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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강훈 “필구라서 행복했어요” (KBS드라마 '동백꽃 필무렵' 종방 라운드인터뷰)
지난 달 막을 내린 KBS 수목드라마 은 오랜만에 시청자에게 재미와 감동이라는 포만감을 안겨준 웰메이드 드라마였다. 배우들 모두가 캐릭터에 녹아들어간 사람냄새 나는 휴먼드라마의 정수였다. 모두가 최선을 다한 그 배우들 중 ‘필구’를 연기한 아역배우 김강훈이 특히 주목된다. 김강훈은 작년 에서 이병헌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고, 최근 개봉된 영화 에서도 잠깐 얼굴을 보인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김강훈이 취재진을 만나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초등학생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그리고 초등학생이 확실하네라는 감탄사가 나올 만큼 자연스럽고 즐거운 ‘묻고 답하기’ 시간이 펼쳐졌다. 지난 28일 오후, 서울 KBS별관 대본연습실에 마련된 간담회에는 30명 이상의 기자들이 모여 김강훈을 ‘바라’보았다. 여진구, 유승..
2019.12.03 -
[파업전야] 피, 땀, 눈물의 노동필름 (장산곶매 1990)
‘한국영화’라는 카테고리를 묶을 수 있는 시발점은 일제강점기였던 1919년 10월 27일, 서울 단성사에서 ‘의리적 구투’라는 ‘영상물’이 상영되면서부터이다. 지난 100년의 세월에서 최고의 한국영화는 무엇일까. 나운규의 ? 봉준호의 ? KBS와 한국영상자료원은 고심 끝에 12편의 걸작을 선정했다. 지난 10월 11일 를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밤 걸작한국영화를 내보내고 있다. 오늘밤 여덟 번째 작품은 이다. 1990년 공안의 눈과 전경의 방패를 뚫고, 노동회관에서, 대학가에서 상영되던 ‘노동필름의 최고봉’이다. 영화 는 88서울올림픽까지 연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탄압받던 노동자들의 피눈물 나는 노동조합 결성기를 담고 있다. 동성금속 단조반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모두 소박한 꿈이 있다. 하지만 끝없이 이어..
2019.11.29 -
[우묵배미의 사랑] 멋진 인생 (장선우 감독 1990년)
KBS는 매주 금요일 밤 ‘한국영화 100년 더 클래식’ 연작물을 방송 중이다. 1919년, 서울 단성사에서 선보인 우리영화 ‘의리적 구투’의 개봉 100년에 맞춰 KBS와 한국영상자료원이 함께 기획한 ‘100년의 한국영화 걸작 12편’이다. 지난주에는 일곱 번째 시간으로 장선우 감독의 (1990)이 시청자를 찾았다. 실업자로 놀고 지내던 배일도(박중훈)는 치마공장에 취직되어 처(유혜리)와 어린 자식을 이끌고 서울을 떠나 경기도 외곽의 한적한 시골마을 우묵배미로 오게 된다. 공장에서 함께 일하는 민공례(최명길)에게 끌리게 된다. 평소 남편(이대근)의 폭력에 시달렸던 공례는 능청스럽기까지 한 일도의 저돌적인 접근에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 되더니, 끝내 둘은 밤기차로 ‘외도’에 나선다. 1970년대 산업화..
2019.11.29 -
[코끼리는 그 곳에 있어] 죽음으로 완성한 걸작 (후보 胡波 감독 大象席地而坐 An Elephant Sitting Still.2018)
영화를 직접 보기 전에 ‘제목’을 '의도대로' 올바르게 옮기기는 참으로 곤란한 경우가 많다. 작년 대만 금마장영화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중국영화의 제목은 ‘大象席地而坐’이다. 영어제목은 ‘An Elephant Sitting Still’이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진다. 동물원 이야기? 서커스단 이야기? 영화를 보고 나면 왜 이런 추상적인, 혹은 ‘아무말 대잔치’를 했는지 짐작을 하게 된다. 영화는 중국 허베이성 스자좡(石家庄)의 작은 도시 징싱(井經)현에 살고 있는 네 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한다. 이들은 그야말로 무명소졸, 밑바닥 서민, 민초들이다. 동네양아치 ‘위청’(章宇/장위)은 친구의 아파트에서 아내와 밀회 중이다. 그런데 친구가 갑자기 돌아온 것이다. 무어라 변명도 하기..
2019.11.21 -
[타이페이 스토리] 흔들리는 대만 (양덕창 감독 青梅竹馬 Taipei Story 1985)
지금은 고인이 된 부산국제영화제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살아생전 아시아영화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미지의 영화에 대한 그의 열정으로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대만의 허우 샤오시엔(후효현) 감독이 부산을 자주 찾았었고, 그의 작품이 한국영화팬에 꾸준히 소개되었다. 갑자기 그가 생각나는 작품이 개봉된다. 지금은 세계적인 명장감독 소리를 듣는 대만 허우샤오센(후효현)이 ‘주연’ 배우로 출연한 1985년도 작품 이다. 감독은 양덕창이다. 영어이름인 ‘에드워드 양’으로 더 많이 알려진 대만영화인이다. 공대를 나온 양덕창은 미국에 유학 갔다가 영화를 배우고 귀국한다. 후효현 등과 함께 ‘타이완 뉴웨이브’(대만 신낭조)를 이끈 사람이다. ‘스크린 쿼터제’ 같은’ 자국영화 보호정책이 전혀 없는 대만에서는 대만영화..
2019.11.20 -
[바운티호의 반란] 역사, 문학, 그리고 영화 (프랭크 로이드 감독 Mutiny on the Bounty 1935)
한동안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작품상 최종 후보는 5편으로 고정되었다. 그러다가 2010년 열린 82회 시상식에서부터 10편의 후보가 올랐다. 초창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후보작에 고정된 것은 아니었다. 5편으로 고정된 것은 1945년 빙 크로스비 주연의 가 작품상을 타던 해부터 적용된 것이다. 1936년에 열린 제 8회 시상식에서는 모두 12편이나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12편 가운데 작품상을 받았으니 영광스러울 만도 한 것이다. 바운티호의 반란>(Mutiny on the Bounty)은 1916년에 호주(!)에서 흑백 무성영화로 만들어진 것을 시작으로 할리우드에서도 두 차례 더 만들어졌다. 1962년 루이스 마일스톤 감독 작품에서는 말론 브란도와 트레버 하워드, 리처드 해리스가 불꽃 튀는 연기를 보..
2019.11.20 -
[길소뜸] 임권택 감독 (1986년)
KBS 1TV에서는 ‘독립영화관’이 방송되던 금요일 밤에 ‘한국영화 100년 더 클래식’이라는 기획전을 내보내고 있다. 1919년 10월 27일 서울 단성사에서 최초의 한국영화로 평가받는 ‘의리적 구투’ 개봉 100년에 맞춰 KBS와 한국영상자료원과 힘을 합쳐 ‘100년의 한국영화 걸작 12편’을 매주 내보내고 있다. 오늘밤에는 그 여섯 번째 작품으로 한국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그린 임권택 감독의 (1986)이 시청자를 찾는다.여의도 KBS에서 ‘이산가족 찾기’ 방송이 한창이던 1983년 여름, 화목하고 부유한 가족을 꾸려나가던 화영(김지미)은 남편(전무송)의 권유로 방송국에 아들을 찾으러 가다가 회상에 젖는다. 화영은 해방과 함께 황해도의 작은 마을 길소뜸으로 이사를 가서 고아(이상아)가 되고, 아버지 ..
2019.11.15 -
[경계선] “인간은 기생충이고, 악마야!” (알리 아바시 Ali Abbasi 감독 Border 2018)
스웨덴 작가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 의 렛 미 인>은 그동안 보아온 뱀파이어 이야기와는 조금 결을 달리한다. 인간 족속의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를 내세우면서도 인간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흥미롭게 그려냈다. 원작소설은 스웨덴과 할리우드에서 잇달아 영화로 만들어졌고, 우리나라에선 연극으로도 무대에 올랐었다. 오랜 세월을 어둡고, 축축하고, 외로운 공간에서 ‘뱀파이어’의 운명을 살아가야하는 여자주인공의 고통, 번뇌, 분노가 뒤섞여 있었다. 린드크비스트의 단편소설 ‘경계선’(Border)도 그러한 독특한 ‘존재’를 특이한 사건과 함께 버무린다. 이번에 등장하는 존재는 ‘트롤’이다. 물론 ‘트롤’은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를 통해 낯설지는 않은 존재이다. 북유럽 신화(전설)에 등장하는 이 괴물은 지구인을 어떻게..
2019.11.14 -
[터미네이터3 라이즈 오브 더 머신] 그가 돌아왔다. 그녀가 따라왔다 (조나단 모스토우 감독 Terminator 3: Rise of the Machines 2003)
(박재환 2003-8-4) 재능있는 감독 제임스 카메론의 1편은 1985년 12월에 우리나라에서 개봉되었었다. 왜 이렇게 잘 기억하냐하면 당시 연합고사인지 학력고사인지, 대입시험을 치르고 본 첫 영화가 였기 때문이다. 당시 극장가에는 와 가 개봉되었었다. 는 다이안 레인이 출연한 영화였고, 는 당시 B급, 마이너 영화로 소개되었었다. 난 를 무진장 재밌게 보았었고 말이다. 그리고 2편은 아마 군대 휴가나와서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3편을 어제 극장에서 보았다. 우와 여전히 재밌다. 시리즈가 다 재밌는 것은 그래도 인 것 같다.당연히 3편을 볼 사람은 제임스 카메론이 빠져나간 자리를 채워넣을 뭔가를 기대할 것이다. 그동안 헐리우드가 이루어놓은 디지털 특수효과가 얼마나 더 진보했을까하는 기대감 같은 ..
2019.11.13 -
[바람 불어 좋은 날] 가진 것은 청춘뿐일지라도 (이장호 감독 1980)
은 1980년 11월 27일 개봉된 작품이다. 유신이 저물고, 서울의 봄을 거쳐 암울한 한국사회에 한줄기 빛처럼 세상에 나온 충무로 영화이다. 영화는 (지금은 강남의 금싸라기 땅이 되었을) 당시의 ‘서울변두리’ 개발지역에 터를 잡은 시골 촌놈 출신 세 명이 펼치는 청춘의 이야기이다. 길남(김성찬), 춘식(이영호), 덕배(안성기)는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지만 청춘의 꿈을 안고 내일의 위해 오늘도 열심히 산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어제까지 논밭이었고, 여전히 논밭이 보이는 이 땅의 원래 거주민들은 농사지을 땅을 잃거나, (부동산업자의 농간에) 빼앗기고 정든 땅을 떠나야했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여관에서 일하는 길남은 진상고객과 다투면서도 꿈이 있다. ‘나까무라도, 왕서방도 어서 옵쇼 모시는 웰~컴..
2019.11.13 -
[작은 연못] Kill'em All 노근리 양민학살사건
올해는 ‘육이오’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60년이 되는 해이다. 신문매체에서는 앞다투어 기획기사를 연재하기 시작했고, 각 방송사마다 대규모 특집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모든 전쟁들이 그러하듯이 한국전쟁은 아주 특별한 시점에 ‘기어이’ 발생하고만 아주 기이한 전쟁이다. 실질적인 전쟁이 일어나기도 전부터, 그리고 전쟁 기간 내내, 그리고 당연히 전쟁 이후에도 오랫동안 우리 민족에게 어두운 그림자를 남기고 있다. 전쟁의 기원이나 양상에 대해서는 (한동안 브루스 커밍스의 책이 대표하듯) 수많은 학설과 주장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 전쟁에 직간접으로 참여했던 사람들과 그 전쟁의 피해자가 하나둘 세상을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몰랐던, 혹은 애써 외면했던 전쟁의 어두운 일면..
2019.11.12 -
[리뷰] 더 킹: 헨리 5세 넷플릭스의 세익스피어 정복기 (데이비드 미쇼 감독 The King 2019)
넷플릭스는 ‘영화시장’이라는 거대한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기존의 플랫폼업자들은 이미 극장에서 상영이 끝난 작품들에 대해 비디오판권을 사들여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것이 정통적이며, 안정적인 사업모델이었다. 인기신작들과 숨겨진 구작들을 적절히 전면에 내세우면서 말이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직접 영화를 만들고, 드라마를 만들고, 자신들의 인터넷극장을 만들어 전 세계에 퍼뜨리며 판을 흔들고 있다. 한두 편이 아니라, 이제는 극장산업의 미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만큼 파급력을 키우고 있다. 어쨌든 지금까지는 말이다! ‘더 킹 헨리 5세’(원제: The King 감독:데이비드 미쇼)도 그러하다. 원래는 워너브러더스사가 배급을 맡을 예정이었던 작품인데 넷플릭스가 냉큼 손에 쥐고 자신들의 생태계를 통해 공개했다. 베니..
2019.11.11 -
[리뷰] 윤희에게, 엄마와 딸의 오타루 여행
2017년 연말에 개봉된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는 전형적인 독립영화이다. 천안의 작은 이발소 주인은 암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들은 그런 아버지를 모시고 아버지의 첫사랑을 찾아 서울로 올라오며 ‘아버지가 젊은 시절’ 품었던 영화감독의 꿈을 카메라에 담는다. 아버지는 ‘찰리 채플린’이 되어 왕년의 꿈을 이룬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TV에서 방송되면 마음이 푸근해지고, 삶이 아름답게 보이는 잔잔한 영화였다. 그 영화를 만든 임대형 감독이 두 번째 내놓은 작품 윤희에게>는 지난달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잔잔한 울림을 남겼다. ‘여자’ 윤희, 편지를 받다 윤희(김희애)는 남편(유재명)과 이혼하고 고교졸업반인 딸 새봄(김소혜)과 함께 ‘그럭저럭’ 살고 있다. 공사장 식당의 ..
2019.11.07 -
[바보들의 행진] 하길종 감독의 꿈, 죽은 자의 꿈 (하길종 감독 The March Of Fools, 1975)
한국영화 역사 100년을 맞아 KBS가 마련한 의 네 번째 작품은 하길종 감독의 눈물과 한이 서려있는 1975년 작품 이다. 이 작품은 당시 대표적 청년작가였던 최인호가 신문에 가볍게 연재했던 청춘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암울했던 시절, 캠퍼스의 청춘이 맞닥쳤던 이야기가 해학적으로, 현실적으로, 절망적으로 그려낸다.영화는 입대를 앞둔 병태(윤문섭)과 영철(하재영)의 신검장면부터 시작된다. 병태는 합격, 영철은 불합격 받는 모습과 함께 그들의 캠퍼스생활이 시작된다. 배경은 신촌 Y대학이다. 당시 대학생들의 캠퍼스 생활은 이렇다. 학과대표가 “이웃 여대랑 단체미팅 잡았다”부터 시작하여, 당구장, 학사주점, 과 대항 축구, 과 대항 술마시기 등등으로 일면 낭만적인 캠퍼스 라이프, 따분한 교..
2019.11.01 -
[오발탄] (유현목 감독, 1961)
한국영화 탄생 100년을 맞아 KBS와 영상자료원이 마련한 대형 프로젝트 ‘한국영화 100년 더 클래식’이 지난 주 김기영 감독의 방송에 이어 오늘 밤 두 번째 시간으로 유현목 감독의 을 방송한다. 영화와 함께 백승주 아나운서와 영화잡지 의 주성철 편집장이 영화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눈다.은 소설가 이범선이 1959년 발표한 단편소설 을 유현목 감독이 영화로 옮겼다. 당대 충무로 최고의 스타였던 김진규, 최무룡과 함께 서애자, 김혜정, 노재신, 문정숙, 윤일봉 등이 출연한다.계리사 사무소 서기인 철호(김진규)는 전쟁통에 미쳐 끊임없이 “가자!”를 외치는 어머니(노재신), 영양실조에 걸린 만삭의 아내(문정숙)와 어린 딸, ‘양공주’가 된 여동생 명숙(서애자), 실업자인 퇴역군인 동생 영호(최무룡),..
2019.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