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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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크래프트 무비] 유치함과 창의 사이
게임 속 세상이 스크린 위로 펼쳐졌다. 더 화려하게, 더 현실감 있게, 더 웃기게. 수많은 게임들이 영화가 되었고, 그 바통은 이제 가 이어받는다. 스웨덴의 개발자 마르쿠스 페르손이 만든 이 블록의 세계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그 가치를 알아보고 모장 스튜디오를 인수하면서 전 세계 유저의 창의력을 끌어모았다. 정육면체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유저는 땅을 파고, 성을 쌓고, 좀비를 물리치며 자신만의 왕국을 만든다. 그렇게 자유롭고 무한한 탐험이 영화라는 프레임에 들어섰다. 워너브러더스와 레전더리, 그리고 모장이 손잡고 만든 에는 잭 블랙과 제이슨 모모아가 출연한다. 두 사람은 엠마 마이어스, 다니엘 브룩스, 세바스찬 한센과 함께 블록 세상으로 빨려 들어간다. 관객 역시 그 포털을 통과해야 이 유치하고도 황당한 게..
2025.05.02 -
[하이퍼나이프] Birds of a Feather... (박은빈, 설경구주연, 디즈니+)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된 8부작 드라마 (감독:김정현)는 메디컬드라마의 외피를 두른 심리스릴러이다. 주인공은 ‘뇌’수술에 관해서는 탁월한 실력을 가진 두 명의 외과의사이다. 한 사람은 의학도라면 누구나 닮고 싶어하는 화타의 실력을 가진 의대 교수 최덕희(설경구)이다. 어느 해인가 그의 수술실에 영민한 학생, 정세옥(박은빈)이 들어온다. 세옥은 스승이 가진 모든 의술을 흡수하여 제 것으로 만들고 싶어 안달이 나있다. 스승은 그런 열정적 제자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하다. 그런데, 청출어람(靑出於藍), 후생가외(後生可畏)이다. 제자의 실력은 분명 자신의 자신을 뛰어넘을 기세이다. 그런데 그 제자가 두렵다. 히포크라테스의 고귀한 선서는 어디 가고 제자는 오직 뇌수술, 인간의 뇌에만 관심이 있다. 메스를 들고..
2025.05.02 -
[야당] “대한민국 검사는 대통령을 만들 수도, 죽일 수도 있어” (황병국 감독 2025)
16일 개봉하는 영화 은 어찌 보면 전혀 새로울 게 없는 영화이다. 국민을 도탄에 빠뜨리는 마약이 흘러넘치고, 집법기관의 아슬아슬한 함정수사가 펼쳐지고, 범죄자와 검경 사이에서 위태롭게 줄타기하는 정보원이 있다. 한국 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악독한 경찰, 검사, 정치인들이 여지없이 등장한다. 그들은 서로 손을 잡고, 서로를 이용하며, 결국 내버린다. 그리곤 저 밑바닥까지 갔던 인물이 복수에 나선다. 때는 바야흐로 대선(대통령선거) 기간. 이제 초고속 인터넷이 깔린 대한민국에서 유튜브와 망원카메라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새로운 게 있나? 황병국 감독의 이다. 대리운전을 하던 강수(강하늘)는 고객이 건네주는 음료수를 마시고는 정신을 잃는다. 그리고는 어느새 마약쟁이가 되어 교도소에 가게 된다. 그는 ..
2025.05.02 -
[승부] 스승과 제자, 흑백의 운명을 두다 (김형주 감독, 이병헌 주연,2025)
세기의 라이벌이라 불릴 만한 승부가 있다. 정치판엔 YS와 DJ, 마운드에는 최동원과 선동열, 링 위에선 김일과 이노키, 음악사에선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있었다. 이들은 시대와 조건이 무르익은 곳에서 서로를 향해 치열한 결투를 벌였고, 그 장면은 역사가 되어 대중의 기억 속에 영원히 각인된다. 그들이 견뎌냈을 시간들과 고독, 그리고 잠 못 이루던 밤들은 그 자체로 위대함의 증거다. 그 대결의 무대가 바둑이라면, 인간의 사고가 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지략 대결과 전략의 예술이 펼쳐질 것이다. 영화 는 조훈현과 이창호, 이 위대한 승부사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조훈현은 싱가포르 호텔에서 열린 제1회 응창기배 바둑대회 결승대국에서 중국의 섭이평을 꺾고 커다란 우승배를 들어올린다. 이미 조훈현을 한국에서 적..
2025.05.02 -
[로비] 비즈니스의 완성은 골프장에서 이뤄진다 (하정우 감독)
요즘 유행하는 챗GPT에 유망 IT기술을 가진 스마트업 대표로서 인허가권을 가진 공무원(골프광)에 대한 로비 비법을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챗GPT는 “고위 공무원에게 로비를 진행하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사안입니다. 윤리적인 문제와 법적인 제약이 있을 수 있으므로, 로비 활동이 법적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이 경우, 골프가 담당자의 취미라면, 그 취미를 기반으로 한 합법적이고 윤리적인 접근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몇 가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합니다...”라며 아주 길게,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하정우는 챗GPT 아니어도 살면서 많이 보아왔을 것이고, 실제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며, 피부로 실감했을지 모른다. 그 모든 것을 영화 에 쏟아 붓는다. 고위공직자 골프접대의 알..
2025.05.02 -
[백설공주] 내면의 아름다움.. "담대함, 용기, 공정, 진실"
월트 디즈니가 1937년에 만든 디즈니 레전드 애니메이션의 가 실사영화(라이브액션)로 만들어졌다. 디즈니로서는 자신들의 엄청난 IP를 다양한 포맷으로 리메이크하며 왕국의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101마리 달마시안’, ‘알라딘’, ‘신데렐라’, ‘정글북’, ‘라이언 킹’ 등 꾸준히, 열심히, 디지털 힘으로 새 생명을 불어넣었지만 언젠가부터 시대변화에 편승하는 듯 아슬아슬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른바 ‘PC’에 대한 이야기이다. 물론, 30년 전 (애니메이션) 때에도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 왜 아랍 사람은 음흉하게 그리느냐며. 그리고 근본적인 문제인데 왜 ‘디즈니 공주’는 항상 저렇게 생겨야 해?이다. 색깔이든, 외모든. (아무도, 지블리의 여주인공의 모습의 일관성에 대해 의문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어..
2025.05.02 -
[힘내라 대한민국] 보수파, 우국충정의 반공영화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서 정치적 색채가 뚜렷한 영화가 개봉되었다. 금기백, 애진아 감독의 은 제목부터 정치적 신념을 명확히 드러낸다. 해방 전후의 좌우 대립만큼이나 첨예한 진영 싸움이 펼쳐지고 있는 지금, 정치적 논쟁은 여의도를 넘어 아스팔트 위에서, 그리고 이제는 극장가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과거에도 선거철이나 대형 이슈가 우리 사회를 뒤흔들 때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영화들이 종종 등장했다. 주로 진보진영에서 만든 작품들이 내걸리던 것과는 달리, 최근 들어 보수 진영에서도 적극적으로 극장용 영화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 이승만 전 대통령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의외의 흥행 성공을 거둔 이후 영화란 매체가 더 이상 단순한 오락거리나 역사기록이 아니라 진영 싸움에서 심리적 ‘깃발’의 역할을 하게..
2025.05.02 -
[숨] 우리는 모두 죽는다. 좋은 삶이었든 나쁜 삶이었던… (윤재호 감독)
그 누구보다도 깊은 사연과 삶의 궤적을 가졌을 것 같은 윤재호 감독이 신작 으로 돌아왔다. 윤 감독은 와 그리고 몇 편의 덜 알려진 역작을 통해 꾸준히 소외된 자, 잊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신의 방식으로 영상에 담고 있다. 이번 작품은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부자이거나 가난한 자이거나, 높은 곳에 있었거나 낮은 곳에 있었거나 누구나 죽는 인간의 마지막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지금 죽는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정리될까. 육신은 어떻게 되고, 위명과 기억들은 어떻게 사라져갈까. 은 우리의 육신이 누구에게 의탁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 곁은 떠나는지 보여준다. 분명, 철학적이거나 종교적인 담론이지만, 그에 앞서 현실적인 질문이기도 하다. 윤재호 감독의 다큐멘터리 은 사람의 생로병사를 담는다. 물론 ‘..
2025.05.02 -
[미키17] 니플하임의 불쌍한 지구종(種)들 (봉준호 감독,2025)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이후 6년 만에 할리우드 대작 [미키17]로 돌아왔다. 멀리 보자면 단편 [지리멸렬](1994)부터 영화적 재미와 사회적 풍자를 결코 놓지 않았던 충무로의 봉테일에서 세계적 유명감독으로 위상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사회적 계층질서와 인간의 실존적 문제에 대해 메스를 댄다. 이번엔 할리우드 대자본으로 우주 저 멀리, 니플하임 행성으로 날아가서 인간, 복제물, 외계생물체와의 3종 조우라는 ‘휴먼’드라마를 완성시킨다. 원작은 2022년 출판된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7]이다. 미키 반스(로버트 패틴슨)는 지구별에선 별 볼일 없던 루저 청춘이다. 그가 겨우 구한 일자리는 우주 식민개척지에서의 극한직업이다. 여러 문제로 지구에서 더 이상 인류가 살아갈 수 없게 되자 우주 곳곳으로 식민지..
2025.05.02 -
[백수아파트] 대동단결 아파트 ‘백수’결사대 (경수진 고규필 주연, 이루다 감독)
경수진이 주연을 맡은 저예산영화 [백수아파트]는 마동석의 '빅펀치픽처스'가 제작에 참여한 작품이다. '대중'영화에 대한 촉이 남다른 마동석은 '범죄도시' 말고도 저예산의 영화를 곧잘 만든다. 적당한 액션과 적절한 스토리, 괜찮은 감동코드나 공감 요소가 있으면 적절한 규모의 예산으로 다양한 작품을 내놓으며 시장 상황에 민첩하게 적응하고 있다. 거울(경수진)은 조카들과 함께 새벽부터 동네를 휘저으며 '지역사회의 질서와 안녕'을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재래시장에 불법 정차된 생수배달 트럭을 붙잡고 일장연설을 한다. 이런 오지랖에 진절머리가 난 동생 두온(이지훈)은 누나에게 집에서 나가라고 그런다. 거울은 이제 인근 아파트에 한 달간 월세로 들어가 살게 된다. 오지랖 넓은 거울에게는 어디를 가나..
2025.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