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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리뷰

[푸르른 날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한은지 감독,2018)

by 내이름은★박재환 2019.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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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제목에 속지 말라! 이 영화엔 청춘의 푸르름도, 삶의 아름다움도 없다. 영화는 어두운 시절의 가슴 아픈, 분노가 치미는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25(0045) KBS 독립영화관을 통해 방송되는 한은지 감독의 단편영화 <푸르른 날에>이다.

 

영화는 1978년 여름의 한국을 보여준다. 공장에서는 미싱(재봉틀)이 돌아간다. 당시 공순이라고 불린 그들은 못 배우고 못 먹었지만 고향에 있는 가족의 밥과, 동생의 미래를 짊어진 산업역군이다. 이들은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 속에서 미싱을 돌리고 있다.

 

그 공장 맞은편에 사진관이 있었다. <8월의 크리스마스>의 초원사진관보다 더 오래된 사진관이다. 사진관 주인 석윤(감승민)은 오늘도 필름을 인화하고, 사진을 현상한다. 어느 날, 공장에서 일하는 설란(주가영)이 불쑥 찾아와서는 한다는 말이 사진 배우고 싶어요.”란다. 그렇게 석윤은 설란에게 사진 찍는 법을 가르쳐준다. 이윽고 설란의 회사동료 몇몇도 사진관에서 사진을 배운다. 함께 출사도 나가고 말이다.

 

힘든 노동의 시간을 보내고, 잠시 몸과 마음의 안식처를 찾는 휴식의 취미생활을 그리는 듯한 영화는 어느 순간 분위기가 돌변한다. 형사가 찾아온 것. 불순한 노동운동의 배후를 찾는 듯한 경찰. 사진관에서 보이는 난쏘공’(조세희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시작으로 영화의 후반부를 질식할 것 같은 긴장감으로 몰아넣는다.

 

35분짜리 단편 푸르른 날에는 우리나라 노동운동사에 큰 획을 그은 한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바로 동일방직 똥물사건이다. 1970년대 들어 이 회사 노조위원장에 잇달아 여자가 뽑히면서 벌어진 노동투쟁사이다. 당연히 여공이 다수를 차지하는 회사에서 그들의 권익을 위한 노조위원장으로 여자가 당선된 것이 특출했던 상황이다. 어용노조의 그림자를 벗어 던지고 이들은 실질적인 노동의 질의 개선을 요구한다.

 

그들에게 돌아온 것이 무엇이었는지는 짐작이 갈 것이다. 투표장을 향하는 그들 여공에게 똥물을 투척하는 등 민주노조 파괴 공작이 펼쳐진다.

 

그 때 남은 한 장의 사진이 당시의 치열한 노동투쟁의 진상을 보여준다. 엄청난 고화질 사진이 아니어도 그 때 그들의 투쟁의 절박함과 시대의 아픔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영화 <푸르른 날에>는 형사의 고문도, 중앙정보부의 발길질도, 어용 노조원의 똥물 투척도 없다. 단지, 마지막 한 장의 사진이 가슴에 묵직한 울림을 안겨준다. 1978년에 벌어진 일이다.

 

24KBS 독립영화관에서는 <푸르른 날에>와 함께 심민희 감독의 단편 <언니가 죽었다>도 함께 방송된다. (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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