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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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오리라] 홍콩광복의 그날은.... (허안화 許鞍華 감독 明月幾時有 ,Our Time Will Come 2017)
영화가 개봉되기 전 언론시사회가 열린다. 영화기자들과 평론가들이 먼저 영화를 보고 영화에 대한 기사를 쓴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극장에서 그런 언론시사회를 건너뛰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극장대관료조차 벌충하지 못할 저예산, 비주류영화의 경우이다. 흥행을 기대하지 못하는 경우, 조용히 개봉되거나 곧장 VOD 플랫폼으로 넘어간다. 때에 따라서는 Vimeo 플랫폼을 활용한 프리뷰 시사가 진행되기도 한다. 12월 12일 개봉된다는 중국영화 그날은 오리라>도 그런 경우이다. 2017년 중국에서 개봉된 이 영화의 원제목은 명월기시유>(明月幾時有)이다. 송나라의 명문장가 소동파의 시가(詞)의 제목이다. 영화의 배경은 1941년 말, 일본이 중국대륙을 침공, 남하하면서 영국에 할양된 홍콩(과 구룡)마저 집어삼키던 그 때..
2019.12.10 -
[포드 v 페라리] “자동차는 달리고 싶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 Ford v Ferrari 2019)
1986년 대우자동차에서 만든 승용차 ‘르망’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자동차 경주대회 ‘르망24’(24 heures du Mans, The 24 Hours of Le Mans)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1923년 시작되어 해마다 6월에 프랑스 르망이라는 동네에서 열리는 이 자동차경주는 자동차의 내구성을 견주는 시합이다. 자동차는 24시간동안 쉬지 않고 르망의 라 샤르트 경주장을 돈다. 오랫동안 자동차제조업체의 명예와 실력을 다투는 경기로 자리 잡았다. 4일 개봉된 영화 (제임스 맨골드 감독 Ford v Ferrari 2019)는 바로 이 르망24 자동차경주를 다룬다. 1967년 실제경기가 소재이다. 그렇다보니 영화는 시종 부릉부릉 시동음과 질주하는 속도감을 자랑한다. 포드, 페라리에 도전하다 영화..
2019.12.05 -
[바운티호의 반란] 역사, 문학, 그리고 영화 (프랭크 로이드 감독 Mutiny on the Bounty 1935)
한동안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작품상 최종 후보는 5편으로 고정되었다. 그러다가 2010년 열린 82회 시상식에서부터 10편의 후보가 올랐다. 초창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후보작에 고정된 것은 아니었다. 5편으로 고정된 것은 1945년 빙 크로스비 주연의 가 작품상을 타던 해부터 적용된 것이다. 1936년에 열린 제 8회 시상식에서는 모두 12편이나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12편 가운데 작품상을 받았으니 영광스러울 만도 한 것이다. 바운티호의 반란>(Mutiny on the Bounty)은 1916년에 호주(!)에서 흑백 무성영화로 만들어진 것을 시작으로 할리우드에서도 두 차례 더 만들어졌다. 1962년 루이스 마일스톤 감독 작품에서는 말론 브란도와 트레버 하워드, 리처드 해리스가 불꽃 튀는 연기를 보..
2019.11.20 -
[리뷰] 더 킹: 헨리 5세 넷플릭스의 세익스피어 정복기 (데이비드 미쇼 감독 The King 2019)
넷플릭스는 ‘영화시장’이라는 거대한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기존의 플랫폼업자들은 이미 극장에서 상영이 끝난 작품들에 대해 비디오판권을 사들여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것이 정통적이며, 안정적인 사업모델이었다. 인기신작들과 숨겨진 구작들을 적절히 전면에 내세우면서 말이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직접 영화를 만들고, 드라마를 만들고, 자신들의 인터넷극장을 만들어 전 세계에 퍼뜨리며 판을 흔들고 있다. 한두 편이 아니라, 이제는 극장산업의 미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만큼 파급력을 키우고 있다. 어쨌든 지금까지는 말이다! ‘더 킹 헨리 5세’(원제: The King 감독:데이비드 미쇼)도 그러하다. 원래는 워너브러더스사가 배급을 맡을 예정이었던 작품인데 넷플릭스가 냉큼 손에 쥐고 자신들의 생태계를 통해 공개했다. 베니..
2019.11.11 -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이명흠 대위와 772명의 학도병 (곽경택 김태훈 감독 Battle of Jangsari, 2019)
* 이명흠은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이명훈 대위의 모델이 된 군인이다.* 지난 25일 개봉된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감독:곽경택 김태훈)은 특별한 영화이다. 한국전쟁 당시, 한반도의 한 지점에서 일어난 전투를 다룬다. 공산당이 쳐들어왔고, 국군이 낙동강 밑으로 내몰렸고,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기사회생할 수 있었던 바로 그 시점의 이야기이다.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언제부터인가 별로 이야기하려 하지 않고, 들으려고 하지 않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서, 그리고 영화가 전해준 이야기를 알고 나서는 좀 더 다르게 이 영화를 생각하게 만든다. 왜, 2019년에 이 영화가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인천상륙작전과 장사리 상륙작전, 양동작전, 혹은 성동격서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2019.09.27 -
[암수살인] 부산 살인자의 추억 (김태균 감독 暗數殺人, Dark Figure of Crime, 2018)
영화 ‘암수살인’은 ‘부산’을 배경으로 한 흥미로운 작품이다. ‘부산’ 출신의 곽경택 감독이 관여한 작품이기에 더욱 그렇다. ‘암수살인’이란 피해자(죽은 사람)는 있지만 증거도, 증인도 없어 경찰서 문서고에 사건철에 미제사건으로 존재하는 케이스를 말한다. 피해자는 보통 노숙자거나, 신원불상자여서 경찰이 폼 안 나는 그런 사건에 오랫동안 매달릴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피해자 가족은 원통하고 억울하게 눈물로 세월만 삼켜야한다. 이런 이야기는 에서 종종 소개되고, 이 땅의 아주 ‘특별한 경찰’이 정의감에 이런 사건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준다. 여기 그 이야기가 있다. 영화 (감독:김태균)이다.‘암수살인’은 부산의 평범하지 않은 한 형사를 보여준다. 김형민(김윤석)은 마약사범을 쫓는 형사지만 여느 강력계 형사와..
2019.09.11 -
[도라!도라!도라!] 애국자 게임 (리쳐드 플레이셔, 후카사쿠 긴지 감독 Tora! Tora! Tora! 1970)
(박재환 2001.6.24.) 최근 디즈니가 타이타닉>만큼 큰돈을 벌어보겠다며 엄청난 판돈을 걸고 만든 진주만>이 개봉되었다. 블록버스터에 일가견이 있는 마이클 베이 감독이 그동안 헐리우드가 축적한 CG기술을 총동원하여 보여주었던 40분간의 진주만 폭격 장면은 정말 장관이었다. 하지만, 진주만>은 허술한 내레이션에, 지루한 드라마 전개, 그리고, 애매모호한 주제 등으로 인해 비평가들의 집중 포격을 받아 헐리우드 껍데기 영화의 전형으로 취급받았다. 그리고, 진주만>에 대한 비난 속에 '도라 도라 도라>를 다시 보라'고 하는 점잖은 충고도 끼어 있었다. 그래? 도라 도라 도라>는 명작인가 보지?아마도, 나 정도의 연령층이라면 대부분이 한번쯤은 도라 도라 도라>를 TV를 통해서 보았을 것이다. 최근에는 방영된..
2019.09.05 -
[포화 속으로] 소년, 전사가 되다 (이재한 감독 71: Into The Fire, 2010)
(박재환 2010.6.9)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60년이 되었다. 반만년을 같은 민족으로 자처하던 한민족이 38선이라는 인위적인 금이 그어진지 딱 5년 만에 벌어진 전투에서 수백만 명이 희생되었다. 그리고 그 생채기는 너무나 오래, 깊이, 아프게 남아있다. 당시 역사의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은 이제 노년이 되어 역사 속으로, 기억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다. 그리고 올해 영화와 TV드라마로 한국전쟁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것은 꼭 MB정권/천안호가 가져온 우리 사회의 보수화, 우익화 경향은 아니다. 원래 영화판이나, 대중문화라는 것은 계기성 콘텐츠를 기막히게 찾아내어 업그레이드 시키는 동네이니 말이다. 올해 꽤 많은 전쟁영화가 기획, 제작되고 개봉을 준비 중이다. 언젠가부터 잊어진 ..
2019.08.31 -
[제보자] 믿고 싶은 것과 보고 싶은 것 (임순례 감독 The Whistleblower 2014)
(박재환.2014) 지난 2005년, 노무현 대통령 재임기간에 한국을 발칵 뒤집은 사건이 하나 있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들 지금도 씁쓸하게 생각할 ‘황우석 스캔들’이다. 1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그 사건이 남긴 생채기는 크다. 적어도 한때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함께 한국인의 위상을 세계에 떨칠 위대한 과학자로 여겼던 인물이니 말이다.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대한 과학적 성과’와 ‘그 과정에서의 사소한 실수’ 사이에서의 평균적 가치평가를 내릴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런데 우중(愚衆)과 결합한 미디어의 오발탄들 속에서 몇몇 언론(MBC ‘피디수첩’ 같은)에 의해 이 이야기는 급격하게 ‘과학적 진실’과 ‘과학자의 양심’으로 이동했다. 남은 것은 영웅 만들기에 골몰했던 그 당시 많은 언론과 그에 장단을..
2019.08.27 -
[푸르른 날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한은지 감독,2018)
영화제목에 속지 말라! 이 영화엔 청춘의 푸르름도, 삶의 아름다움도 없다. 영화는 어두운 시절의 가슴 아픈, 분노가 치미는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25일(토 00시 45분) KBS 독립영화관을 통해 방송되는 한은지 감독의 단편영화 푸르른 날에>이다. 영화는 1978년 여름의 한국을 보여준다. 공장에서는 미싱(재봉틀)이 돌아간다. 당시 “공순이”라고 불린 그들은 못 배우고 못 먹었지만 고향에 있는 가족의 밥과, 동생의 미래를 짊어진 산업역군이다. 이들은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 속에서 미싱을 돌리고 있다. 그 공장 맞은편에 사진관이 있었다. 월의 크리스마스>의 초원사진관보다 더 오래된 사진관이다. 사진관 주인 석윤(감승민)은 오늘도 필름을 인화하고, 사진을 현상한다. 어느 날, 공장에서 일하는 설란(주..
2019.08.23 -
[캐치 미 이프 유 캔] 신출귀몰 미합중국 義人 애그비네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Catch Me If You Can, 2002)
(박재환 2003.2.14.) 유쾌한 영화! 유쾌한 사깃꾼은 결국에 잡히겠지만 그 놈의 사기행각이 어디까지 갈지 지켜보는 것이 유난히 즐겁다. 보고나서는 2002년 대~한민국 공식의인 김*업이 연상될 것이다. 왜 그렇냐고? 보면 안다. 죠스>부터 마이너리티 리포트>까지, SF와 블록버스트 공간에서 숨 가쁘게 자신의 필모그라피를 채워오던 스티븐 스필버그가 눈길을 돌린 것은 뜻밖에도 1960년대 미국사회를 들쑤셔놓은 범죄인 이야기이다. 그것도 피비린내나는 총격전으로 가득 찬 마피아 이야기가 아니라 한 맹랑한 10대 사기꾼 이야기이다. 귀여운 사기꾼에 창피, 수모를 당한 FBI요원이 어떻게 그 놈을 미국 감옥에 집어넣는가가 이 영화의 이야기이다. 부도수표를 남발하고, 위조수표를 만들어내고, 미끈한 얼굴을 기반..
2019.08.19 -
[얼라이브] 생존을 위한 최후의 선택 (프랭크 마샬 감독 Alive: The Miracle Of The Andes 1993)
(박재환 2002/10/28)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지난 (2002년 10월) 13일, 남미 우루과이-칠레에서는 조그마한 행사가 있었다. 30년 전, 전세비행기 한 대가 45명의 승객을 싣고 안데스 산맥을 넘고 있었다. 그들은 칠레 산티아고로 친선게임을 하러 가는 대학 럭비선수와 그 가족들이었다. 그런데 조종사의 실수로 비행기는 눈 덮인 산 정상에 부딪치고 꼬리와 날개가 차례로 떨어져나가더니 동체 앞부분만이 雪山 고원에 처박힌다. 해발고도 3,500미터! 주위는 온통 눈뿐인 고산지대. 사고 충격으로 13명이 즉사했다. 이들은 구조대가 곧 도착할 것이라고 믿었지만 기대는 물거품이 된다. 10일 후 그들이 라디오를 통해 듣게 된 소식은 당국이 구조를 포기했다는 절망적인 뉴스. 이들은 추락의 충격..
2019.08.19 -
[콰이강의 다리] 적과 아군 (데이비드 린 감독 The Bridge On The River Kwai, 1957)
(박재환 2007.9.19.) 1957년에 만들어진 미국 영화 [콰이강의 다리]는 흥미로운 영화이다. 태국과 미얀마 접경지역 콰이강에 일본군에 잡힌 영국군 포로들이 강제노역으로 다리를 만들고, 미군이 포함된 영국특공대가 일본 군수물자를 실은 기차가 지나갈 찰라 그 다리를 폭파시킨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프랑스 작가 피에르 불(Pierre Boulle)의 소설을 영화로 옮긴 것이다. 영어 각본을 쓰지 않은 피에르 불레는 1958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 (이유는 따로 있지만...) 미국의 명제작자 샘 스피겔은 피에르 불레의 소설 판권을 사들이고는 이 영화의 감독과 배우들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이런 흥행 ‘초’기대작에는 언제나 그렇듯이 캐스팅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따랐다. 많은 감독과 많은 ..
2019.08.15 -
[웨이트 오브 워터] 살인의 해부 ( 캐슬린 비글로우 감독, The Weight Of Water 2000)
(박재환 2003/1/27) 는 제목에서 느끼는 유혹만큼이나 감독 캐서린 비글로우에 대한 기대가 컸다. 실제로 영화를 보고나면 이 영화가 굉장히 재미있는 영화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마 에 불만이었던 사람이나, 같은 영화에 묘한 매력을 느낀 사람, 같은 고급 영화(원작소설의 고급!)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한번 보기 바란다. 영화는 1873년 3월 6일 미국 메인 주 쇼울 군도의 스머티노스 섬(Smuttynose Island at the Isles of Shoals in Maine)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당시 벌어졌던 살인사건의 공판기록은 아직도 남아있지만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보다는 더욱 미스테리한 구석을 보여준다. 애당초 편파적이기까지 한 공판과정이 그대로 남아있을뿐더러, 1..
2019.08.15 -
[올 더 머니] ‘부자가 되는 법’과 ‘부자로 사는 법’ (리들리 스콧 감독 All the Money in the World, 2017)
(박재환 2018.1.24) 실화이다! 세계적인 재벌의 손자가 유괴되고 거금의 랜섬(몸값)을 요구받는다. 보통의 부자가 아니라 기네스북에 최고의 부자로 올랐던 석유왕 게티 집안의 이야기이다. 우선 할아버지 이야기부터. J.폴 게티(크리스토퍼 플러머)는 1940년대 중동의 사막에서 석유사업에 뛰어든다. 그리고 탱크선이라고 석유운반선을 이용하여 전 세계로 석유를 실어 나른다. 터번을 둘러쓴 산유국의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철저한 비즈니스 접근으로 그는 부를 쌓아올렸다. 하지만 가족관계는 ‘오일 비즈니스’만큼 냉혹했다. 아들(게티 2세)은 존재감 제로였고 이혼 당한다. 며느리(미쉘 윌리엄스)와 손자(게티 3세)는 이탈리아에서 자란다. 어느 날 밤, 16살이었던 게티3세가 괴한에게 유괴당한다. 아마도..
2019.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