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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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아이.] 인형의 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A.I. Artificial Intelligence 2000)
(박재환 2000-7-30) 재작년(1998년) 3월 유명을 달리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교분은 197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의 세트장 건설을 위해 영국에 와있던 스필버그 감독은 을 준비 중이던 큐브릭 감독과 저녁을 함께 하게 되었고, 그 후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영화작업의 조력자가 되었다. 줄곧 대중적인 기호의 흥행 대작을 만들어오던 스필버그와 고집스레 자신의 영화스타일을 강조하였던 큐브릭. 이들 스크린의 거장, 명감독의 교분은 영화팬에게는 흥미롭기도 하다. 큐브릭은 생전에 특별히 애착을 가지고 영화로 만들고자한 작품이 있었지만 끝내 '계획'으로 끝난 것이 몇 편 있다. 가 그 중의 하나이다. 큐브릭은 말년에 이 작품의 완성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 맡겼고 스필..
2019.08.31 -
[오늘] 송혜교의 용서, 남지현의 반성, 이정향의 밀양 (이정향 감독 Reason to Live, 2011)
(박재환, 2011.10.8.) 최근 전 국민을 분노케 한 사건이 있다. 영화 의 경우와 모 대학 의대생들의 파렴치한 행위이다. 엄연한 법치주의 국가에서 일어난 관련사건은 국민의 정서와는 엄청나게 괴리된 판결행위로 인해 국민의 공분을 살 지경이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른바 전관예우가 대변하는 탄탄한 이너 써클 때문인가. 아니면 아무리 끔찍한 사건이라도 한 달만 지나면 금세 잊어버리는 국민 탓일까. 그런 잘잘못을 떠나 이런 일에는 항상 발 벗고 나서는 인권단체가 있고 종교인들이 있다. “죄 없는 자 돌을 던져라”라거나 “한 마리 길 잃은 양....”식으로. 혹은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금언까지. 그런 복잡한 ‘보통사람의 법감정’을 향해 이정향 감독의 신작 은 중요한 화두를 던진..
2019.08.31 -
[단적비연수 - 은행나무침대2] 한국형 대작영화의 전형? (박제현 감독 Gingko Bed 2, 2000)
(박재환 2000.11.12.) 의 극장개봉을 앞둔 지난 2일, 서울 시네코아에서는 지방배급업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첫 시사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이른바 흥행업자들 외에 영화관계자, 기자들도 다수 참석하여 지난 1년 동안 그들이 가장 기대하고 흥분해마지 않았던 강제규필름의 를 관람하였다. 녹음과 편집, 그리고 컴퓨터그래픽 작업 등 후반작업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공개된 이 영화는 평론가들로부터 거의 실망에 가까운 평을 받아야했다. 그런데, 배급업자들은 '감각적으로' 흥행요소를 찾아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 영화가 서울에서만 60개, 전국에서 140개 스크린에 내걸리는 선택을 하였다. 이른바 라는 말은 의 작품성을 희화적으로 나타내는 표현이기도 하지만 흥행업자에겐 '그래도' 돈은 된다..
2019.08.31 -
[악마를 보았다] 뷁~ 언퍼니 게임 (김지운 감독 I Saw The Devil, 2010)
(박재환 2010.8.12) 김지운 감독은 , , , , 의 감독이다. 그가 이병헌과 최민식이라는 당대 한국 최고의 배우를 캐스팅하여 만든 영화 가 언론매체의 관심을 받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할 것이다. 이미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두 차례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터라 제작사나 감독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문제 장면을 삭제하여 겨우 심의를 통과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어제 오후 늦게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기자시사회가 열렸다. 일반적으로는 기자시사회는 영화 개봉을 열흘 정도 앞두고 열린다. 그래야 충분히 기사화되어 홍보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또한 개봉을 앞두고 네티즌 시사회를 잇달아 열어 인터넷에 붐을 조성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 숙성기간 없이 오늘 바로 개봉된다. 어제..
2019.08.31 -
[포화 속으로] 소년, 전사가 되다 (이재한 감독 71: Into The Fire, 2010)
(박재환 2010.6.9)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60년이 되었다. 반만년을 같은 민족으로 자처하던 한민족이 38선이라는 인위적인 금이 그어진지 딱 5년 만에 벌어진 전투에서 수백만 명이 희생되었다. 그리고 그 생채기는 너무나 오래, 깊이, 아프게 남아있다. 당시 역사의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은 이제 노년이 되어 역사 속으로, 기억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다. 그리고 올해 영화와 TV드라마로 한국전쟁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것은 꼭 MB정권/천안호가 가져온 우리 사회의 보수화, 우익화 경향은 아니다. 원래 영화판이나, 대중문화라는 것은 계기성 콘텐츠를 기막히게 찾아내어 업그레이드 시키는 동네이니 말이다. 올해 꽤 많은 전쟁영화가 기획, 제작되고 개봉을 준비 중이다. 언젠가부터 잊어진 전..
2019.08.31 -
[벌새] 섬세함과 날카로움 (김보라 감독 House of Hummingbird, 2018)
(박재환 2019.8.30) 군사정권을 끝내고, ‘대망의 문민정부’로 출범한 YS는 임기 내내 ‘사고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했다. 오래된 부정과 비리가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93년 기차가 탈선하고, 비행기가 추락하고, 배가 침몰하는 등 갖은 재난을 겪어야했다. 이듬해에도 대형사고는 끊이질 않았다. 88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1994년 10월 21일에는 한강을 가로지르는 성수대교가 무너졌다. 아침 출근, 등교시간에 상판 하나가 내려앉았고 그 위를 달리던 차들이 낙엽처럼 푸른 한강 위로 떨어지면서 다수의 학생이 불귀의 객이 되었다. 1994년은 그렇게 대한민국에 기록된다. 그해를 특별하게 기억하는 김보라 감독이 신작 를 통해 한국인의..
2019.08.30 -
[불사정미] 사랑에 빠진 女킬러 (유위강 감독 不死情謎 Bullets of Love 2001)
(박재환 2001.7.19.) 살다보니 여명 영화가(‘천사몽’은 제외하고) 한국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되기도 하구나. (2001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홍콩관광청의 특별행사로 한국을 찾았던 여명은 자신도 이 영화의 완성본을 아직 못 본 상태였다고 했다. 그러니까 이날 상영된 필름은 지난 4월 말에 촬영을 종료한 후, 편집 등 후반작업을 거치고 곧바로 한국에 공수된 것이다. 여명 팬들로서는 아주 기분 좋은 '월드 프리미어'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이 영화는 유위강 작품이다. 60년 홍콩출신의 유위강은 촬영조수로 그의 홍콩영화인생을 시작했다. 정이건을 스타로 만들었던 시리즈에서 현란한 카메라 워킹으로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던 그는 홍콩 오락영화의 대가 왕정과 손잡고 무수한 홍콩식 액션영화를 만들었다..
2019.08.30 -
[번지점프를 하다] 내 마음의 연인 (김대승 감독 Bungee Jumping Of Their Own 2001)
(박재환 2001/1/21) ‘번지점프’는 남서태평양 솔로몬제도에 위치한 바누아투라는 작은 섬나라에서 유래한 레저 게임이란다. 이 섬나라 원주민들은 해마다 봄이면 일정한 나이에 이른 남자아이들이 높다란 나무 끝에 올라가 ‘번지넝쿨’로 다리를 묶고는 땅바닥으로 고꾸라져서 뛰어내린다. 수십 미터 높이의 고탄력 나무에서 뛰어내려서 땅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절명하면 끝이고 살아남으면 성인으로 대접받는다고 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전래민속처럼 왜 그런 위험천만의 야만스런 통과의례를 치르는지를 설명해주지는 못하지만 이 번지점프는 80년대 들어 서구에서는 일종의 스포츠-레저가 되어버렸다. 미국의 금문교, 파리의 에펠탑을 거쳐 이제는 하나의 완벽한 레저가 된 것이다. 바누아투는 뉴질랜드 옆에 위치한다. 임권택 감..
2019.08.30 -
[미술관 옆 동물원] 그들이 쓴 것- 커플 시나리오 (이정향 감독 Art Museum By The Zoo, 1998)
(박재환 1999.1.1.) 부산에서 태어난 나는 어릴 적 아버지 어머니 손잡고 금강원이란 곳에 갔었다. 금강원이란 곳은 부산 금정산의 자락에 있는 유원지이다. 그곳엔 동래동물원이 있었다. 그곳에 들어서면 우선 물개들이 헤엄치고 다니는 커다란 풀장이 있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가면 하마가 있었다. 하마는 언제나 하품을 하고 있었다. 입이 이~~렇게나 컸었다. 하마가 크게 하품하면 사람들은 입으로 돌멩이며 깡통을 집어 던졌다. 그리고 국민학교 졸업할 즈음 그 하마가 소화불량으로 죽었고, 해부했을 때 위에서 온갖 잡동사니가 쏟아져 나와서 우리나라 인간들의 잔인한 호기심을 욕하는 것을 보았다. 그 동물원 옆에 식물원이 있었다. 에 나왔던 커다란 글라스로 지은 온실이 있고, 온갖 식물들이 있었을 터이다. 해마다..
2019.08.30 -
[인터뷰] 김보라 감독 “1994년의 은희를 보듬어 주고 싶었다” (영화 ‘벌새’)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서울의 초등학교 5학년생 은희는 학교 리코더 불기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 부모님으로부터 칭찬을 받고 싶어 한다. 김보라 감독의 단편 ‘리코더 시험’이다. 그리고 김 감독은 이번엔 ‘중학생 은희’를 내세워 1994년의 서울을 보여준다. 1994년 한국을 살아가는 15살 여학생 은희의 삶은 어떠했을까. 1988년을 지나 1994년을 기억에서 끄집어 낸 김보라 감독을 만나 에서 이야기하고자하는 바를 물어보았다. 영화 는 복도식 계단의 아파트 10층에 사는 서민 가정의 막내 딸 은희를 중심으로 세상이 은희를 어떻게 보는지, 은희가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여준다. 제목 ‘벌새’처럼 1분에 90번 이상의 날갯짓을 하는 ‘벌새’처럼 바쁘게 사는 삶을 그리고 싶어한 모양이다. - ..
2019.08.30 -
[베를린]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 (류승완 감독 The Berlin File , 2013)
(박재환 2013.2.5.) '류승완'은 영화를 무척 좋아했다. 특히나 성룡 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했단다. 그래서 영화감독이 되었고 줄기차게 액션영화를 찍는다. 류승완 감독은 개그맨 김병만과 비슷한 삶의 궤적을 그려왔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밑바닥부터 차곡차곡 ‘고생하며’ 실력을 쌓아온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시네마테크에서 영화를 보고 배웠으며 연출부에서 영화를 습득한 것이었다. 그가 자투리 필름을 얻어 ‘액션’ 단편을 만들기 시작했고 그것을 하나로 엮어 를 완성시켰다. 그리곤 충무로의 활력 넘치는 영화감독이 된 것이다. 그가 충무로 영화판의 주류에 편입하고 12년 만에 이란 꽤 규모가 큰 액션블록버스터를 내놓았다. 베를린을 배경으로 남과 북의 스파이전쟁, 동과 서의 첩보전쟁을 거창하게 펼..
2019.08.30 -
[접속] 사랑의 접속 (장윤현 감독 The Contact , 1997)
(박재환 1999.12.26.) ...... 누구에게나 개인적인 기억을 가진 사적인 영화를 하나씩은 갖고 있을 것이다. 그 영화는 그녀와 처음 본 영화였다든지, 그 영화 촬영할 때 그 옆에 있다가 여자주인공에게 사인 받았다든지. 아님 불행히도 그 영화 본 다음날 깨어졌다든지. 어쨌든 이 영화에도 나에겐 나름대로의 사연이 있다. 내가 이전에 다니던 회사의 한 여자 동료가 생각난다. 한석규가 지금은 넷츠고 광고모델이지만, 이 영화에선 유니텔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 영화 개봉할 즈음해서 유니텔에서 펼친 이벤트 중에 그런 것이 있었다. 온라인상에서 만난 사이버커플 이야기 공모였을 것이다. 에 나오는 한석규가 사용하던 노트북이 경품이었다. (영화 끝나고 올라가는 자막에 유니텔과 더불어 삼성전자가 있는데 아마..
2019.08.30 -
[단편영화 ‘자유연기’] (김도영 감독 The Monologue, 2018)
29일(목)부터 9월 5일까지 서울에서는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열린다. 여성의 문제를 다룬 영화 119편이 상영되고, 이와 함께 여성문제를 심도 깊게 다루는 포럼과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린다. 올 영화제 캐치프레이즈는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이다. 여성영화제 기간에 맞춰 KBS 독립영화관에서는 ‘한국+여성+영화’의 현재를 엿볼 수 있는 단편 3편이 방송된다. , , 이다. 세 작품 모두 오늘을 살고 있는 대한민국 여성이 처한 현실을 날카롭게 이야기한다. 김도영 감독의 는 작년 미장센단편영화제에서 사회적 관점을 다룬 작품에 주는 ‘비정정시 부문’ 최우수단편상과 심사위원특별상(연기부문)과 아이러브숏츠 관객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이른바 경단녀(경력단절녀) 스토리이다. 드라마에서, 소설에서 많이..
2019.08.29 -
[라이언 일병 구하기] 스필버그의 전쟁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Saving Private Ryan 1998)
(박재환 1999.9.8.) 오, 하느님! 이 영화를 정말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들었단 말입니까? 스필버그의 졸작 를 최근 다시 본 나로서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이 영화는 전투의 잔인한 묘사로 인해, 전쟁 영화에 있어 크나큰 한 획을 그었다. 이제 앞으로의 전쟁영화는 팔다리가 떨어져나가고, 내장이 터져나가고, 화면이 피바다가 되고, 카메라렌즈까지 피갑칠을 해야 관객의 직성이 풀리게 되었다. 스필버그는 피터 잭슨도 아니면서, 방위조차 나오지 않았으면서도, 이렇게 전쟁의 참상을 묘사했다. 내가 여기서 전쟁의 참상이라고 표현은 했지만, 실제, 나도 전쟁을 모르니, 전쟁을 논하기엔 한계가 있고, 죽음과 애국심을 논하기엔 무리가 있다. 하지만, 내가 여태 보아온 많은 전쟁영화 중에서 ..
2019.08.29 -
[아바타] 판도라의 눈물 (제임스 카메론 감독 Avatar, 2009)
(박재환 2010.1.28.)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가 난리이다. 최근 디지털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지난 연말 즈음하여 나돈 이런 말에 동의할 것이다. “앞으로 세상은 아이폰을 가진 사람과 가질 사람, 아바타를 본 사람과 볼 사람으로 나뉠 것!”이라는 명제를. 를 본 사람이 1,000만 명을 넘어섰다니 확실히 킬링 타임용 영화로만 끝날 사건은 아니다. 그럼 는 어떤 영화이고 그 영화가 이렇게 대중의 사랑을 차지하고 있는 것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제임스 카메론과 아바타 사실 할리우드 영화판에서 SF영화의 지존은 스티븐 스필버그였다. 일찍이 라는 영화와 등을 통해 무한대의 상상력을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스필버그는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감성의 영화인이며 S..
2019.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