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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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생의 위한 연주 (로만 폴란스키 감독 The Pianist 2002)
(박재환 2002-8-6) 로만 폴란스키 감독 작품은 많이 알려져 있다. 초기작 이나 , 는 나름대로 매니아에게 잘 알려져 있을 뿐더러 나스타샤 킨스키가 나왔던 , 세기말적 사랑을 그렸던 , 독재시대에 자행된 성추행을 그린 시구니 웨버 주연의 등이 감독의 정신적 궤적을 되돌아보게 하였다. 사실, 로만 폴란스키 감독 자신만큼 드라마틱한 삶을 산 감독은 흔치 않다. 폴란스키 감독은 태어나기는 프랑스에서 태어났지만 2차 대전 발발 2년 전에 그의 부모가 폴란드로 이주했었다. 나치점령 하에 부모는 수용소로 끌려갔고 어린 폴란스키는 가까스로 게토(유태 거주지역)를 탈출하여 카톨릭 신자의 집에서 연명할 수 있었단다. 그의 어머니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죽었다. 그의 불행은 유년시절의 비극으로만 끝나지 않았다. 1..
2008.04.05 -
[인생은 아름다워] Forgive, Not Forget!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 Life Is Beautiful 1998)
동포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그 악몽과 죄악은 모두 용서하라. 하지만, 우리의 부모와, 형제 자매의 희생을 절대 잊지는 말라! 어제 영화를 보기 전에 케이블TV Q채널의 다큐멘타리를 한 편 보았다. 란 작품으로 스필버그가 기금을 조성한 쇼아 역사기금회의 기록필름을 재편집한 것이다. 많은 희생자들의 증언과 기록필름으로 엮어진 50분 남짓의 이 필름은 온통 죽음과 눈물, 잊고 싶은 기억과 어쩔 수 없는 관용과 교훈으로 가득 차 있다. 이들 증언 중 한 바이올리니스트의 기억을 들어보자. 당시 수용소의 독일군은 유태인수용자 죽이는 것이 일종의 유희였다. 그 날 따라 기분이 나쁜 독일군은 아침에 점호를 하다가, 그냥 “둘째 줄, 넷째 줄 앞으로 가!”하면 그 줄은 전부 가스실로 가는 식이었다. 독일군 장교가 어느..
2008.04.05 -
[레 미제라블] 역사, 문학, 그리고 영화 (빌 오거스트 감독 Les Miserables 1998)
(박재환 1999-3-6) (imdb에 따르면) 이 영화는 32번째로 영화화된 ‘레미제라블’이라고 한다. 물론 이보다 훨씬 더 많이 만들어졌으리라 짐작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윤색되어 영화로 만들어진 적이 있다니 말이다. 아주 오래 전에 쟝 가방 (혹은 리노 벤츄라? 여하튼 그 시절의 프랑스 배우가) 나오는 칙칙한 프랑스 영화를 텔레비전에서 본 것도 같고, 10년 전 쯤에 다른 영화를 본 것도 같다. 여하튼, 이처럼 같은 작품이 끊임없이 다시 만들어지는 힘은 어디일까. 그것은 인간의 보편적 감성에 호소하는, 그리고 보이는 것 이상의 많은 것을 독자에게 안겨주는 원작의 힘 때문일 것이다. 이 영화의 원작소설은 프랑스의 대 문호 빅토르 위고(1802-1885)가 오랜 집필 끝에 1862년에 완성한 대하소설이다...
2008.04.04 -
[정크 메일] 쓰레기 쏟아지는 우편배달부 (폴 슬레딴느 감독 Junk Mail, 1997)
*** (이 부분은 1999년에 쓴 글인데 재밌어서 남겨둠) 인터넷을 하다보면 스팸 메일을 많이 받는다. 스팸은 원래 미국 햄 통조림 브랜드이다. 우리나라 부자동네에 배달 신문에는 신문 자체보다 그 사이에 낀 전단지가 더 많은 시절이 있었다. 미국에선 이런 전단지의 대표적인 상표가 스팸 전단지였단다. 다이렉트 메일(DM)의 전형이다. 인터넷에서 원하지도 않는데 배달되는 메일을 스팸 메일이라 한다고. 이건 엄청나게 짜증나는 메일이다. 받는 사람이야 하루 몇 통 안 되어 넘어갈 수도 있지만, (인터넷 업체에 근무하는 친구 말로는 이런 메일의 발송이 시스템의 부하를 초래한단다. 타인의 메일 어드레스를 어떻게 긁어모아, 한 순간에 수백 만 통을 뿌려대게 하니 말이다. 그런 업자가 수백 명이라면.. 그리고 용량이..
2008.04.04 -
[휴머니티] 가장 인간적인 고뇌 (브루노 뒤몽 감독 Humanity 1999)
(박재환 2000.9.1.) 이 영화는 깐느영화제에서 남녀주연상과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그 시상식장에서는 영화팬과 영화평론가들의 야유와 조소의 고함소리까지 들렸다고 한다. 다른 훌륭한 작품을 두고 심사위원장인 데이빗 크로넨버그가 엉뚱한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될 때에는 많은 ‘고급’영화팬들이 2시간 28분의 상영시간을 참지 못하고 중간에 자리를 떠나거나 잠들고 말았다. 그리고, 어제 서울의 오즈극장에서 를 맞아 특별상영했다. 영화는 저 멀리 영국의 해안절벽이 바라다 보이는 프랑스 북부 프랑드르의 조그만 마을 바이유라는 평화로운 농촌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 ‘강간범’ 이야기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그림같은 들판 속에서 고뇌하는 한 남자를 보게 된다. 그는 파라옹(이마뉴엘..
2008.04.04 -
[갈리폴리] 런닝맨 트루퍼스 (피터 위어 감독 Gallipoli 1981)
(박재환 1998-9-17) 비디오 가게에서, 저 구석에 먼지 뒤집어서고 있는 보물 같은 작품들을 발견하게 될 때 무지 행복해진다. 이 영화도 그런 ‘숨은 비디오’이다. 피터 위어 감독은 아주 ‘조금’ 유명하다.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괜찮다는 을 필두로 호주에서 활동하다가, 미국으로 건너와서 , , , 그리고 올해 까지 작품성과 흥행성을 골고루 만족시키는 감독이다. 그가 81년 호주에서 만든 이 영화는 전쟁영화의 명작으로 손꼽을 만하다. 아마, 좀 덜 비싸게 만들어졌고, 좀 덜 충격적인 를 보고 싶거나, 좀 덜 황당한 를 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권해주고 싶다. 이 영화에서 호주의 황량한 들판, 사막을 볼 수 있다. 멜 깁슨이 로 세계 영화계에 알려지기 시작할 무렵 이 영화에 출연했는데 그가 의외로 내..
2008.04.04 -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 추운 땅에서 말야.. (비탈리 카네프스키 감독 1990)
(박재환 1998.8.27.) 추운 동네에서 찍은 따뜻한 영화라고들 말하지만, 보고나면 가슴이 무척 아플 것이다. 이 영화는 1990년 깐느영화제에서 ‘the Camera d’Or for best first film’ 상을 받았단다. 감독의 첫 작품이 깐느라는 다분히 정치색 짙은(?) 영화제에서 상을 타게 되었을까? 아마도, 당시 무너져가는 ‘악의 제국’ 소비에트 러시아에 대해, 그 출발부터 잘못 되었다는 것을 이야기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실제로 이 영화는 2차대전 종전 직후인 1947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시베리아의 한 마을 Suchan이란 곳은 전쟁포로-일본의 패잔병-수용소이기도 하며, 탄광 노동자의 막사가 더럽게 오밀조밀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하다. 보기만해도 답답한 두터운 의상을 걸친 툰트라..
2008.04.04 -
[신사협정] 전혀 신사답지 못한 ‘차별의식’
[Reviewed by 박재환 2008-3-31] 1948년에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작품은 20세기 폭스사의 [신사협정](Gentleman's Agreement)이이다. 118분짜리 흑백영화이다. ‘신사협정’이란 아마도 명문화되지는 않았지만 문명화된 사회에서 그 구성원들이 상식적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그런 행동을 말할 것이다. 예를 들자면 ‘레이디 퍼스트’라든지 지하철에서 노인네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는 그런 소중한 가치들 말이다. 물론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감옥에 가는 일은 없는 ‘의식상의 문제’일 것이가. 그럼 이 영화는 그런 사회적 규범을 그리고 있는 영화인가? 영화[신사협정]은 ‘유태인’ 문제를 다룬다. 아마도 그 당시 미국에서 꽤 큰 사회문제가 되었..
2008.03.31 -
[토이 스토리2] 스티브 잡스, 존 레스터, & 봉제인형 (존 라세터 감독 Toy Story 2 ,1999)
(박재환 2000.1.3.) 속편이란 것이 전편보다 못하다고들 하지만, 보기에 따라선 2편도 충분히 재미있었던 것이 많다. 나 , 혹은 하다못해 도 재미있었다. 하지만, 전편의 인기와 완성도가 워낙 높은 경우 어지간한 작품은 모두 전작의 후광을 등에 엎고 돈벌이에 눈이 먼 사악한 마케팅전략 쯤으로만 이해하기 쉽다. 하물며 아동용 영화일 경우에야. 도 다른 디즈니의 인기만화처럼 하마터면 비디오시장으로 곧장 가 버릴 뻔했다. 하지만 픽사의 힘은 대단하다. 아이들이 성탄절 선물로 받아서는 사춘기가 되어 데이트 나가기 전까지 지겹도록 갖고 놀기에 너무나도 적당한 장난감 세트들로 한순간에 관객의 마음을 앗아가 버리니 말이다. 성인관객은 어린이가 되어 버리고, 어린이는 한순간에 동화 속에 파묻혀 버린다. 헐리우드..
2008.03.29 -
[토이 스토리] 우리 친구 아이가? (존 라세터 감독 Toy Story 1995)
만화영화업계의 대왕국 디즈니랜드는 언젠가부터 컴퓨터 디지털기술을 이용한 작품을 연이어 만들어 왕년의 만화왕국을 질적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그런 디즈니는 세계 최초로 디지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설립한 픽사와 손잡고 100% 디지털 애니메이션을 내놓았다. 그게 1995년의 일이고, 그 첫 작품이 바로 이다. (픽사는 1986년에 ‘무려’ 2분짜리 디지털 애니메이션을 실험적으로 만들었다. 는 아카데미 단편애니메이션 후보에도 올랐다. 원래 픽사는 루카스 필름에서 컴퓨터그래픽을 담당하던 부서였는데, 애플컴퓨터로 큰돈을 번 스티브 잡스가 미래가치를 알아보고 일개 부서급에 불과하던 ‘픽사’를 사들였던 것이다.) 어쨌든 그런 사연을 가진 는 시각적으로, 기술적으로 중요할 뿐만 아니라 한편의 영화로서도 재미있고 감동적..
2008.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