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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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프리실라, '우리' 세상의 ‘다른’ 사람들
KBS TV특종 뮤지컬 쇼타임~! ‘깝’ 조권과 ‘민중택배’ 정성하가 요란스런 복장을 하고 무대에 올랐다. 1994년 호주영화 ‘프리실라’를 뮤지컬로 만든 동명의 작품을 통해서이다. ‘프리실라’는 게이 두 사람과 트랜스젠더 한 사람이 ‘프리실라’라고 이름 붙인 낡은 버스를 타고 호주 이쪽(시드니)에서 저쪽(앨리스 스프링스)으로 수천 킬로미터의 대륙횡단 여정을 떠나며 겪는 이야기를 다룬 ‘로드무비’였다. 트랜스젠더나 드랙퀸을 대하는 세상 사람들의 얄궂은 시선쯤을 아무렇지도 않게, 쿨하게 무시하고 장도에 나섰지만 그들 나름대로 고민과 걱정은 있다. 하지만 신나는 음악과 함께 걱정고민은 사막에 내던져버리고 그냥 ‘고고싱싱’만 하면 되는 것이다. 미치, 버나뎃, 펠리시아, 그리고 벤지 시드니 ‘다운타운’ 클럽에..
2014.07.31 -
[명량] 이순신 장군의 심정으로…. (김한민 감독 ROARING CURRENTS 2014)
박시백의 ‘만화 조선왕조실록’ 같은 우리나라 역사서를 읽다보면 머저리 같은 임금에 등신 같은 신하들, 그리고 그런 상전에게 전혀 신뢰가 없던 백성들이 어울러 살던 조선이 “왜 하루라도 일찍 망하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조선 선조 때가 대표적이다. 임진왜란을 앞두고 일본을 다녀온 통신사들이 조선은 물론 명을 칠 준비를 차곡차곡 진행하던 일본에 대해 정세분석이랍시고 내놓았다는 논쟁의 극한이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쥐같이 생긴 몰골로 두려워할 만한 인물이 못 돼 보입니다”였으니. 어쨌든 일본은 쳐들어왔고 불쌍한 백성들만 도륙된다. 그리고 잠깐의 수습기간. 어이없게도 이순신은 쫓겨나고, 고문당하고, 백의종군한다. 그리고 또 다시 왜군이 쳐들어온다. 정유재란이라고도 하고 임진왜란의 연장이라고도 한다. 바로..
2014.07.30 -
[뮤지컬리뷰] 두 도시 이야기 (2014.6.28 국립극장 이건명 정동하)
원글 = KBS TV특종 뮤지컬 쇼~타임! (2014.6.28.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이건명 정동하 김아선 소냐 김서현 연지원 ) [리뷰]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1789년, 분노에 가득 찬 프랑스 ‘민중’들의 바스티유감옥 습격으로 시작된 프랑스대혁명의 뒷모습을 그린 영국작가 찰스 디킨스의 소설 ‘두 도시 이야기’는 이런 문장으로 시작된다.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세기이자 의심의 세기였으며, 빛의 계절이자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면서 곧 절망의 겨울이었다. 대문호가 저렇게 상반된 감정을 첫 페이지에 써내려간 것은 그만큼 당시 영국 지식인이 바라보는 프랑스대혁명의 양면성을 잘 보여준다. 우리는 흔히 프랑스대혁명을 오랜 압제와 시련에서 떨쳐 일어난..
2014.07.22 -
[리뷰] 뮤지컬 싱잉인더레인 (2014.6.21. 충무아트홀대극장 제이 최수진 백주희 육현욱)
원글 = KBS TV특종 뮤지컬 쇼~타임! (2014.6.21. 충무아트홀 대극장 제이 최수진 백주희 육현욱) [리뷰] 아이돌이 부르는 ‘싱잉인더레인’ 한석규가 나온 영화 ‘음란서생’은 근엄한 조선시대 사대부 세계에 은밀히 유통된 음란서적을 집필하고 유통시킨 서생의 이야기를 다룬다. 마지막 장면에 이 서생은 새로운 미디어를 개발한다. 책의 각 페이지에 조금씩 다른 그림을 그려 넣어 “차르륵~” 책장을 넘기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것이다. “이를 동영상이라 합시다!” 그런다. 인간의 오감을 만족시키려는 미디어는 그런 식으로 발전한다. 사진이란 신기술이 개발되고, 필름의 진화는 영화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초창기 영화는 대단히 짧았고 소리도 없었다. 물론 흑백이었고. 그러다가 음악적 요소를 집어넣기 시작했..
2014.07.22 -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맷 리브스 감독,2014)
‘혹성탈출’( The Planet of the Apes)은 꽤 족보가 있는 영화이다. 1968년에 세상에 나온 찰톤 헤스톤 주연의 오리지널부터 시작하여 속편도 여러 편 제작되었고 TV드라마로도 만들어졌으며, 21세기 들어서는 팀 버튼 감독이 리메이크 작품도 내놓았다. 그리고 2011년에 ‘리부트’라는 최신 프랜차이즈 상품이 만들어졌고 이번에 그 두 번째 작품이 극장에 나왔다. 이제 똑똑한 유인원을 만나기 위해 찰톤 헤스톤처럼 우주선 타고 시간의 뒤틀림을 겪으며 먼 미래의 지구에 착륙할 필요는 없다. 최신 의약품만 있으면 되니 말이다. 물론, 충분한 임상실험이 없다보니 심각한 후유증이 생길 수는 있다. 이번 프렌차이즈 제품처럼 인류, 혹은 유인원의 멸종을 가져올 만큼 위험한!바이러스에서 살아남은 인류, 유..
2014.07.13 -
[리뷰] ‘신의 한 수’, 사각의 링
‘바둑’은 참여하는 사람에게 적극적이며 전략적인 사고를 요하는 유희이다. 가로 세로 각각 19줄이 그어진 딱딱한 바둑판 위의 361개 교차점에 흰색과 검은색 돌을 번갈아 놓아 최종적으로 ‘차지한 집’의 많고 적음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아마도’ 중국에서 처음 개발되어 ‘적어도’ 2천 년은 되었을 인류의 문화적 게임이다. 지난 2010년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선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이기도 하다. 그런 바둑을 소재로 영화로 만든다면 은행금고를 노리는 하이테크 갱들의 치밀한 두뇌게임을 연상할지 모른다. 그런데 지난 주 개봉된 한국영화 ‘신의 한 수’는 예상 밖으로 ‘육체와 육체’가 맞부딪치는 액션영화로 세상에 등장했다. 근사한 전략적 포석과 치열한 수 싸움은 없다. 대신, 기원에서 펼쳐지는..
2014.07.10 -
[나쁜 이웃들] 세스 로건의 이웃웬수
아파트 층간소음 때문에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는 뉴스가 낯설지 않은 세상이다. 도대체 건축 규정이 어떻기에, 그리고 공동생활을 하는 입주민들의 사회규범이 어느 수준이기에 이런 세상이 되었을까. 이런 경우 미국에서는 어떻게 처리될까. 참을 수 없는 소음 등의 이유로 이웃간에 원수지간이 되어버리는 코미디 영화가 곧 개봉된다. 제목부터 정직한 ‘나쁜 이웃들’( Neighbours)이다. 미국에서는 어느 정도의 소음에 분노게이지가 폭발하여 이웃사촌이 원수가 될까. 그리고 그 해결책은 무엇일까. 궁금하긴 하다.세스 로건, 옆집에 악동무리 입주하다신혼부부 맥(세스 로건)과 켈리(로즈 번)는 꿈에 그리던 조용한 주택가에 이사 온다. 전형적 미국 중산층. 앞마당 잔디밭, 흰 페인트칠이 된 담 너머 옆집 사람과는 “굿모닝~..
2014.07.03 -
[님포매니악 볼륨1] 코지 판 투테? (라스 폰 크리에 감독 Nymphomaniac: Vol.1, 2013)
지난 주 개봉된 덴마크 감독 라스 폰 트리에의 논쟁작 ’님포매니악‘( Nymphomaniac)의 뜻은 ’여자색정광‘이다.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면 이 단어는 ’Hypersexuality‘로 연결되어있다. 이 말은 ’성욕과다증‘, ’성욕항진증‘으로 번역된다. ’섹스‘에 대한 집착정도가 평균을 넘어 과도할 경우 병적인 증세라고 성(性)심리학자들은 말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면 그 기준은 어느 정도일까. 분명 개인적인 편차가 클 터인데 말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영화의 여주인공은 누가 봐도 ’성욕과다증‘ 환자임에 분명하다. 어느 추운 겨울 저녁, 중년의 독신남 셀리그만(스텔란 스카스가드)은 피를 흘리며 길거리에 쓰러져있는 젊은 여자 조(샤를로뜨 갱스부르)를 집으로 데려와 안정을 취하게 한다. 척 봐도 심한..
2014.06.23 -
[밀리언 웨이즈] 세스 맥팔레인 웨스턴
‘세스 맥팔레인’이란 코미디언이 있다. 미국판 SNL에 나와서 질펀한 ‘섹드립’ 즈~질 화장실 개그를 선보이면 딱인 배우이다. 재작년 ‘19곰 테드’라는 코미디로 벼락 박스오피스 대박을 쳤던 인물이다. ‘19금 테드’는 말도 하고 생각도 하는 곰 테드와 사는 총각 마크 월버그의 이야기이다. 곰 인형이 말을? 그것도 음담패설만! 세스 맥팔레인은 귀여운 곰 인형의 입을 통해 남성 판타지를 펼친다. 그 영화의 성공에 힘입어 이번에는 ‘서부극의 남성 판타지’를 시도한다. 여전히 성인용 개그와 화장실(배설) 유머를 범벅하여서 말이다. 정말 우리 스타일은 아니라는 느낌이 팍 오는 코미디이다. 그런데 누가 ‘19금 테드’가 그리 인기를 끌 줄 알았‘으리’오.아리조나 겁쟁이, 용감한 건맨이 될 수 있을까1882년 아리..
2014.06.09 -
[엣지 오브 투모로우] 톰 크루즈, 다모고찌 되다
할리우드 박스오피스의 보증수표인 톰 크루즈가 또 다시 SF로 돌아왔다. ‘본 아이덴티티’의 더그 라이만 감독의 ‘엣지 오브 투모로우’( Edge of Tomorrow)이다. 원래 이 작품은 일본의 사쿠라자카 히로시가 10년 전에 발표한 이른바 라이트노블이라 불리는 장르의 ‘All You Need Is Kill’이 원작이다. 오래 전 우리 나라에서도 번역출간 되었다가 절판되었고, 영화개봉에 맞춰 ‘엣지 오브 투모로우’로 다시 출간된 소설이다. 이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아베 요시토시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꽤 인기를 끌었다. 소설에서 일본 ‘망가’로, 그리고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로 거듭 났으니 콘텐츠로서의 매력은 있는 모양이다. 작품의 설정은 이른바 ‘시간의 무한루프’를 다룬다. 전투에 참여한 신병이 첫 전투에..
2014.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