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대예측 THE WINNER IS....

2009. 2. 20. 17:34雜·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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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대예측  THE WINNER IS....

 


 

 

 

     이전에 입사시험용 상식문제에 '세계 3대영화제'가 뭔지를 물어보는 게 있었다. 주로 '베를린영화제, 깐느영화제, 베니스영화제'를 말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영화가 있고 자신만의 리스트가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적어도 미국에서 열리는 아카데미 영화시상식에 대해서만은 ‘작품의 진정성’과는 관계없이 온 세계 영화팬들이 다 함께 열광하고, 기대하고, 또한 실망한다!

 

    아무리 아카데미는 미국의 국내용, 상업용, 마켓용, 헐리우드식 쇼라고 주장하더라도 일단 오스카 아저씨의 황금 트로피가 포스터에 있으면 일단 눈이 가고, 보고 싶어진다. 그것은 우리나라만 그런 것도 아니고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최근 들어 아카데미는 변하고 있다. 올리버 스톤의 작품이 상을 받고, 마이클 무어가 무대 위에서 온갖 정치적 발언을 하고, 알 고어가 백악관 가는 대신 아카데미 회원들의 상찬을 받을 만큼 아카데미도 노벨문학상/평화상만큼이나 정치적으로 각광받는 쇼가 되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아카데미의 계절이 다가왔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2월 22일 저녁(미국 LA현지시각)에 열리지만 미국 영화산업은 이미 두어 달 전부터 아카데미 시즌을 치르고 있다. 감독조합, 배우조합, 촬영감독조합 등 수많은 직능단체들이 앞 다투어 자기들의 시각에서 작품상과 올해의 영화인을 뽑는다. 그리고 뉴욕, LA, 시카고 등 수많은 도시에 산재한 지역단위 비평가협회에서 올해의 영화상을 뽑는다. 그리고 아카데미를 앞두고 골든 글로브상이 발표되고, 아카데미 후보작들이 발표되면 모두들 올해의 마지막 하이라이트에 관심을 갖게 된다.

 

   드디어 지난 2월 2일 81회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을 빛낼 후보가 발표되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13개 후보에 오른 것을 필두로,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10개, [밀크]와 [다크 나이트]가 8개씩, 그리고 [프로스트/닉슨],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다우트]가 5개 부문에 걸쳐 후보에 올라 과연 어느 작품이 가장 많은 상을 탈 것인가로 격전을 치르게 되었다.

 

   어느 작품이 상을 탈까. 이것은 마치 어느 작품이 올해 노벨문학상을 탈 것인가를 예측하는 것만큼 허황된 시도이다. 하지만 각자 자기만의 기대작이 있으니 하나쯤 점찍는다고 달라질 일은 없다.

 

최우수작품상 = 슬럼독 밀리어네어


 

 

벤자민버튼의 시간을 거꾸로 간다
프로스트/닉슨
밀크
더 리더
슬럼독 밀리어네어

 
    난, 단연코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상을 탔으면 한다고 기원한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빈민촌이 형성된 인도 뭄바이의 다라비(Dharavi)에서 찍은 [슬럼독 밀리어네어]은 최근 만나보게 되는 가장 감동적인 영화일 것이다. 이 작품은 현직 외교관인 비카스 스와루프의 소설을 영국의 보니 대일 감독이 영화로 옮긴 것이다. 영화는 단순하다. 학교라곤 문턱도 밟아본 적이 없는 다라비의 한 무지렁뱅이 청년이 무슨 수로 사상 최대의 상금이 걸린 TV퀴즈프로그램에서 우승을 할 수 있었느냐는 것이다. 인도 최하층 밑바닥 인생을 살면서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한 젊은이의 경험을 통해 ‘눈물 젖은 카레의 뜨거운 맛’을 만끽하게 될 영화이다.

 

   [벤자민 버튼]은 ‘타이타닉’과 ‘포레스트 검프’를 섞어놓은 것 같은 할리우드 판타지이다. 재밌긴 한데 한 사람의 인생만큼 영화가 지루한 면도 있다. [프로스트/닉슨]은 흥미로운 정치소재의 영화이다. 이미 몇 차례 영화화된 닉슨 미국 대통령의 사임을 몰고온 워터게이트 사건을 다루고 있다. 닉슨이 워터게이트와 관련한 모든 거짓과 위선이 어떻게 TV대담프로그램의 카메라 앞에서 백일하에 드러나는지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아마도 한국의 정치가보다 정치부 기자가, 시사토론 프로그램 피디가 먼저 봐야할만큼 저널리스틱하다.

 

남우주연상 = 미키 루크

 

브래드피트 (벤자민 버튼)
프랭크 랑젤라 (프로스트 닉슨)
숀 펜 (밀크)
리처드 젠킨스 (비지터)
미키 루크 (레슬러)

 

     적어도 브래드 피트는 아니다. 영화를 보고 올해 46살 먹은 그의 환상적인 외모에 감탄하더라도 말이다. 닉슨의 정치적 고뇌를 고스란히 재현한 프랭크 란젤라가 유력하지만 미국의 커밍아웃 1호 공직자인 ‘하비 밀크’의 생애를 다룬 [밀크]에서 열연한 숀 펜도 역시 정치적 인물을 다루었다. 아마도 상은 자연스레 퇴물 프로 레슬러로 열연한 미키 루크에게 갈 것 같다. 미키 루크라니. 맙소사. 20년도 더 된 옛날에 [나인 하프 위크]같은 영화에 나오던 그 멋진 남자배우 말이다. 그동안 어디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몰라도 화려하게 부활한 그에게 아카데미 회원들이 동정표를 던질지 모른다.


여우주연상 =앤 해서웨이

 

안젤리나 졸리 (체인질링)
메릴 스트립( 다우트)
멜리사 레오 (프로즌 리버)
앤 헤서웨이 (레이첼 결혼하다)
케이트 윈슬렛 (더 리더)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 부부가 남녀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부부가 동시에 오스카를 쥘 뻔한 적이 있긴 하다. 지난 2000년 워렌 비티가 아카데미에서 어빙 G 탈버그 특별상을 수상할 당시 임신 중이던 아내 아네트 버닝은 <아메리칸 뷰티>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었다. 하지만 부부 동시 오스카 수상에는 실패했다. 연기파의 지존 메릴 스트립의 <다우트>도 굉장하다. 격찬 받은 <레볼루셔너리 로드>대신 <더 리더>로 후보에 오른 케이트 윈슬렛의 저력도 만만찮다. 그녀는 <타이타닉>을 포함하여 이미 5차례나 아카데미 후보에 올랐었다.  매번 고배를 마셨으니 올해는 회원들의 동정표가 모일만도 하다. 아카데미 전에 열리는 골든 글로브시상식에서는 <레볼루셔너리 로드>로 주연상을, <더 리더>로 조연상을 타는 2관왕이 되었다. 올해 가장 유력해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심에 가득찬 나의 선택은 앤 헤서웨이이다. 맞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그 아메리칸 걸이 벌써 아카데미 주연상을 노리는 것이다. 앤 헤서웨이는  <레이첼 결혼하다>에서 레이첼 역은 아니다. 레이첼은 그의 언니이다. 언니 결혼식날 그녀는 집으로 돌아온다. 어릴 때 약(헤로인)에 취해 교통사고를 내고 남동생을 죽인, 그리서 집안의 원수 같은 앤 헤서웨이는 결혼식이 열리는 집안 축제 분위기에 차가운 물을 끼얹고 아빠, 엄마, 언니, 형부될 사람.. 하객 모두에게 참을 수 없는 불편함을 안겨준다. 하지만 미국영화는 해피한 가족의 복원에 더 많은 표를 줄 것이다. 만세 헤서웨이!!!

 

감독상 = 대니 보일 (슬럼독 밀리어네어)

 

데이비드 핀처 (벤자민)
론 하워드 (프로스트 닉슨)
구스 반 산트 (밀크)
더 리더 (스티븐 달드리)
대니 보일 (슬럼독 밀리어네어)

 

    감독상은 작품상에 따라간다. 그도 그럴 것이 그렇게 좋은 영화를 만든 감독이 상을 타는 것은 당연할 터이니 말이다. 하지만 지난 80년의 아카데미에서 그렇지 않앗던 경우도 많다. 1929년 5월 16일, 제 1회 이후 한 10년 동안은 그런 일이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웬만하면 ‘작품상-감독상’은 세트로 영광을 누렸다. 최근 달랐던 경우는 3년 전에 <크래쉬>가 작품상을 타고 감독상은 <브로크백 마운틴>의 이안이 차지했을 때이다. 갈수록 입맛 까다로워지고, 정치적으로 더욱 자유로워지려는 경향을 보이는 미국 아카데미 회원들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난 당연히 대니 보일! 아, 그런데 인도 뭄바이에서 찍은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대니 보일과 함께 인도 여성감독인 러브린 탄단이 공동감독을 했단다. 골든글로브에 이어 아카데미에서도 그녀의 이름은 빠져서 논란이 조금 있다. 공동감독인지, 조감독인지, 진짜 현장(?)감독인지.. 상 타고 나면 더욱 시끄러워질 것 같다.

 

  남우조연상 = 헤스 레저, 여우조연상 = 아무나

 

   적어도 이미 고인이 된 헤스 레저에게 남우조연상이 돌아갈까가 관심사이다. 미국인의 ‘베트맨’에 대한 끝없는 사랑과 한 스타배우의 허망한 죽음 등에 결합되어 그의 괴기스런 연기가 더욱 빛을 발하는 <다크 나이트>의 수상가능성이 더욱 높아보인다. 여우조연상도 만만찮다. 만약에 미키 루크의 <레슬러>에 출연한 ‘마리사 토메이’가 상을 탄다면 더욱 흥미로울 것 같다. 그녀는 이미 1993년에 <나의 사촌 비니>로 여우조연상을 탔었다. 그때 일화가 유명하다. 시상자로 나선 배우 잭 팔런스가 ‘마리사 토메이’로 잘못 호명했다는 소문이 한동안 나돈 것이다. 아카데미측은 이런 소문을 부인했다. 아카데미측은 이와 같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여 시상식 현장에서 또 다른 조치를 취하고 있단다.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선정에서 발표까지 전 과정은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앤 컴퍼니‘라는 회계회사가 책임지고 있다. 이들은 발표자의 손에 쥐어주는 봉투가 열리기까지의 안전을 책임진다. 물론 봉투에 쓰여있는 결과와 다른 사람의 이름을 부를 경우를 대비하여 무대 뒤쪽에서는 또 다른 봉투가 준비되어 있다고 한다. 아직 단 한 번의 불일치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밖에... the winner is...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애니메이션상, 다큐멘터리상, 편집상, 등등.. 10여 개가 넘는 상들이 이날 주인을 찾아갈 것이다. 확실한 것은 상 받을만한 사람과 작품에게 상이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네들이 선택하는 그네들의 업계관련상이니 물 건너 있는 영화팬이 무슨 딴지를 걸 필요가 있겠나.

 

  일단 아카데미 시상식에 후보에라도 오르기 위해 지난 연말부터 메이저 영화사들은 열심히 광고전을 펼쳤고, 후보에 오른 뒤에는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물량공세’에 나섰다.  선물공세 같은 ‘부정비리’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기에 보통 회원들을 상대로 'DVD'가 보내진다.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인, 정식 타이틀이 나오기도 전의 영화들이 회원들에게 특별히 제작되어 아마 ‘DHL편으로’ 보내진다. 요즘 어떻게 된 것인지 그런 타이틀이 나돈다. 미국 아카데미 회원들도 인터넷 공유를 좋아하는 모양.


   참. 시상식은 미국 현지시각으로 2월 22일 일요일 오후 5시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이 열리는 헐리우드 코닥극장에 리무진을 타고 쏙쏙 도착하는 스타들의 레드 카펫쇼 행사부터 중계된다. 우리나라 시각으론 23일(월) 정오쯤이면 결과가 나올 것이다. 내말대로 상 탔으면 정말 좋겠다...


 공중파도, 케이블도 중계하지 않는 아카데미 시상식

   참. KBS는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 안한다. 언젠가부터 공중파방송에서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나 녹화방송은 사라졌다. 이유는 몇 가지 있다. 보통 4시간 가까지 진행되는 행사를 다 보여주면 다 보여준다고 욕 듣는다. “미국애들 잔치를 왜 공영방송이 중계하냐...”라는 전파낭비론과  “아니 내가 관심가진 무슨무슨 상 부문은 왜 편집하고 난리야...”라는 다문화옹호론 때문이다. 아무래도 아카데미는 잘해도 욕먹고 못해도 욕듣는 그런 상인 모양이다. 그러나 이 글은 욕 안 들었으면 좋겠다.

 

 참, 공중파가 중계를 포기한 이후 작년까지 14년동안 아카데미를 중계하던 케이블 영화채널 OCN도 올해 중계를 안한다고 한다. 낮은 시청률 때문에 실속이 없다고 한다.

 

현대자동차, 아카데미를 타고 씽씽~ 

 

 

 

   흥미로운 것은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현대자동차가 메인 스폰서로 참여했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이달 초에 열린 슈퍼볼에서도 재미를 보았다. 미국 자동차산업이 생사의 기로에서 헤맬 때 현대차는 잘 나간다닌 다행이다. 아카데미 공식홈페이지 가도 현대자동차 광고 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하니 생각났다. 몇 년전에 삼성전자도 아카데미에 스폰서로 참여한 적이 있다. 왜 시상식보면 아카데미를 손에 쥔 배우들이 너무 흥분하여 수상소감을 끝없이 하는 경우가 있잖은가. 이게 질질~ 늘어지니 시청률도 뚝뚝 떨어지고 해서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ABC)가 아이디어를 냈다. 가장 짧게 수상소감을 말하는 사람에게 대형 TV를 준 것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천만원을 홋가해서니 꽤 큰 부상이었다. 삼성이 그 TV를 제공했단다.

 

당신의 선택은?


 

  그런데 장난 좋아하는 네티즌들이 가짜 서류를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올해 아카데미 수상리스트란다. 보관주의라는 설명까지 달린 이 '장난'에 따르면..

 

작품상 = 슬럼독 밀리어네어

감독상 = 대니 보일 (슬럼독 밀리어네어)

남우주연상 = 미키 루크 (레슬러)

남우조연상 = 히스 레저 (다크 나이트)

여우주연상 = 케이트 윈슬렛 (더 리더)

여우조연상 = 에미 아담스 (다우트)

최우수 애니메이션상 = 월 E

 

어찌 보면 적절한 선택같다. 장난을 쳐도 이렇게 쳐야하는데... 당신도 한가하면 찍어보시라~

  참, 기대를 한 김태균 감독의 <크로싱>은 외국어작품상 후보 부문에도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기회는 해마다 온다. 그것만해도 참 아카데미는 가까운 영화제인것만은 사실이다.

 

슬럼독 밀리어네어 만세 만세 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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