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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질링] 안젤리나 졸리와 뒤바뀐 아이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Changeling, 2008)
(박재환 2009-2-17)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을 맡은 영화 [체인질링]을 최근 보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누구인가. 올해 78살인 이 노친네는 정말 지칠 줄 모르고 끝없이 문제작을 만들어낸다. 그의 신작 [체인질링]에서도 사회와 사람에 대한 그의 끝없는 고민과 갈등을 느낄 수 있고, 사회적 해결책을 요구하는 사회파 감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영화는 옛날 옛적 한 시절 미국을 소란스럽게 만들었던 범죄와 그 사회적 여파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감독이 말하고자하는 사회악에 대한 응징도, 매스미디어에 대한 시니컬한 시각도, 억압받는 여성들의 자기주장도, 그리고 아동대상 범죄에 대한 각별한 사회적 인식제고의 촉구도 깊은 충격과 메시지를 우리가 기대했던 것처럼 강렬하게 전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왜냐..
2009.02.17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을 거꾸로 간다] (F.스콧 피츠제럴드 원작소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을 거꾸로 간다 올해 아카데미에 작품상을 포함하여 무려 13개나 후보에 오른 작품이 바로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라는 작품이다. 상영시간이 166분에 달하는 대작이다. 어제 영화를 보고, 오늘 원작소설을 읽었다. 소설부터 잠깐 소개한다. 의 작가 F.스콧 피츠제럴드는 미국의 ‘잃어버린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는 장편 5편과 단편을 100편 이상 썼다. 그 많은 단편 중 하나가 바로 이 작품이다. 원제목은 이다. 보니 꽤 많은 출판사에서 이 작품이 번역 소개되어 있다. 내가 본 것은 최신번역판인 >(김선형 번역본)이다. 한 50페이지 정도 분량이다. 나처럼 영화를 먼저 본 사람이라면 선 자리에서 바로 완독할 만큼 술술 읽히는 작품이다.(영화와는 조금 다르다. 브래드 피트..
2009.02.16 -
[24시티]二十四城 지아장커의 중국 한 도시 이야기
중국에는 지아장커(賈樟柯,가장가)라는 감독이 있다. 1997년 그의 영화 가 세상에 처음 알려졌을 때 세계영화(비평)계는 이 깜짝 놀랄만한 중국의 신예감독에게 열렬한 찬사를 보냈었다. 10년 만에 그는 장예모나 진개가가 빠져나간 중국영화계에 ‘예술혼의 상징’으로 급속히 자리매김했다. 1970년생 감독이 말이다. 물론 그의 작품들은 장예모나 진개가의 최근 작품들과 비교하자면 대중성은 지독히도 없다. 하지만 그의 놀라운 예술적 성취는 그를 이 시대 가장 유망한 중국영화감독으로 당당히 올려놓기에 족하다. 작년 한국의 영화주간지 >에서는 창간 13주년을 맞아 국내외 영화감독과 영화평론가를 대상으로 ‘신세기 영화 베스트10’을 뽑은 적이 있는데 그때 당당 1위를 차지한 작품이 바로 지아장커의 였다. 는 2006년..
2009.02.02 -
[레베카] '레베카' 악령 벗어나기 (대프니 듀 모리에 소설 1938)
[레베카]는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코크 감독에게 아카데미 작품상을 안겨준 1941년 할리우드 흑백영화이다. 영화를 꽤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남아있는데 이 책의 원작소설을 읽었다. [레베카]는 대프니 뒤 모리에가 1938년에 쓴 소설이다. 대프니 뒤 모리에는 영국인이다. 소설 는 ‘레베카’라는 여인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사람들의 기억과 숭모, 질투와 경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은 한 여자의 회고로 시작된다. “어젯 밤 난 멘덜리로 돌아가는 꿈을 꾸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어떤 일인지 이 여자는 멘덜리에 대한 악몽 같은 기억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 여자는 멘덜리에 왜 갔었고, 왜 멘덜리를 떠났으며, 왜 멘덜리에서 헤어 나오기 위해 몸부림칠까. 우선 소설의 주인공이자 화자는 ‘레베카’가 아니..
2009.01.19 -
[페이첵] 오우삼의 미래파 액션
한때 홍콩에서 [영웅본색], [첩혈쌍웅] 등의 이른바 '홍콩 느와르'로 휘황찬란한 업적을 남겼던 오우삼 감독은 1992년 [첩혈속집](辣手神探)을 마지막으로 홍콩에서의 작품 생활을 종료하고 할리우드로 활동 근거지를 옮긴다. 할리우드로 건너온 오우삼 감독, 즉 존 우 감독은 [하드 타겟]과 [브로큰 애로우]라는 작품으로 미국 영화팬에게 색다른 홍콩식, 오우삼 스타일의 액션을 선보였다. 그 후 그는 계속하여 액션 무비 [페이스 오프], [미션 임파서블2]로 인기감독으로 부상한다. [윈드토커]는 제작사 MGM을 파산위기로 내몰 만큼 실망스런 작품이었지만 [페이첵]에서 다시 한번 오우삼의 실력을 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페이첵]은 [블레이드 러너]에서 [마이어리티 리포트]까지 미래세계에 대한 유니크..
2009.01.06 -
[자마] 쇼브러더스 장철 감독의 역사 액션물
만청(晩淸)시기 정치는 부패했고 사회는 혼란스러웠다. 그 시절(동치 9년=1870년)에 양강총독(兩江總督)이었던 마신이(馬新貽)가 암살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은 이른바 청말 4대 미스테리(清末四大奇案)의 하나로 손꼽히는 '자마안(刺馬案)‘이다. 실제 마신이 총독의 암살사건은 단순했다. 동치(同治) 9년 7월 26일 상오, 연병장에서 열병의식을 마친 마신이가 총독부서로 돌아오는 길에 자객 장문상(張文祥)의 습격을 받는다. 장문상은 달아날 생각은커녕 그 자리에서 오히려 "자객은 나, 장문상이다"고 소리 지르기까지 했다. 총독이 살해되자 청 정부는 발칵 뒤집어졌다. 그런데 이 사건은 이런저런 이유로 신속하게 처리될 필요가 있었다. 마신이에 대한 추문이 흉흉했고, 정권 실세였던 서태후는 통치기반의 ..
2008.12.21 -
[패트리어트-늪 속의 여우] Brutal Heart
많고많은 헐리우드 스타중 멜 깁슨이 이 영화로 제일 먼저 개런티 2,500만 달러의 고지를 달성했다. 들리는 말에 따르자면, 멜 깁슨은 개런티 외에 영국흥행 수익권도 요구했었다고 한다. 물론 퇴짜 맞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지난주 영국에서 개봉된 이 영화는 영국영화팬들에게 그다지 좋은 대접은 받지 못했다. 언론에서 이 영화를 비난하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멜 깁슨은 비록 호주에서 로 스타가 되었다지만 엄연히 미국출신의 배우이다. 감독 롤랜드 애머리히는 독일출신이다. 이 영화에는 영국 배우도 다수 출연한다. 이러한 역사극을 만들때는 어쩔 수 없이 국수주의적 차원에서 상징조작을 한다거나, 혹은 마케팅 전략에서 무리수를 두게 마련이다. 사실 이 영화의 주인공 벤자민 마틴은 실제 미국사에 있어 중요한 인물인 프랜시..
2008.12.21 -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쿼바디스 도미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골고다 언덕의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예수(지저스 크라이스트)의 의상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중생의 죄를 혼자 뒤집어쓰고 못 박혀 죽은 크라이스트의 '수난'의 순간을 리얼하게 담은 종교적 영화이다. 아마도 [리셀 웨폰]이나 [브레이브 하트], 혹은 [매드 맥스] 시리즈의 하드 액션 배우 멜 깁슨이 이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우려의 눈길을 보낸 것을 짐작할 것이다. 게다가 그가 무슨 의도에서인지 자막도 넣지 않은 채, 예수가 살았을 당시 사용되었던 '아람어'(아랍어가 아닌!) 대사로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아무리 좋게 보아도 '아카데미용' 영화 만들기 아니면 치밀한 마케팅 전략 정도로 받아들였다. 게다가 예수를 팔아먹은 '반유대주의적 정서'가 다분히 내포되었다..
2008.12.21 -
[패닉 룸] 안방에 침입한 외부의 적
서구인들이 우리나라의 민족성의 일단을 이야기할때 월드컵 거리응원을 들기 시작했다. 집단 광기의 화신으로... --; 이전에 이데올로기가 내포된 집단광기의 예로 '방공호'란 게 있었다. 공산당이 화생방무기로 쳐들어올 것이니 미리미리 땅굴을 파고 대비를 하자는 것이다. 물론 1970년대에 우리나라에도 동네마다 이런 콘크리트 굴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미국에서도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을 배치할때 즈음하여 원자폭탄에 대한 두려움 이런 비현실적인 광기로 표출되기도 했다. 왜 비현실적이냐고? 우선 수용인원이 한정되어 있고, 땅 속 겨우 몇 미터의 굴 속에서 방사선 낙진을 수 개월동안 이겨낸다는 것은 서바이벌 게임치고는 불공정한 게임인 것이다. 그런데, 미국 뉴욕에서 911테러가 발생하고나선 좀더 현실적인 광기가 ..
2008.12.21 -
[너스 베티] 나의 꿈, 나의 우상
는 두 개의 꿈을 나란히 따라가는 영화이다. 하나는 캔사스의 촌동네에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여성 '베티'를 통해 잃어버린 자아를 찾는 것이며, 또하나는 이미 나이든 홀애비 킬러가 정열을 찾아가는 여정을 코믹하게 그린다. 베티는 의 도로시마냥 줄곧 캔사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현실에 붙박이처럼 고정되어 살아가던 존재이다. 그녀는 레스토랑의 웨이트리스이며 TV드라마 의 닥터 데이빗의 열성팬이다. 그가 그 드라마에 빠져있는 시간 그의 남편은 여비서와 놀아나고 있다. 베티는 점점 그러한 무미건조한 현실을 망각해가고, 남편의 뷰익 LeSabre를 몰고는 이 동네를 뜰 생각뿐인 것이다. 마치 처럼 말이다. 한편, 마약딜러에 고용된 히트 맨(프로페셔널 킬러) 모건 프리먼과 크리스 락 부자는 뷰익에 숨겨진 마약의 ..
2008.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