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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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차례] 임신과 죄책감 (김나경 감독 My Turn, 2017)
29일(목)부터 9월 5일까지 8일 동안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열린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31개국 119편의 영화가 상영되며 포럼 및 부대행사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영화제의 캐치프레이즈는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이고 슬로건은 ‘20+1, 벽을 깨는 얼굴들’이다. 여성영화제 기간에 맞춰 KBS 독립영화관에서는 ‘한국+여성+영화’의 현재를 엿볼 수 있는 단편 3편이 방송된다. , , 이다. 세 작품 모두 오늘을 살고 있는 대한민국 여성이 처한 현실을 날카롭게 이야기한다. 김나경 감독의 는 안타까운 상황을 이야기한다. 서울의 한 요양병원 간호사 현정(주가영)은 오늘도 환자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다. 할아버지의 자세를 고쳐주다(포지션 체인지) 갑자기 헛구역질을 한다. 입덧을 하는 모양. 순간,..
2019.08.28 -
[증언] 각자의 사정 (우경희 감독 2018)
29일(목)부터 9월 5일까지 8일 동안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열린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31개국 119편의 영화가 상영되며 포럼 및 부대행사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영화제의 캐치프레이즈는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이고 슬로건은 ‘20+1, 벽을 깨는 얼굴들’이다. 여성영화제 기간에 맞춰 KBS 독립영화관에서는 ‘한국+여성+영화’의 현재를 엿볼 수 있는 단편 3편이 방송된다. , , 이다. 세 작품 모두 오늘을 살고 있는 대한민국 여성이 처한 현실을 날카롭게 이야기한다. 우경희 감독의 단편 은 직장에서 ‘을’의 위치에 있는 여성의 문제를 다룬다. 취업 준비 중인 혜인(문혜인)은 경력증명서를 받기 위해 이전에 일했던 작은 회사를 찾아온다. 서류를 건네주는 오 대리(한해인)는 “이런 건 미리..
2019.08.28 -
[DMZ,비무장지대] 군대에서 축구한 남자들의 이야기 (이규형 감독 Demilitarized Zone, 2004)
(박재환 2004.11.23.) 이거 남들이 다하는 영화리뷰 아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임. 이딴 걸 리뷰라고 올렸느냐 딴지걸지 말기 바람. [DMZ,비무장지대]라는 이 영화를 그런대로 감상하려며 남자들이 입에 침을 튀기며 이야기하는 군대에서 ‘초뺑이’치며 축구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끔찍한, 혹은 황홀한 30개월 전후의 남자들만의 세계에 대해 전우애, 동지애, 동질감, 공감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미리 말해 두지만 난 ‘후방’에서 ‘빵위’들 무리 속에서 그런대로 편안한 상황병(그래도 현역임!)으로 군 복무를 했다는 점을 미리 밝혀 둔다. 요즘은 공익요원이란 것까지 생겨 '빵위'가 무엇인지 '수색대대'가 얼마나 힘든지를 모를 것이다. 물론 그런 것 몰라도 통일운동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
2019.08.28 -
[독자등대] 기쁜 우리 젊은 날 (獨自等待, Waiting Alone, 2005)
(박재환 2007.9.4.) 이번(2007년) CJ중국영화제 상영작 중 가장 큰 ‘따완(大腕)=빅 스타’가 출연하는 영화는 바로 [독자등대](獨自等待)이다. 홍콩 느와르의 ‘따거’(큰형님) 주윤발이 출연하기 때문이다. 정말? 이 영화가 끝나고 자막 다 올라갈 때까지 보면 안다. [독자등대]는 우리나라 관객도 쉽게 받아 들일만큼 재밌고 공감 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떤 이야기? 한 남자가 예쁜 여자에게 빠진다. 완전히 얼이 빠져 간이고 뭐고 다 내주었다가 그 미녀 옆에는 이미 돈 많은 임자가 있었고, 그 동안 자기에게 보냈던 미소는 단지 “우린 그냥 친구일 뿐이야”라는 말을 듣고 나서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좌절감을 느끼게 되는, 그리고 그런 바보 같은 남자를 옆에서 오랜 세월동안 조용히 지켜만 보고 있..
2019.08.28 -
[제보자] 믿고 싶은 것과 보고 싶은 것 (임순례 감독 The Whistleblower 2014)
(박재환.2014) 지난 2005년, 노무현 대통령 재임기간에 한국을 발칵 뒤집은 사건이 하나 있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들 지금도 씁쓸하게 생각할 ‘황우석 스캔들’이다. 1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그 사건이 남긴 생채기는 크다. 적어도 한때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함께 한국인의 위상을 세계에 떨칠 위대한 과학자로 여겼던 인물이니 말이다.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대한 과학적 성과’와 ‘그 과정에서의 사소한 실수’ 사이에서의 평균적 가치평가를 내릴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런데 우중(愚衆)과 결합한 미디어의 오발탄들 속에서 몇몇 언론(MBC ‘피디수첩’ 같은)에 의해 이 이야기는 급격하게 ‘과학적 진실’과 ‘과학자의 양심’으로 이동했다. 남은 것은 영웅 만들기에 골몰했던 그 당시 많은 언론과 그에 장단을..
2019.08.27 -
[메멘토] ‘박하사탕’이 ‘오 수정’을 만날 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Memento 2000)
(박재환 2002-1-16) 고작 100년 전의 상황만 되돌아봐도 영화란 것이 일종의 환상이요, 착시현상이며, 기억의 재배치인 영상조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뤼미에르가 찍은 몇몇 동영상들, 예를 들어 기차가 연기를 내뿜으면 플랫폼으로 달려들 때 객석의 사람들은 기차가 자기에게 덮칠 것이라 기겁을 하였던 것은 영상물에 적응 못하던 시절의 하나의 조건반사였다. 그 후 영화라는 매체에 이런저런 기술이 스며들면서 이제는 현실과 환상을 교묘하게 섞어놓는다. 그러면서 편집의 기술은 영화 관람객으로 하여금 기억의 순차를 뒤집어서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해낸다. 그러한 뒤틀린 편집은 타란티노의 에서 일반화되기 시작했다. 이창동 감독의 은 정공법적으로 기억을 거슬러 올라간다. 기억의 편린은 질서정연하게 고정된 기..
2019.08.27 -
[동방불패] 무협영화의 새 장을 열다 (정소동 감독 笑傲江湖之東方不敗 Swordsman2 1991)
(박재환 1999) 홍콩영화에 있어 신기원을 이룬 작품이 몇 개 된다. , , 등등. 그 중 서극 또는 정소동의 만큼 아시아권에 크나큰 영향을 끼친 작품도 드물 것이다. 는 그 동안 축적된 홍콩영화의 특징이 그대로 나타난다. 동양적인 정서의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동시에 서극이 미국에서 익힌 SF의 특징도 충분히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중국전통 소설작법에 바탕을 둔다. 물론 김용의 원작 뿐만 아니라 전형적인 무협-협객소설의 기본 프롯을 충실히 수행한다. 종족 간 혹은 계파 간의 갈등구조가 우선한다. 무협소설을 보면 가장 기본이 되는 줄거리는 '사부' 또는 '부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 대결을 펼치게 되는 것이다. 이 영화는 明나라 지배계급인 한족(漢族)과 피억압세력인 묘족(苗族)간의 내재된 ..
2019.08.27 -
[첨밀밀] 같은 꿈, 다른 꿈의 연인 (진가신 감독 甛蜜蜜 Comrades: Almost A Love Story 1996)
(박재환 1999.3.10.) 여소군은 고향 무석에 두고온 애인 소정에게 선물을 보내려고 이교와 함께 보석가게에 들른다. 그리곤 똑 같은 팔찌 두 개를 사서는 하나를 이교에게 채워 주려고 한다. 그러자 이교는 아주 난감해 하며 화를 벌컥 내면서 그런다. "난 친구야. 무석의 소정은 애인이야. 이런 걸 주다니 어떻게 된 거야? 소정이 안다면. 이런 경우 친구라고 한다면 어떤 심정이겠니." 그러곤 얼마 있다 그런다. "내가 여기 온 목적은 네가 아냐. 너가 홍콩에 온 이유도 내가 아니었고 말야." 이교의 쌀쌀맞은 소리에 소군은 힘이 빠져 돌아선다. 거리에서 흘려 나오는 등려군의 노래를 듣게 된다. 그러곤 여소군은 마술에 걸린 것처럼 다시 이교에게로 달려와선 차에서 목을 빼낸 이교와 열정적인 키스를 한다. 그..
2019.08.27 -
[우리집] 가족은 밥상에서 완성된다 (윤가은 감독 The House of Us 20192019)
(박재환 2019.8.26) 초등학교 5학년 ‘하나’(김나연)는 오늘도 집안의 행복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아빠는 언제나 술에 취해 밤늦게 들어오고, 엄마는 ‘유리천장의 직장’에서 야근으로 분투 중이다. 아빠와 엄마는 매번 큰 소리로 싸운다. 둘 사이가 이상하다는 것을 이미 감지한 오빠. 오빠는 ‘넌 아직 몰라’라고 할 뿐이다. 하나가 할 수 있는 것은 자기가 엄마라도 된 듯, 요리하고, 밥하고, 밥상을 차리는 것이다. 아빠도, 엄마도, 오빠도 온가족이 다 함께 테이블에 모여 앉아 밥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그리고 같이 여행이라도 다녀오면 ‘다시’ 행복해질 것 같다. 3년 전 로 평단의 극찬을 받았던 윤가은 감독의 신작 이다. ‘하나’의 노력은 헛되 보인다. 무엇보다 가족 그 누구도..
2019.08.26 -
[플라스틱 차이나] 언더 더 카펫 (왕지우랑 감독 塑料王國 Plastic China, 2016)
(박재환 2018.02.20.) 지난주부터 ‘KBS 독립영화관’이 정상(!)적으로 방송되기 시작했다. 오늘밤 시간에는 꽤 의미 있는 독립영화 한 편이 영화 팬을 찾을 예정이다. 중국과 대만의 독립 다큐멘터리스트가 만든 (감독: 왕지우랑 원제: 塑料王國, Plastic China)이다. 작년 선댄스키드 영화제 등 많은 영화제를 통해 소개되면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지구환경 보호를 위해 오늘도 ‘분리수거’를 기꺼이 한 지구인이라면 이 작품을 꼭 보시길 바란다. 작품은 ‘분리 수거된 쓰레기’의 종착역을 보여준다. 깡통, 종이, 비닐, 플라스틱류로 분리수거된 그 쓰레기들은 어디로 갈까. 막연하게 재처리공장에서 부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분리공장에서는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는 가운데 노동자들이 덜 분리된,..
2019.08.26 -
[오아시스] 아름다운 삶 (이창동 감독 Oasis, 2002)
그제(2002.8.28) 사회면에 난 끔찍한 기사내용이다. 80代노인이 정신지체자매 상습성폭행....정신장애 10대 자매를 꾀어 포르노테이프를 보여주고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일삼은 80대 노인이 경찰에 꼬리가 잡혀 철창행. **동부경찰서는 27일 **군 모 지역에 사는 B(80·무직)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 경찰에 따르면 B씨는 같은 마을에 사는 K(14·정신지체 *급)양과 동생(11)을 올해 3월초부터 지난 19일까지 9회에 걸쳐 인근 야산과 다리 밑 등지로 끌고 다니며 번갈아 성폭행을 해 온 혐의다. 이창동 감독의 신작 의 내용은 내일이 없는 전과 3범이 지체장애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었다. 이창동의 문학적 능력으로 미루어보아 는 영화판 조세희의 이..
2019.08.26 -
[섬] 그 섬에는 악어가 산다 (김기덕 감독 The Isle, 2000)
(박재환 2000.4.6) 올해 개봉된 영화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김기덕 감독의 네 번째 영화 을 들고 싶다. 이 영화는 몇 개의 장르 관습과 한없는 열정에만 사로잡힌 채 만들어지는 많은 한국 영화들 중에서 가장 치열한 작가 정신이 빛을 발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감독이 자신의 영화를 만들며 희열을 느낄 수 있고, 관객이 그 영화를 보고 나서는 감독의 의도에 공감하든 아니면 반발하든 하나의 느낌을 명확히 가질 수 있는 영화가 흔치 않은 요즘, 이 영화는 정말 기이할 정도의 매력을 가진다. 첫 시사회에서부터 흘러나온 찬사와 놀라움은 이제 점점 더 층을 넓혀간다. 김기덕 감독은 이미 , , 으로 한국 영화팬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주었던 영화감독이다. 서른이 넘어서야 영화라는 매체를..
2019.08.25 -
[와이키키 브라더스] 중년이 된 세친구 (임순례 감독 Waikiki Brothers, 2001, 명필름)
(박재환 2001/4/27) 대안영화를 표방하고, 지방문화의 국제화를 앞당기기 위해 개최되는 전주국제영화제 그 두 번째 장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임순례 감독의 는 분명 이 영화제의 위상을 한층 높여줄 작품으로 보인다. 작년 1회 영화제 개막작으로 ‘작가주의 감독’ 홍상수의 세 번째 영화 이 상영되면서 이 영화제는 단번에 부산영화제와 부천판타스틱영화제와는 분명 구별되는 작가주의 지향의 영화제임을 영화팬들에게 인식시켰다. 올해 개막작으로 선정된 임순례 감독의 신작 도 그러한 영화제 조직위원회와 영화팬들의 기대에 한껏 부응하는 작품이 되었다. 나이트클럽에서 연주하는 4인조 밴드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불경기로 인해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한 채 출장밴드로 전전한다. 지방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 시골 촌구석에서 열리..
2019.08.25 -
[화산고] 춤추는 매트릭스 (김태균 감독 Volcano High 2001)
(박재환 2002/10/7) 의 감독 김태균 감독의 필모그라피를 보면 흥미롭다. 와 의 제작담당으로 영화 일을 시작하여 와 의 조감독을 거쳐 , 를 감독했단다. 그리고 지난 연말 온갖 우려와 기대 속에 를 개봉시켰다. 다른 영화는 다 놔두고 은 참 희한한 영화였다. 그다지 주목받지 못한 영화였지만 형식의 특이함, 주제의 찬란함 등 여러 면에서 독창성이 느껴지는 신선한 한국영화였다. 그런 그가 에서 맘 먹고 돈을 펑펑 써가며 또 다른 '신선한' 한국영화 한 편을 건져내었다. 남들은 '화산고'의 어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영화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어떤 촌스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외가댁이 있는 경남 서생이란 곳에 '화산'이란 지명이 있기 때문이다. 아마, '기장-월래-좌천-일광'하..
2019.08.25 -
[무림지존 = 모던 여래신장] 유덕화, 왕조현, 그리고 조달화 (황태래 감독, 摩登如來神掌 Kung Fu Vs Acrobatic, 1990)
장예모 감독의 이 있기 전에 이안 감독의 이 있었고, 그 전에 서극의 이 있었다. 물론 그 이전에 장철이나 호금전의 수많은 무협 쿵후영화들이 존재했다. 그 이전에는? 글쎄요? 홍콩의 영화사를 살펴보면 이미 오래 전에 ‘황비홍’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있었으며 ‘소림사’ 이름을 단 영화들이 수두룩하다. 중국영화사, 정확히는 홍콩영화사에서 초창기부터 이런 영화에 출연한 배우가 있다. 1930년대부터 영화를 찍기 시작하여 5~60년대에 수십 편의 황비홍 영화와 무협영화에 출연했던 배우가 조달화(曺達華)이다. 할아버지가 다 된 조달화는 성룡 영화에서 가끔 만날 수 있는 배우이다. ‘할아버지’ 조달화가 출연한 영화를 한 편 소개한다. 황태래 감독의 1990년도 작품 (摩登如來神掌)은 흥미로운 작품이다. 유덕화와 ..
2019.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