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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피니스트-어느 카메라맨의 고백] 산사나이 산에 묻히다 지난여름 중국영화 가 잠깐 극장에 내걸렸었다. 1960년, ‘공산’ 중국이 건국하고 어수선하던 그 시기에 최초로 에베레스트 산 정상을 정복한 중국등반대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극화한 작품이다. 산은 그곳에 그대로 있는데 인간은 기를 쓰고 그곳을 정복하기 위해 발버둥 친다. 때로는 눈사태에, 때로는 추위에 목숨을 잃어가면서 말이다. 그곳에 왜 오르려할까. 오래전 영국 산악인은 “산이 있으니까”라는 선문답으로 산악인의 도전을 규정지었다. 15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은 그렇게 산을 오르는 산악인의 마음을 어느 정도 헤아릴 수 있게 한다 . 는 대한민국 산악영화의 대표적인 촬영감독으로 알려진 고(故) 임일진 감독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4차례의 히말라야 원정에 함께 했던 사람들의 도전과 그 이면의 이야기를.. 2020. 10. 14.
[밥정] 님아, 이 상을 받으소서! (박혜령 감독) 요즘은 TV예능프로그램에서 셰프, 요리사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이전에는 ‘한국의 맛’을 소개하는 다큐 프로그램에서나 볼 수 있었는데 말이다. 바로 그런 한국의 정통 맛을 소개하는 영화가 개봉되었다. TV 교양프로그램을 만들던 박혜령 감독의 역작 이다. 전국을 떠돌며 식재료를 찾아, 독특한 삶의 철학을 담은 음식을 만든다는 방랑의 세프 임지호가 주인공이다. “자연에서 나는 것은 아무 것도 버릴 것이 없다”라는 음식철학을 가진 그는 잔디, 잡초, 이끼, 나뭇가지 등을 재료로 한 요리들을 선보였다. 이 영화에서 만나게 되는 것은 미슐랑 별을 노리고 만드는 미각의 절정도, 바글바글 손님을 불러 모으는 삼대 맛집의 숨겨진 손맛도 아니다. 혀 끝이 아니라 심장과 영혼을 완전히 잠식하는 소울푸드를 내놓는.. 2020. 10. 14.
[스윈들러] 신부님의 구마의식 (이동환 감독 Swindler,2019) 코로나19로 극장가가 극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메이저 영화사들의 신작들의 개봉 스케줄이 줄줄이 파행되고 있고, 그 빈틈을 작은 영화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흥행은 신통찮다. 그런 시국에 저예산 영화 한 편이 개봉되었다. 이동환 감독의 이다. 영화 는 사채 빚 때문에 벼랑 끝에 내몰린 한 남자가 신부님 옷을 구해 입고 가짜 구마의식을 펼치며 사기행각을 펼치는 범죄드라마이다. ‘구마의식’이라면 ‘엑소시스트’부터 ‘검은 사제들’ 같은 악령과의 대결이 기대되겠지만 박중훈의 에 가까운 종교사기극이다. 일단 종교의 외피를 두르면 사회고발극이 될 수 있고, 인간내면의 복잡한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다. 떨어져서 슬픈 건, 가족? 돈? 사채까지 끌어 썼지만 결국 되는 것 하나 없는 도진(유형진 분)은 엄마.. 2020. 10. 10.
[해수의 아이] "생명은 방울방울" (와타나베 아유무 감독, 海獣の子供 2019) 시각적으로 동공이 활짝 열리는 판타스틱한 애니메이션이 개봉한다. 지난 여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소개된 일본 애니메이션 (원제:海?の子供)이다. ‘바닷물’의 아이가 아니라 ‘바다괴물(짐승)’의 아이다. 영화는 의 이가라시 다이스케가 2006년에서 2011년까지 잡지에 연재했던 동명의 만화가 원작이다. 판타스틱한 이미지와 조금은 난해한 이야기의 는 와타나베 아유무 감독에 의해 환상적인 영상물로 완성되었다. 일본의 한 고즈넉한 해안마을에 사는 루카는 외로운 소녀이다. 여름방학 첫날을 맞이했지만 상황은 더욱 위축된다. 학교 핸드볼팀에서 그야말로 훨훨 나는 활약을 보이지만 혼자 꿍하는 스타일의 루카는 팀원과 트러블이 생기고 결국 팀에서 쫓겨난다. 의기소침한 루카가 향한 곳은 아버지가 일하고 있는 아쿠아리움.. 2020. 9. 29.
[뮤지컬 썸씽로튼] '셰익스피어 시절 뮤지컬이 있었으니..' 조금 오래된 이야기지만 어린 딸애에게 발레 를 처음 보여주고픈 엄마는 관람 전에 아이에게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들러준다. 공연이 시작되고 무대가 백조로 채워지자 아이가 너무너무 궁금해서 엄마에게 큰 소리로 묻는다. “엄마, 그러니까, 저 백조가 나중에 죽는 거야?”라고. 이건, 스포일러에 대한 이야기도, 공연관람 에티켓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다. 그렇게 새로운 공연문화에 한 발을 내딛는 것이다. 만약, 처음 뮤지컬이라는 것을 보는 아이의 느낌은 어떨까. 커다란 극장, 화려한 무대, 땀을 뻘뻘 흘리며 대사하고 노래하는 배우들. 이건 마블 영화도, 크리스마스에 하는 교회 연극도 아니다. 신기하다! 500년 전, 영국 런던으로 돌아가 보자. 셰익스피어 시대로. 썼다하면 ‘런던(!)의 지가’를 높이던 그였지.. 2020. 9. 29.
[뮤지컬 킹키부츠] “높은 굽 위에서 내려다 본 세상” 뮤지컬 가 돌아왔다. 미국의 팝스타 신디 로퍼가 작사 작곡을 맡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는 201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무대를 가진 뒤, 2014년 한국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2년 주기로 한국의 뮤지컬 팬을 찾고 있는 것이다. 블루스퀘어로 돌아온 2020년 시즌 공연에서도 여전히 아찔한 하이힐을 신고 ‘세상의 편견’에 맞서 ‘자신의 정체성’을 내보인다. 는 CJ E&M 공연사업본부가 브로드웨이와 손잡고 만든 작품이다. 와 등을 쓴 하비 파이어스틴의 극본에, 그래미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등을 휩쓴 전설적 팝 아티스트 신디 로퍼가 작사와 작곡을 맡았다. 2012년 연말 트라이아웃 공연을 가진 뒤 곧바로 브로드웨이 데뷔 공연을 성공시킨 ‘킹키부츠’는 토니상을 휩쓸며 격찬을 받았다. 의 내용은 자신의 의지와는 달.. 2020. 9. 29.
[뮤지컬 캣츠] 고양이의 푸른 꿈 와 로 영화팬을 감동시킨 톰 후퍼 감독의 영화 는 지난 연말 개봉되어 76만 명의 관객이 들었다. 끔찍한 고양이쇼를 76만 명이 지켜본 것이다. 이제 다시 뮤지컬 를 보며 안구를 정화시킬 필요가 있을 듯하다. 지난 9일부터 샤롯데씨어터에서는 뮤지컬 40주년 내한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1981년 런던에서 시작된 고양이 쇼가 40년을 이어온 것이다. 이번에도 제각기 사연을 가진 고양이들이 무대 아래 객석에서부터 무대 위, 쓰레기통 옆에서 갸르릉거리며 신세한탄을 이어간다. , , 등 몇 편의 성공작을 잇달아 내놓은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오랫동안 준비하고 있던 작품을 완성시킨다. 그냥 고양이들이 무대에서 차례로 올라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대본은 미국출신의 영국시인 T.S. 엘리엇이 자신의 조카를 위해.. 2020. 9. 29.
[보테로] 내 그림은 뚱뚱해 (돈 밀라 감독 Botero,2020) 페르난도 보테로(Fernando Botero)의 그림을 보는 사람들은 자신의 심장이 부풀어 오르는 듯한 느낌과 함께 푸근함을 온몸으로 느낄 것이다. 그가 그린 작품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뚱뚱하고, 비만형이고, 모든 것이 풍성하다. 그게 그의 예술혼이고, 창작의 기본 콘셉트다. 보테로 전시회는 우리나라에서도 몇 차례 열렸다. 그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가 개봉된다. 캐나다 돈 밀라 감독의 이다. 보테로와 그의 가족들이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예술가 보테로의 삶과 작품세계를 되돌아보는 형식이다. 봉준호 감독의 에서 박 사장(이선균)네 유치원생 아들(정현준)이 그린 낙서 같은 자화상(실제로는 아티스트가 그린 그림임!)을 보고 박소담이 굉장한 의미를 두며 아동심리학적 평가를 내리는 장면이 있다... 2020. 9. 23.
[아웃포스트] 버려진 요새의 군인들 (로드 루리 감독, The Outpost 2020) 여객기가 뉴욕의 쌍둥이 빌딩으로 돌진하던 이미지가 영원히 남을 911테러는 2001년 9월 11일 아침에 일어났다. 미국 부시 대통령은 즉각 전쟁에 돌입한다. 아프가니스탄이 타깃이었다. 오사마 빈 라덴의 인도와 알카에다 해체를 요구했고, 결국 탈레반 정권의 축출을 목표로 긴 전쟁이 시작된다. 오사마 빈 라덴은 아프가니스탄을 벗어나 파키스탄 접경지역, 험악한 돌산 속에 숨어들었고, 그를 찾기 위한 미군의 작전이 10년을 이어온다. 미군은 끝도 없이 돌산을 오르고, 원주민과 접촉하고 설득하며 테러의 수괴를 잡으러 혈안이 된다. 물론, 그 곳 사람들은 미군에 대해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바로 그 즈음, 아프가니스탄의 서부 능선, 누리스탄 지역의 캄데시 촌락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전투가 벌어진 곳은 미군.. 2020. 9. 22.
[나는 살을 빼기로 결심했다] 다이어트와 정체성 (謝沛如 감독 大餓 Heavy Craving ,2019) 작년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의 창 부문에서 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대만영화 (大餓/Heavy Craving)가 라는 제목으로 개봉된다. 다이어트를 보여주는 좀더 직접적인 제목으로 공개되는 셈이다. 영화는 105킬로그램의 뚱녀가 어떤 이류로 다이어트를 시도하다가 부딪치는 사회적 편견과 자아승리를 다룬 여성영화이다. 물론, 그렇게 보지 않아도 된다. 표준 체중/체형에 대한 관점이나 타인의 시선은 언제나 주관적인 판단이 따르니 말이다. 올해 서른 살의 주인공 쥐앤(차이지아인/蔡嘉茵)은 엄마(커슈친/柯淑勤)가 운영하는 방과후돌봄센터(安親班)에서 조리사로 일하고 있다. 오늘도 맛있는 음식을 푸짐하게 만들어 아이들의 점심으로 내놓는다. 아이들은 쥐앤을 ‘공룡선생님’이라고 부르며 놀리지만 참을만하다. 오랫.. 2020. 9. 21.
[뮬란] 디즈니와 유역비의 거대한 전쟁 氣에서 시작하여 忠과 勇을 거쳐 孝로 끝나는 이야기 디즈니는 마블과 픽사, 루카스 필름, 그리고 폭스사를 인수하며 몸을 잔뜩 불리고 있다. 또한 자신들의 걸작 애니메이션도 열심히 실사영화로 다시 찍어내고 있다. 새로 나온 실사영화 은 그런 탐욕스러운 디즈니의 찬란한 최신 결과물이다. 애니메이션이 나온 1994년과 지금 지금 달라진 것은? 트럼프와 홍콩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영화산업 측면에서 보자면 아마도 ‘여성의 지위’과 ‘중국이란 거대한 나라’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라는 문제일 것이다. 게다가 2020년은 코로나라는 전혀 예상 못한 글로벌 이슈까지 끼어들었으니 영화 속 전쟁만큼 혼란스럽다. 소녀, 12년간 남장한 채 싸우다 영어로 뮬란이란 불린 목란(木蘭,무란)은 중국에서는 심청이만큼, 잔다르크만큼 유명한.. 2020. 9. 21.
[공포분자] 공포는 디테일에 있다 (양덕창 감독, 恐怖分子 The Terroriser 1986) 양덕창(楊德昌/양더창, 에드위드 양) 감독은 후효현(허샤오센)과 함께 대만이 자랑하는 세계적 감독이다. 과 을 비롯하여 대만 신낭조를 대표하는 걸작들을 남긴 감독이다. 이중 과 , 는 이른바 양 감독의 ‘타이베이 3부작’으로 불린다. 흔들리는 대만의 모습을 다양한 방식으로 필름에 잡아낸다. 코로나사태 속에 (원제: 恐怖分子)가 17일 한국에서 개봉된다. 1986년 대만에서 개봉된 이래 무려 34년 만에 한국극장가에 정식으로 선보이는 셈이다. 물론 이 영화는 시네마떼크나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적이 있다. 그리고 오래전 ‘분도비디오’라는 전설적 단체에 의해 비디오도 출시된 적이 있다. 그 영화를 이제 극장에서 정식으로 만나보게 되는 것이다. 물론, 대만에서 디지털 리마스터링 되었지만 여전히 화면은 클래식.. 2020. 9. 17.
[ 천수위의 낮과 밤] 안분지족의 삶 (허안화 감독 天水圍的日與夜/The Way We Are, 2008) 지난 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SWIFF2020)가 개막되었다. ‘여성과 영화’라는 어젠더를 결합시킨 SWIFF는 확실한 컨셉트와 관계자의 열정으로 꽤나 중요한 영화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제한적인 범위에서 행사가 치러지지만 영화제의 관록을 보여주듯 훌륭한 프로그래밍과 알찬 행사를 준비했다. 오래 주목받는 프로그램은 홍콩 허안화(許鞍華) 감독 회고전이다. 허안화 감독은 1970년대 초중반에 TV방송사(TVB)에서 지금 봐도 인상적인 사회파 드라마를 다수 찍었고, 홍콩 신낭조(누벨버그)의 대표주자로 홍콩영화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수많은 작품을 내놓았다. 회고전을 통해 초기 TV드라마 네 편과 (79), (90) ,(06), (09) .. 2020. 9. 14.
[나를 구하지 마세요] 세상에서 제일 슬픈 영화 지금 이런 시국에 이런 영화를 본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한줄기 빛이 되어 모두에게 희망의 디딤돌이 되어줘야 할 것 같은데 말이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일어난 일은 일어난 것이라니. 몇 년 전, 엄마가 어린 '아들'과 함께 삶을 마감한 사건이 있었단다. 남겨진 아이의 메모에는 “내가 죽거든 색종이와 십자수 책을 종이접기를 좋아하거나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세요”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고 한다. 아이는 자기가 어떤 운명이 될지 알면서도 엄마의 손에 이끌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다. 왜 그랬을까. 아이가 가졌을 두려움은 컸을 것이다. 지금 현재의 괴롭고 힘든 삶, 그리고 혼자 남겨졌을 때의 두려움까지. 정연경 감독은 에서 그 두려움의 시간을 화사한 햇살과 푸르른 녹음의 강촌에서 비극적으로 빚어낸다. (.. 2020. 9. 8.
[테넷] 크리스토퍼 놀란의 시간은 거꾸로도 흐른다 에서 그 어려운 차원의 문제를, 에서 그 심오한 꿈의 심층으로 들어갔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이번엔 아인슈타인의 물리학에 도전한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거나 다시 되돌아올 수 있을까. 그런데 신작 (원제:TENET)은 단순한 시간여행 영화가 아니다. 제임스 본드가 ‘미래의 Q’에게서 첨단무기를 전달받아 사방팔방, ‘뺑뺑이를 돌며’ 세계종말을 획책하는 빌런을 처치하는 스파이액션 영화이다. 그렇다. 설명을 들으면 말이다! 엄청 키 큰 여자, 빨간 줄 백팩 남자, 브룩스 브러더스 양복맨 영화는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오페라극장에서 벌어지는 테러 현장에서 시작된다. 테러리스트들이 총을 쏘며 공연장에 들이닥치고, 곧바로 테러진압요원들이 작전에 나선다. 공기흡입구를 통해 가스를 살포하고 객석의 사람들이 쓰러진다. 그.. 2020. 9. 7.
[에이바] 프로페셔널 킬러 제시카 차스테인 제시카 차스테인과 지나 데이비스. 여기에 존 말코비치와 콜린 파렐이 나온다니. 제시카 차스테인은 비밀스러운 기관의 킬러 역할이다. 굉장히 멋진 영화가 나오지 않겠는가. 9일 개봉하는 (Ava, 테이트 테일러 감독)이다. 에이바(제시카 차스테인)는 특급 암살자이다. 방금 공항에서 픽업한 타깃을 깔끔하게 처리한다. 다음 임무는 사우디 아라비아로 건너가서 파티에 참석한 한 장군을 처치하는 것이다. 임무수행 중 무언가 문제가 생긴다. 알고 보니 새로 조직의 책임자가 된 콜린 파렐이 에이바를 처치하기로 한 것. 이제 에이바는 살아남기 위해 조직과 싸워야한다. “죽거나 죽이거나”. 킬러의 운명이다. 에이바가 속한 조직이 어딘지는 알 수 없다. CIA보다는 사제에 가깝고, 에 등장하는 조직보다는 공적인 것 같다. 중.. 2020. 9. 7.
[기기괴괴 성형수] 바르고, 찢고, 주물럭거리면 “나도 초미인!” 코가 조그만 높았더라면 큰일 날 뻔한 클레오파트라는 2천여 년 전 사람이다. 그 시절 유물을 살펴보면 이미 그 때부터 여자들은 화장을 했단다. 창포물로 머리 감는 자연친화적인 화장품인줄 알았는데 화학분석을 해보니 구리와 납 성분이 다량 함유되었단다. 그러니, 예뻐지려고 발랐던 것이 세월이 흘러, 시간이 지나면서 세계적 미녀의 얼굴을 어떻게 망가뜨릴지는 짐작이 간다. 어쩌겠는가. 아름다워지려는 인간의 그렇게 오래되었으니. 코로나시절에 가장 괴기스러운 영화가 개봉된다. 국산 애니메이션 이다. 몇 년 전 네이버 웹툰을 통해 공개되어 꽤 인기를 끈 작품이란다. 오성대 작가의 원작 웹툰은 조경훈 감독에 의해 85분짜리 영화로 만들어졌다. 성형수의 수는 물 ‘수’(水)자이다. 얼굴뿐만 아니라 전신성형을 가능하게 하.. 2020. 9. 7.
[카일라스 가는 길] 길 끝에서 만나는 힐링 (정형민 감독 Journey to Kailash , 2018) ‘힐링’이라는 말이 일상의 분잡함과 현대의 속도전에 지친 도시인의 영혼을 위로해 준다는 의미로 널리 쓰이기 전에, 그 영혼의 안식처가 되었던 곳은 주로 인도였다. 그리고, 언제가부터 티베트의 고산, 산티아고의 순례길 등이 그 목록에 추가되었다. 오늘 갈 곳은 ‘카일라스 산’이다. 정형민 감독의 다큐멘터리 이다. 카일라스 산은 중국 땅인 티베트의 서남부 강디스산맥에 우뚝 솟은 6656미터 높이의 영산이다. 중국어로는 깡런보치(岡仁波齊峰)봉이라고 불린다. 지리학적으로는 티베트 고원을 흐르는 수많은 대하천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여기서 샘솟은 물들이 흘러 흘러 브라마푸트라강, 인더스강, 수틀레지강, 갠지스강이 된다. 이곳은 불교의 세계관에서 우주의 중심에 있다는 수미산(須彌山)으로 취급되며, 티베트불교를 비롯하.. 2020. 9. 4.
[하워즈 엔드] 헨리, 마가렛, 헬렌, 그리고 아이보리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 Howards End 1992) 영국의 소설가 E. M. 포스터(1879년~1970)의 작품은 영화와 BBC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꾸준히 독자층을 늘리고 있다. 그의 작품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만큼 매혹적이다. 마치, 그 시절 영국의 그 귀족 집안의 거실에 앉아 우아한 수다 떨기를 지켜보는 것 같으니 말이다. 포스터가 1910년 쓴 소설을 스크린으로 만난다. 신작은 아니다.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이 (85), (87)에 이어 세 번째 내놓은 (92)이다. ‘하워즈 엔드’는 런던 교외에 있는 상류층 윌콕스 집안의 전원풍 저택을 말한다. 근대화를 넘어 현대화로 달려가는 길목의 영국에서 여전히 탐이 나는 부동산이다. 슐레겔 가문의 둘째 헬렌(헬레나 본햄 카터)은 윌콕스 가족의 저택 하워즈엔드에 잠시 머물다가 이 집안의 차남인 폴과 사랑에 빠지지만.. 2020. 8. 31.
[드라이브] 라이언 고슬링, 내가 달리는 이유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 Drive 2011)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기 전부터 극장가에 ‘구작 재개봉’ 움직임이 있었다. 예전에 ‘벤허’, ‘사운드 오브 뮤직’ 같은 작품이 거듭 상영되며 세대의 공감을 이끌었다면, 최근 들어서는 ‘재발굴’, ‘리바이벌’이 추세였다. 이번 주 개봉목록 가운데에는 (Drive)라는 작품이 있다.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의 2011년도 작품이다. 그해 깐느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며 우리나라에도 소개되었던 작품이다. 갑자기, 뜬금없이 개봉한단다. 어쨌든 큰 화면에서 다시 한 번 볼만한 작품이긴 하다. 라이언 고슬링이 연기한 영화의 주인공이 이 영화에서 이름을 불린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는 오직 ‘드라이버’로 불린다. 첫 장면에서 그의 역할이 나온다. 그는 어디선가 불러주면 곧장 달려간다. 그리고 순식간에 어딘가로 데려.. 2020. 8. 31.
[7월 7일] ‘우리 기쁜 젊은 날’ (손승현 감독 On July 7, 2019) 신수원 감독의 , 이환 감독의 의 조감독을 했던 손승현 감독의 장편 이 개봉된다. 손승현 감독의 필모그라피를 보니 아주 오래 전부터 독립영화계 연출부 생활을 해왔다. 어렵게 버티며, 자신의 연출작을 내놓은 것이다. 어려운 시절에 일단 버텨냈다는 것에 대해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영화 은 청춘 커플의 현재와 과거, 그리고 그 결말(?)을 보여준다. 청춘은 아름답지만 그 청춘이 항상 싱싱하고, 푸르고, 미래가 보장된 것은 아닐 것이다. 영화는 그런 청춘을 보여준다. 현수(김희찬)의 꿈은 영화감독.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함께 사는 미주(정이서)의 삶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출근길 동네 애들이 난폭하게 모는 오토바이 때문에 다리를 다쳐 고통스럽게 출근한다. 통신사 고객응대팀에 근무하는 미주는 오늘도 진.. 2020. 8. 31.
[후쿠오카] 해협을 건넌 장률 감독 (장률 감독 FUKUOKA , 2019) 장률 감독은 중국 연변(지린성 옌볜)에서 태어난 사람이다. ‘재중동포’라고도 하고, ‘조선족’이라 부르기도 한다. 중국에 있을 때는 대학 중문과 교수로 재직하며 ‘소설을 씁네하며’ 보낸 세월도 있었단다. 그리고 영화감독이 되기로 작심하였고, 아예 한국에 정착하여 정력적으로 신작을 내놓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과 문학적 정서는 이런 배경에서 기인할 것이다. 그의 ‘무려’ 열 두 번 째 작품은 이다. 중국과 한국의 도시를 거쳐 처음으로 일본 땅에 카메라를 들이댄 것이다. 전작 에서 ‘일본 적산가옥’이 등장하더니 이번엔 일본 현지 로케이션을 감행한 것이다. 장률 감독의 스펙을 생각하면 엄청난 도전인 셈. 궁금한 것은 무대가 확장되는 것과 함께 그의 인간에 대한 관찰은 여전히 집요하고,.. 2020. 8. 27.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옌롄커) 그래서. 몸을 바쳤다... 2005년 봄 중국 광동성에서 발행되는 격월간(雙月刊) 문예지 (花城) 3월호에는 세상이 깜짝 놀랄만한 작품 하나가 실렸다. 문단의 중견작가 염련과(閻連科,옌롄커)의 (爲人民服務)라는 중편소설이었다. 게재 당시 이미 많은 부분이 삭제된 상태였지만 발간되자마자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의 긴급 회수명령이 떨어졌다. 3만 부 대부분이 회수되었고 이른바 ‘오금’(五禁)조치가 내려졌다. 이 작품에 대한 출판·홍보·게재·비평· 각색이 금지된 것이다. 그 소설이 한국에서 작년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중국당대문학걸작선’의 첫 번째 작품으로 번역출간된 것이다. 이 책이 중국에서 호들갑을 떨며 수거되고 금지된 이유는 그동안 신의 영역으로 모셔졌던 ‘모택동’ 신격화를 희화화했고, 혁명전통을 희화화했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 2020. 8. 26.
[작은 소망] 삶의 끝, 절박한 소원 하나! (전우생 田羽生 감독 小小的愿望 The Last Wish,2019) 지난 주 극장가에 중국영화가 한 편이 조용히 내걸렸다. (小小的願望)이란 작품이다. 작년 중국에서 개봉된 이 영화는 한국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류덕환, 김동영, 안재홍이 출연한 (2016)이 원작이다. 개봉 당시 30만 관객을 동원했던 는 솔직담백하게, ‘온리 그것!“만을 목표로 달려가는 고등학생의 청춘의 치기를 유감없이 담아낸 청춘 코미디이다. 그 영화가 어떻게 중국의 영화제작자 눈에 든 모양이다. 중국영화 을 감상하기 전에 먼저 알아둬야할 것은 지금, 현재 중국에서는 영화등급제도가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즉, 모든 영화가 눈높이를 낮춰, 누구나 볼 수 있는 수위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온리 그것!’인 이 작품의 온전한 재미를 중국영화에서 구현할 수 있을까. 그 의문이 .. 2020.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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