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819)
-
[방랑=달콤한 타락] 남매는 그렇게 사랑했었네. (임정성 감독 放浪/Sweet Degeneration 1997)
(박재환 2002/11/11) 의 영어제목은 ‘Sweet Degeneration’이다. 1998년 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으로 소개되었고 오래 전 케이블채널 ‘예술영화TV’에서는 이라는 제목으로 방송되었었다. TV에서 대만영화가 방송된 극히 드문 예이다. 이 영화의 감독은 린쩡썽(임정성)이다. 베를린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로 소개됨)의 감독이다. 감독이나 출연배우나 모두 우리나라 영화팬에게는 아주 낯선 인물에 속할 것이다. 하지만 린쩡썽 감독은 해외영화제에선 꾸준히 자신의 작품을 소개해온 인물이다. 그는 아내 가숙경(柯淑卿)과 함께 영화사를 차렸고 함께 시나리오 작업을 하며 꾸준히 해외에 대만영화의 힘을 보여주었다. 은 임정성 감독 자신의 자전적인 요소가 강하게 포함되어 있다..
2019.08.05 -
[위대한 환상] 전시에 꿈꾸는 평화 (장 르누아르 감독 The Grand Illusion, 1937)
(박재환 2001-8-28) 1937년에 만들어진 장 르노와르 감독의 흑백 프랑스 영화 은 과 함께 영화 100년사에 남을 걸작영화로 손꼽힌다. 영화는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다. 하지만 감독은 전쟁 장면을 단 한 차례로 넣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전쟁영화에서는 으례 있기 마련인 피아의 구분, 적과 아의 이분법적 분류, 사악한 인간과 정의로운 인간과의 단선적인 대결 구도 등을 끌어들이지 않는다. 전쟁은 인간의 광기가 빚어낸 참상일 뿐이며 전쟁의 포화 너머에는 기본적으로 고귀한 인간정신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르노와르 감독은 에서와 마찬가지로 한층 복잡한 인간군상의 관계를 보여준다. 그것은 신분제도에 발생하는 계급투쟁과 종교와 종족 차이가 빚어내는 족군투쟁을 의미한다. ▷우아한 전쟁포로..
2019.08.04 -
[베티블루] 사랑의 광기,광기의 사랑 (장 자크 베넥스 감독 37.2 Le Matin 1986)
(박재환 2000.8.19.) 프랑스영화 가 무삭제판으로 다시 상영된다고 했을 때 가슴 설렌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이 영화가 지난 1986년 한국에서 개봉되었을 때 많은 영화팬들이 그 격정적 사랑과 환상적 이미지에 매료되었다. 그 후 실제로 이 영화를 보았든 안 보았든 는 사랑에 대한 어떤 강렬한 메시지를 담은 ‘프랑스’영화로 받아들였고, 많은 사람들이 ‘베티블루’ 포스터를 자기 방에 내걸었다. 이번에 개봉되는 이 무삭제판이란 것은 1990년에 프랑스에서 개봉된 디렉터스 컷이다. 프랑스에서도 처음엔 2시간짜리 영화가 개봉되었었다. 1990년이 되어서야 프랑스에서 3시간 5분짜리 감독판이 공개되었고, 2시간짜리 이전 작품과 비교하여 그 사랑의 정체를 다시 한 번 확인해볼 수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이 영..
2019.08.04 -
[중화영웅] 이연걸도 한때 영화감독이었다 (中華英雄, Born To Defence 1988)
(박재환 2006/3/22) 로버트 레드포드, 클린트 이스트우드, 죠지 클루니, 조디 포스터, 방은진. 이들의 공통점은? 배우로서 명성을 떨친 뒤 영화감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시킨 사람들이다. 배우들은 자신의 연기력만으로는 분에 차지 않는지 가끔 외도를 한다. 액션스타들도 자신의 풍부한 액션 능력을 연기에만 한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감독으로도 곧잘 나선다. 성룡, 홍금보 등이 수많은 영화의 감독을 맡기도 했다. 이연걸도 영화감독으로 나선 적이 있다. 1979년 소림사>로 세계적인 리얼 액션 스타로 부상한 이연걸은 최근작 무인 곽원갑>까지 3~40 편의 영화에 출연했던 이연걸은 딱 한 번 영화감독을 겸임했었다. 바로 1988년에 만들어진 영화 중화영웅>(中華英雄, Born To Defence)이란 작품이다. ..
2019.08.04 -
[안시성] 645년의 고구려인, 중국에 맞서다 (김광식 감독, 2018)
(2018.09.27 박재환) 드라마 ‘대조영’과 ‘연개소문’ 등을 통해 당 태종 이세민은 우리에게도 친숙한 중국 역사인물이다. 그가 고구려를 정벌하기 위해 대군을 이끌고 기세등등하게 몰려온다. 고구려 북방의 성들을 차례로 공략하고 평양성을 치기 위한 길목에 위치한 안시성을 공격한다. 그런데 이곳 성주(城主)의 방어력이 만만찮다. 이세민은 엄청난 군사와 전략을 동원하지만 실패를 거듭한다. 게다가 안시성에서 날아온 화살에 한 쪽 눈까지 다치고 결국 패퇴한다. 안시성은 그렇게 지켜졌고, 고구려는 그렇게 수호되었고, 안시성은 그렇게 기록된다.물론, 1500년 전 이야기이다 보니 논란이 많다. 당시 기록이나 유물이 전혀 남아있지 않으니 말이다. 당시 안시성 성주의 이름이 ‘양만춘’이란 것도 한참 지난 뒤 갑자기..
2019.08.04 -
[나의 사촌 비니] 조, 마치오, 토메이, 그리고 갬비니 (조나단 린 감독 My Cousin Vinny 1992)
오랜만에 깔끔하게 재미있는 코미디 하나 보았다. 로저 애버트 영화평을 보면 이런 영화는 극장에서 보는 것은 아까워도 비디오로 보는 것은 남다른 재미가 있다고 그런다. 전적으로 동감이다. 원래 법정드라마는 꼬이고 또 꼬이는 증거와 증인, 변호사와 검사의 불꽃 튀는 공방전, 그리고 어디에나 존재하는 근엄한 판사, 그리고 멍청해 보이지만 언제나 정의의 편에 서게 되는 배심원들. 그런 것이 함께 모여,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를 꾸며나가는 것이다. 보통 마지막에 클린 펀치 하나로 누명 선 피의자는 무죄를 선고받게 되고 변호사와 껴안고 관객들과 더불어 "좋았어!" 그러는 것이다. 이 영화도 그런 판에 박힌 스토리 구조에서 단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이 영화의 주인공 조 페시와, 마리사 토메이, 그리고 랄프 마치오...
2019.08.04 -
[벤허]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종교 대서사극 (윌리엄 와일러 감독 Ben-Hur ,1959)
초중고 학생시절. 학교에서 단체로 영화 관람을 갈 경우 보는 영화는 거의 정해져 있다. [성웅 이순신]이나 [의사 안중근] 같은 애국영화 아니면 [벤허]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혹은 [아라비아의 로렌스] 같은 아카데미상을 받은 대작 사극영화였다. 이렇게 길고 지루한 영화를 어린 시절 어떻게 봤는지 경이롭다. 나이 들어 [벤허]를 다시 보았다. 어릴 적 기억으로는, 그리고 한동안 [벤허]는 해전 장면과 전차 경주 씬 때문에 전쟁 액션물로 먼저 기억된다. 하지만 영화 [벤허]는 확실히 숭고한 사명을 띤 종교영화임에 틀림없다. 영화 [벤허]는 원작이 소설이다. 미국의 류 월리스(Lew Wallace)가 쓴 [벤허: 그리스도 이야기](Ben Hur: A Tale Of The Christ)라는 작품이 세상에 ..
2019.08.04 -
[로즈] 주윤발과 장만옥의 눈물의 멜로드라마 (양범 감독 玫瑰的故事 Lost Romance Story of Rose 1985)
(박재환 1999/8/4) 홍콩출신 배우 중에 외국에서도 변함없이 그들 이름값을 하는 배우는 성룡, 이연걸, 주윤발, 홍금보, 장만옥, 양자경 등이다. 그러나 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미국인들에게 있어서는 이소룡 말고는 특별히 관심 갖고 지켜보는 배우가 없다. 근래 들어 성룡이 급부상하고 있지만 말이다. 주윤발은 리플레이스먼트 킬러>와 커럽터> 등 이미 두 편으로 미국시장을 탐색해 보고 있지만 아직은 그다지 신통찮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미국 영화제작자 입장에선 미국 시장만이 아니라 특정지역의 시장을 노리고 (중국, 동남아, 혹은 미국내 차이나타운 같은 식으로) 주윤발의 상품성을 계속 키우고 있다.주윤발이 최근 조디 포스터와 공연한 안나와 왕>이란 영화에서의 개런티는 미화 500만 달러 정도에 이른다..
2019.08.04 -
[롤라 런] 운동화 신고 볼 영화 (톰 티크베어 감독 Run Lola Run, Lola Rennt, 1998)
(박재환 1999) 이제부터 신발끈 꼭 묶고 정신없이 뛰어야한다. 내내 뛰고 뛰고 또 뛰어야한다. 만약 멈춘다면 애인 ‘마니’가 죽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상관없다. 이 탄환무비에서 뛰어내리는 것은 너무나 무모하다. 심장이 터지도록 달리고 달리고 또 달리는 것이다. 얼마나 상쾌한가. 아마 마지막 뜀박질해본 게 10년도 더 된 것 같다. 이 영화를 보고 문득 내일 아침엔 가까운 학교 운동장에 가서 트랙을 마구 달려보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보고나면 10년은 ‘젊어지고 싶은’ 영화이다. 영화는 정신없이 돌아간다. 보다 보다 더 빨리 뛰어간다. 그리고 배경음악은 연신 숨을 할딱이게 한다. (몇 주 동안 기관지염으로 기침을 심하게 하여 현재 숨도 제대로 못 쉴 만큼 심장이 아팠다. 그래서 은근히 걱정했다. 박재..
2019.08.03 -
[천장지구] 아! 덕화 오빠 (진목승 감독 天若有情 A Moment of Romance 1990)
(박재환 2005.4.28.) 세월이 흘러 중화권 스타들도 명멸을 거듭했다. 주윤발이 한국에서 '"사랑해요 밀키스"라며 음료수 CF를 찍은 것을 비롯하여 유덕화, 장국영, 왕조현 등 홍콩 아이돌 스타들이 줄줄이 한국에서 광고를 찍었다는 사실도 이제는 전설 속의 이야기처럼 들릴 뿐이다. 그런데 내 나이 또래의 사람이 기억하는 '최고의 홍콩영화 전성기'는 이른바 쇼 브라더스의 무협물이나 이소룡 영화, 혹은 명절 때마다 찾아오던 성룡 영화는 아니었다. 언젠가부터 '홍콩 느와르'라는 딱지를 달고 들어오던 영화들이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작품은 바로 유덕화의 [천장지구]가 아닐까 싶다. [천장지구]를 통해 한 시절을 풍미한 홍콩영화를 돌이켜본다. 자료에 보니 [천장지구]는 지난 1990년 1..
2019.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