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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난자들] 강원도 펜션 서스펜스 (노영석 감독 Intruders, 2013)
오늘(2015.3.17) 밤 12시 30분, KBS 1TV >시간에는 가슴이 오싹해지는 스릴러 영화 한편이 방송된다. 지난 2008년 독립영화 ‘낮술’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던 노영석 감독이 다시 한 번 제작/감독/각본/음악 등 혼자 재주를 다 부린 스릴러 ‘조난자들’이다. 이 영화에는 TV드라마 ‘미생’에서 얄미운 하 대리 역으로 얼굴이 알려진 전석호가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조난자들’은 한겨울, 눈 덮인 강원도 어느 산장(펜션)에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찾아온 한 남자가, 고립된 곳에서 전혀 반갑지 않은 인간들을 차례로 만나면서 펼쳐지는 불쾌하고, 불안하며, 위험한 하룻밤 이야기가 펼쳐진다. 상영시간 99분 내내 단 1초도 그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흡입력이 대단한 영화이다. 상진(전석호)은 ..
2015.03.17 -
[리뷰] 살인의뢰, “우리들의 불행한 시간”
흉악범은 자신이 저지른 죄에 해당하는 무거운 벌을 받아야한다. 인륜을 저버린, 도저히 인간이 저지른 짓이라고는 생각할 수도 없는 죄를 지은 자들은 마땅히 극형을 받아야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마지막으로 사형이 집행된 것은 김영삼 대통령 시절 임기를 두 달 남겨둔 1997년 12월 30일이었다. 이날 그동안 집행이 미뤄진 사형수 23명이 한꺼번에 교수형 당했다. 이후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이르기 까기 그 어느 법무부장관도 사형집행을 결재하지 않았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는 국제엠네스티가 인정한 ‘사형제도는 폐지되지 않았지만’ 사형이 집행되지 않은, 실질적 사형폐지국가로 분류하고 있단다. 현재 사형판결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된 자는 58명에 이른단다. 사형제도가 중범죄에 어느정도 예방..
2015.03.16 -
[리뷰] 드래곤 블레이드 ‘애국자 성룡’
지금은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운영하는 박스오피스 시스템에 의해 전국 극장의 매표현황이 거의 100% 집계된다. 이렇게 된 것은 몇 년 되지 않는다. 그래도 주먹구구식으로나마 대박 흥행기록이 등장한 것은 1979년이다. 성룡이 출연한 우스꽝스런 코믹쿵푸 ‘취권’이 근 100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최고 흥행 영화가 되었다. 당시엔 멀티플렉스극장도 없었고, 네이버영화정보사이트도 없었다. 오로지 입소문만으로 서울 ‘국도극장’ 한 곳에서만 6개월간 상영되며 이룬 대위업이었다. 이후 성룡 영화는 해마다 우리나라 극장가 흥행 상위권을 차지했다. 사형도수, 용소야, 프로젝트A 등등. 그래서 자연스럽게 설 이나 추석같은 ‘명절에는 성룡영화’라는 공식이 세워졌다. 성룡은 글로벌 스타가 되었고, 그의 영화는 스펙터클 해졌..
2015.03.16 -
[리뷰] 순수의 시대, ‘세 남자와 한 여자’
이안 감독의 영화 ‘색,계’(色,戒 Lust,Caution)는 제목부터 철학적이었다. 더군다나 중간에 ‘쉼표(,)’를 넣은 것은 뭔가 한 단계 더 생각하게 만든다. 내일 개봉하는 안상훈 감독의 ‘순수의 시대’는 제목부터 문학적이다. 게다가 이방원이 일으킨 ‘왕자의 난’을 다룬다니 뭔가 근사한 작품이 나올 것도 같다. 그런데 이 영화는 제목부터 관객을 단단히 속인다. 아무리 보아도 순수하지 않은 캐릭터가 치명적이지도 않은 사랑이야기를 펼치기 때문이다.‘순수’의 상징은 주인공 김민재 장군(신하균)일 것이다. 여진족 어미의 소생으로 정도전이 거둬 키운 민재는 정도전의 승승장구와 함께 태조 이성계의 오른팔이 될 정도로 출세가도를 달린다. 강골 무사 기질의 그에게 태조가 직접 자신의 왕권과 조선의 운명을 부탁할..
2015.03.04 -
[오마르] 중동의 화약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하니 아부 아사드 감독 Omar, 2013)
‘세계의 화약고’, ‘중동의 화약고’라 불리는 곳은 대개 이 지역이다. 이라크, IS창궐지역, 그리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일대이다. 그중 ‘이스라엘의 비극’, 혹은 ‘팔레스타인의 비극’은 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함께 시작되었다. 물론 그 씨앗은 2천 년 전에 뿌려졌지만. 시나이반도 땅에 이스라엘이 정착하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점점 그곳에서 내쫓기고 생존의 공간이 축소되어왔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마저 격렬히 비난하는 것은 이스라엘에 의한 일방적인 장벽설치(West Bank barrier)이다. 이스라엘은 테러공격을 차단한다는 명분으로 지난 2002년부터 요르단강 서안에 총길이 712킬로미터의 장벽공사를 하고 있다.(현재 62%완공되었단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주거지역을 높다란 콘크리트 장벽으로 에워싸..
2015.02.05 -
[리뷰] 연애의 발견 이승기와 문채원이 연애를 한다면...
젊은 사람들의 연애 방정식은 정해져 있다. 최근 개봉된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에서도 확인(!)된 바이지만, 적정연령에 도달한 청춘남녀는 생물학적으로 이성에 끌리게 되고, 각자의 재능이나 현재수준에 맞게 작전을 짜고, 없는 시간과 돈마저 투자하여 상대의 마음을 끌어당기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한다. 그러고는 마침내 소기의 목적을 이루는 것이다. 물론 이런 표준화된 정석보다는 찰라적 선택의 성과담이 주위에 넘쳐난다. 보통 “그놈이 술이 웬수”거나 “불타는 금요일밤의 추억”으로 연애가 완성된다. ‘죽어도 좋아’(02), ‘너는 내 운명’(05), ‘내 사랑 내 곁에’(09) 등 범상치 않은 남녀의 이야기를 그려낸 박진표 감독이 이번에는 요즘 젊은 사람들의 연애의 모습에 눈을 돌렸다. 기다림의 미학이나 손..
2015.01.15 -
[리뷰] 님아, 그 강을 '혼자' 건너지 마오 (진모영 감독,2014)
서로 사랑하여, 서로 인연이 되어 부부의 연을 맺은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는 운명의 시간은 얼마나 될까. 백년해로(百年偕老)라고는 하지만 한 남자가 한 여자를, 한 여자가 한 남자를 그렇게 오랫동안 사랑하고, 같이 삶을 마무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문학적 수사일 뿐이리다. 그런데 최근 개봉된 영화 한 편이 블록버스터 공세 속에서 그야말로 아날로그적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바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라는 독립영화이다.영화는 강원도 횡성군 산골마을에 사는 조병만 할아버지와 강계열 할머니의 오순도순 백년해로극이다. 지난 2011년 KBS 인간극장에서 ‘백발의 연인’으로 소개된 커플-노부부이시다. 두 분의 러브스토리가 얼마나 리얼하냐면 실제 나이가 정확하지 않단다. 단지 두 분의 기억과 나중에 ..
2014.12.29 -
[ 현기증] 악몽의 시작 (이돈구 감독 Entangled, 2014)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1958년 ‘현기증’(Vertigo)는 오늘 현재 세계적인 영화사이트인 imdb닷컴에 67위에 랭크되어있다. 높은 곳에 올라가면 현기증을 느끼는 고소공포증을 가진 전직 형사 제임스 스튜어트가 금발미녀를 뒤쫓다 미스터리에 빠지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반세기가 더 지나 한국에서 같은 제목의 영화가 한 편 개봉된다. 조두순사건에 분노를 느껴 단돈 300만원으로 ‘가시꽃’이란 작품을 완성시켜 영화계를 놀라게 한 이돈구 감독이 만든 두 번째 장편영화이다. 이 영화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소개되면서 영화팬들의 호평을 받았다.영화는 ‘현기증’ 느끼는 한 여자로 인해 행복해야할 한 집안이 완전히 붕괴되는 비극을 보여준다. 그러나 단순한 메디컬 공포물이 아니라 그 속에 인간의 본능적 공포와 ..
2014.11.05 -
[리뷰] 나의 독재자, 나의 아버지
‘김씨 표류기’라는 작품을 내놓았던 이해준 감독의 신작 ‘나의 독재자’가 최근 개봉되었다. ‘나의 독재자’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청와대에서 기발한 준비과정을 했었다는 신문기사에서 모티브를 찾은 영화이다. 1972년 박정희 대통령시절, 당시 이후락 중앙정부부장이 직접 평양를 다녀와서는 중대발표를 했었다. “청산가리를 품고 죽을 각오로 북한에 다녀왔다. 곧 김일성과 정상회담을 할 것이다.”는 것이었다. 이후 중정에서는 김일성 대역을 내세워 정상회담을 준비한다. 그의 말투는 기본, 사고방식까지 수령에 가깝도록 연습 또 연습한다. 물론, 유신과 함께 이 프로젝트는 파기되었다. 그럼, 김일성이 되기 위해 발버둥쳤던 그 대역배우는 이후 어떤 삶을 살았을까.이해준 감독은 평범한, 아니 사실 연극판에선 형편없었던 한..
2014.11.03 -
[나를 찾아줘] 사랑과 전쟁 미주리 버전 (데이비드 핀처 감독,2014)
미국 미주리 주에는 아직도 사형제도가 존치하는 모양이다. 부부간에 순결이라는 혼인의 신성한 의무를 위반하고, 배우자를 잔혹하게 살해한 경우에는 교수형에라도 처하는 모양이다. 연쇄살인마 이야기 ‘세븐’과 페이스북 창업자 주커버그 스토리를 다룬 ‘소셜 네트워크’를 연출한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이번에는 ‘남부럽지 않게 사는 듯한 한 부부’의 침실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분명, 행복해 보이는 저 커플, 하지만 남모르는 사연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것이다. 둘 중 하나는 죽임을 당하리라. 과연 데이비드 핀처가 그렇게 수가 보이는 ‘사랑과 전쟁’을 찍을까. 러닝타임 149분 동안 숨 막히는 사건의 현장으로 빨려든다. 남편, 아내를 살해했을까?살인미소를 지닌 닉(벤 애플렉)은 한 파티장에서 매혹적인 작가 에이미(로자먼드..
2014.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