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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스 오브 인게이지먼트] 규칙은 지켜라
.................... 이 영화 의 불편부당한 감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몇 가지 주관적인 경험담이 모여야만 그런대로 "아, 그럴수도 있겠구나"하고 받아들여질 것이다. 이 영화의 내용은 이러하다. 용감한 해병대 샤무엘 잭슨 대령에게 특수임무가 떨어진다. 예멘의 미국대사관이 극렬시위대에 둘러싸여 상당한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명령에 의해 함정에서 헬기로 대사관 옥상에 도착한다. 수백 명의 시위대가 대사관에 돌을 던지고, 여기저기서 위협사격을 가하고 있다. 군중심리에 의해 이들 시위대의 행동은 점차 과격해지고, 미국 대사는 황급히 이곳을 철수하기로 하고, 성조기를 뚤뚤 말아 헬기를 타고 가 도망가버린다. (대사관 건물은 미국 땅이다. 이건 어느나라, 어느 상황에서도 똑같다. ..
2019.09.17 -
[BIFF리뷰] 메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스피탈” (이옥섭 감독, Maggie 2018)
지난 주말 막을 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최고의 화제작은 개막작도 폐막작도 아닌, ‘한국영화의 오늘-비전’부문에서 상영된 한국독립영화 일 듯하다. ‘메기’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비를 지원한 저예산독립영화이다. ‘메기’낚시를 가는 낚시꾼의 인권을 다룬 영화는 절대 아니다. 이옥섭 감독과 이주영-구교환 등이 펼치는 재기발랄한 청춘드라마이다. 그렇다고 알콩달콩한 연애이야기는 더더군다나 아니다. 영화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장르의 대향연을 펼친다. 영화가 시작되면 퇴락한, 혹은 변두리의 한 병원-마리아사랑병원-을 보여준다. 뜬금없이 “우주선을 타지 않고 우주를 가려면 방사선과에 취직하는거다. 인간의 몸이 우주니까.”라는 내레이션이 흐른다. 천연덕스럽게 NASA로고가 박힌 이 병원 방사선과에..
2019.09.17 -
[상해보루] 상하이 天空 불꽃놀이 (텅화타오 滕华涛 감독 上海堡垒 Shanghai Fortress 2019)
한국에서 중국영화는 그다지 환영 받지 못하고 있다. 대만영화보다 더 푸대접 받는다고 해야할 정도이다. 중국영화산업은 장예모와 진개가가 호령하던 그 시절(5세대)이 아니다. 경제성장과 함께 중국영화계도 이미 ‘중국몽’ 시대에 진입했다. 호방한 역사물에 장기를 보이는 중국에서도 SF에 대한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개봉된 유랑지구>는 두 달 상영 만에 무려 46억 5천만위앤(78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흥행성적을 올렸다. 그리고 지난여름 ‘유랑지구’의 뒤를 이어 또 한편의 거작SF가 개봉되었다. 상해보루>(上海堡壘,Shanghai Fortress)이다. 기대와는 달리 흥행에서 참패했다.(1억 2천만위앤에 그쳤다!) 평도 좋지 않다. 그런데, ‘넷플릭스’ 덕분에 한국영화팬도 이 작품을 관람할 수 있게..
2019.09.16 -
[BOOK] 넷플릭소노믹스 "미디어생태계 대전" (유건식 한울아카데미,2019)
(박재환 2019.9.16) 최근, 내달 개막하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앞두고 이용관 BIFF이사장과 전양준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쏟아진 질문 가운데 가장 많았던 질문이 부산에서 상영하는 넷플릭스 작품과 관련된 것이었다. 실제, 부산영화제에서는 작년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를 상영한데 이어 올해에도 등 네 편의 넷플릭스 영화가 소개된다. 어쩌면 이들 영화는 부산영화제를 ‘넷플릭스 홍보의 장’으로 이용하려는지 모른다. 넷플릭스는 영화계-정확히는 극장업계의 계륵인 셈이다. 재작년 봉준호 감독의 가 칸영화제 경쟁영화제부문에서 처음 상영된 뒤부터 넷플릭스는 영화계에 논쟁의 중심에 섰다. 영화산업에서 자국영화에 대한 완고할 정도의 보호정책, 울타리를 치고 있는 프랑스에..
2019.09.16 -
[효자동 이발사] 특강, 대한민국 현대사 (임찬상 감독 The President's Barber, 2004)
그제 서울극장에서 [효자동 이발사] 시사회가 있었다. 영화상영이 끝난 후 감독, 배우들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카메라맨과 기자들로 벅적대는 극장로비 뒤편에는 심재명 대표가 서 있었다. "아, 명필름 작품이었지." 사실 임찬상 감독이라는 신인 감독이 이 작품을 만든다고 했을 때 [공동경비구역 JSA]를 기대하기보다는 [YMCA야구단]의 우려가 먼저 일었다. 그런데 명필름은 이번에 [효자동 이발사]를 직접 제작을 한 것이 아니란다. 배급을 줄곧 하던 청어람이 제작을 하고 명필름은 마케팅을 담당했다고 한다. 재미없는 충무로 영화산업이야기는 이 정도 하고. 나는 이 영화를 감동적으로 보았다. 실제 꽤 공들인 몇 장면에서는 절로 눈물이 났다. 보고나선 이 영화가 [박하사탕2]라고 생각되었다.영화는 소문대로 이승만 ..
2019.09.15 -
[글래디에이터] 차원이 다른 스파르타쿠스 (리들리 스콧 감독,2000)
(박재환 2000.5.22.) 올해의 타이타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스케일이 큰 영화이다. 또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만들었을 스파르타쿠스>라는 찬사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여지없이 리들리 스콧 감독의 글래디에이터>일 뿐이다. 이 영화는 밀레니엄을 맞이하여 헐리우드가 그동안 축적된 디지털 특수기술과 아날로그 스펙터클을 적당히 배합하여 만든 로마 대서사극이다. 벤허>나 쿼바디스> 혹은 클레오파트라>에서 느꼈던 그 장대한 스케일과 웅장함은 극장내 관객들을 흥분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기에 충분하다. 이 영화는 영화 시작 10분 동안 숲 하나 -그렇다고 우리나라 수목원 정도의 규모가 아니다. 실제 산 하나를 깡끄리 태워버린다. 이 장면은 영국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산을 벌채하려는 영국 산림관..
2019.09.14 -
광해 왕이 된 남자: 보름간의 왕노릇 (추창민 감독 Masquerade, 2012)
우리나라의 국보급 문화재 조선왕조실록>은 임금들의 하루 일과가 오롯이 기록된 세계에 둘도 없는 희귀한 기록물이다. 조선시대 궁궐 내에서 펼쳐지는 임금님의 통치행위가 일지개념으로 빼곡하게 기록되어있다. 매일매일 기록한 초고는 그 임금이 죽은 뒤 하나의 실록으로 묶인다. 태조에서 철종까지 25대 왕들의 연대기인 셈이다. 물론 연산군과 광해군은 ‘실록’대신 ‘일기’로 불린다. 이 기록물은 사대사고(四代史庫)에 보관되었고 수많은 전화를 거쳐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것이다. 이 기록물은 10여 년 전에 디지털로 DB화가 되었고, 이제는 인터넷에 한자 원문과 한글해석본이 나란히 올라있어 어느 왕 어느 시절에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를 누구나 열람해볼 수 있다. 광해군은 조선의 15대 왕에 해당한다. 어릴 때부터 영특한 ..
2019.09.13 -
[이티] 20년의 기억 "이.티. 폰 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E.T. the Extra-Terrestrial 1982)
(박재환 2002.2) 이티>가 재개봉된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 듣고는 비디오 가게로 달려가서 이티>를 빌려보았다. 세월의 흐름은 어쩔 수가 없는 모양인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비디오의 화질과 음질은 DVD시대를 사는 나로서는 마치 카사블랑카>를 다시 보는 것 같았다. 이젠 이 화면에 더 선명한 칼라가 덧칠 되고, 이 음향에 디지털 리마스터링된 새로운 소리가 더해져 관객을 찾겠지. 그 생각을 하면서 이티>의 동심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이티>는 미국에서는 82년 6월 11일 개봉되었고, 우리나라에서 84년에야 겨우 개봉되었다. 지금이야 누구나 외화를 수입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20개 영화사만이 한해 몇 편씩의 한정된 외화를 수입할 수 있었다.(쿼터제) 이티>는 당연히 그들 영화사 사이에 경쟁이 붙었고 수..
2019.09.12 -
[성난황소] 마동석표 핵주먹 (김민호 감독 Unstoppable, 2018)
예전엔 추석 명절엔 어김없이 성룡 영화가 극장에 내걸렸었다. 차례 지내고 송편 먹고 용돈 받으면 극장에서 성룡의 아크로바틱한 영화를 보는 것이 영화팬의 나름 명절보내기였다. 언젠가 부터는 성룡영화가 TV특선영화로 걸리기 시작하더니 이젠 새로운 인물을 만나게 된다. 마동석이다. 할리우드 마블 히어로로 픽업된 마동석은 충무로에서 오랜 단역 생활을 끝내고 자기만의 아우라를 뽐내는 액션스타로 자리 잡았다. 작년 쏟아진 그의 출연작 중 성난황소>가 이번 추석연휴기간에 KBS에서 방송된다. 역시 핵주먹을 자랑하는 100% 마동석표 영화이다. 누가 감히 내 아내를 납치했어? 마동석은 오늘도 수산물시장에서 짐을 나른다. 동생 춘식(박지환)이 하는 말로 보아 왕년에 한 주먹한 거친 과거를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
2019.09.11 -
[뺑반] 토끼몰이 고육지책 (한준희 감독 Hit-and-Run Squad 2019)
김혜수-김고은이라는 충무로 대표 여배우를 투톱으로 내세운 영화 ‘차이나타운’으로 각광받은 한준희 감독의 그 다음 작품은 한국형 카 체이싱 영화 뺑반>이다. 할리우드 ‘분노의 질주’ 시리즈로 한껏 눈이 높아진 한국 영화팬에게 인천 하이웨이를 달리는 자동차의 속도감이 제대로 전달될까. 일단 시동부터 걸고, “부릉부릉~” 광역수사대 내사반 은시연(공효진)은 상사(염정아)의 비호 아래, JC모터스 정재철 대표(조정석)와 검은 커넥션을 갖고 있는 경찰청장의 비리를 수사하다 결국 인천서 뺑소니전담반으로 좌천된다. 그곳에서 특이한 순경 서민재(류준열)를 만나게 되고 함께 ‘JC 잡기’ 작전에 뛰어든다. 미국 수사물에서는 FBI와 동네 보안관 사이에 벌어지는 수사권 관할다툼을 자주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영화에서는 ..
2019.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