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40)
-
[리뷰] 연극 네버 더 시너 “니체와 시체”
연극 네버 더 시너 공연: 2018/01/30 ~ 2018/04/15 예스24스테이지 2관 (구 대명문화공장 2관) 출연: 조상웅, 이형훈, 강승호, 박은석, 이율, 정욱진, 윤상화, 이도엽, 이현철 (박재환 2018.2.7) 1924년 미국 시카고에서는 끔찍한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14살 소년이 유괴되어 잔인하게 살해된 채 하수구에서 발견되었다. 얼굴은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은 이 사건은 현장에 떨어진 안경이 결정적 증거가 되어 범인을 잡는다. 네이슨 레오폴드와 리처드 롭이라는 젊은이가 저지른 엽기적 사건이었다. 시카고의 부유한 집안의 똑똑한 자녀였던 이 두 사람이 왜 이런 괴물이 되었는지, 그리고 세기의 법정 쇼가 어떻게 펼쳐지는지 지켜볼 일이다. Leopold and Loeb..
2019.08.10 -
[히말라야] 그 설산에 사람이 있다 (이석훈 감독 2015)
(박재환 2015.12.28) 영화 ‘히말라야’는 ‘국제시장’을 만든 JK필름 작품이다. 윤제균 감독은 감독데뷔작이었던 ‘색즉시공’부터 시작하여 장르가 무엇이었든 관객이 원하는 것을 잘 파악했고, 충무로의 제작능력 내에서, 그리고 지금 어떠한 영화가 필요한지를 절묘하게 기획하여 작품을 내놓고 있다. 대단한 능력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에 전 세계가 ‘스타워즈’에 올인할 때 승부수로 ‘히말라야’를 띄운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어서일 것이다. 이달 초 기자시사회가 끝나나자마자 나온 ‘히말라야’에 대한 평가는 그 간의 윤제균 작품에 대한 평가와 다름없었다. “과잉감성, 기획력만 돋보이는 휴머니즘 영화”라는 평가와 “실화를 바탕으로 관객의 심금을 울리는 휴머니즘 영화”라는 전혀 상반된 평가들..
2019.08.10 -
[로마] 넷플릭스의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ROMA)
넷플릭스가 영화 생태계를 혁명적으로 바꾸고 있다. 영화팬 입장에선 일정액을 보면 일정기간 영화를 맘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인데 이런 비즈니스모델은 이전에도 많았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달랐던 점은, 글로벌하고, 사이즈가 엄청나게 크다는 것. 해마다 콘텐츠에 쏟아 붓는 돈이 천문학적이다. 단지 로 호객행위를 하는 미디어업체가 아니란 것이다. 봉준호 감독을 끌어들여 *로 깐느영화제를 혼돈에 빠뜨리더니, 지난여름 베니스영화제에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 영화계, 정확히는 극장업계에 폭탄을 던졌다. 가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거머쥔 것이다. 넷플릭스는 극장이든, TV채널이든, 국제영화제든 자신들의 콘텐츠를 뿌리고 다닌다. “이것은 재밌고, 저것은 상 탔다. 여기 오면 더 많다.”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주고 있다. 넷..
2019.02.10 -
[리지] 도끼살인의 재구성 (크레이그 맥닐 감독 Lizzie, 2018)
1892년 무더웠던 8월 4일, 바다 건너 미국에서 끔찍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매사추세츠의 폴 리버에 사는 부유한 기업가/금융가인 앤드류 보든과 그의 아내 애비 보든이 집안에서 잔인하게 살해당한 것이다. 당시 그 집에는 작은 딸 리지 보든과 하녀 매기가 있었다. 큰딸 엠마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외출 중이었다. 보든 부부는 도끼로 수십 차례 가격을 당한 끔찍한 상태였다. 경찰은 수사에 나섰고, 뜻밖에도 딸 ‘리지’를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한다. 그리고 재판이 시작되었지만, 평의 결과 무죄로 풀려난다. 당시 재판에서는 그런 교양 넘치는 집안의 규수가 그렇게 잔인한 살인을 저지를 수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리지 보든 사건’은 그날 이후 미국의 또 다른 전설이 되었다. 과연 1892년의 미국 양가집..
2019.02.10 -
[디트로이트] 1967년,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 Detroit, 2017)
201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와 캐슬린 비글로 감독의 가 각기 9개 후보에 오르며 최대 경쟁을 펼쳤다. 두 사람은 한때는 부부였고, 영화동료였었다. 그해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은 캐슬린 비글로에게 돌아갔다. 이 놀라운 여감독은 ‘폭풍 속으로’, ‘스트레인지 데이즈’, ‘제로 다크 서티’ 등의 작품을 통해 여느 할리우드 남자감독 못지않게 호쾌한 액션과 묵직한 영화적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 그녀의 최신작품은 1967년의 불타는 미국을 다룬 (원제:Detroit)이다.베트남에서는 전쟁이 한창이던 1967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폭동이 일어났었다. 백인사회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던 흑인(African Americans,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일으킨 폭동이..
2018.07.11 -
[택시운전사] 1980년 5월, 금남로의 택시운전사 (장훈 감독 A Taxi Driver 2017)
1980년 5월의 상황을 아시는가. 그 전 해, 1979년 10월 26일 장기집권 박정희 대통령이 안기부장 김재규의 총탄에 쓰러지고, 얼마 안 있어 1212 쿠테타가 일어나며 전두환이 실권을 장악했다. 이른바 갑자기 주어진 ‘서울의 봄’에 김종필 김대중 김영삼이라는 3김이 기지개를 펴는 짧은 봄이 있었다. 수십 년간 억눌린 민심은 꿈틀거렸다. 특히 대학가는 활화산 같았다. 시위가 격화되자 전두환은 전국에 계엄령을 내린다. 그 시절 광주는 어땠을까. 인터넷이 없었던 시절, 전화선과 방송, 기자들만 붙들어 두면 광주의 일은 저 아프리카 어느 밀림 속 상황과 마찬가지로 깜깜무소식이 되어 버린다. 와 , 을 감독한 장훈 감독은 1980년의 광주를 영화로 만들었다. 광주시민의 모습을 다루면서, 새로운 관찰자를 집..
2017.08.19 -
[변호인] 노무현이 아니라 송강호의 영화 (양우석 감독 The Attorney,2013)
변호인, 노무현이 아니라 송강호의 영화 작년 12월 19일, 온 나라를 둘로 쪼개놓을 듯 한국을 뒤흔든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때부터 딱 1년이 지난 바로 그날, 12월 19일에 정치색 짙은 영화 한 편이 개봉된다. ‘변호인’(양우석 감독, 제작 위더스 필름)이란 영화이다. 개봉도 되기 전부터 이 영화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담은 영화로 널리 알려졌다. 줄거리도 대강 노출되었다. 1980년대 초 부산에서 세무전문변호사로 이름을 떨치던 ‘학벌 낮은’ 송우석 변호사가, 어떻게 빨갱이로 내몰린 대학생의 변론를 맡게 되면서 당시 전두환 정권의 용공조작에 맞서 싸운다는 것이다. 명백히 ‘부림사건’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의외로 빨리 만들어진 ‘노무현 대통령의 영화’이고, 예상..
2013.12.13 -
[체인질링] 안젤리나 졸리와 뒤바뀐 아이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Changeling, 2008)
(박재환 2009-2-17)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을 맡은 영화 [체인질링]을 최근 보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누구인가. 올해 78살인 이 노친네는 정말 지칠 줄 모르고 끝없이 문제작을 만들어낸다. 그의 신작 [체인질링]에서도 사회와 사람에 대한 그의 끝없는 고민과 갈등을 느낄 수 있고, 사회적 해결책을 요구하는 사회파 감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영화는 옛날 옛적 한 시절 미국을 소란스럽게 만들었던 범죄와 그 사회적 여파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감독이 말하고자하는 사회악에 대한 응징도, 매스미디어에 대한 시니컬한 시각도, 억압받는 여성들의 자기주장도, 그리고 아동대상 범죄에 대한 각별한 사회적 인식제고의 촉구도 깊은 충격과 메시지를 우리가 기대했던 것처럼 강렬하게 전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왜냐..
2009.02.17 -
[찢어진 커튼] 장막을 넘어....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Torn Curtain 1966)
스릴러 영화의 귀재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일찌기 '스파이'를 소재로 한 영화에서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했었다. 나중에 다시 한 번 리메이크된 너무 많이 알고 있는 사나이>(34)를 비롯하여, 계단>,비밀 정보원>,여인 사라지다> 등 일련의 스파이 출연영화에서 시종 쫓고 쫓기는 긴장감을 유지하며 오락영화의 기본에 충실했었다. 하지만 사이코>와 새>에 이어 발표한 1964년 마니>가 흥행에 실패를 하자 스타급 배우를 기용하여 다시 스파이영화를 만든다. 그게 바로 이다. 찢겨진 커튼>혹은 찢어진 커튼>이다. 이 영화는 두 명의 영국인 외교관이 조국을 배반하고 러시아로 망명한 실제사건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히치콕의 바로 다음 작품은 프랑스 드골 측근에 있었던 간첩이야기를 다룬 토파즈>이다) 히치콕..
2008.03.07 -
[챔피언] 종말의 기억 (곽경택 감독, 2002)
영화 을 보고 글을 쓰려니 나의 아버지가 생각난다. 아버지는 권투선수도 아니었고 영화인도 아니었다. 나의 아버지는 ‘하면 된다’는 박정희 시절의 산업역군이셨다. 부산의 소문난 공단인 사상공단(부산시 사하구 학장동)의 꽤 규모가 큰 공장에서 책임자로 일하셨다. 6.25때 홀몸으로 부산으로 피난 와서는(그렇다고 이북출신은 아니고…) 자수성가 바로 문턱에서 폐암으로 돌아가셨다. 아직도 살아계실 때 문화생활 혹은 여가활동이라곤 낚시 밖에 모르셨던 당신이 어느 날 공장에 영화촬영팀이 들러 영화를 찍어갔다고 한다. 나도 대학 1학년 때 그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금형을 만드는 주물공장이었는데 종일 쇳덩이와 불과의 싸움을 벌이는 오염지대였다. 아버지는 영화촬영이란 것이 순전히 엉터리라고 하셨다. 커다란 망치로..
2008.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