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국영(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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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생] 장국영, 진백강의 ‘방황하는 청춘’ (곽요량 감독 失業生 1981)
영화배우로서의 장국영의 연기세계는 어느 정도 스펙트럼을 가졌을까. , 등 한 시절 한국 영화팬들의 감성을 휘어잡았던 영화들과 함께 왕가위 감독의 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우리나라 영화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그는 열 세 살 때 영국으로 유학갔었고, 홍콩으로 돌아와서는 말 많고 탈 많은 홍콩연예계에 눌러앉았다. 그가 별로 인기를 못 얻은 음반들을 내놓던 20대 초반에 몇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장국영의 초창기 영화 중 몇 편이 눈에 띤다. 장국영은 1980년에 라는 영화로 청춘우상으로 우뚝 선다. 그런데 그보다 조금 전, 1978년에 과 이란 영화에 나온 걸로 되어 있다. (Erotic Dreams of Red Chamber)은 중국 걸작고전소설 의 패러디(?) ..
2008.04.17 -
[색정남녀] 한 예술하고픈 홍콩 영화감독 (나지량 이동승 감독 色情男女 Viva Erotica,1996)
(2019.6.18) 이 영화에 대한 감상문을 두 번 썼었네요. 한 때 홍콩영화 최전성시대 끝물의 비애가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박재환 2000.3.17.) (**2000년 국내극장개봉 리뷰**) 홍콩 인구는 600만 명 정도이며 해마다 만들어지는 영화는 100편 이상이나 된다. 물론 이들 영화 대부분은 한국 영화팬들이 짐작하는 대로 쓰레기 아니면 킬링 타임용 3류 영화들이다. 그러니 그런 틈바구니 속에서 왕가위나 관금붕, 아니면 프루트 챈(진과) 같은 감독의 작품이 살아서 한국에까지 소개된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 물론 홍콩영화는 한국영화와 비교하면 훨씬 국제적이며, 영화산업 자체도 훨씬 체계적이다. 어떻게 저런 영화가 만들어지고 팔려나갈까 의문이 들 때도 있지만, 확고한 스타 시스템, 분명한 시..
2008.03.05 -
[살지연/살지련] 그녀는 이미 죽었어! 죽었다고… (杀之恋 Fatal Love,1988)
장국영이 1988년에 출연한 작품이다. 그의 나이 서른 셋. 아직은 동안(童顔)을 간직하고 있고, 귀여운 면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물론 이 영화도 황백명이 제작을 했다. 당시의 홍콩 영화의 경향을 알 수 있는 전형적인 스타일의 영화이다. 사실 장국영이라는 스타가 있었기에 그럭저럭 졸작소리는 면했지 보고나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늦은 밤, 장국영이 으슥한 도로에서 차를 몰고 있다. 라디오에서는 시시껄렁한 귀신이야기가 흘러나온다. “그럼 귀신을 직접 본 사람의 전화를 받아 이야기를 들어 보겠습니다. 어쩌구저쩌구….” 이때 장국영의 차 앞으로 뭔가 하얀 것이 휙 스쳐지나간다. 놀란 장국영은 차를 세우고는 차 주위를 살핀다. 분명히 누군가 차에 친 것 같았는데. 장국영은 무서운 생각에 다시 차를 ..
2008.03.05 -
[우연] 세 여자를 사랑한 장국영 (초원 감독, 偶然 Last Song in Paris,1986)
(박재환 2002.5.31.) 은 장국영의 인기가 폭발하던 1990년에 우리나라에 뒤늦게 수입, 개봉된 홍콩영화이다. 감독은 1960~70년대 홍콩영화의 황금시대를 선도하던 원로감독 ‘초원’이란 사람이다. 그가 당시 홍콩 인기 가수 장국영, 매염방을 데리고 멜로물을 찍은 것이다. 왕조현도 나온다. 영화는 한 시대 인기를 구가하던 미국 뮤지컬 구도를 따른다. 톱 가수가 있고 그는 자신의 성공과 인기에 회의를 느낀다. 그러다가 ‘별 볼 일 없는’ 여자를 만나게 되고, 운명적으로 신선함을 느낀다. 그래서 이 여자의 뒷바라지를 해준다. 마침내 이 여자는 선풍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남자는 자신이 성공시킨/키운, 신인 스타의 모습을 쓸쓸히 지켜본다. 그는 또 다른 사랑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런 내용. 아마 바브..
2008.02.23 -
[열화청춘] 청춘의 덫 (담가명 감독, 烈火青春 Nomad, 1982)
담가명(譚家明)은 국내 영화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감독이지만 왕가위에게 좀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사람이 왜 중요한지를 알 것이다. 대만 新浪潮보다 먼저 홍콩의 뉴 웨이브를 이끈 ‘선구자적인 감독’이다. 그의 1982년도 작품 은 담가명의 대표작이며 홍콩 뉴웨이브의 출발점인 셈이다. 이 영화에서는 네 명의 홍콩 젊은이(장국영, 엽동, 하문석, 탕진업)들이 폭풍 같은 열정의 세월을 보여준다. 영화가 시작되면 닭장 같은 집안에서 아귀다툼 펼치는 듯한 ‘먹고 살기 어려운’ 홍콩의 기층 민중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금 막 한 꼬맹이가 이웃집 처녀를 임신시켜놓은 일을 두고 두 집안이 ‘책임지라’고 말다툼을 벌인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그 꼬맹이는 짐작하다시피 그렇고 그런 젊은이 邦(탕진업)으..
2008.02.23 -
[성월동화] 꿈같은 홍콩에서의 몇날 밤 (이인항 감독 星月童話 Moonlight Express,1999)
이인항 감독은 대만 가수 장청방의 새로운 뮤직비디오 를 연출했다. 이연걸 주연의 으로 소개된 감독이다. 팜플렛 보니 이인항 감독은 허안화 감독 밑에서 (書劍恩仇錄(87)의 조감독을 했단다. 이 영화 제작진 명단에 허안화도 물론 포함되어 있다. 황백명도 제작진 이름에 올랐다. 얼마 전 이 사람이 하세편(賀歲片,설 영화)을 새로 만들 것이며 장국영이 출연할 것이라고 언론에 흘렸고, 장국영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단다. 는 일본과 홍콩의 합작 영화이다. 이 영화가 팬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총 쏘고 달리는 액션에 대한 기대 때문이거나, 장국영의 개인적 카리스마, 히토미 역의 일본배우 다카코 토키와의 풋풋한 매력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이 영화에는 드라마가 있다. 그것도 한국인이 제일 좋아하는 로맨스, 우연, ..
2008.02.23 -
[유성어] 별똥별이 아름다운 것은 순간이기에…. (장지량 감독 流星語,1999)
(박재환.2001.3.22) 장지량 감독의 최근 작품으로는 두 여인의 우정을 그린 라는 영화가 있다. 그의 영화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징은 ‘은은히 흐르는 정(情)’에 있다고 한다. 이번 영화 도 그러하다. 인생의 대전환기를 겪은 한 중년과 꼬마아이와의 우정, 혹은 부성애가 이 영화가 대변하는 정이다. 장지량 감독은 홍콩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영화의 제작하게 된 경위를 자신의 경험담에서 떠올렸다고 말했다. 어느 날 버스를 탔는데 한 임신한 여성이 버스에 외롭게 앉아있는 모습을 쳐다보다가 문득 현대사회의 고독감 같은 것을 떠올렸던 모양이다. 그는 창밖 사람들의 무표정한 얼굴 등에서 남다른 감회를 느꼈었다고 한다. 그리곤 찰리 채플린의 1921년 걸작 흑백영화 를 보고선 이내 이 영화를 만들기로 했다고..
2008.02.22 -
[가유희사] 즐거운 우리 집 (고지삼 감독 家有喜事 All’s Well, Ends Well ,1992)
홍콩에는(크게 중화권에서는) ‘하세편’(賀歲片,Chinese New Year Movie)이란 것이 있다. 그들이 최고의 명절로 치는 ‘음력’ 설 시즌에 개봉되는 영화로 일정한 룰이 있다. 스타급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여 왁자지껄한 소동을 펼친다는 그러면서 영화 전편에 ‘가정의 중요성’을 재인식시켜주고 “올 한 해도 돈 많이 벌기 바란다”(恭禧發財 꽁시 파 차이)라는 중국식 새해 인사를 올린다는 것이다. 1992년 설에 홍콩에서 개봉된 도 그러하다. 이 영화는 엄청난 흥행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 등의 속편 격의 영화가 만들어졌다. 홍콩의 한 평화로운 대가족. 노부부(관해산,이향금)와 세 아들이 산다. 큰 아들 황백명-오군여 부부, 둘째 아들은 플레이보이인 라디오DJ 주성치, 셋째 아들은 성격이 계집애같은..
2008.02.22 -
[용봉지다성] 왕가위 각본에, 스타 장국영이라.. (龍鳳智多星 The Intellectual Trio
(박재환 2005) 우리나라 비디오 출시제목이 는 다소 흥미로운 작품이다. 한때 인기 있던(홍콩영화가 엄청나게 인기 있을 때를 일컫음!) 장국영의 이름을 달고 출시된 이 영화의 원제목은 다분히 '홍콩'스런 (용봉지다성)이다. 굳이 우리말로 옮기기가 애매한 이 영화의 영어 제목(The Intellectual Trio)이 이 영화의 내용을 다소 일려준다. 버디 형사와 킬러, 그리고 소매치기 자매 예숙군(倪淑君)과 임억련은 홍콩을 무대로 소매치기를 하고 살아가는 자매. 오늘도 여자 몸매에 혼을 잃는 홍콩의 '어리버리'한 남자들의 상대로 소매치기를 한다. 홍콩 공항에서는 방금 싱가포르에서 중요한 두 사람이 도착한다. 한 사람은 프로페셔널 킬러로 곧 누군가를 죽일 임무를 맡게 된다. 또 한 사람은 홍콩으로 지..
2008.02.21 -
[이도공간|異度空間] 장국영, 임가흔 감독:나지량 (Inner Senses,2002)
(박재환 2003.6.23.) 장국영의 은 일본에서 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다. 범어(梵語, 산스크리트어)로 ‘업'(業)이란 뜻이다. 불교용어에서 ‘업(보)’란 ‘현재를 옭아메는 과거의 죄악’ 정도의 뜻으로 쓰인다. 영화를 보고나면 일본식 제목이 꽤 그럴 듯하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홍콩 언론에서 재구성한 지난 4월 1일 화요일, 장국영의 행적은 다음과 같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낮 12시 홍콩 동라만의 한 레스토랑에서 디자이너(莫華炳)와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장국영이 손수 차를 몰고 그를 집까지 바래다주었단다. 그리곤 오후 4시에 중환문화주점(中環文華酒店) 24층에 위치한 피트니스 룸에서 운동을 하였다고 한다. 이곳에서 그의 연인(당)과 통화를 하였고 저녁에 배드민턴을 함께 치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5시쯤..
2008.02.21 -
[해피 투게더] 사랑, 그 너머 (왕가위 감독,春光乍洩 1997)
(박재환 2003.2.2.) 어쩌다보니 를 여러 수십 번 보았고 리뷰만 서너 차례 썼다. 그리곤 오늘 또다시 국내 비디오 출시본 보고 다시 한 번 에 대해 쓴다. 왕가위 감독이 라는 소품을 끝내고 촬영감독 두가풍(크리스토퍼 도일)과 장국영, 양조위 등을 이끌고 홍콩의 정반대 아르헨티나로 날아가서 악전고투 끝에 를 완성한 것은 97년 칸 영화제 개막 직전이었다. 왕가위의 변덕과 장인정신은 출연배우들을 완전히 탈진시켰을 뿐 아니라 그의 팬들에게는 하나의 신화를 남겼다. 왕가위 감독의 신작은 언제 끝날지 어떻게 끝날지 모른다는 것. 다행히 그 해 깐느는 왕가위에게 감독상을 바쳤다. 깐느 수상 이후 곧바로 홍콩에서는 (1997년) 5월 말에 개봉되었고 우리나라 왕가위 영화 전매그룹인 모인그룹이 7월 상영을 목표..
2008.02.21 -
[풍월] 천카이거 감독, 다시 풍월을 읊다 (진개가 감독 風月, Temptress Moon1996)
‘중국 5세대‘ 대표감독 천카이거(진개가) 감독의 1984년 작품 가 소개되면서 서구세계에 경천동지할 문화적 충격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서양인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대신 소수의 서구권 영화평론가들은 그렇게 떠들고, 믿고 있다. 천카이거의 자서전을 보면 그가 문혁 때 무척 고생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청소년기에 겪은 심신의 고통은 그로 하여금 그의 첫 작품을 문혁당시 중국 오지에서 펼쳐지는 ‘기다림’과 ‘해탈’을 다루게 했는지 모른다. 이 작품 이후 그는 줄곧 중국적 특성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주로 ‘장엄한 역사’ 속의 ‘먼지 같은 인간’에 초점을 맞추면서 말이다. 그러다가 라는 지극히 패셔너블한 감각의 영화로 깐느 황금종려상을 차지..
2008.02.18 -
[대삼원] 신부님,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서극 감독 大三元 1996)
이 영화를 보고 나면 A.J.크로닌의 이 생각날 것이다. 아마 감동은 사람을 크게 하는 모양이다. 서극 감독은 이해하기 힘든 감독이다. 정말로 가리지 않고 영화를 만들면서 자신의 재능을 남발하는 경향이 있다. 이 영화도 그런 범주에 속한다. 어쨌든 관객으로선 또 다시 장국영-원영의의 풋풋한 사랑을 만날 수 있다. 이 영화에서 특별난 것은 장국영이 성직자로 나온다는 것이다. 사실 장국영에게는 뭘 입혀놔도, 무슨 역할로 나오더라도 이쁘고 매력적이다. 그게 이 영화의 유일한 볼거리이다. 원영의의 직업은 유흥업소에서 몸도 파는 여자다. 물론 몸 파는 장면 같은 것은 없다. 오직 웃기기 위한 상황설정들이 나타난다. 언젠가부터 홍콩영화의 키워드가 되어버린 갱-보스-진퇴양난의 위기에 빠진 가련한 여인, 그리고 수렁에..
2008.02.17 -
[구애대작전] 진백상+장애가, 장국영은 조연 (양탕미 감독 求愛反斗星 Crazy Romance, 1985)
장국영은 살아 생전 5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1987년 ‘천녀유혼’으로 홍콩영화 최고의 인기 스타가 되기 훨씬 전에부터, 데뷔 이후 10년 동안 꽤 많은 영화에서 주연과 조연을 맡았었다. 그 중 85년에 나온 (求愛反斗星)이란 영화도 있다. 우리나라에 출시된 비디오 재킷 이미지를 보면 장국영이 마치 주인공으로 느껴지지만 실제 이 영화는 진백상과 장애가가 주인공이고 장국영은 조연급이다. 장국영의 한창 앳된 표정-그러나 이미 나이 서른에 찍었던-을 볼 수 있는 영화이다. 먼저 진백상을 소개하자면. 진백상도 알고 보면 꽤 많은 홍콩영화에 출연한 조연같은 ‘주연급’배우이며, 주연급 같은 ‘조연배우’이다. 요즘도 홍콩 TV쇼 프로그램 진행자로 인기를 끌고 있는 생명이 긴 연예인이다. 워낙 잘 생긴 배우가 많..
2008.02.16 -
[천녀유혼] 장국영,귀신과의 사랑 (정소동 감독 倩女幽魂 A Chinese Ghost Story1987)
천녀유혼이라면 ‘홍콩영화’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영화이다. 중국에는 (聊齋志異)라는 책이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귀신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도 이런 귀신이야기, 미스테리 터치의 스토리를 자주 보고 듣게 되었는데 그것은 사회현상과 맞물려 돌아가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사회 현상보다는 원래가 그런 귀신이야기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 같은 시리즈말이다. >는 명말청초에 살았던 포송령(蒲松齡)이란 사람이 엮은 책이다. 괴이한 일이나 전설, 갖가지 이물(異物)에 관심이 많았고, 들은 게 많았던 그는 살아생전 여기저기서 얻어들은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그가 죽고 난 뒤에야 출판된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단편 496편이 수록되었다. 한여름밤,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남..
2008.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