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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 작가와 캐릭터의 일심동체 느와르 만들기 (2019년 충무아트센터대극장)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 2019년 8.8 ~10.20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출연: 최재림-강홍석(스타인), 이지훈-테이(스톤), 정준하-임기홍(버디/어윈), 백주희-가희(칼라/어로라), 리사-방진의(게비/바비),김경선-박혜나(도나/울리) 프로듀서:김미혜 연출:오경택 음악감독:김문정 (박재환 2019.8.16) 1940년대 할리우드에서 유행한 느와르 영화는 험프리 보가트 스타일의 탐정과 로렌 바콜 분위기의 팜므파탈이 등장하여 사건에 연루되고, 함정에 빠지고, 마침내 해결하는 방식이 정석이다. 우디 앨런이라면 이런 이야기를 좀 더 경쾌하게 풀어갈 것이다. 주인공인 소심한 작가는 독재자 같은 할리우드 제작자와 문재(文才)가 조금 있는 암흑가 보스 사이에 끼어 자신의 대본이 이리저리 재단되더니 결국 완성된 작품은..
2019.08.16 -
[뮤지컬 시라노] “아이코, 칼을 뽑으니 시상이 떠올랐다!” (2019년 광림아트센터)
뮤지컬 시라노 공연: 2019/08/10 ~ 2019/10/13 광림아트센터 BBCH홀 출연: 류정한, 최재웅, 이규형, 조형균, 박지연, 나하나, 송원근, 김용한, 육현욱, 최호중 대본: 레슬리 브리커스 작곡: 프랭크 와일드혼 뮤지컬 시라노가 2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칼날은 날카롭고, 입심은 여전하다. 시라노는 1897년 프랑스의 에드몽 로스탕이 쓴 희곡이 원작이다. 17세기 실존인물 시라노 드 벨쥬락의 드라마틱하면서도 로맨틱한 이야기를 화려한 시구로 재현해 낸다. 모차르트가 음악을 통해, 셰익스피어가 역사와 영어를 통해 인생을 그렸듯이 에드몽 로스탕은 칼과 불어로 아름다운 연가(戀歌)를 자아낸다. 여러 차례 영화로 만들어졌던 에드몽의 ‘시라노’는 프랭크 와이드혼과 레슬리 브리커스 콤비에 의해 뮤지컬..
2019.08.16 -
[봉오동 전투] “1920년의 전투, 2019년의 한국” (원신연 감독 The Battle: Roar to Victory 2019)
100년도 안 되는 대한민국의 역사는 그야말로 파란만장했고 다이나믹했다. 이 땅에 사는 사람은 모두 역사를 만들어가는 당사자이다. 물론, 역사를 승리로 이끈 선구자도 있었고, 일방적인피해자도 있었으며, 가해자와 방관자도 섞여 있다. 우리는 모두 그들의 유족이며, 후손이다. 99년 전, 1920년. 우리 땅이 아닌 국경 너머 중국 땅에서 ‘봉오동 전투’가 벌어졌다.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총을 든 독립군들이 추격해오는 일본군을 박살낸 역사적 사건이다. 190억 원이라는 엄청난 제작비로 그날의 승리를 담은 봉오동 전투>라는 영화가 만들어졌다. 영화에서는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 등이 열연한 이름 모를 전사들이 일본군과 싸우며 피를 흘린다. 영화 막판에는 홍범도 장군이 등장한다. 자, 봉오동 전투가 끝난 뒤 이..
2019.08.16 -
[천국의 나날들] 아름다운 시절, 고난의 시절 (테렌스 맬릭 감독 Days of Heaven 1978)
(박재환 1999.2.2.) 시카고 공장지대. 빌(리처드 기어)은 제철소에서 석탄과 불을 상대로 노동을 하는 노동자-그 시대 언어로는 ‘프롤레타리아’이다.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인 그는 공장 감독관과 싸운다. 단지 한번 거세게 몰아붙였을 뿐인데 그만 살인을 저지르고 말았다. 그는 허둥지둥 도망 나온다. 그를 따라 나선 것은 연인 애비(브룩 아담스)와 여동생 린다(린다 만츠)이다. 이들은 지붕까지 사람들로 빼곡히 들어찬 기차에 올라타서는 텍사스까지 흘러들어온다. 그곳에서 그들은 한철 가을 수확을 돕게 된다. 끝없이 펼쳐진 들판. 황금물결에서 그들은 새벽부터 밤까지 노동을 하게 된다. 이 농장의 젊고 병약한 주인(샘 세퍼드)은 애비를 처음 보는 순간 사로잡히고 만다. 수확은 끝나고 추위가 닥쳐오자, 모든 노동..
2019.08.16 -
[어폴로지: 나비의 눈물] 피해자 상처는 천년이 가도 아물지 않는다
* 2019년 8월 17일(토) 00:45분 KBS 독립영화관 방송 *(박재환 2019.8.16) 일제강점기 때 강제적으로 끌려가서 일본군을 대상으로 성적인 행위를 강요받았던 ‘위안부’를 설명한 인터넷 위키백과의 영문 표제어는 ‘Comfort women’이다. 다분히 톤 다운된 용어이다. 역사적으로는, 그리고 국제법적으로는 ‘Japanese Military Sexual Slavery’로 일컫는다. 한국의 소녀들만 끌려간 것이 아니다. 20만에서 30만에 이르는 소녀들이 일본 제국주의 더러운 욕망의 가엾은 피해자가 된 것이다. 오랫동안 감춰졌던, 애써 외면했던 역사의 어두운 진실은 1990년대 들어 봇물처럼 터졌다. 한국(북한도 포함됨)과 중국인뿐만 아니라 필리핀과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2019.08.16 -
[U턴] 개 같은 날의 하루 (올리버 스톤 감독, U Turn 1997)
논쟁적인 작품만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올리버 스톤 감독의 1997년 작품이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이나 같은 영화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바로 이 같은 소품도 있다. 42일 만에 뚝딱 만든, 심리 스릴러물이다. 이 영화는 제작에 직접 참여하기도 한 존 리들리가 24살에 쓴 소설(‘Stray dogs’)을 옮긴 것이다. 영화는 와 을 적당히 섞어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시드니 루멧의 같이 전혀 뜻밖의 극한 상황에 놓이게 된 한 소시민의 재수 없는 일상이 그려진다. 물론 그 주인공은 착하고 순박한 모범 시민은 아니다. 하지만 그가 휘말려 들어가는 사건은 정말이지 운 없고 재수 없고, 억울하다! 여기 엄청나게 재수 없이, 계속하여 일이 꼬이기만 한 주인공이 있었으니 바로 바비 쿠퍼(숀 팬)이다. 그..
2019.08.16 -
[일곱 가지 유혹] 뻔한 소원, 뻔한 결말 (해롤드 래미스 감독, Bedazzled, 2000)
[박재환 2001/2/23] 알라딘이 요술램프를 문지른 후 펼쳐지는 이야기보따리가 오늘날 미국 SF판타지의 원류가 되었을 것이다. 이번에 미국에서 건너온 일곱 가지 유혹 (원제: Bedazzled)>도 그러한 판타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주인공은 자신의 소원을 들어주는 요술쟁이를 만나 어떤 '특별한' 계약을 맺은 후 믿기 어려운 모험을 거친다. 그리고는 지금의 자신이 가장 행복하다는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내적으로 성숙하게 되고, 독자(혹은 영화관람객)는 즐거운 시간과 함께 진부한 교훈을 얻게 되는 것이다.자신과 똑같은 복제를 만들어 집안일과 직장 일을 동시에 해낸다는 클론시대 SF 멀티 플리시티>를 만들었던 해롤드 래미스 감독은 이번에는 아예,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일곱 가지..
2019.08.15 -
[에어포트] ‘디제스터 무비’의 대표작 (죠지 시턴 감독 Airport 1970)
(박재환 2002/9/5) 적어도 ‘911 테러’로 초고층 빌딩이 순식간에 와르르 무너져 내리며 수천 명의 인명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리는 일이 현실로 나타나기 전까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대재앙의 경우를 영화를 통해 만끽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인간이란 존재가 원래부터 사악한 구석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워낙 미약한 존재이기에 어떤 거대한 기운(그것이 천재지변이든지, 고등생물의 침략이든지간에)에 의해 한순간 티끌로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미약한 존재인 인간이 최대한 용기를 발휘하고 합심하며, 난관을 극복하면서 스스로 영웅을 만들어내고는 자기네끼리 대견하다고, 자기만족을 느끼는 면이 없지 않은 것이다.대재앙, 재난을 뜻하는 ‘디제스터(disaster)’ 무비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
2019.08.15 -
[콰이강의 다리] 적과 아군 (데이비드 린 감독 The Bridge On The River Kwai, 1957)
(박재환 2007.9.19.) 1957년에 만들어진 미국 영화 [콰이강의 다리]는 흥미로운 영화이다. 태국과 미얀마 접경지역 콰이강에 일본군에 잡힌 영국군 포로들이 강제노역으로 다리를 만들고, 미군이 포함된 영국특공대가 일본 군수물자를 실은 기차가 지나갈 찰라 그 다리를 폭파시킨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프랑스 작가 피에르 불(Pierre Boulle)의 소설을 영화로 옮긴 것이다. 영어 각본을 쓰지 않은 피에르 불레는 1958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 (이유는 따로 있지만...) 미국의 명제작자 샘 스피겔은 피에르 불레의 소설 판권을 사들이고는 이 영화의 감독과 배우들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이런 흥행 ‘초’기대작에는 언제나 그렇듯이 캐스팅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따랐다. 많은 감독과 많은 ..
2019.08.15 -
[버스 정류장] 사랑이 머무는 버스정류장 (조슈아 로건 감독 Bus Stop 1956)
은 마릴린 몬로(마릴린 먼로)가 한창 인기를 끌때 만들어진 영화이다. 이미 할리우드의 영화제작자들에겐 마릴린 몬로가 최고의 흥행성-상품성을 가진 배우였다. 몬로가 무슨 역으로 나오든, 무슨 대사를 하든 이미 영화팬은 몬로에게 정복당한 상태였이다. 이 영화에서 마릴린 몬로가 특별히 뛰어난 연기를 했다거나, 혹은 작품자체가 굉장히 뛰어난 것도 아니다. 그냥 스타가 나온 범작이다. 하지만, 여전히 몬로 팬들이 즐겨 찾는 작품 중의 하나이다. 줄거리는 대강 이렇다. Marilyn Monroe는 술집에서 노래 부르는 체리라는 아가씨로 나온다. 에서처럼 노래 부르고 웃음을 파는 그런 역할. 영화는 한 카우보이가 로데오 경주에 참여하러 고향을 떠나는 것에서 시작한다. ‘보 데커’(돈 머레이)는 동료이자, 스승..
2019.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