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소사] 상하이의 잠 못 이루는 밤

2008. 2. 23. 08:45홍콩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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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by 박재환 2004-3-1] 연인들끼리 초콜릿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고백한다는 발렌타인 데이는 이미 중국에서도 젊은이들 사이에는 이미 하나의 풍습으로 받아들여졌다. 정인절(情人節)이라 불리는 이날에 맞춰 몇 편의 기획성 영화들이 제작 개봉되었는데 여명의 [대성소사]라는 작품이 포함되어 있다. 이미 몇 차례 자기의 뮤직 비디오와 광고 등의 작품의 감독을 직접 맡았던 여명은 이 작품에서 창작감제라는 일종의 프로듀서 역할까지 맡았다. 중국 북경 태생의 여명은 적당한 영화촬영 장소를 선택하는 수완을 보이기도 했다.

  영화 촬 당시부터 여명과 왕비의 스캔들 만들기에 열을 올리던 홍콩매체들은 이 영화가 [첨밀밀]의 뒤를 잇는 러브스토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하는 왕비와 두 북경 출신 연예인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만하지 않은가. 엽위신 감독은 [첨밀밀]이 오랜 세월을 두고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연인의 이야기로 너무나 드라마 성이 강하여 현실적으로 만나보기 어려운 내용인 반면 [대성소사]는 언제 어느 곳에서든 쉽게 들을 수 잇는 바로 우리 자신들의 연애담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과연 사랑이 그렇게 흔하고, 사랑이 그렇게 '빤한' 스토리일까?

  영화는 한 커피 숍에서 주겸(周謙=여명)과 그의 연인 소월(小月=왕비)의 이별 장면으로 시작된다. 한동안 사귄 것이 분명한 두 사람은 어느 누가 먼저인지,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냥 헤어지기로 한다. 중국 상하이 같은 대도시(大城)에서는 젊은 남녀가 서로 만나서 사랑하고 헤어지는 것은 너무나 작은 일(小事)에 속할 것이다. 헤어진 후 두 사람은 각자 자신의 일로 바쁘다. 두 사람의 극중 직업은 다소 생소하다. 우선 주겸의 극중 직업은 왕진 전문의(出診醫生)이다. 병원에 적을 둔 의사가 아니라 왕진가방 하나 들고 핸드폰으로 연락 받으면 달려가서 환자를 진료하고 처방전을 지어주는 프리랜서 닥터이다. 그에게는 운전사 겸 조수인 샤오 하이(曉海)가 있다. 주겸과 헤어진 소월의 직업은? 公關公司에 근무한다고 나오는데 일종의 이벤트 회사 매니저이다. 영화에는 이런 장면이 있다. 사랑을 고백 못하는 커플을 위해 몰래 이벤트를 준비한다. 마치 고장이라도 난 듯 급속직하하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타이타닉]식 절체절명의 순간을 만들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하는 이벤트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미 최첨단 자본주의 사회의 최선봉에 선 상하이답게 이런 이벤트 의뢰가 곧잘 들어오는 모양이다. 주겸과 소월은 헤어진 후 빈 공간이 더욱더 커져만 보인다. 누가 먼저 왜 헤어지자고 했는지 뚜렷한 답도 없이 말이다. 그렇다고 다시 사귀자고 한다면 무슨 말을 해야할까. 살아가는 일이 우선 바쁜 두 사람에게 어떤 공통의 일이 생긴다. 상하이 최고 갑부 맹 선생의 생일 파티 의뢰가 들어온 것이다. 소월은 상하이 최고층 빌딩에서 상하이 마천루를 배경으로 불꽃놀이와 함께 휘황찬란한 파티를 기획한다. 하지마 맹 선생의 개인 주치의가 된 주겸은 늙으신네의 건강상태를 걱정한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 잘 의논하여 맹 선생의 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 파티 준비에 최선을 다한다. 주겸은 맹 선생과 개인적인 의견을 나누던 중 오래 전 맹 선생이 진심으로 사랑했던 옛 애인 장령(張玲)의 이야기를 듣게된다. 장령과의 애틋한 사랑을 전해들은 주겸. 맹 선생은 자신의 옛사랑을 이야기한 후 심장병으로 눈을 감는다. 갑자기 일감을 잃은 두 사람. 주겸은 비로소 자신의 옛 사랑을 되찾기로 한다.
영화는 다소 맥빠진 느낌이다. 여명과 왕비의 결합효과는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친다. 평범한 사람들의 불꽃같은 사랑의 감정을 싣기에는 두 사람의 연기가 힘이 부친다는 느낌이 든다. 젊은이의 은은한 사랑을 갑자기 타오르게 하는 맹 선생의 사랑의 교훈도 안 어울리기는 마찬가지이다.

  이 영화에는 아주 낯익은 얼굴이 등장한다. 바로 이나영이다. [천사몽] 출연이 계기가 되어 여명이 특별히 부탁하였다고 한다. 이나영은 이틀 간 상하이에서 아주 중요한 장면의 촬영을 하였다. 이나영은 이 영화에서 맹 선생의 옛 애인 역으로 등장한다. 맹 선생이 추억에 잠겨 만두를 먹는 장면과 박물관 사진 속에 그려진 인물로 출연한다. 여명, 왕비, 그리고 이나영 외에 많은 중국배우들이 출연하지만 우리에게는 여전히 낯선 얼굴들이다.

  이 영화에는 상하이의 명물 동방진주 첨탑뿐만 아니라 몇 년 전 오픈한 진마오(金茂)타워의 위용이 나온다. 여명과 왕비가 다시 재결합하는 장소가 바로 이 진마오 타워이다. 88층 짜리 421미터의 이 건물은 약동하는 상하이의 상징물이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타이베이에서 얼마 전 완공한 타이베이101빌딩(508미터)이 가장 높고, 쌍둥이 건물인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 타워(452미터)가 그 뒤이다. 시카고 시어스 타워(432미터)에 이어 진마오 빌딩이 네 번째인 셈이다. 상하이에는 세계 최고층을 목적으로 세계금융센터 빌딩이 현재 지어지고 있단다. 94층짜리이다. 물론, 현재계획만으로는 세계 여러 곳에서 더 높은 건물이 구상 중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의도 63빌딩이 최고층인줄 알았는데 타워펠러스 G동(3차)이 263.7미터로 가장 높고, 목동의 하이페리온 Tower A가 256미터로 그 다음, 63빌딩이 249미터로 세 번째란다. 영화가 재미없으니 별 생각을 다한다... --;  (박재환 2004/3/1)

大城小事 (2004)  Leaving Me, Loving You
감독: 엽위신(葉偉信)
출연: 여명,왕비,효해(曉海),주건빈,姜易宏
홍콩개봉: 2004/2/12  중국개봉: 2004/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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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수진2008.12.23 16:10

    코미디였다면 더 재미났을 스토리네요;;

  • 프로필사진
    문경락2010.04.10 14:49

    관객의 호응을 높일 수 있는 까닭으로는 어떤 항목들이 있을까...잠시 계산해 본다...첫째 소재의 내면으 철저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소재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 아픔 ,상처, 웃음, 눈물, 여러가지 사건이나 생각들과의 호환성...등을 한 줄로 빠뜨리지 않고 꿰는 긴 호흡이 있는 연출이 필요한 것이라 본다.....둘째 현실감이 철저한 작품이 관객들의 공감대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상상의 세계에서 언제라도 현실로의 안주를 꾀할 수 있는 작품 그래서 관객들이 설득될 수 있는 이야기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한다...세째 보고 느낀 감정의 여운이 길게 가는 작품 마치 은은한 향수의 곁을 스쳐지가면 몇 걸음에 묻혀 오는 묘한 향기로움의 손길같은..... 사람을 이해하면 사랑이라는 선물을 주듯이 영화도 자신을 그만큼 이해한 사람에게 대박이라는 선물을 주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