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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레이디 버드 “뻐꾸기 둥지 위를 날아간 새”
[스포일러 주의!] 영화는 뜬금없이 새크라멘토를 찬양(!)하는 문구로 시작된다. "캘리포니아에서 쾌락을 추구하는 자는 새크라멘토에서 크리스마스를 지내봐야 한다." 이 말은 새크라멘토 출신의 저널리스트 존 디디온의 말이란다. 화려한 LA와는 달리 (같은 캘리포니아에 있으면서도) 왠지 촌스러울 정도로 평온한 새크라멘토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글이리라. 영화는 바로 그 새크라멘토 출신의 ‘여성감독’ 그레타 거윅이 그린 여고생 성장드라마이다.크리스틴(시얼샤 로넌)은 새크라멘토의 서민 맥퍼슨 집안의 딸이다. 우리가 보아온 풍요로운 미국 중산층 가정보다는 (경제적으로) 더 위태위태한 삶을 살아가는 가족이다. 프로그래머인 아버지는 실직 위기이고, 어머니는 야간 잔업수당을 받아가며 집안 경제를 힘겹게 꾸려가고 있다. ..
2018.07.11 -
[리뷰] 곤지암 ‘조작과 주작사이의 공포’
[리뷰] 곤지암 ‘조작과 주작사이의 공포’2018-04-03 09:59:45 공포영화 의 정범식 감독은 2007년에 이란 영화로 데뷔했었다. 감독 자신이 공포영화에 일가를 이루고 싶다고 했지만 2014년에 조여정과 클라라를 데리고 을 내놓았을 때 심한 배신감을 느낄 정도였다. 그 정범식 감독이 이번에는 작심하고 공포의 원류로 돌아왔다. 영화 은 할리우드 ‘블레어위치’ 못지않은 언플로 영화팬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언제,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CNN이 ‘세계 7대 소름 끼치는 장소’를 선정한 모양이다. 그 리스트 가운데 한국의 곤지암정신병원이란 게 있는 모양이다. 기실, 곤지암이란 지역에 있는 남양정신병원이었고 언젠가부터 폐건물이 되어 버린 곳이란다. 감독은 이곳을 ‘영화적’으로 재설계한다. 거창하게, 무..
2018.07.11 -
[리뷰] 치즈인더트랩, “달콤살벌한 캠퍼스 연인”
[리뷰] 치즈인더트랩, “달콤살벌한 캠퍼스 연인”2018-03-14 18:46:40 ‘OSMU’(one source multi use)란 게 있다. 괜찮은 콘텐츠라면 여러 가지 포맷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시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0년부터 네이버에 연재된 웹툰 이 대표적이다. 네이버 웹툰으로 출발해 ‘치인트’라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고, 2016년에는 tvN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박해진이라는 톱 한류스타가 출연한 덕분에 사드파동 때에도 중국에서 인지도를 높였다. 박해진은 드라마 성공에 힘입어 내친김에 영화로도 만든다. 드라마와 다른 점은 홍설 역이 김고은에서 오연서로 바뀐 것. ‘치즈인더트랩’은 기본적으로 캠퍼스를 배경으로 한 청춘로맨스물이면서 인물들의 복잡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
2018.07.11 -
[리뷰] 사라진 밤 “살아나는 시체들의 밤” (이창희 감독 The Vanished, 2018)
충무로에 외국영화 리메이크 열풍이 거세다. , , 같은 일본영화 뿐만 아니라 유럽영화들도 가세했다. 프랑스영화 를 다시 만든 이 흥행에 성공을 거둔 뒤, 잘 안 알려졌지만 괜찮은 이야기구조를 가진 작품들이 제작자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이다. 여기 도 추가된다. 2014년 개봉된 오리올 파울로 감독의 가 원작이다. 호세 코로나도, 휴고 실바, 벨렌 루에다라는 낯선 배우가 등장하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스페인 영화가 어떻게 충무로에서 다시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영화는 굉장히 ‘경제적인 작품’이다. 제한된 공간과 단출한 출연진, 그리고 ‘리메이크를 결심하게될만큼’ 굉장한 반전의 스토리가 타이트하게 펼쳐지는 소극이다. 충무로에서, 신인감독에게 맡겨도 크게 손해 볼 작품은 아니란 말일 것이다. 이창희 감독은 기대..
2018.07.11 -
[리뷰] 쓰리 빌보드 “#ME_TOO 시대, 피해자의 방식”
5일 오전(한국시각) 열린 제90회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등 7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마틴 맥도나 감독의 (원제: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는 여우주연상(프란시스 맥도먼드)과 남우조연상(샘 록웰)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15일 개봉될 예정이다.영화는 미국 미조리 주 에빙시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미조리에는 에빙이라는 마을이 없단다. 가공의 마을이다) 한적한 이 시골마을, 더욱 한적한 진입도로에 입간판 세 개가 서 있다. 오랫동안 방치되어있던 이 입간판에 새로운 광고가 들어선다. 붉은 바탕에 하얀색 글씨가 커다랗게 쓰여 있다. 놀랍게도 내용은 “죽을 때까지 강간당했다”, “아직도 못 잡냐”, “윌로비 뭐 하냐”라는 내용이었다. 관객은 곧바..
2018.07.11 -
[리뷰] 리틀 포레스트, ‘김태리의 음식남녀’ (임순례 감독 Little Forest, 2018)
청춘의 모습은 아름답다? 88만원 세대에게도 과연 그럴까. 여기에 ‘서울’에서 ‘시골’로 내려온 2018년의 청춘이 있다. 김태리이다. 김태리는 진학과 함께 서울로 간다. 하지만 졸업, 취업준비, 임용고시 탈락, 힘든 편의점 알바를 하다 결국 남친을 두고 다시 시골로 돌아온다. 그 ‘시골’이란 것은 기댈 가족이 전혀 없는 빈집이다. 하지만 가슴 한 켠에는 엄마에 대한 추억과 친구라는 아름다움이 남아있다. 자, 김태리는 어떻게 ‘아픈 청춘의 한때’를 극복할까. 임순례 감독은 ‘대작영화’들이 폭포같이 쏟아지는 충무로에서 작심하고 작은 영화를 만든다. 일본 원작만화 를 한국적 정서에 맞게 다시 만든 것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영화로, 그것도 두 편이 만들어졌다. 임순례 감독은 강단 있게 밀어붙인다. ‘리틀 포레..
2018.07.11 -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 수조 속의 이티
초[민망한]능력자들’이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제목으로 개봉된 조지 클루니 주연의 영화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The Men Who Stare At Goats)은 미소 냉전시대에 펼쳐진 우스꽝스런 군사적 대치 상황의 연장선상 모습이다. 미소대립이 극심하던 시기에 두 강대국은 ‘우주’에서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신경질적으로 싸웠다. 군사대결에서는 스텔스나 핵무기 개발뿐만 아니라 황당한 대결도 펼친다. 이른바 초능력전이다. 염력, 투시력 등 할리우드 영화에나 나올 법한 초능력 개발에 돈을 쏟아 부었다. (소련은 자신들이 그런 실험을 한다는 사실을 일부러 유출시켜 미국인 쓸데없는 데 정력을 낭비하게 했다고는 말도 있다) 여하튼, 그런 미소대치가 부른 황홀한 판타지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에 의해..
2018.07.11 -
[더 포스트] 취재원과 특종
우리나라엔 이른바 중앙지와 지방지가 명확하지만 미국에선 USA투데이 지(紙)가 창간되기 전까진 전국지가 없었다. (월스트리트저널 같은 전문지는 빼고) 우리가 아는 뉴욕타임즈와 워싱턴포스트도 지역단위에서 명성을 떨치는 신문이다. 그런데, 뉴욕에서 발행되면서도 전국적인, 그리고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뉴욕타임즈와는 달리 워싱턴포스트는 지명도가 한참이나 떨어지는 진짜 ‘지역지’였다. 그런 워싱턴포스트가 뉴욕타임즈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것은 특별한 특종보도 때문이었다. 닉슨 대통령을 자리에서 물려나게 한 워터게이트 사건을 터뜨린 것이 워싱턴포스트였다. 그런데, 이보다 앞서 또 하나의 특종이 있다. 바로 ‘펜타곤 문서’특종이다. 1971년의 일이다. 당시 미국 대통력은 닉슨이었고, 수렁에 빠진 월남전에..
2018.07.11 -
[리뷰] 골든 슬럼버 “강동원의 카프리콘 원”
[리뷰] 골든 슬럼버 “강동원의 카프리콘 원”2018-02-14 11:30:21 강동원은 충무로의 확실한 흥행메이커이다. 강동원을 중심으로 영화제작이 성사되기도 한다. 도 강동원의 힘이 컸던 모양이고, 이번 작품 (감독 노동석)도 그런 모양이다. 는 2007년 일본 이사카 코타로 작가의 스릴러 소설이 원작이다. 수도 도쿄가 아니라 작가의 고향인 센다이를 배경으로 총리 암살범으로 몰린 ‘평범한 택배기사’의 도주극을 보여준다. 히치콕 스타일의 누명쓴 이 남자의 이야기는 사카이 마사토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거대한 음모에 희생당하는 평범한 시민,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선한 감정과 도움으로 살아남는다는 이야기 구조이다. 후반부가 조금 밋밋하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강동원이 보기에는 이런 이야기 구조에 몇 ..
2018.07.11 -
[클로버필드 패러독스] 넷플릭스 택틱 (줄리어스 오나 감독 The Cloverfield Paradox 2018)
미드 가 인기리에 방송될 때 제작자 J.J.에이브럼스(이하 JJ)는 한국 팬들로부터 ‘떡밥의 제왕’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끝없이 이어지는 이야기를 자세히 뜯어보면 탄탄한 복선이 깔려있었고, 어떤 일이든 충분한 암시를 진작에 주었다는 것이다. 자, 그의 또 다른 대표작 는 어떨까. 오리지널 가 나올 때만 해도 같은 ‘파운드 필름’ 정도로 받아들여졌다. 뭔가 괴기스러운 일이 벌어졌고, 사건 현장에서는 동영상 비디오테이프만 하나 달랑 발견된다. 그런데 그 비디오 속에는 “으악~” 이런 식이다. 가 나오면서 ‘떡밥 효과’가 급상승했다. 자, 이제 세 번째 이야기가 나온단다. (The Cloverfield Paradox, 클로버필드 파라독스)이다. 낚싯대 챙기시라!‘클로버필드’는 J.J.의 제작사 배드로봇의 인..
2018.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