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는 강] 마릴린 먼로의 매력 (오토 프레밍거 감독 River of No Return 1954)

2019. 8. 17. 08:44미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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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환 1999.1.17.) 오랜 만에 마릴린 먼로 영화를 보았다. 그러고 보니, 요즘 텔레비전에서 정말 보기 힘든 스타가 많다. 스티브 맥퀸, 존 웨인, 알랑 드롱.... 그래도 한때는 꽤나 인기 있던 사람들이었는데 말이다. 마릴린 몬로야 말로 오늘날의 그 어떠한 섹시스타, 스캔들 스타를 다 합쳐 놓은 것보다 더 많은 실력과 능력과 명성을 가진 배우였다. 그녀에 대한 전기물이나, 그녀를 다룬 다큐멘터리는 꽤 많고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도 꽤 된다. 단편적으로 전해진 그녀에 대한 거의 전설에 가까운 라이프 스토리와 소설에서나 봄직한 죽음 등은 이제 그녀가 '살아서의 전설, 죽어서의 신화'로 미화되는데 전혀 손색이 없는 것이다. 오늘 인터넷으로 한 두 시간 돌아다녀보니 그녀에 대한 팬들의 사랑은 끝나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선 마릴린 먼로를 이야기할 때 꼭 백치미라는 표현을 쓸까. 세상에 그런 가 있을까. (중국어로 '백치미'라는 표현이 있는가 알아보았는데 그런 것은 없었다. 아마도, 여자는 ""하고, ""하고, "바보"같은 게 더 좋을 것이라는 한국남자들의 희망사항이 포함된 표현법일 것이다) 마릴린 먼로가 노마 제인이라는 본명을 갖고 있을 때의 희귀 사진을 보면, 정말이지 청순가련형, 혹은 순진무구형의 백설공주를 보는 것만 같다. 남아있는 그녀의 사진들 중에서 유명한 게 많다. <플레이보이>지 창간호 표지 모델이 바로 마릴린 먼로이며,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침대에 엎드려 있는 사진-붉은색 배경과 함께-은 그야말로 '아트'이다. 얼마 전에 본 그녀의 다큐멘타리 필름에서 그녀가 케너디 대통령 생일파티에서 "해피버스 투유.."부르는 장면이 있다. 허스키하고, 죽음의 신과 방금 키스라도 한 여자 같은 그 목소리는 정말 매력적이었다. (<레옹>에서 마틸다가 킬러에게 연기하던 그 마릴린 몬로를 되새겨보라.)

 

 

Marilyn Monroe - Wikipedia

American actress, model, and singer Marilyn Monroe (born Norma Jeane Mortenson; June 1, 1926 – August 4, 1962) was an American actress, model, and singer. Famous for playing comic "blonde bombshell" roles, she became one of the most popular sex symbols of

en.wikipedia.org

 

EBS <세계의 명화>시간에 <돌아오지 않는 강>을 방영했다. 마릴린 몬로와 로버트 미첨이라는 당대의 인기 스타가 출연한 서부극의 명작이다. 물론 존 포드나 샘 페킨퍼 감독 스타일의 명작은 아니다. 우리나라에는 딱 '왕년의 정영일 스타일'이라고 하면 좋을 그런 스토리의, 그런 낭만이 흐르는 영화인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 영화에선 서부극의 전형을 다 갖추고 있다. 부정, 가족애, 정의, 원칙, 용기, 신념 등등. 오늘날 미국을 일구어낸 그들 조상들의 용기와 미덕, 청교도적인 정신원류가 녹아있는 영화인 것이다. 이 영화는 서부의 건맨이 여인과 가족을 위험에서 건져내고, 평화로운 전원으로 돌아가는 그러한 정통 노선에서 단 한치도 어긋남이 없이 잘 만든 영화이다. 감독은 오토 플레밍거인데 <영광의 탈출> - 지금은 그 웅장한 영화음악으로만 더 기억에 남아있는 영화- 등 을 감독한 사람이다.

 

그들은 물살을 헤치며, 인디언이 있을지 모르는 숲에서 야영을 하며, 조금씩 유대감을 느끼게 된다. 상대에 대해서 알면 얼마나 알 것이냐는 둥, 당신은 좋은 사람이라는 둥...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 그리고, 오토 플레밍거가 유럽에서 건너온 - 진짜 미국인이 아니면서, 왜 인디언을 그렇게 흉폭하고 야만스럽게 묘사했을까. 그것은 미국 서부극의 전형일 테지만, 인디언들은 물살을 타고 떠내려가는 뗏목에 화살질이고 돌팔매질이다. 로버트 미첨은 열심히 이들을 죽이고 말이다.... 그 땅은 원래 인디언 땅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골드러쉬 - 미국역사발전에 있어 이 시기는 분명 폭발적인 산업발전의 원동력이 된 황금의 한때였음은 분명하다. 야심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일확천금을 꿈꾸며 서부로 몰려갈 때, 이 금광촌에 한 남자가 나타난다. 그의 이름은 매트 칼더(로버트 미첨). 이 사람은 애당초 노다지 금맥에도, 매력적인 여자에게도 관심이 없었다. 자신의 아들 마크를 찾으러 온 것이다. 10년 동안 헤어져 있었던 아들. 그 아들은 이 거친 땅의 한 살롱에서 잡일을 하며 살롱 여가수 케이의 노래를 듣는 것을 유일한 즐거움으로 살고 있었다. 아들은 왜 아버지와 10년을 떨어져 살아야했는지 모른다. 둘은 그 시끌벅적한 마을을 떠나 산골마을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아버지는 아들에게 쌓아둔 父情을 쏟아 붓는다. 아들에게 총 쏘는 법과 밭 가는 법을 가르치고, 커피의 참맛을 일러주는 것이다. 어느 날 해리 웨스턴이라는 포커꾼이 살롱 여가수 케이랑 뗏목을 타고 지나다가 급류에 휩쓸린다. 매트는 이들을 구해준다. 둘은 지금 카운슬로 금광 등록을 하러 가는 길이었다. 포커에서 딴 것이다. 하지만, 매트는 이곳은 산세가 험하고, 강물은 줄곧 급류를 타야만 하고, 수시로 인디언이 출몰하는 지역이라 내려가기가 어려울 것이라 한다. 해리는 한시라도 빨리 등록을 해야한다며 총으로 매트를 위협하고는 말과 총을 빼앗아 혼자 떠난다. 이 때, 인디언들이 나타나서 평화롭던 그들의 오두막에 불을 지른다. 매트는 서둘러 아들과 케이를 뗏목에 태우고는 급류에 몸을 싣고 하류로 하류로 내려간다. 매트는 해리를 잡을 생각이다.

 

케이는 그제야 해리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한다. "당신은 사람을 등 뒤에서 쏘아 10년간 감옥에 가 있었다면서요..." 이 이야기를 듣게 되는 아들 마크. 그 동안 아버지는 영웅이었고, 이었는데 그런 비겁한 짓을 할 줄이야.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아버지의 말을 이해하기에는 삶을 너무 '조금' 살았는지 모른다. 셋은 급류를 따라 내려가며 야영을 한다. 때로는 급류에, 맹수의 습격에, 인디언의 기습에 죽을 고비를 넘기지만, 결국은 카운슬에 도착한다. 그리곤 도박판에서 해리를 발견하지만, 해리는 총으로 매트를 죽이러한다. 이때, 아들 마크가 등 뒤에서 그를 쏘아 죽인다. 아들은 그제야 아버지가 그때 왜 등 뒤에서 사람을 쏘게 되었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매트는 여전히 살롱에서 노래를 부르는 케이를 껴안고는 마차에 태운다. 그들은 이제 평화로운 그들의 새 삶터로 떠나가는 것이다.

 

이 영화는 존 웨인으로 대표되는 영웅적 총잡이와 <세인>처럼 고뇌하는 남자로서의 드라마가 매력적인 영화이다. 시점은 어린 아들의 눈이 되기도 하고, 그저 그런 성인들의 연애감정이기도 하고, 그러한 존경심, 애정들이 헤매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지만, 여전히 아버지는 총을 잘 쏘고,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정의의 사도인 것은 확실하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사격을 가르쳐 주는 장면,

 

"총은 어떻게 쏘아야지?"
"먼저, 정확히 쏘아야해요."
"왜지?"
"내가 먼저 맞기 전에요."

 

아들은 아버지가 자랑스럽다. 자기들이 가꾼 땅을 가지고 평화롭게 살려는 이들에게 외부의 적이 다가온다. 그 중 하나가 백인이었다. 백인 해리는 도박에서 딴 금광 권리를 자랑스러워한다. 그러한 해리에겐 "금을 찾은 사람보다는 부자가 될 수 없지만, 금을 못 찾은 사람보다는 부자가 될 것이다."라는 매트의 말이 어울리지 않을 것이다. 아들이 보기엔 케이 아줌마는 대단히 매력적인 여자인데, 아버진 전혀 관심이 없으신 것 같다. "케이 아줌마 예쁘지 않아요?" 로버트 미첨의 대답이란, "여자의 아름다운 외모란 얄팍한 껍질일 뿐이란다. 깊은 매력이란 게 있어야한다."였다. 그런가?

 

어쨌든 피해갈 수 없는 마릴린 몬로의 매력. 사실, 기억나는 마릴린 몬로는 얼굴의 점과 어떤 요렴미 쯤이었을 것인데, 오늘 영화보며 얼굴을 자세히 보니 내가 여태 보아오고, 생각해오던 그런 얼굴이 아니었다. 전혀 낯선 사람같은 -너무나 건강하게 매력적인 얼굴이었다. 생각해보니, 마릴린 몬로를 제대로 본 적이 없구나.. 그리고 그녀의 노래는 또 얼마나 환상적인가. 그녀가 마크를 위해 노래를 불러줄 때는 마치 줄리 앤드류스가 꼬마들을 알프스 산록에 앉혀놓고, <도레미 송>부를 때 느꼈던 그러한 목가적, 전원적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뗏목을 타고 물을 뒤집어선 자태를 보고, 물에 퐁당 빠졌을 때 로버트 미첨이 말려주고, 마세지 해주던 장면에서는 마치 애마부인의 안소영같이 나온다. 청바지와 부츠가 어울리는 여자. 그리고, 마치 우리 영화같이 갑자기 마릴린 몬로의 입술을 훔치려는(--;;) 로버트 미첨. 저항하는 마릴린 몬로. 그리고 맹수의 등장.......

 

 

어쨌든 몬로가 부르던 노래는 참 멋이었다. (같은 곡을 로버트 미첨이 부르기도 했다)

 

The River Of no return

If you listen, you can hear it call, Wailaree! (Wailaree!)

There is a river called the River of No Return
Sometimes it's peaceful, and sometimes wild and free.
Love is a traveler on the River of No Return.
Swept on forever to be lost in the stormy sea. (Wailaree!)
I can hear the river call, No return, no return, No return, no return. (Wailaree!)
I can hear my lover call, "Come to me." (No return, no return)
I lost my love on the river and forever my heart will yearn.
Gone, gone forever down the River of No Return. Wailaree! (Wailaree!) Wailaree!
You never return to me. (No return, no return)

귀 기울여 들으면 애틋한 소리가 들리네
돌아오지 않는 강이라고 불리우는 강이 있었네
때로는 평화롭게 때로는 거칠고 자유롭게 흘렀지.
돌아오지 않는 강에서 사랑이란 나그네 같은 것
물살에 휩쓸려가면 거센 바다에서 길을 잃고 말지
그 애틋한 소리 강의 속삭임이 들리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네
다시 돌아온 내 사랑의 목소리가 들리네
나는 강에서 사랑을 잃었네 하지만 내 그림은 영원해요
내사랑은 돌아오지 않는 강을 따라 영원히 떠나 버렸네.
그 애틋한 소리
그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
돌아오지 않으리
다시는.

 

마릴린 몬로는 다시는 우리 곁에 오지 않는다. 하지만, , 멋진 배우인 것은 사실이다. 그녀가 빨간 구두를 바닥에 팽개치는 장면에서 <델마와 루이스>의 지나 데이비스가 떠오른 것은 참 신기하다... 그리고, 마릴린 몬로를 이야기할 때(미국의 영화사가, 호사가, 다큐멘타리 작가들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1954년 한국방문 때와 관련해서이다. 그때 남은 사진과 기록은 아주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었다. 마릴린 몬로가 한국에 왔다 갔었다.... 오래 전에.. 살아있을 때 말이다.. 물론 미군들 위문공연이었지만 말이다... ^^ (박재환 1999/1/17)

 

 

River of No Return - Wikipedia

River of No Return is a 1954 American Western film directed by Otto Preminger and starring Robert Mitchum and Marilyn Monroe. The screenplay by Frank Fenton is based on a story by Louis Lantz, who borrowed his premise from the 1948 Italian film Bicycle T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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