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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살을 빼기로 결심했다] 다이어트와 정체성 (謝沛如 감독 大餓 Heavy Craving ,2019) 작년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의 창 부문에서 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대만영화 (大餓/Heavy Craving)가 라는 제목으로 개봉된다. 다이어트를 보여주는 좀더 직접적인 제목으로 공개되는 셈이다. 영화는 105킬로그램의 뚱녀가 어떤 이류로 다이어트를 시도하다가 부딪치는 사회적 편견과 자아승리를 다룬 여성영화이다. 물론, 그렇게 보지 않아도 된다. 표준 체중/체형에 대한 관점이나 타인의 시선은 언제나 주관적인 판단이 따르니 말이다. 올해 서른 살의 주인공 쥐앤(차이지아인/蔡嘉茵)은 엄마(커슈친/柯淑勤)가 운영하는 방과후돌봄센터(安親班)에서 조리사로 일하고 있다. 오늘도 맛있는 음식을 푸짐하게 만들어 아이들의 점심으로 내놓는다. 아이들은 쥐앤을 ‘공룡선생님’이라고 부르며 놀리지만 참을만하다. 오랫.. 2020. 9. 21.
[뮬란] 디즈니와 유역비의 거대한 전쟁 氣에서 시작하여 忠과 勇을 거쳐 孝로 끝나는 이야기 디즈니는 마블과 픽사, 루카스 필름, 그리고 폭스사를 인수하며 몸을 잔뜩 불리고 있다. 또한 자신들의 걸작 애니메이션도 열심히 실사영화로 다시 찍어내고 있다. 새로 나온 실사영화 은 그런 탐욕스러운 디즈니의 찬란한 최신 결과물이다. 애니메이션이 나온 1994년과 지금 지금 달라진 것은? 트럼프와 홍콩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영화산업 측면에서 보자면 아마도 ‘여성의 지위’과 ‘중국이란 거대한 나라’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라는 문제일 것이다. 게다가 2020년은 코로나라는 전혀 예상 못한 글로벌 이슈까지 끼어들었으니 영화 속 전쟁만큼 혼란스럽다. 소녀, 12년간 남장한 채 싸우다 영어로 뮬란이란 불린 목란(木蘭,무란)은 중국에서는 심청이만큼, 잔다르크만큼 유명한.. 2020. 9. 21.
[공포분자] 공포는 디테일에 있다 (양덕창 감독, 恐怖分子 The Terroriser 1986) 양덕창(楊德昌/양더창, 에드위드 양) 감독은 후효현(허샤오센)과 함께 대만이 자랑하는 세계적 감독이다. 과 을 비롯하여 대만 신낭조를 대표하는 걸작들을 남긴 감독이다. 이중 과 , 는 이른바 양 감독의 ‘타이베이 3부작’으로 불린다. 흔들리는 대만의 모습을 다양한 방식으로 필름에 잡아낸다. 코로나사태 속에 (원제: 恐怖分子)가 17일 한국에서 개봉된다. 1986년 대만에서 개봉된 이래 무려 34년 만에 한국극장가에 정식으로 선보이는 셈이다. 물론 이 영화는 시네마떼크나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적이 있다. 그리고 오래전 ‘분도비디오’라는 전설적 단체에 의해 비디오도 출시된 적이 있다. 그 영화를 이제 극장에서 정식으로 만나보게 되는 것이다. 물론, 대만에서 디지털 리마스터링 되었지만 여전히 화면은 클래식.. 2020. 9. 17.
[ 천수위의 낮과 밤] 안분지족의 삶 (허안화 감독 天水圍的日與夜/The Way We Are, 2008) 지난 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SWIFF2020)가 개막되었다. ‘여성과 영화’라는 어젠더를 결합시킨 SWIFF는 확실한 컨셉트와 관계자의 열정으로 꽤나 중요한 영화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제한적인 범위에서 행사가 치러지지만 영화제의 관록을 보여주듯 훌륭한 프로그래밍과 알찬 행사를 준비했다. 오래 주목받는 프로그램은 홍콩 허안화(許鞍華) 감독 회고전이다. 허안화 감독은 1970년대 초중반에 TV방송사(TVB)에서 지금 봐도 인상적인 사회파 드라마를 다수 찍었고, 홍콩 신낭조(누벨버그)의 대표주자로 홍콩영화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수많은 작품을 내놓았다. 회고전을 통해 초기 TV드라마 네 편과 (79), (90) ,(06), (09) .. 2020. 9. 14.
[나를 구하지 마세요] 세상에서 제일 슬픈 영화 지금 이런 시국에 이런 영화를 본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한줄기 빛이 되어 모두에게 희망의 디딤돌이 되어줘야 할 것 같은데 말이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일어난 일은 일어난 것이라니. 몇 년 전, 엄마가 어린 '아들'과 함께 삶을 마감한 사건이 있었단다. 남겨진 아이의 메모에는 “내가 죽거든 색종이와 십자수 책을 종이접기를 좋아하거나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세요”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고 한다. 아이는 자기가 어떤 운명이 될지 알면서도 엄마의 손에 이끌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다. 왜 그랬을까. 아이가 가졌을 두려움은 컸을 것이다. 지금 현재의 괴롭고 힘든 삶, 그리고 혼자 남겨졌을 때의 두려움까지. 정연경 감독은 에서 그 두려움의 시간을 화사한 햇살과 푸르른 녹음의 강촌에서 비극적으로 빚어낸다. (.. 2020. 9. 8.
[테넷] 크리스토퍼 놀란의 시간은 거꾸로도 흐른다 에서 그 어려운 차원의 문제를, 에서 그 심오한 꿈의 심층으로 들어갔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이번엔 아인슈타인의 물리학에 도전한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거나 다시 되돌아올 수 있을까. 그런데 신작 (원제:TENET)은 단순한 시간여행 영화가 아니다. 제임스 본드가 ‘미래의 Q’에게서 첨단무기를 전달받아 사방팔방, ‘뺑뺑이를 돌며’ 세계종말을 획책하는 빌런을 처치하는 스파이액션 영화이다. 그렇다. 설명을 들으면 말이다! 엄청 키 큰 여자, 빨간 줄 백팩 남자, 브룩스 브러더스 양복맨 영화는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오페라극장에서 벌어지는 테러 현장에서 시작된다. 테러리스트들이 총을 쏘며 공연장에 들이닥치고, 곧바로 테러진압요원들이 작전에 나선다. 공기흡입구를 통해 가스를 살포하고 객석의 사람들이 쓰러진다. 그.. 2020. 9. 7.
[에이바] 프로페셔널 킬러 제시카 차스테인 제시카 차스테인과 지나 데이비스. 여기에 존 말코비치와 콜린 파렐이 나온다니. 제시카 차스테인은 비밀스러운 기관의 킬러 역할이다. 굉장히 멋진 영화가 나오지 않겠는가. 9일 개봉하는 (Ava, 테이트 테일러 감독)이다. 에이바(제시카 차스테인)는 특급 암살자이다. 방금 공항에서 픽업한 타깃을 깔끔하게 처리한다. 다음 임무는 사우디 아라비아로 건너가서 파티에 참석한 한 장군을 처치하는 것이다. 임무수행 중 무언가 문제가 생긴다. 알고 보니 새로 조직의 책임자가 된 콜린 파렐이 에이바를 처치하기로 한 것. 이제 에이바는 살아남기 위해 조직과 싸워야한다. “죽거나 죽이거나”. 킬러의 운명이다. 에이바가 속한 조직이 어딘지는 알 수 없다. CIA보다는 사제에 가깝고, 에 등장하는 조직보다는 공적인 것 같다. 중.. 2020. 9. 7.
[기기괴괴 성형수] 바르고, 찢고, 주물럭거리면 “나도 초미인!” 코가 조그만 높았더라면 큰일 날 뻔한 클레오파트라는 2천여 년 전 사람이다. 그 시절 유물을 살펴보면 이미 그 때부터 여자들은 화장을 했단다. 창포물로 머리 감는 자연친화적인 화장품인줄 알았는데 화학분석을 해보니 구리와 납 성분이 다량 함유되었단다. 그러니, 예뻐지려고 발랐던 것이 세월이 흘러, 시간이 지나면서 세계적 미녀의 얼굴을 어떻게 망가뜨릴지는 짐작이 간다. 어쩌겠는가. 아름다워지려는 인간의 그렇게 오래되었으니. 코로나시절에 가장 괴기스러운 영화가 개봉된다. 국산 애니메이션 이다. 몇 년 전 네이버 웹툰을 통해 공개되어 꽤 인기를 끈 작품이란다. 오성대 작가의 원작 웹툰은 조경훈 감독에 의해 85분짜리 영화로 만들어졌다. 성형수의 수는 물 ‘수’(水)자이다. 얼굴뿐만 아니라 전신성형을 가능하게 하.. 2020. 9. 7.
[카일라스 가는 길] 길 끝에서 만나는 힐링 (정형민 감독 Journey to Kailash , 2018) ‘힐링’이라는 말이 일상의 분잡함과 현대의 속도전에 지친 도시인의 영혼을 위로해 준다는 의미로 널리 쓰이기 전에, 그 영혼의 안식처가 되었던 곳은 주로 인도였다. 그리고, 언제가부터 티베트의 고산, 산티아고의 순례길 등이 그 목록에 추가되었다. 오늘 갈 곳은 ‘카일라스 산’이다. 정형민 감독의 다큐멘터리 이다. 카일라스 산은 중국 땅인 티베트의 서남부 강디스산맥에 우뚝 솟은 6656미터 높이의 영산이다. 중국어로는 깡런보치(岡仁波齊峰)봉이라고 불린다. 지리학적으로는 티베트 고원을 흐르는 수많은 대하천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여기서 샘솟은 물들이 흘러 흘러 브라마푸트라강, 인더스강, 수틀레지강, 갠지스강이 된다. 이곳은 불교의 세계관에서 우주의 중심에 있다는 수미산(須彌山)으로 취급되며, 티베트불교를 비롯하.. 2020. 9. 4.
[하워즈 엔드] 헨리, 마가렛, 헬렌, 그리고 아이보리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 Howards End 1992) 영국의 소설가 E. M. 포스터(1879년~1970)의 작품은 영화와 BBC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꾸준히 독자층을 늘리고 있다. 그의 작품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만큼 매혹적이다. 마치, 그 시절 영국의 그 귀족 집안의 거실에 앉아 우아한 수다 떨기를 지켜보는 것 같으니 말이다. 포스터가 1910년 쓴 소설을 스크린으로 만난다. 신작은 아니다.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이 (85), (87)에 이어 세 번째 내놓은 (92)이다. ‘하워즈 엔드’는 런던 교외에 있는 상류층 윌콕스 집안의 전원풍 저택을 말한다. 근대화를 넘어 현대화로 달려가는 길목의 영국에서 여전히 탐이 나는 부동산이다. 슐레겔 가문의 둘째 헬렌(헬레나 본햄 카터)은 윌콕스 가족의 저택 하워즈엔드에 잠시 머물다가 이 집안의 차남인 폴과 사랑에 빠지지만.. 2020. 8. 31.
[드라이브] 라이언 고슬링, 내가 달리는 이유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 Drive 2011)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기 전부터 극장가에 ‘구작 재개봉’ 움직임이 있었다. 예전에 ‘벤허’, ‘사운드 오브 뮤직’ 같은 작품이 거듭 상영되며 세대의 공감을 이끌었다면, 최근 들어서는 ‘재발굴’, ‘리바이벌’이 추세였다. 이번 주 개봉목록 가운데에는 (Drive)라는 작품이 있다.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의 2011년도 작품이다. 그해 깐느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며 우리나라에도 소개되었던 작품이다. 갑자기, 뜬금없이 개봉한단다. 어쨌든 큰 화면에서 다시 한 번 볼만한 작품이긴 하다. 라이언 고슬링이 연기한 영화의 주인공이 이 영화에서 이름을 불린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는 오직 ‘드라이버’로 불린다. 첫 장면에서 그의 역할이 나온다. 그는 어디선가 불러주면 곧장 달려간다. 그리고 순식간에 어딘가로 데려.. 2020. 8. 31.
[7월 7일] ‘우리 기쁜 젊은 날’ (손승현 감독 On July 7, 2019) 신수원 감독의 , 이환 감독의 의 조감독을 했던 손승현 감독의 장편 이 개봉된다. 손승현 감독의 필모그라피를 보니 아주 오래 전부터 독립영화계 연출부 생활을 해왔다. 어렵게 버티며, 자신의 연출작을 내놓은 것이다. 어려운 시절에 일단 버텨냈다는 것에 대해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영화 은 청춘 커플의 현재와 과거, 그리고 그 결말(?)을 보여준다. 청춘은 아름답지만 그 청춘이 항상 싱싱하고, 푸르고, 미래가 보장된 것은 아닐 것이다. 영화는 그런 청춘을 보여준다. 현수(김희찬)의 꿈은 영화감독.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함께 사는 미주(정이서)의 삶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출근길 동네 애들이 난폭하게 모는 오토바이 때문에 다리를 다쳐 고통스럽게 출근한다. 통신사 고객응대팀에 근무하는 미주는 오늘도 진.. 2020. 8. 31.
[후쿠오카] 해협을 건넌 장률 감독 (장률 감독 FUKUOKA , 2019) 장률 감독은 중국 연변(지린성 옌볜)에서 태어난 사람이다. ‘재중동포’라고도 하고, ‘조선족’이라 부르기도 한다. 중국에 있을 때는 대학 중문과 교수로 재직하며 ‘소설을 씁네하며’ 보낸 세월도 있었단다. 그리고 영화감독이 되기로 작심하였고, 아예 한국에 정착하여 정력적으로 신작을 내놓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과 문학적 정서는 이런 배경에서 기인할 것이다. 그의 ‘무려’ 열 두 번 째 작품은 이다. 중국과 한국의 도시를 거쳐 처음으로 일본 땅에 카메라를 들이댄 것이다. 전작 에서 ‘일본 적산가옥’이 등장하더니 이번엔 일본 현지 로케이션을 감행한 것이다. 장률 감독의 스펙을 생각하면 엄청난 도전인 셈. 궁금한 것은 무대가 확장되는 것과 함께 그의 인간에 대한 관찰은 여전히 집요하고,.. 2020. 8. 27.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옌롄커) 그래서. 몸을 바쳤다... 2005년 봄 중국 광동성에서 발행되는 격월간(雙月刊) 문예지 (花城) 3월호에는 세상이 깜짝 놀랄만한 작품 하나가 실렸다. 문단의 중견작가 염련과(閻連科,옌롄커)의 (爲人民服務)라는 중편소설이었다. 게재 당시 이미 많은 부분이 삭제된 상태였지만 발간되자마자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의 긴급 회수명령이 떨어졌다. 3만 부 대부분이 회수되었고 이른바 ‘오금’(五禁)조치가 내려졌다. 이 작품에 대한 출판·홍보·게재·비평· 각색이 금지된 것이다. 그 소설이 한국에서 작년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중국당대문학걸작선’의 첫 번째 작품으로 번역출간된 것이다. 이 책이 중국에서 호들갑을 떨며 수거되고 금지된 이유는 그동안 신의 영역으로 모셔졌던 ‘모택동’ 신격화를 희화화했고, 혁명전통을 희화화했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 2020. 8. 26.
[작은 소망] 삶의 끝, 절박한 소원 하나! (전우생 田羽生 감독 小小的愿望 The Last Wish,2019) 지난 주 극장가에 중국영화가 한 편이 조용히 내걸렸다. (小小的願望)이란 작품이다. 작년 중국에서 개봉된 이 영화는 한국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류덕환, 김동영, 안재홍이 출연한 (2016)이 원작이다. 개봉 당시 30만 관객을 동원했던 는 솔직담백하게, ‘온리 그것!“만을 목표로 달려가는 고등학생의 청춘의 치기를 유감없이 담아낸 청춘 코미디이다. 그 영화가 어떻게 중국의 영화제작자 눈에 든 모양이다. 중국영화 을 감상하기 전에 먼저 알아둬야할 것은 지금, 현재 중국에서는 영화등급제도가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즉, 모든 영화가 눈높이를 낮춰, 누구나 볼 수 있는 수위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온리 그것!’인 이 작품의 온전한 재미를 중국영화에서 구현할 수 있을까. 그 의문이 .. 2020. 8. 18.
[유월] "뭐 어때요 괜찮아요. 아니 굉장해요” (이병윤 감독 Yuwol: The Boy Who Made the World Dance, 2018) 오늘(2020.8.14) 밤 KBS 1TV 시간에는 ‘바이러스에 관한 단편영화’ 두 편이 시청자를 찾는다. 좀비영화 열풍과 코로나19 사태에 시의적절한 영화인 듯하다. 이우동 감독의 과 이병윤(예명:BEFF) 감독의 은 각기 독특한 스타일의 영화로 한국 독립영화계의 깊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병윤 감독의 은 2018년 서울무용영화제에서 선을 보인 무용영화, 댄스무비이다. 아니 댄서가 드라큘라에게 물리기라도 했단 말인가. 웬 바이러스? 영화는 한 초등학교 교실을 배경으로 한다. 소년 유월(심현서)은 한시도 몸을 가만있지 못하고 온몸을 배배 꼰다. 온통 댄서의 열정에 가득한 아이 같다. 그런데 담임선생님 혜림(최민)은 그런 유월과, 그런 학생들이 끔찍히도 싫은 모양이다. 마치 ‘B사감과 러브레터’의 사.. 2020. 8. 14.
[병(病)] 코로나 시대의 에이즈공포 (이우동 감독 Sick, 2019) 오늘(2020.8.14) 밤 KBS 1TV 독립영화관 시간에는 ‘바이리스’를 다룬 두 편의 한국 독립단편영화가 소개된다. 이우동 감독의 과 이병윤(예명:BEFF) 감독의 이다. 각기 독특한 스타일의 영화로 한국 독립영화계의 깊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AIDS, 후천성면역결핍증이 대중적으로 각인된 것은 1980년대 중반 헐리우드 스타 록 허드슨의 발병과 죽음이 뉴스에 오르내리면서였다. 이후 오랫동안 AIDS는 천형으로 여겨졌고, 환자에게는 접근조차 꺼려하는 전염의 공포가 넘쳐났다.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한국단편독립영화가 바로 이우동 감독의 작품 단편 (病)이다. 상영시간은 38분. 1990년 경상도 시골의 한 작은 병원, ‘폐병’환자 한 사람이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 이 사람이 에이즈에 걸렸단다. .. 2020. 8. 14.
[오케이 마담] 하와이 상공, 무명의 헌신 (이철하 감독,2020) 박정희 시절의 중앙정보부, 전두환 정권의 안전기획부(안기부), 그리고 국가정보원(국정원)까지. 이 명칭도 곧 바뀔 듯하다. 할리우드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인지 이런 정보기관에 대해서는 제임스 본드, 이단 헌트, 제이슨 본 같은 멋진 요원을 떠올리거나 민주인사를 잡아서 고문하고, 간첩조작사건도 뚝딱 만들어내는 사악한 집단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시대(?)가 좋아져서인지 이제 ‘국정원요원’이 등장하는 영화가 심심찮게 충무로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12일 개봉된 영화 에도 국정원이 등장한다. 영화 속에는 ‘김현희’부터 ‘흑금성’, 그리고 북한과의 공작전이 마구 펼쳐진다. 영화는 2009년 마카오에서 벌어진 북측 공작조의 ‘끝내지 못한’ 미션을 보여준다. 임무수행 중 철승(이상윤)은 ‘철목련’의 총을 맞고 쓰러진다.. 2020. 8. 14.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두 남자와 한 소녀, 그리고 박정민 (홍원찬 감독,2020) 3년 전 로 감독 데뷔를 한 홍원찬의 두 번째 영화 가 개봉된다. 영화 는 서울의 한 식품회사 본사 영업부서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애환을 담은 드라마이다. 저성과자로 낙인찍힌 배성우와 인턴직원으로 정규직 전환이라는 실낱같은 기대를 품고 있는 고아성이 정글과 다름없는 직장에서 서바이벌 게임을 펼친다. 호러인 듯, 사회물인 듯 나름 긴장감을 갖고 끝까지 보게 되는 작품이었다. 홍원찬 감독은 , , , 등의 작품의 각색 작업에 참가하며 스릴러의 감각을 키워왔다. 그런 홍 감독이 의 황정민과 이정재를 캐스팅하여 제대로 각 잡고 만든 영화가 이다. ‘히트맨’ 인남(황정민)은 방금 일본에서 한 암흑가 거물을 암살한다. 그는 오래 전 특수기관의 암살전문요원이었던 모양이다. 그가 있는 직장(혹은 부서)이 해체되고 그는 .. 2020. 8. 6.
[강철비2: 정상회담] 잠수함은 춤춘다 (양우석 감독, Steel Rain2: Summit, 2020) 양우석 감독이 400만 관객을 불러 모았던 의 속편 을 내놓았다.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한반도정세와 트럼프라는 예측불가의 미국대통령이 엄존하는 2020년 여름에 등장한 가장 정치적인 드라마이다. 스스로 ‘밀덕’임을 자처하는 양우석 감독이 웹툰을 통해 선보인 한반도전쟁 가상시나리오를 다시 한 번 영화로 구현한 작품이다. 영화는 한국 대통령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북한 땅에서 북미 평화회담이 성사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지난 30년 동안 북한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핵에 올인 했고, 그것을 지렛대로 국제사회로부터 체제유지를 보장받으려한다. 힘들게 마련한 핵무기를 미국과의 평화협정이라는 미명하에 전격적으로 내놓기로 한 것이다. 우리가 기대하는 가장 좋은 그림 아닌가? 그런데 한반도 평화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 2020. 8. 4.
[귀타귀] 29살 날렵한 홍금보, 강시와 싸우다 여름이면 각광받던 그 시절 호러영화의 대표적 캐릭터로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드라큘라’, ‘소복 입은 여자’가 있었다. 최근 들어서는 할리우드와 한국에서도 좀비가 각광받고 있다. 이들 개성강한 캐릭터들이 스크린을 지배할 때 홍콩에서는 아주 독특한 캐릭터가 한 시대를 풍미했었다. ‘강시’(僵尸)라는 것이다. ‘강시’는 ‘엎어져서 뻣뻣하게 굳은 시체’라는 뜻이다. 이미 죽어서 땅에 쓰러져 사후강직이 일어난 사람이 어떤 사유로 벌떡 일어나 콩콩 뛰며 산 사람에게 달려드는 것이다. 기겁할 일이다. 강시가 등장하는 영화로 1980년 홍콩에서 개봉된 홍금보 주연의 를 많이 언급한다. 이듬해 한국에서도 개봉된 이 영화가 최근 OTT서비스 왓챠에 올라와 있기에 소개한다. 복장이나 주택구조로 보아 청말-민국시기인.. 2020. 8. 4.
[리뷰] 소년 아메드 “13세 소년, 배신과 배교 사이" (다르덴 형제, Young Ahmed/Le Jeune Ahmed 2019) 독일과 프랑스 사이에, 그리고 바다 건너 영국과 마주보고 있는 벨기에는 초콜릿의 나라이며, ‘개구장이 스머프’의 고향이다. ‘스머프’와 연관된 유머 중 이런 게 있다. “개네들은 공산주의자야. 같은 옷을 입고 같이 생활하고, 돈은 없지만, 다들 자신들이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하니까.” 시의적절한 개그일 것이다. 인구 1100만의 벨기에는 여러 민족이 이상적으로 어울러 사는 다문화 복지국가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중동 난민의 쇄도로 이슬람교도의 급증이 이 나라를 어떻게 바꾸어놓고 있을까. 몇 년 전에는 심각한 테러도 일어났었다. 그런 저간의 사정을 알 수 있는 영화가 개봉되었다. 다르덴 형제(장 피에르 다르덴과 뤽 다르덴)의 이다. 이 작품은 작년 깐느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이 으로 황금종려상을 .. 2020. 8. 4.
[인터뷰] 정우성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진심뿐” (강철비2:정상회담) 가공할 위력의 핵을 가진 북한의 젊은 영도자, 한반도 평화회담을 위해 고뇌하는 한국 대통령, 북한과의 회담을 정치적 치적으로 삼으려는 미국 대통령. 작금의 한반도 상황을 옮겨놓은 듯한 영화가 개봉한다. 4년 전 400만 관객을 동원한 에 이어 양우석 감독이 다시 한 번 한반도상황을 업그레이드한 한반도스릴러 이다. 전편에서 정찰총국 출신의 전사 엄철우를 연기했던 정우성이 이번에는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를 연기한다. 북한강경파의 쿠데타 위기에서 평화협정을 이끌어내기 위한 고군분투한다.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매번 화제의 중심에 섰던 충무로배우 정우성을 만나 영화이야기와 배우의 이미지에 대한 속 깊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개봉을 앞두고 지난 27일 오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매체 라운드인터뷰 자리를 통.. 2020. 7. 30.
[인터뷰] 양우석 감독 “강철비는 내리고, 시뮬레이션은 계속된다” 2017년 연말에 개봉되어 400만 관객을 불러 모았던 의 양우석 감독이 으로 돌아왔다. 감독은 전작에 이어 다시 한 번 한반도상황에 대한 심도 깊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관객들에게 내보일 예정이다. 개봉을 앞두고 지난 27일, 양우석 감독을 만나 과 작금의 한반도 정세에 대해 물어보았다. 는 북한 땅에서 어렵게 열린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한 강경파가 일으킨 쿠데타로 한꺼번에 핵무기가 탑재된 북한의 신형잠수함에 납치된다. 독도 앞바다의 잠수함 안과 밖에서 한반도의 운명을 둘러싼 극한 대치가 이어진다. 정우성이 남한 대통령을, 유연석이 북한 지도자를, 곽도원이 쿠데타 주동인물을, 그리고 앵거스 맥페이든이 미국 대통령으로 출연한다. “1편이 개봉된 2017년 말,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상황까지 몰렸었다. .. 2020.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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