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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미 엣 더 게이트] 문앞의 적 (장 자크 아노 감독 Enemy at the Gates 2001)

(박재환 2001-4-15)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에서 전쟁의 피비린내를 내뿜으며 구현한 것이 ‘라이언 일병’의 생사확인과 무사귀환이라는 기막힌 휴머니즘이었던 것에 비해, 이 영화 는 바로, 국가와 민족의 영광을 위해 하나의 전쟁 우상이 만들어지는 프로파간다의 드라마이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 영화는 이쪽 계통의 고전이랄 수 있는 안소니 퀸 주연의 에 비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영화가 시작되면, 그 곳이 러시아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을 것 같은 폭설과 추위가 휘몰아치는 우크라이나 벌판을 보여준다. 총의 노리쇠로 날카롭게 저쪽 들판의 늑대 한 마리를 응시하는 소년이 조용히 속삭인다. “나는 돌이 된다.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라고… 그 소년 옆에는 상처 입은 노인이 소년에게 삶의 기술을 가르친다..

유럽영화리뷰 2019.08.14

[엘리자베스] 신념,복종,종교,단두대,궁중음모,고문,자백, 그리고 왕실의 영광 (세카 카푸르 감독 Elizabeth 1998)

역사극은 사전지식이 필요하고, 좀 각오를 하고 봐야한다. 이 영화의 배경은 16세기 엘리자베스 여왕(1세) 시절이다. 영국史는 사실 복잡하다. 월드컵에서 모든 회원국가의 예선전 티켓은 공평하게 한 장씩임에도 불구하고, 영국이란 나라는 잉글랜드팀, 스코트랜드팀 등 몇 장 더 가져간다. 왜 그럴까? 챨스 황태자의 정식명칭은 ‘프린스 오브 웨일즈’이다. 웨일즈 지방의 왕자인 셈이다. 그러니 ‘킹 오브 그레이트 브리턴’. 이런 것은 사실 찾아보기 어렵다. 나라가 쪼개진 채 통치되어온 것도 아니지만, 그렇게 지방색 뚜렷하게 버텨내고 있는 그 나라의 상황은 이상하게 보일만도 하다.   영국의 헨리 8세는 결혼을 여섯 번 했단다. 첫 번째 부인이 아기를 못 낳자 이혼하려 한다. 카톨릭은 이혼을 인정하지 않자, 카톨릭..

유럽영화리뷰 2019.08.14

[늑대의 제국] 프랑스식 테러분쇄법 (크리스 나흔 감독 |L’Empire Des Loups, Empire of the Wolves 2005)

(박재환 2006.6.16.) ** 이 영화는 KBS 2006 KBS프리미어 영화제 상영작입니다**] 할리우드에 대항하는 프랑스식 영화 만들기는 두 가지 방향으로 진보했다. 예술적 취향의 영화를 꾸준히 만들어 내거나 자신들만의 블록버스터를 개발해내는 것이다. 때로는 역사물로, 때로는 전쟁 드라마로, 때로는 참신한 스타일의 SF로 할리우드에 대적할만한 흥행작품을 내놓았다. 그 대열에는 ‘프랑스의 존 그리샴’이라고 종종 비교되는 베스트셀러 작가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도 포함되어 있다. 그랑제는 독특한 소재와 스타일의 소설을 잇달아 써내어 프랑스 영화판의 훌륭한 콘텐츠 제공자가 되었다. 그의 베스트셀러 소설 와 이 잇달아 영화화되었고 프랑스에서 큰 흥행성공을 거두었다. 그랑제의 원작소설 는 알프스 산자락에서..

유럽영화리뷰 2019.08.14

[캐릭터] 인간의 조건, 혹은 아버지의 이름으로 (마이크 반 디엠 감독 Karakter,1997)

(박재환 1998.9.29.) (1998년 3회부산국제영화제 관람리뷰입니다) 오늘 네 번 째 관람영화이다. 세 번 째 영화부터 아프기 시작한 골반 부위와 허리의 통증으로 거의 탈진상태였다. 그러나, 오랜만엔 보게 되는 아카데미 외국어작품상이라기에 기대 반 호기심 반으로 버티고 앉았었다. 그러나, 솔직히 엄청난 실망감만을 안겨준 영화였다. 이 영화는 올 4월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네덜란드 작품이다. 그 시상식에서는 아카데미 회원들이 영화만으로 얼이 빠진 게 아니라, 이런 영화에도 상을 준 걸 보니, 그 영화제의 수준-수준이라기보다는, 엄격하게 말하면 어떤 경향을 짐작할 수 있겠다. 이 영화는 그야말로 김빠진 맥주 같은 영화이다. 처음엔 제임스 아이보리 스타일의 시대상 묘사로 시..

유럽영화리뷰 2019.08.14

[비밀] 아내와 딸을 사랑한 남편이자 아버지…

(박재환 2002/12/30) 지난여름 KBS에서 조기 종영된 프로그램 중에 차인표의 블랙박스>란 프로그램이 있었다. 미스터리 터치의 유사 과학다큐멘타리 프로그램이었는데 매번 편성되는 것이 귀신 봤다는 이야기 아니면 신들린 여자이야기였다. 지난여름 꽤나 재미있게 봤던 프로그램이다. 아마, 그 프로그램을 나처럼 재미있게 봤던 사람이라면 일본영화 비밀>도 재미있게 봤을 것으로 사료된다.비밀>은 ‘빙의(憑依)’라는 것을 다룬다. 아마 불교용어에서 유래된 것 같은데 죽은 사람의 혼령이 산 사람의 육신에 스며드는 현상을 일컫는 모양이다. 비밀>에서는 어머니와 딸의 영혼이 운명의 엇갈림을 하게 된다. 어느 겨울날 험악한 산길을 달리던 고속버스가 운전수의 잠깐 졸음운전으로 천길 낭떠리지로 떨어진다. 어머니 나오코와 ..

일본영화리뷰 2019.08.14

[프라이드 드라곤 피쉬] 이와이 슌지의 생선요리 (이와이 슌지 감독 Fried dragon fish 1993)

(박재환 1999/5/2) 이와이 슌지의 를 본 사람은 이 미지의 감독의 다른 작품이 보고 싶어질 것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야 조금만 노력하면 그의 작품을 다 볼 수 있다. 하다못해 그가 텔레비전 드라마로 찍은 영화까지 볼 수 있다. (놀라워라! 우리나라야 필름 보관 안하기로 유명한 나라지만 그렇게까지 심한 줄은 몰랐다.  필름 이야기가 아니라, 얼마 전에 한 영화잡지를 보다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주 얼마 전에 상영한  필름마저 엉망인 상태로 보관 중이란다. 잘 보존하자!) 는 이와이 슌지가 극영화로 인기를 끌기 전, 텔레비전 드라마 소품을 찍을 시절 작품이다. 일본 후지TV에서는 음식을 소재로 한 연작을 찍도록 했는데, 이와이 감독은 이 중  등 몇 편을 찍었단다. 이 작품은 1993년도 작품..

일본영화리뷰 2019.08.14

[개 달리다] X나게 달리다 (최양일 감독 犬、走る DOG RACE ,1998)

(박재환 2000/5/25) 일본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한국계) 영화인 중에 최양일 감독이 있다. 물론, 그는 재일교포이고 일본에서 ‘최양일’보다는 ‘사이 요우이치’로 불리운다. 산케이신문에 난 그의 프로필은 ‘在日朝鮮人 2世’이다. 조총련계 영화사에서 일한 그는 북한 국적을 가졌었고, 94년에 한국 국적을 취득했었다. 98년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인디 다큐멘타리 입국금지>(감독:박성미)를 보면, 일본에 사는 그러한 사람들이 한국에 입국하기 위해 겪어야하는 수모 – 일본 관계당국에 의한는 모멸감이라기보다는, 한국 외교기관의 경직성에 초점을 맞추었었다-를 짐작할 수 있다.일본이란 나라에서 조선 반도인의 피가 흐르는 그가 겪었을 이중의 고통은 짐작할만하다. 한국인이라는 굴레는 그의 성장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

일본영화리뷰 2019.08.14

[총알 발레] 폭력의 엘리제 (츠카모토 신야 감독 バレット・バレエ, Bullet Ballet 1998)

(박재환 1998/9/23) 츠카모토 신야(塚本晋也)는 해외영화제에서 꽤 인기 있는 감독이다. 그의 신작들은 일본 국내에서보다 해외 영화제에서 먼저 소개되어진다. 그런데 이 사람 생김새는 구로사와 아키라 같이 거구로 압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조그맣고 조금은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우디 앨런 타입이다. 오늘 영화 상영 끝나고(98년 부산영화제 때 이야기임) 누군가 내 앞을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누구지? 이런, 츠카모토 신야 감독이잖아. 언제 왔지? 그래서, 난 후다닥 종이 꺼내어 싸인부터 받아두었다. 영화 상영이 끝나고 채 불이 켜지기 전에 어둠 속에서 자신을 알아본 한국 팬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는지 싸인을 해 주었다. 무슨 상형문자 같이 생겼다.츠카모토 신야 감독 작품은 철남1>과 동경의 주먹> 두 편을..

일본영화리뷰 2019.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