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박하사탕’이 ‘오 수정’을 만날 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Memento 2000)

2019. 8. 27. 14:05미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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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환 2002-1-16) 고작 100년 전의 상황만 되돌아봐도 영화란 것이 일종의 환상이요, 착시현상이며, 기억의 재배치인 영상조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뤼미에르가 찍은 몇몇 동영상들, 예를 들어 기차가 연기를 내뿜으면 플랫폼으로 달려들 때 객석의 사람들은 기차가 자기에게 덮칠 것이라 기겁을 하였던 것은 영상물에 적응 못하던 시절의 하나의 조건반사였다. 그 후 영화라는 매체에 이런저런 기술이 스며들면서 이제는 현실과 환상을 교묘하게 섞어놓는다. 그러면서 편집의 기술은 영화 관람객으로 하여금 기억의 순차를 뒤집어서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해낸다. 그러한 뒤틀린 편집은 타란티노의 <펄프 픽션>에서 일반화되기 시작했다.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은 정공법적으로 기억을 거슬러 올라간다. 기억의 편린은 질서정연하게 고정된 기억의 공간을 창조해내고 주인공은 괴로으하는 것이다. 여기에 홍상수 감독의 <! 수정>처럼 주인공이 선택적 기억만을 하고 싶어한다면 어떻게 될까. 영국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자신의 신작 <메멘토>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 본다. 기억을 뒤섞고 그 뒤섞인 기억 속에서 자신의 의지대로 기억을 재편한다. 어떤 결과가 나올까. 

여기 레너드란 자가 있다. 관객들은 두 가지의 병행되는 이야기 진행으로 이 사람의 과거를 엿보게 된다. 그는 전직 보험수사관이며, 아내가 강간당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가 그 강간범을 총으로 쏘아 죽이고 아내에게 뛰어갔을 때 또 다른 누군가가 뒤에서 그를 강타한다.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진 그는 그 이후 모든 기억에서 혼선을 갖게 된다. 그는 머리에 충격을 받기 전 상황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기억해 내지만, 그 이후의 일에 대해서는 아주 짧은 순간만을 기억하게 된다. 이른바 단기성기억상실증(Short-term Memory Loss). 가게에 신문 사러 나갔다고 하자. 10분 정도 걸어가다가 , 내가 지금 뭐하고 있지?” 식으로. 어젯밤 같이 잔 여자를 말똥말똥 쳐다보면서 당신 누구죠?” 그는 떠오르는 과거에 대해 결사적으로 연연하며 아내 살해범을 뒤쫓는다. 그는 자신이 머무르는 곳을 폴로라이드 카메라에 담고, 단서들을 자신의 몸에 문신으로 새겨놓는다. 그의 몸에는 하나씩 범인에 대한 정보로 채워나간다. 

그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테디라는 수상쩍은 사람과, 나탈리라는 웨이트리스. 그리고 그가 아내 살인범이라 단정하는 존 G.라는 남자까지. 그는 기억의 한계에서 벗어나 자신의 몸에 새겨진 문신과 기록만을 믿게 된다.

 적어도 제한된 메모리에서 복수에 뛰어드는 남자의 절박함은 충분히 이해가 가간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몇 가지 영화적 의문을 갖게 된다. 아내를 죽인 자가 누구인가. 현장에서 아내가 죽었는가? 레너드가 보험수사원으로 일할 때 등장하는 부부는 실존인물인가 아니면 레너드가 조작해내는, 아니면 누군가 기억을 조작시킨 가상의 인물일 뿐인가. 범인이 테디라면 너무 간단하고 레너드 자신이 범인이라면 너무나 두렵다. 기억이 없는 사람에게 누군가가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서 그것을 실제 기억으로 믿게 만든다는 것은 <스트레인지 데이스>, <블레이드 러너><토탈 리콜> 등에서 흥미롭게 다루어진 내용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그러한 기억의 재생, 조작, 공포감을 저예산으로 돌파한 셈이다. <메멘토>는 흥미로운 소품이다. 영화를 보며 계속 신경을 곤두세워야하는 이른바 지적인 퍼즐 맞추기이지만 다 보고 나서 한번 더 생각해보면 그다지 복잡한 것은 아니다. 

레너드의 직업은 ‘insurance investigator’이다. 우리나라에도 교통사고 등을 위장하여 보험금을 타먹는 보험사기가 들통 난 것만 한 해 수백 억 원이다. 실제로 보험업계에서는 천문학적 돈이 보험사기로 새어나가고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IMF이후에는 사기꾼, 의사, 보험사 직원까지 연계된 보험사기가 신문에 끊임없이 보도되고 있다. 레너드의 직업은 그런 보험금 지급의 당위성을 조사하는 보험조사원이다. 전에 TV프로를 보니 보험회사들마다 경찰 수사전문가를 영입하여 조사한다고 한다. <메멘토><기억하라!>라는 뜻의 라틴어.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의 영어제목은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였다. 이것의 정확한 의미는 당신도 죽는다는 것을 명심하라이다. (박재환 2002/1/16)

 

 

Memento (film) - Wikipedia

Memento is a 2000 American neo-noir[4][5] psychological thriller film written and directed by Christopher Nolan, and produced by Suzanne and Jennifer Todd. The film's script was based on a pitch by Jonathan Nolan, who later wrote the story "Memento Mori"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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