를 끊임없이 소수의 대중과 다수의 평론가들과 투쟁하며 가다듬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에 비해 홍상수 감독은 첫 작품이나 최근 작품이나 똑같이 돋보기..
2019.08.17 -
[신라의 달밤] 경주로 간 '친구' (김상진 감독 2001)
(박재환 2001/6/15) 곽경택 감독의 친구>는 중장년층에게 노스탤지어를 불려 일으키는 고풍스런 교복과, 암울했던 1970년대의 사회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내용에 편승하여 전국관객 800만이라는 빅 히트를 거두고 있다. 친구>는 분명 부산사투리라는 제한된 언어 영역에서 느낄 수 있는 옛 정과 영화적 미학을 발견할 수 있는 많은 장치가 숨어 있었다. 이번에는 경주로 자리를 바꾼 또 한편의 영화가 노스탤지어를 불려 일으킨다. 물론, 이번에는 하와이에 갈 필요도 없고, 장동건의 비장미 넘치는 마지막 장면같이 눈물샘을 자극하는 라스트 씬도 없다. 단지, '그냥' 웃기려고만 덤벼들던 주유소 습격사건>의 그 철저한 오락정신으로만 무장되어있다.주유소 습격사건>을 만들었던 '좋은영화'라는 영화사의 김미희 대표..
2019.08.17 -
[해변으로 가다] 2000년 한국호러영화 (김인수 감독 Bloody Beach 2000)
(2000년에 쏟아진 한국호러영화에 대해 너무 부정적으로만 본 것 같네요. --;)올해(2000년) 충무로에서 만들어진 호러영화란 것을 몇 편 본 사람으로서는 이런 영화의 리뷰를 쓸 때마다 한계상황에 봉착한 듯 난감해진다. 여름방학이 다 끝나가도록 서울에서는 아직 개봉관도 잡지 못한 개그맨 출신의 김정식 감독의 데뷔작 공포특공대>로부터 시작하여, 하피>, 가위>, 그리고, 부천영화제에서 미리 선보였던 몇몇 작품들, 그리고 이번 주말에 개봉될 영화 해변으로 가다>까지. 여름 한 시즌동안 국내영화팬들이 극장에서 과연 한국산 호러물을 두 편 이상 볼까 의문스런 상황에서는 이런 영화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것이 조금은 안쓰럽기도 하다. 모르긴 해도 국내 영화발전과 평균적 영화팬들의 만족과 기쁨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2019.08.17 -
[차타레 부인의 사랑] 로렌스 에로스 (쥬스트 쟈킨 감독 Lady Chatterley's Lover, 1981)
영국 소설가 D.H.로렌스(1985.9.11~1930.3.2)의 대표작 은 처음 발표되었을 때 논란이 일었다. 내가 다닌 고등학교의 교장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매달 문학작품 한 권씩을 꼭 읽으라며 그 대상작품까지 일일이 선정해 주었다. 그 때 읽은 '교장선생님 추천필독서' 중에는 이어령 교수의 에세이 와 김성동의 , 그리고 놀랍게도 D.H.로렌스의 도 있었다. 요즘 같은 영상시대 세대가 텍스트 기반의 의 매혹적인 에로티시즘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은 출판될 때 영국과 미국에서 외설시비에 휩싸였다. ( 의 백낙청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이 D.H.로렌스 관련 논저였다.) 소설은 1928년 이태리 피렌체에서 출판되었다. '전설'에 따르면, 출판사의 인쇄공은 영어를 전혀 몰랐다고. 초판은 단지 100부..
2019.08.17 -
[밀도성숙시] 이려진, 청춘 삼급편 히로인 (李麗珍蜜桃成熟時,1993)
중국에는 아직 개봉영화에 대한 심의등급이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영화가 꽤 많이 편집되어 온 가족이 같이 볼 수 있는 수준으로 개봉되거나, 아예 수입 금지된다. 홍콩도 의외로 늦게 영화심의 등급제도가 확립되었다. 1988년 말에 가서야 미국과 유사한 등급제도가 실시되었다. 1993년에 홍콩에서 이 영화는 아예 주인공 이름을 달고 [이려진밀도성숙시](李麗珍蜜桃成熟時)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다. 열다섯 살에 길을 가다 광고모델로 픽업되었던 이려진은 데뷔 초기 고지삼-황백명의 [개심귀] 시리즈나 장국영의 [위니종정] 같은 영화에서 풋풋한 소녀 역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다가 1993년, 이 영화 한편으로 단번에 에로영화계 최고의 스타가 되었다. 홍콩에서의 심의등급은 'III급'이다. 포르노물이 아니라 미국(M..
2019.08.17 -
[몽콕의 하룻밤] 크리스마스 이브에 생긴 일 (이동승 감독 旺角黑夜 One Nite in Mongkok 2004)
(박재환 2004.7.1.) [몽콕의 하룻밤]은 이번(2004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소개되는 최신 홍콩영화이다. 홍콩에서는 지난 5월 20일 개봉되었었다. '몽콕'(旺角)은 널리 알려진 대로 홍콩에서 가장 번잡스런 곳이다. 왕가위 감독의 [열혈남아]의 원제목이 바로 [몽콕하문](몽콕의 카르멘)이다. 고층건물과 연립주택, 수많은 샵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이곳은 밑바닥 인생들과 범죄조직이 활개를 치고 있을 우범지대 같다. (물론 몽콕은 관광객과 쇼핑객이 가장 많이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몽콕의 하룻밤]의 이동승 감독은 쇼브라더스 소속 배우로 영화인생을 시작했다. 그의 부친과 모친이 모두 유명 영화배우였다. 홍콩의 중견배우 진패와 액션배우 강대위는 이동승 감독의 배다른 형제이기도 하다. 이동승은 1..
2019.08.17 -
[옥관음] 조미, 사정봉, 허안화, 그리고 해암 (허안화 감독 玉觀音 Jade Goddess of Mercy 2003)
우리나라에선 조미(趙薇,짜오웨이)가 TV드라마로 먼저 인기를 끌었다. 경인방송(iTV)에서 [황제의 딸]이 방송되고 잇따라 그녀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들이 잇따라 소개되면서 앳된 외모와 통통 튀는 듯한 매력으로 많은 팬들을 거느렸다. 주성치의 홍콩영화 [소림축구]에 출연하면서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 아이돌 스타들의 출연 작품들이 다들 그러하듯이 조미의 팬들은 인터넷 동영상이나 중국산 VCD로 제한된 접촉만을 할 뿐이다.각설하고, 작년 조미는 네 편의 영화에 잇따라 출연했다. 정이건과 공연한 [포제여붕우], 강문과 공연한 [녹차], [천지영웅], 그리고 [옥관음]이다. 이미 알려진 대로 조미는 이들 영화를 통해 '연기력의 한계'와 '박스오피스의 독약'이라는 악평을 들어야만 했다. 과연 그럴까? ..
2019.08.17 -
[대지진] 영웅이 되는 법... (마크 롭슨 감독 Earthquake 1974)
(박재환 2002.9.12.) 어제는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 조직이 저지른 911 미국 테러 1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이날을 맞아 TV에선 파이널 디시즌>만 방영한 것이 아니라 딥 임팩트>와 에어포트>, 대지진>을 방영했다. EBS가 택한 대지진>을 잠깐 살펴볼까한다. 이 영화는 1974년에 만들어졌다. 내용은 미국 캘리포니아 L.A.에 엄청난 강도의 대지진이 일어나 건물이 와르르 무너지고, 댐이 무너져 물난리가 난다. 그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고 구조활동을 펼치는 영웅이 있는가하면, 온갖 못된 약탈과 비열한 짓거리를 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인간드라마를 강조하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포함시켰지만 123분짜리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는 역시 대지진의 실감나는..
2019.08.17 -
[탈주특급] 본 라이언 익스프레스 (마크 롭슨 감독 Von Ryan's Express 1965년)
(박재환 1999.6.30] 아주 옛날, 어릴 적 '테레비'에 네 개의 다리가 붙어있고 브라운관 앞에는 좌우로 펼쳐지는 여닫이문이 달려있을 때, 그 시절 본 영화 중 기억에 단편적으로 남아있는 영화가 두 편 있다. 하나는 새벽의 7인>이란 영화로 마지막에 물이 차오르는 지하실에서 주인공 둘이 총으로 자살하는 장면이 10여 년이 지나도 절대 잊혀 지지 않는다. 그리고, 또 하나의 작품은 누군가 마지막에 탈출하는 기차를 향해 달려간다. 하지만 뒤에선 독일군들이 총을 마구 쏘며 저지한다. 이 남자 빨리 뛰어 올라타라는 동료의 애타는 손짓에도 불구하고 아주 슬프게도 죽고 만다. 난 이 영화제목이 뭔지 도대체 떠오르질 않았다. 국민학생 때 보았을 영화이니 당시로선 프랭크 시나트라가 누구인지도 몰랐을 것이니 말이다..
2019.08.17 -
[원한의 도곡리 철교] 한국전쟁 참전 美 항공모함 (마크 롭슨 감독 The Bridges at Toko-Ri 1954)
(박재환) ‘전쟁영화’는 독특한 재미를 갖고 있다. 전쟁이란 것은 결국 국가나 민족의 집단이기주의의 최선봉이며, 정치적 인간이 펼칠 수 있는 행동의 최결정체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전쟁들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하다못해 '우주전쟁'까지 영화로 만들어졌으니 우리에겐 결코 잊을 수 없는 한국전쟁-6·25전쟁-이 영화로 왜 만들어지지 않았으리요.지난 시절 충무로에선 국책영화나 문화영화라는 미명하에 용감한 군인들의 활약상을 다룬 전쟁영화가 꽤 많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할리우드에선 한국전쟁이란 게 그다지 매력적인 소재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월남전에 대한 영화는 지옥의 묵시록>에서 람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졌는데 말이다. 미소 양대 초강국의 등장 이후, 그리고 자유주의와 공산세력의 대립이라는 전세계..
2019.08.17 -
[트웰브 몽키스] 지적인, 너무나 지적인.... (테리 길리엄 감독 Twelve Monkeys 1995)
(박재환 2002.7.10.) 몽키스>는 몬티 파이손>과 브라질>의 테리 길리엄 감독이 블레이드 러너>의 시나리오를 썼던 데이비드 피플스와 함께 그려낸 걸작 SF이다. '1996년' 지구에는 치명적 바이러스가 퍼져서 50억 인류가 거의 전멸하고 소수의 사람만이 지하세계로 피신 살아남는다. 그리고 '2035년' 땅 밑의 인류는 지구상으로의 귀환을 꿈꾸며 '도대체 땅위 세상은 어떻게 변했을까?'하고 탐사대를 꾸준히 보낸다. 죄수인 제임스 콜(브루스 윌리스)은 뛰어난 관찰력과 강인한 체력으로 탐사대원으로 선정되어 마치 우주복 같은 육중한 세균차단 복장을 입고서는 땅위로 올라온다. 흰 눈이 소복히 쌓인 한겨울의 필라델피아. 그는 꼬물꼬물 기어다니는 거미같은 벌레을 채집한다.영화가 시작되면서 콜의 회상이 자주 삽..
2019.08.17 -
[돌아오지 않는 강] 마릴린 먼로의 매력 (오토 프레밍거 감독 River of No Return 1954)
(박재환 1999.1.17.) 오랜 만에 마릴린 먼로 영화를 보았다. 그러고 보니, 요즘 텔레비전에서 정말 보기 힘든 스타가 많다. 스티브 맥퀸, 존 웨인, 알랑 드롱.... 그래도 한때는 꽤나 인기 있던 사람들이었는데 말이다. 마릴린 몬로야 말로 오늘날의 그 어떠한 섹시스타, 스캔들 스타를 다 합쳐 놓은 것보다 더 많은 실력과 능력과 명성을 가진 배우였다. 그녀에 대한 전기물이나, 그녀를 다룬 다큐멘터리는 꽤 많고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도 꽤 된다. 단편적으로 전해진 그녀에 대한 거의 전설에 가까운 라이프 스토리와 소설에서나 봄직한 죽음 등은 이제 그녀가 '살아서의 전설, 죽어서의 신화'로 미화되는데 전혀 손색이 없는 것이다. 오늘 인터넷으로 한 두 시간 돌아다녀보니 그녀에 대한 팬들의 사랑은 끝나지 않..
2019.08.17 -
[이브의 모든 것] 코지 판 투테 조셉 L. 멘키에비츠 감독 All About Eve,1950)
(박재환 2002-7-19) 이라고? 영화평론가 정영일씨(키노의 정성일 말고…)가 살아있었다면 분명 “이 영화 절대 놓치지 마세요.”라고 입에 침을 튀겨가며 극찬했을 것 같다. 간단한 영화퀴즈! 아카데미 최다수상작은? 과 가 11개를 받아냈다. 그럼 최다’후보’작품은? 과 오늘 소개할 이 14개로 수위에 올랐다. 은 여우주연 두 명, 여우조연 두 명이 나란히 후보에 올랐다. 그러니 11개 부문 14개의 후보인 셈이다. 노미네이트 14개에 결국 작품, 감독, 각본, 남우주연, 사운드,의상상 등 6개를 차지했다. 은 메이 오(Mary Orr)의 단편소설-라디오드라마 각본을 원작으로 조셉 L.멘키에비치가 시나리오로 옮겼다. 원작의 원제목은 (The Wisdom of Eve)였다. 내용은 ‘이브’라는 이름을 가..
2019.08.17 -
[카운슬러] 선의를 위한 나라는 없다 (리들리 스콧 감독 The Counselor 2013)
코맥 맥카시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리들리 스콧이 감독을 맡았다니. 캐스팅도 화려하다. 마이클 패스벤더, 페넬로페 크루즈, 카메론 디아즈, 브래드 피트, 게다가게다가 말이다. 하비에르 바르뎀이 나온다니. 이것은 정말 대박 캐스팅의 기대작임에 분명할 것이다. 테렌스 맬릭의 비밀스런 신작을 만나보는 것과 같은 기대를 갖게 한다. 제목이 ‘카운슬러’. 시사회를 갖기 전까지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었다. 지난 주 기자시사회를 갖더니 곧바로 개봉되었다. 이럴 수가! 더 나빠질 가능성은 없다 영화가 시작되면 젊고 유능한 변호사 카운슬러(마이클 패스벤더)가 사랑하는 연인 로라(페넬로페 크루즈)와 뜨거운 키스를 나눈다. 카운슬러는 호화로운 삶에 빠진 타락한 사업가 라이너(하비에르 바르뎀)를 만나 새로운 비즈니스에..
2019.08.17 -
[웨딩 싱어] 연인은 무슨 속셈으로 결혼을 원하나? (프랭크 코라치 감독, Wedding Singer 1998)
(박재환 1999/2/8) … 어제는 친구 결혼식, 오늘은 이전 직장동료(사내커플)의 결혼식이 있었다. 영원히 백년해로하게 되기를 기원하며.. 기념으로 감상문! 미국에는 ‘웨딩싱어’라는 직업이 있는 모양이다. 우리나라 결혼식에 가면 친구들이 나와 결혼 축가/송가, 혹은 바이올린 연주라도 해 주는 것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식장에서 곧장 결혼피로연까지 겸해서 보고, 먹고, 마시고, 부르고 신혼부부를 축하해준다. 이런 행사진행을 맡은 사회자이자, DJ이자, 가수가 바로 웨딩싱어이다. 아담 샌들러가 그 역할을 맡았다. 로비(아담 샌들러)그는 여기저기 결혼식장에 불러가서 개그하고, 노래하고 새로 탄생하는 커플을 축하해준다. 이제 다음 주면 자기도 결혼하게 된다고. 신난다. 하지만, 정작 자기 결혼식..
2019.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