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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버스데이] “온라인쇼핑 조심하세요”

한국영화리뷰

by 내이름은★박재환 2017. 8. 18.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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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016.4.9) 밤 12시 20분, KBS 1TV에서 방송되는 <KBS독립영화관> 시간에는 SF 단편영화 두 편이 방송된다. 지난 2012년에 개봉 되었던 옴니버스 3부작 <인류멸망보고서>의 마지막 편인 임필성 감독의 <해피 버스데이>와 최항용 감독의 <고요의 바다>(2014)이다.

 

<인류멸망보고서>는 김지운, 임필성 감독이 만든 세기말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옴니버스 SF물로 사이보그의 미래를 그린 <천상의 피조물>과 음식낭비가 가져오는 좀비천지 <멋진 신세계>, 그리고 황당한 지구 종말론을 그린 <해피 버스데이>로 구성되었다.

 

 

<해피 버스데이>는 임필성 감독의 풍부한 만화적 상상력이 발휘된 작품이다. 초등학생 박민서(진지희)는 당구광인 아빠의 8번 당구공을 부셔버린 후 뒷수습에 허둥댄다. 민서는 삼촌방 컴퓨터로 정체불명의 인터넷사이트에 접속하여 당구공을 주문한다. 그리고 2년 뒤, 지구는 초비상이다. TV뉴스에서는 시시각각 지구로 돌진해 오는 괴행성에 대해 떠든다. 몇 시간 내에 지구와 충돌, 지구의 생물은 전멸할 것이란다. 민서는 TV에서 보여주는 행성의 모습에 아연실색한다. 엄청난 크기의 당구공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30분 남짓의 <해피 버스데이>는 지구 종말론을 다룬 수많은 SF물과 비슷한 상황을 다룬다. 내일 막상 지구 종말이 오면 사과나무 심는 자는 극소수이고, 대부분의 사람은 미치거나 우왕좌왕하다 끝장나버릴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종말이 와도 여전히 마이크를 잡는 방송국 사람들을 보여주고, 지구종말을 염두에 두고 지하공간에 밀폐 방공호를 만든 사람을 보여준다.

 

<해피 버스데이>는 그간 보아온 지구 종말의 이유와는 많이 다르다. 화성인의 침공이나, 쏘련의 핵공격도 아니고, 사이버다인 알파고의 반란도 아니었다. 초딩의 쇼핑오류라니.

 

거창한 지구 종말을 다룬 SF이지만 ‘KBS독립영화관’에 걸맞은 작은 사이즈와 소소한 스펙을 자랑한다. 굳이 교훈을 찾자면 내일 지구 종말이 오더라도 미리 준비를 하면, 끝까지 희망을 가지면, 새로운 생일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

 

2012년에 만든 이 영화에서 삼촌 역의 송새벽이나 뉴스앵커 류승수, 이영은, 그리고 기상캐스트로 코믹 연기하는 고준희보다 더 반가운 얼굴이 있다. 민서의 아버지로 나오는 배우 이승준이다. 요즘 <태양의 후예>에서 ‘송닥’으로 출연 중이다. 7년 뒤 이들 가족이 세상 밖으로 나올 때, 어른이 된 민서는 배두나가 연기한다.

 

<해피 버스데이>가 재미있으면 <천상의 피조물>과 <멋진 신세계>도 다시 보고 싶을 것 같다. 참, <KBS독립영화관>은 이달부터 매주 토요일 밤 12시 20분에 방송된다. (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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