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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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오] 저 넓은 우주, 우리뿐일까 (픽사 애니메이션)
는 '토이 스토리'와 '인 아웃', '코코' 등 걸작 애니메이션을 만든 픽사의 최신 작품이다. 미국의 한 소년이 '지구에서의 외로움'을 벗어나기 위해 애타게 '우주로의 픽업'을 원하다가 마침내 외계인의 UFO로 ‘빔업’되어 우주적 모험을 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부모를 여읜 소년 엘리오는 캘리포니아 해안 기지에서 우주쓰레기를 감시하는 공군소령인 고모 올가의 집에 살고 있다. 항상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외계인에게 납치당해 지구를 떠나고 싶어하는 엘리오는 항공우주박물관에서 본 보이저 우주선의 활약에 매료된다. 그리고 고모의 사무실에서 우주로 보내는 메시지에 자신을 데려가라는 메시지를 전 우주로 발신하게 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광활한 우주에서 그 메시지를 캐치한 외계인이 UFO로 날아와서는 엘리오를 코뮤니버스로..
2025.09.07 -
[퀴어] 윌리엄 S. 버로스의 귀환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
오늘(2025.6.20) 극장에서 개봉하는 영화 는 다분히 문학적인 작품이다. ‘퀴어 문학’에 일정한 지분이 있는 미국작가 윌리엄 S.버로스의 소설을 영화로 옮겼다. 겉보기에 자유롭게 각색한 듯하지만, 인물의 환상적 여정은 섬세하게 포착해낸다. 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17), ‘본즈 앤 올’(22), ‘챌린저스’(24)로 국내에도 많은 영화팬들을 홀린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고통스러운 로맨틱 드라마이다.영화는 1950년대 멕시코시티와 에콰도르를 떠도는 미국인 윌리엄 리(다니엘 크레이그)가 술집에서 만난 젊은 남자 유진 앨러튼(드류 스타키)에게 반하고, 애절하게 매달리려고 하는 중년 남자의 서글픈 육신의 여정을 담고 있다. 먼저 원작소설 이야기. 윌리엄 S.버로스는 를 시작으로 , 등 이 쪽(!)..
2025.09.07 -
[마운틴헤드] 세계를 불태우는 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
최근(2025년 6월) 두어 달 동안 지구의 자전속도가 두 배는 빨라진 것 같다. 제 정신이 아닌 많은 뉴스 중 하나가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일런 머스크의 브로맨스일 것이다. 천재 억만장자와 비정상적 대통령이 작심하고 충돌할 경우 누가 이길까, 그나저나 그 와중에 세계는 온전할까. 그 미묘한 시점에 이 작품이 나왔다.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된 HBO드라마 이다. 겨울별장 ‘마운틴헤드’에서 짧은 휴가를 즐길 요량으로 모인 미국의 최고 천재 네 명이 펼치는 블랙코미디이다. 억만장자들은 스키나 타고, 코카인 파티나 할 만큼 한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네 명의 부유한 천재들이 유타 주 파크시티 설산의 한 외딴 산장에 모인다. 서로를 ‘브루스터’라 부르는 이들은 미국의 IT와 세계의 인터넷을 좌지우지하는 인물이다.(마..
2025.09.07 -
[인생은 아름다워] 살아남은 자의 기억법, 그리고 삶의 의미
1999년 3월에 열렸던 제7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오래 기억될 장면이 하나 연출되었다. 이탈리아의 레전드 배우 소피아 로렌이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수상작으로 를 발표하자 로베르토 베니니는 기쁨에 들떠 벌떡 일어나 앞사람의 의자등받이에 우뚝 올라선다. 베니니는 남우주연상까지 두 개의 오스카를 손에 쥔다. 그 요란하고, 정신없는 시상식을 기억하는 사람에게는 이 영화도 혼란스럽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인류 최고의 비극이랄 수 있는 홀로코스트를 이렇게 동심의 눈으로, 판타지한 이야기로, 우스꽝스럽게 묘사해도 되는 것인지. 실제 홀로코스트를 너무 가볍게 접근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많다. 그 영화 가 지난 주 극장에서 다시 공개되었다. 26년 만에 다시 보는 ‘인생은 아름다워’는 여전히 아름다운가, 혹은 여전히 ..
2025.09.07 -
[귤레귤레 ’ 웃는 자, 우는 자, 화내는 자 (고봉수 감독 No.8)
현존(!)하는 한국영화계 최고의 작가주의 감독 고봉수 감독의 신작이 오늘(11일) 개봉한다. 고봉수 감독이 누군지 모른다고? ‘델타 보이즈’(2017)를 필두로 ‘튼튼이의 모험’, ‘습도 다소 높음’, ‘빚가리’ 등을 감독한 사람이다. 본 작품이 없다고? 그럼,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중요한 감독의 작품을 아직 못 봤다는 것이다. 고봉수 감독은 김기덕, 홍상수 감독만큼이나 넘치는 영화(제작)열정을 가지고 있다. 항상 영화를 만들 때마다 눈물겨운 ‘초저예산’ 제작담을 남기던 고봉수 감독이 이번에는 무려 ‘100퍼센트’ 해외로케를 감행한다. 튀르키예이다. 생각도 못한 카파도키아의 벌룬투어도 만나보게 된다. 고봉수 감독은 왜 저 멀리 튀르키예까지 갔을까. 자동차부품 수출업체의 대리 ‘대식’(이희준)은 팀장 원창..
2025.09.07 -
[광장] 열혈남아 소지섭, 넷플릭스 천하평정
넷플릭스에서는 지금도 수많은 K-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다. 처음 제목을 들었을 때는 넷플릭스가 최인훈의 소설을 드라마로 만드는가 싶었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수많은 K-조폭작품 목록에 피 한 바케스를 더하는 것이다. 오세형-김균태 작가의 웹툰 은 인기가 많았단다. 네이버웹툰으로 잠깐 보니 손가락으로 휙휙 페이지를 넘겨봐도 되는 ‘액션 느와르’이다. 조그만 모바일 화면을 뚫고 나온 넷플릭스 은 어떨까. 한국의 암흑가(조폭)은 두 개의 파벌이 완전 장악하여 겉으로는 평화롭다. ‘주운’(허준호)파와 ‘봉산’(안길강)파이다. 이들은 마치 일본 야쿠자처럼 겉으로 보면 기업인지 조폭인지 알 수 없다. 주운과 봉산의 두 오너 밑에는 참모, 칼잡이, 행동대원이 있고, 외곽에는 검찰과 경찰, 언론이 악의 카르텔을 구축하..
2025.09.07 -
[브링 허 백] 죽은 내 딸을 되살리기 위한 엄마의 강령술
요즘 극장가(멀티플렉스)에 개봉되는 영화를 보면 옛날 영화 리바이벌 상영이나 ‘단독 상영’을 앞세우는 경우가 많다. 대니 필리포와 마이클 필리포 형제 감독의 영화 은 CGV에서 단독 개봉하는 신작 호러영화이다. 를 재밌게 본 영화팬이라면 이 영화에도 관심이 있을 듯하다. 독특하고 무섭다. 그리고 비호감 지수가 특히 높을 수 있는 요소가 가득하다. 불길한 모성애로 가득한 독특한 호러물이다.앤디와 파이퍼는 이복남매이다. 시각장애를 가진 여동생 파이퍼가 학교에서 따돌림을 받는 것이 오빠 앤디로서는 마음 아프다. 집으로 돌아오니 아버지가 샤워실에서 혼자 쓰러져 죽어있다. 이제 앤디와 파이퍼는 고아가 된 것이다. 앤디는 동생을 보살피며 함께 살고 싶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 아직 18세가 안 된 미성년자이기에. ..
2025.09.07 -
[브레이킹 아이스] 그 겨울, 가장 추웠던 백두산
4일 극장에서 개봉하는 싱가포르 안소니 첸(천쯔이) 감독의 중국어영화 는 아주 흥미로운 작품이다. 영화의 배경은 중국 길림(지린)성 연길(옌지)이다. 우리가 잘 아는 조선족 동네이다. 이곳에 모인 길 잃은 중국의 세 청춘이 함께 백두산 천지에 오르는 여정을 담고 있다. 눈에 쌓인 백두산과 천지가 대광경이 그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나(주동우)는 연길에서 투어가이드를 하고 있다. 오늘도 관광버스에서 관광객을 위해 짧은 한국어를 알려주며 핫스팟을 다닌다. 하오펑(류호연)은 친구결혼식에 참가하기 위해 연길에 온다. 조선족 스타일의 결혼피로연을 끝내고 갑자기 나나의 관광투어 버스에 오른다. 뚜렷한 목적도 없이. 휴대폰을 잃어버린 하오펑은 나나의 도움으로 연길에 더 머무르게 된다. 그리고 나나의 남자친구 샤..
2025.09.07 -
[미치광이 피에로] 장 뤽 고다르, 누벨바그 걸작
‘누벨바그 걸작’이라고 했지만 요즘 누가 누벨바그를 추앙할까. 마치 ‘바로크의 걸작’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서지학적 명제이다. 물론, 아직도 영화사적으로 영화를 보고, 이미지적으로 영화를 탐독한다면 극장에서 를 만나볼 수 있는 이번 기회를 놓칠 수는 없을 것이다. ‘누벨바그’는 익히 알려진 대로 1950~60년대 영화사의 페이지를 장식한 프랑스의 영화사조이다. 그 동안 이어져온 영화들의 제작방식이나 미학에 저항하는 일단의 움직임이었다. 굉장히 현학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장폴 사르트르와 알베르 카뮈의 실존주의 철학에 기초하고, 관념적인 영화미학에 반대하는 방식이다. 어떻게? 느슨한 이야기 구조, 즉흥적 연기, 야외에서의 촬영방식 등등이다. 프랑스의 영화잡지 의 열혈 청년평론가들이 그렇게 직접 카메라를 들고 영화..
2025.09.07 -
[하이파이브] "초능력자가 히어로가 되는 법, 친구가 되어라"
‘장기이식’(臟器移植)은 사람 신체의 일부를 떼어내 다른 사람의 몸에 옮겨 거부반응을 최소화 시키고, 궁극적으로 원래 본인의 장기였던 것처럼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수술일 것이다. 사람과 비슷한 동물이나 인공장기도 나오지만, 대부분은 사람의 몸에 의존한다. 오랫동안 ‘신체발부는 수지부모하여, 불감훼상이 효지시야’라는 금언 때문에 머리카락 자르는 것조차 기겁했던 민족이지만 자신의 몸을 기꺼이 내주는 것만큼 대단한 희생이 어디 있을까. 기증자의 숭고함에 경배 드리고, 이식받은 자가 하루속히 쾌차하기를. 여기, 아주 특수한 기증자가 있다. 영화초반 한 사람이 앰블런스로 병원에 실려 온다. 그는 죽으면서 ‘심장, 폐, 각막, 신장, 간’ 등을 남긴다. 그런데 이 사람이 특별한 초능력자였던 모양이다. 이제 그의 장..
2025.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