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는 그 곳에 있어] 죽음으로 완성한 걸작 (후보 胡波 감독 大象席地而坐 An Elephant Sitting Still.2018)

2019. 11. 21. 18:28중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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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직접 보기 전에 제목을 올바르게 옮기기는 참으로 곤란한 경우가 많다. 작년 대만 금마장영화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중국영화의 제목은 大象席地而坐이다. 영어제목은 ‘An Elephant Sitting Still’이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진다. 동물원 이야기? 서커스단 이야기? 영화를 보고 나면 왜 이런 추상적인, 혹은 아무말 대잔치를 했는지 짐작을 하게 된다.

 

영화는 중국 허베이성 스자좡(石家庄)의 작은 도시 징싱(井經)현에 살고 있는 네 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한다. 이들은 그야말로 무명소졸, 밑바닥 서민, 민초들이다.

 

동네양아치 위청’(章宇/장위)은 친구의 아파트에서 아내와 밀회 중이다. 그런데 친구가 갑자기 돌아온 것이다. 무어라 변명도 하기 전에 친구는 고층아파트 밖으로 뛰어내려 자살한다. ‘웨이부’(彭昱暢/펑위창)는 문제 많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문제 많은 집안의 문제학생이다. 웨이부의 친구가 지금 곤경에 처해있다. 감히 학교 짱의 핸드폰을 훔쳤다는 것이다. 학교 짱에 감히 대들다가 계단에서 밀친 게 화근이다. 그 놈은 사경을 헤매고 자신은 도망자 신세가 된다. 웨이부의 반 친구 황링(王玉雯/왕위원)도 사면초가 신세이다. 집안 꼴은 엉망이고 엄마라는 작자는 딸아이를 내다버린 자식 취급한다. 황링은 학교 부주임과 그렇고 그런 사이였는데 그게 사진에 찍혀 전교생이 다 아는 처지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왕진(李從喜/리쿵시) 할아범. 제대군인으로 힘들게 (중국현대사를 관통하며 살아남았건만) 아들 내외가 양로원에 들어가라고 등을 떠밀고 있다. 손녀에게 더 좋은 교육을 시키기 위해 좋은 학군으로 이사를 가기 위해 아버지를 내모는 것이다.

 

위청, 웨이부, 황링, 왕진, 이렇게 네 사람은 정정현의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고, 한 다리 건너면 다들 알 수도 있는 존재들이다.(웨이부가 밀쳐 죽인 놈이 양아치 위청의 동생이었고, 웨이부와 왕진은 이웃 사촌이다!) 이들은 극한의 상황에 놓이거나, 아니면 극악의 조건에서 달아나고 싶어 한다. 이들이 어떻게 한자리에 모여, 지상낙원을 찾아 갈까.

 

영화 초반에 위청은 이런 말은 한다. “만저우리에 가면 코끼리가 한 곳에만 앉아 있대. 도무지 움직이질 않는데....” 이 이야기에 이끌린 중국사람은 기차역에서 모여, 먼 길 떠날 채비를 한다. 그런 코끼리가 있는지, 그런 장소가 있는지 궁금해서일까. 아니면, 그 어디를 가도 여기 같은 지옥일까라는 자포자기 심정일까. 아마, 중국에서 기차 타본 사람은 알 것이지만 차표 구하기가 쉬운가. 암표 사기꾼 에에 속고, 도망자 신세이며, 뜻밖의 사건도 벌어진다. 우여곡절 끝에 장거리 버스에 오른 이들. 밤새 달린 이들은 만저우리의 코끼리를 볼 수 있을까.

 

 

영화는 무려 234분에 달한다. 3시간 54분이란 말이다. 영화는 시종일관 칙칙하고, 어둡고, 지루하다. 각각의 사연은 침울하고, 절망적이고, 극단적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만저우리는 동북지방 만주(满洲)가 아니라, 내몽골자치구 후루베이얼에 있는 동네다.

 

이 영화는 사연이 기구하다. 작가이기도 했던 후보(胡波)감독이 자신의 단편소설을 영화로 만들 생각을 한다. 이 프로젝트는 중국 독립영화의 성지가 되어가는 시닝의 FIRST영화제에서 제작자 리우시엔(劉璇)의 눈에 띈다. 리우의 남편은 중국 5세대 감독인 왕샤오슈아이(王小帥) 감독이다. 60만 위앤이라는 저예산으로 촬영에 들어간다. 감독이 원한 스타일은 어둡고 탁한, 절망적 공기가 절로 스며드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해질녘과 해 뜰 무렵에 잠깐 촬영하며 경우 완성시킨다. 그렇게 완성시킨 작품이 4시간에 가까우니, 제작자는 분통을 터뜨린다. 극장 상영을 위해 2시간 내로 줄이라고. 후보 감독과 왕샤오슈아이 사이에 엄청 큰 다툼이 있었던 모양이다. 후보는 자신의 작품을 위해 판권을 되사오려고 하지만 결렬되었다. 후보 감독은 자신의 장편데뷔작을 세상에 공개하지도 못한 채 자살한다.(2017.10.12.) 그 때 그의 나이는 겨우 29. 그리고 몇 달, 베를린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베를린 영화제 공식홈페이지에는 프로듀서가 리우센으로 되어 있다. 감독 사후, 판권/최종편집권 문제는 해결이 된 모양새다. 리우센과 왕샤오슈아이의 동춘영화사는 판권을 후보 감독의 부모에게 넘긴다. 영화 엔딩 크레디트에는 판권이 부모(楚延華, 胡永振)에게 있음을 보여준다.

 

굉장히 느린 호흡의, 굉장히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중국 독립영화이다. 많이 보아온 이야기이고, 많이 들어본 난장판 중국요지경을 묵묵히 지켜봐야한다. 참으로 고통스러운 작업의 결과물을 내놓고 후보는 그렇게 저 세상 사람이 된 것이다. 참으로 기이한 데뷔작이자, 막장이다.

 

이 영화는 5월에 열린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뒤 오늘(21일) 극장 개봉한다고 영화사는 밝혔지만 실제 어느 극장, 몇 개 스크린에 내걸리는지는 알 수가 없다.  '겨울왕국2'의 예매율이 무려 95%를 차지하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다.  물론, 이런 영화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같이 이야기해서는 안 되겠지만 말이다. (박재환 201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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昨晚,第55届金马奖将最佳剧情长片、最佳改编剧本授予电影《大象席地而坐》,导演胡波的母亲上台接受了奖杯。执委会主席李安在公布最佳剧情长片奖前说:“我真的很想抱抱这位母亲。”一年前,《大象席地而坐》的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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胡波《大象席地而坐》:那頭不存在的大象,除了諷刺中國政權還有其他 - The News Lens 關鍵評論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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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象席地而坐》影评:大象最后的悲鸣,就是死亡的奏鸣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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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象席地而坐》:「人活著就會一直痛苦,以為換了地方就會好,好個屁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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