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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엄마 무관심한 아빠] 불안은 육아를 잠식한다 (오은영 김영사)
SBS의 등 수많은 육아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육아의 멘토’, ‘육아의 신’으로 알려진 대한민국 대표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오은영이 새로운 책 를 내놓았다. 소아청소년 전문의로서 수많은 임상경험을 토대로 대한민국 부모들이 겪게 되는 육아의 문제를 날카롭게 분석한다. 요즘은 TV뉴스를 보기가 겁이 나는 이유 중 하나가 거의 매일 터져 나오는 가정폭력, 패륜, 존속살인 관련 소식이다. 운다고, 말 안 듣는다고 자식을 학대하고 때려죽이기까지 하는 뉴스를 볼 때마다 “아이를 낳았다고 다 부모가 아니다.”라며 “아이 키우는 데도 자격시험이 있어야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실제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제대로 키우는 일이 쉬운가. 물론, 예전에는 애들은 때리기도 하면서, 친구와 다투면서, 그냥 놔둬도 알아서 ..
2017.08.15 -
[호모데우스 미래의 역사] "인류 미래는 이럴 것이다!" (유발 하라리 지음)
모차르트의 파란만장한 삶을 연극무대에 이어 스크린에 옮긴 는 모차르트의 미들네임이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라틴어 단어로 보면 ‘Amadeus’는 ‘신’(神)을 뜻하는 ‘DEUS’와 관련이 있다. 전작 로 지적 충격을 안겨준 이스라엘의 박학다식한 유발 하라리 교수의 신간 제목은 이다. ‘슬기로운 사람’이란 의미의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에서 더 진화된 미래의 인류는 과연 신에 범접한 ‘호모데우스’일까. 이달 초 발간된 는 600쪽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다. 역사, 철학, 군사, 종교, 문화, 생물, 심리, 의학 등 다방면에 걸쳐 인류의 진화를 파헤친 하라리 교수는 에라도 출연한 듯 휘황찬란한 인류문화와 과학문명의 발달의 역사를 뛰어난 통찰력으로 일필휘지 써내려간다. 먼저..
2017.08.15 -
[국제법학자, 그사람 백충현] 독도와 외규장각 의궤를 지켜낸 법학자 (김영사, 이충렬 지음)
대학에서 ‘진짜’ 전공을 찾을 때는 ‘진짜’ 고심해야한다. 1957년 서울대학교 법대에 입학한 백충현은 ‘국제법’을 선택한다. 국제법이 왜 필요한지는 ‘한일협정’과 ‘독도’ 문제만 보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국제법학자인 백충현 교수의 생을 따라간 책이 나왔다. 김수환, 전형필, 최순우, 김환기 등의 전기를 쓴 이충렬 작가가 내놓은 신간이다. 이충렬 교수는 동료들이 판검사로 입신양명을 꿈꿀 때 홀로 국제법 학자의 길을 선택한다. 20대 후반부터 독도 문제에 관심을 갖고 연구에 매진해 ‘독도가 우리땅’이라는 국제법적 근거를 마련했고, 이 책에서 처음 공개되는 사료인 를 입수,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임을 명백히 밝힌다. 또한 20년 동안 논쟁을 불러일으킨 프랑스 외규장각 의궤 반환 ..
2017.08.15 -
[리뷰] ‘소수의견’이 ‘다수의견’이 되는 어느 사회 (김성제 감독,2015)
김성제 감독의 영화 ‘소수의견’은 촬영을 끝내고도 1년 반이나 창고에서 필름을 썩혀야했다. 당초 이 영화의 배급을 맡기로 했던 CJ 측이 뚜렷한 이유 없이 개봉을 미루다가 결국 다른 배급사에 의해 가까스로 개봉이 되었다. 짐작은 간다. 얼핏 보아도 용산철거참사를 떠올리게 하는 내용에, 사법정의를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굉장히 불편한 영화일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김성제 감독 말마따나 법정스릴러로 이 영화를 본다면 영화는 어떨까.‘서대문구 북아현 13구역 6블럭’ 뉴타운 재개발을 위한 강제철거가 진행된다. 곧 철거될 운명에 놓인 건물 하나를 본거지로 결사항쟁하는 철거민들이 있고, 진압장비를 갖춘 경찰과 용역이 진입한다. 멀리서 사회부 기자들이 흥분하여 현장을 취재하고 있다. 화염병이 터지고 진압봉이 허공..
2015.06.29 -
[연평해전 리뷰] 진정한 ‘배달의 기수’
지금은 지상파에서 사라진 전설적 TV프로그램이 있다. ‘배달의 기수’라는 국방홍보영화이다. 지금은 대부분 희화적으로 이 프로그램이 거론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군과 민의 소통과 시대정신을 상징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남북 대치상황에서 전방과 후방이 따로 없다는 절박함이 묻어나는, 꽤나 진취적인 국방부 홍보영상물인 셈이다. 그런데 요즘은 국군이 등장하는 영화를 만들 때 국방부의 협찬을 받기도 어려울뿐더러, 충무로에서 먼저 손을 내미는 경우도 드물다. 몇 년 전 ‘알투비’라는 공군‘협찬’영화가 기억될 뿐. 오늘 꽤나 의미 있는 영화가 개봉된다. 김학순 감독의 ‘연평해전’이다. 널리 알려진 대로 지난 2002년 6월 29일, 대한민국이 온통 월드컵 분위기에 휩싸였을 때 서해안 연평도 바다에서 벌어졌던 남북한 군사충..
2015.06.24 -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1938년, 케이죠(京城) 쇼조(少女) 사라지다 (이해영 감독,2015)
1938년의 한반도 풍경을 상상만이라도 해볼 수 있는 영화가 한 편 개봉된다. ‘천하장사 마돈나’와 ‘페스티발’이라는 독특한 영화를 만들었던 이해영 감독의 세 번째 감독 작품이다. 만약 그 두 영화를 봤다면 이번 영화도 단단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박보영이 ‘늑대소년2’를 찍은 것은 아니니 말이다.1938년 녹음이 푸르른 어느 여름날, 세단차 한 대가 수풀 우거진 산길을 달려 경성에서 가까운 한 요양학교에 들어선다. 계모의 손에 이끌린 주란(박보영)은 소녀들만 있는 학교에 편입한다. 처음엔 폐병 환자처럼 쿨럭이던 주란에게 교장(엄지원)은 매일 아침 주사를 맞힌다. 모든 학생들은 건강해진다는 약을 먹고, 체육시간에는 멀리뛰기를 한다. 잘 달리고 멀리 뛰는 우수학생에게는 일본유학이라는 달콤한 약속도 ..
2015.06.17 -
[샌 안드레아스] 대지진의 날 (브래드 페이튼 감독,2015)
지난 2011년, 1만 5천명 이상이 희생된 동일본대지진은 모멘트규모 9.0의 초대형지진이었다. 여태 기록된 최대 규모의 지진은 1960년 칠레 발디비아 지진으로 진도가 9.5에서 10사이였단다. 미국도 지진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한 세기 전에 일어났던 1906년 샌프란시스코 지진은 3천 명 이상이 사망했었다. 당시는 지진의 규모를 계측하기 전이라 추산하기로는 대략 7.8정도로 보고 있다. 이들 지역은 이른바 불안정한 단층구조에 위치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 서부의 경우 샌 안드레아스 단층이 태평양판과 북아메리카판 사이에서 불안정한 지각운동을 일으키고 있어 조만간 대형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바로 그 지점 - 샌 안드레아스-에 또다시 엄청난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를 과학적으로, ..
2015.06.17 -
[못] 죄와 벌 (서호빈 감독 2013)
16일 밤 12시 30분, KBS 1TV에서 방송된 KBS독립영화관 시간에는 서호빈 감독의 2013년도 작품 ‘못’이 방송될 예정이다. ‘못’은 부산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영화사 새삶’이 만든 독립영화로 2013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서 상영된 작품이다. 한국독립영화답게 낯선 연기자들이 출연하여 조금 결이 다른 이야기를 전달한다. 영화는 시골 읍내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어느 고등학교 3학년의 겨울방학 바로 전날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10대의 마지막방학을 앞두고 담임은 공자같은 잔소리를 한다. “실수는 되돌릴 수 있기 때문에 실수라는 거야. 하지만 실수를 감추면 더 이상 실수가 아니야. 분명히 나쁜 일이고 잘못된 일이다.“ 그다지 와 닿지 않는 이야기이지만 세월이 조금만..
2015.06.17 -
[무뢰한 리뷰] 못난 사랑 '무뢰한' (오승욱 감독,2015)
‘무뢰한’을 감독한 오승욱 감독은 서울대 미대(조소과) 출신이다. 그렇다고 그의 작품에서 유려한 미장센을 먼저 논할 필요는 없다. 미술 대신 영화가 좋아 박광수 감독의 ‘그 섬에 살고 싶다’(93) 연출부를 거쳐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97) 조감독을 했다. 심은하가 출연한 멜로 ‘8월의 크리스마스’(98)의 각본도 썼고, 마침내 지난 2000년에 하드보일드 액션 ‘킬리만자로’로 영화감독 데뷔전을 치른다. (전국 관객은 겨우 9만 5천 명!) 그리고 15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감독작품이 바로 이 ‘무뢰한’이다. 15년의 세월이 걸린 것은 그만큼 충무로에서 작가주의 영화, 혹은 장르영화를 제대로 만든다는 것이 어렵다는 말일 것이다. 몇 번의 좌절 끝에 전도연과 김남길이 주연으로 나섰다.전도연은 한 ..
2015.06.03 -
[들개] 변요한-박정민 누가 ‘들개’인가 (KBS독립영화관 6/2)
화요일에서 수요일로 넘어가는 날, 밤 12시 35분에 KBS 1TV에서 방송되는 ‘독립영화관’ 시간에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아니 대한민국 극장에서 만나보기 어려운 영화들이 주로 편성, 방영되고 있다. 늦은 시간까지 기다리고 있으면 재기발랄한 인디영화계의 새 얼굴을 만나볼 수 있는 기쁨이 주어진다. 오늘 밤(2015.6.2) 방송되는 작품 ‘들개’도 그러한 발견의 기쁨이 있는 ‘독립영화’이다. ‘들개’는 작년 봄에 극장에서 개봉된 김정훈 감독의 작품이다. 독립영화답게 혼자서 각본과 편집까지 해치운다. ‘들개’는 두 주연배우의 케미가 폭발하는 작품이다. 주인공 정구(변요한)는 고등학생 시절 ‘과학적’ 사고를 친 전력이 있다. 꼴도 보기 싫은, 폭력적인 선생 하나를 응징하기 위해 사제폭탄을 터뜨려 ..
2015.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