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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오리라] 홍콩광복의 그날은.... (허안화 許鞍華 감독 明月幾時有 ,Our Time Will Come 2017)
영화가 개봉되기 전 언론시사회가 열린다. 영화기자들과 평론가들이 먼저 영화를 보고 영화에 대한 기사를 쓴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극장에서 그런 언론시사회를 건너뛰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극장대관료조차 벌충하지 못할 저예산, 비주류영화의 경우이다. 흥행을 기대하지 못하는 경우, 조용히 개봉되거나 곧장 VOD 플랫폼으로 넘어간다. 때에 따라서는 Vimeo 플랫폼을 활용한 프리뷰 시사가 진행되기도 한다. 12월 12일 개봉된다는 중국영화 그날은 오리라>도 그런 경우이다. 2017년 중국에서 개봉된 이 영화의 원제목은 명월기시유>(明月幾時有)이다. 송나라의 명문장가 소동파의 시가(詞)의 제목이다. 영화의 배경은 1941년 말, 일본이 중국대륙을 침공, 남하하면서 영국에 할양된 홍콩(과 구룡)마저 집어삼키던 그 때..
2019.12.10 -
[인터뷰] 이정은 “지금이 완전 황금기다!” (동백꽃 필 무렵 종방인터뷰)
”정말 끔찍하다. 두고두고 회자될 듯하다. 대사를 거의 읽는 수준이었다. 그 때 연기는 정말 다시는 못 봐주겠다. 완전 발연기였어요.” 데뷔 초, 단역으로 출연했던 영화 (2001)를 떠올리며 이정은 배우가 던진 말이다. 무작정 연기가 좋아 연극판에 뛰어들었고, 오랫동안 무명의 배우로 남아야 했던 중년 여배우의 속사정이 느껴지는 듯하다. 이정은 배우는 올해 영화 에서의 문광과 드라마 의 정숙 캐릭터로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가만히 돌이켜보면 ‘눈이 부시게’에서도, ‘미스터 션샤인’에서도, ‘타인은 지옥이다’에서도 볼 수 있었던 배우이다. 알게 모르게 더 많은 영화에서 ‘단역’출연 했었다. 1991년 연극으로 데뷔한 이래 최근 들어 이름을 날리고 있다. 그런 이정은 배우를 만나 ‘짧지 않은 연기 인생’에 대..
2019.12.10 -
[유랑지구] “중국SF, 태양계를 뛰어넘어 안드로메다로~” (곽범 郭帆 감독 流浪地球 The Wandering Earth, 2019)
중국영화를 이야기할 때 주의할 점은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할 것이다. 표현의 자유와 공산당국과 치열하게 싸우는 작가주의 독립영화부터, 해외영화제에서 중국의 영광을 휘날리는 영화, 그리고 10억이 훨씬 넘는 중국영화팬들을 사로잡는 대중영화까지 그 스펙트럼은 넓고도 찬란하다. 여기에 그런 중국 영화토양에서 급속성장한 최신 흥행대작을 만나게 된다. 지난 2월, 우리가 설이라 부르는 대목인 ‘춘절’에 개봉된 SF영화 유량지구>이다. 충무로에서도 성공적인 SF영화는 만들지 못했다. 중국이 선수를 친 것이다. 중국이라면 ‘마데 차이나’로 이야기하는 ‘믿지 못할 짝퉁’을 먼저 떠올리지 모르겠지만 중국SF는 무시 못 할 무언가가 있다. SF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황당한 이야기의 기원은 중국이..
2019.12.10 -
[영화리뷰] 나를 찾아줘, 처절한 영애씨
한류대스타 이영애가 친절한 금자씨>이후 14년 만에 출연한 영화 나를 찾아줘>는 스릴러이다. 6년 전 잃어버린 아들, 지금은 13살이 되었을 ‘실종아동 윤수’를 찾아 전국을 헤매는 가슴 아픈 드라마이다. 영화는 정연(이영애)이 황량한 갯벌을 휘청거리며 걸어가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바다가 저 멀리 밀려나고 암초가 튀어나온 갯벌 끝에 눈이 머문다. 이제부터 정연의 힘겨운 6년의 삶이 펼쳐진다. 아들을 잃어버리고 삶은 망가진다. 아빠(박해준)는 차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을 헤맨다. 전단지를 돌리며. 엄마 정연은 병원에서 일하며 희망을 잃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박해준이 어이없는 교통사고로 죽고, 정연은 절망에 놓이게 된다. 그 때 걸려온 전화 한 통. “당신 아들인 것 같다. 갯벌에서 일하더라.” 정연은 ..
2019.12.09 -
[인터뷰] 이영애 ‘처절한 영애씨’
드라마 으로 한류드라마의 위상을 드높였던 이영애는 지난 2005년 박찬욱 감독의 를 마지막으로 새로운 영화작품이 없었다. 그동안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고,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영화 로 다시 스크린에 나섰다. 김승우 감독의 데뷔작이다. 6년 전 아이를 잃어버리고, 애타게, 처절하게 실종아이를 찾아나서는 간호사 정연을 연기한다. 개봉을 앞두고 이영애를 만나 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한 소감을 들어보았다. 이영애와의 인터뷰가 특별했던 것은 인터뷰장소가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이었다는 점. 고급스러운, 한류대스타의 품격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전엔, TV에 아프거나 힘든 상황에 처한 아이들이 나오면 내가 도와줄 게 없을까하고 다가갔었다. 그런데 정작 엄마가 되고 나니 그런 뉴스는 차마 못 보겠..
2019.12.09 -
[인터뷰] 차영훈 피디 “좋은 각본, 압도적 연기, 행운의 강소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지난 9월 18일부터 11월 21일까지 매주 수목요일 방송되던 KBS 2TV 수목드라마 이 시청자의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6%대의 시청률로 시작된 드라마는 회를 거듭할수록 탄탄한 스토리, 배우들의 열연으로 상승 곡선을 이어가더니 마지막 회는 24%, 올해 미니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의 연출을 맡은 차영훈 피디가 ‘화제작 동백꽃’에 대한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지난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별관에서는 취재진과 만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대본이 너무 좋았다.”고 말문을 연 차 감독은 ‘동백꽃’ 성공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제작발표회 때 지상파 드라마의 위기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다.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맞게 드라마의 포맷을 변화시키려는 노력도 필요하..
2019.12.09 -
[인터뷰] 유재명 “나를 찾아줘” (나를 찾아줘)
지난 달 말 개봉한 영화 (감독 김승우)는 이영애가 이후 14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하는 작품이라 관심을 받았다. 영화는 6년 전 실종된 아이를 찾는 이영애의 처절한 몸부림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이 영화에는 최근 스크린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유재명이 이영애의 대척점에 서서 영화를 타이트하게 이끈다. 늦깎이 결혼에 최근 아이를 낳은 배우 유재명을 만나, 영화와 연기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개봉을 앞두고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 자리였다. “이런 자리는 아직도 낯설다. 아마 말을 잘 못하는 것 같아 영화사에서 자리를 마련해 주지 않는 모양이다.”고 말문을 연 유재명은 놀랍도록 적확하고, 화려한 언변으로, 그리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언론시사회에서 완성된 작품을 처음 ..
2019.12.09 -
[나이브스 아웃] 피해자 X의 헌신 (라이언 존슨 감독 KNIVES OUT 2019)
4일 개봉된 미국영화 나이브스 아웃>(원제: Knives Out 감독: 라이언 존스)에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살인흔적과 아가사 크리스티의 품격이 느껴진다. 살인은 저택에서 일어났고, 그 시각 그 저택에 있던 가족 구성원 모두가 의심을 사기에 족하다. 앗, 살인이 아닐 수도 있단다. 그럼 누가, 무슨 일이 일어났단 말인가. 영화 보고나서 이 글을 읽기 바란다. 영화를 아직 보지 않은 사람을 위해 줄거리를 최대한 단축하면 이렇다. 베스트셀러 미스터리 작가가 85세 생일에 숨진 채 발견된다. 그의 죽음의 원인을 파헤치기 위해 경찰과 함께 탐정 브누아 블랑이 파견되는데.... 베스트셀러 작가가 누구지? 크리스토퍼 플러머이다. 그 옛날 사운드 오브 뮤직>의 폰 트랩 대령이다. 여전히 살아계신다. 몽키스>와 올 더..
2019.12.05 -
[포드 v 페라리] “자동차는 달리고 싶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 Ford v Ferrari 2019)
1986년 대우자동차에서 만든 승용차 ‘르망’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자동차 경주대회 ‘르망24’(24 heures du Mans, The 24 Hours of Le Mans)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1923년 시작되어 해마다 6월에 프랑스 르망이라는 동네에서 열리는 이 자동차경주는 자동차의 내구성을 견주는 시합이다. 자동차는 24시간동안 쉬지 않고 르망의 라 샤르트 경주장을 돈다. 오랫동안 자동차제조업체의 명예와 실력을 다투는 경기로 자리 잡았다. 4일 개봉된 영화 (제임스 맨골드 감독 Ford v Ferrari 2019)는 바로 이 르망24 자동차경주를 다룬다. 1967년 실제경기가 소재이다. 그렇다보니 영화는 시종 부릉부릉 시동음과 질주하는 속도감을 자랑한다. 포드, 페라리에 도전하다 영화..
2019.12.05 -
[인터뷰] 김강훈 “필구라서 행복했어요” (KBS드라마 '동백꽃 필무렵' 종방 라운드인터뷰)
지난 달 막을 내린 KBS 수목드라마 은 오랜만에 시청자에게 재미와 감동이라는 포만감을 안겨준 웰메이드 드라마였다. 배우들 모두가 캐릭터에 녹아들어간 사람냄새 나는 휴먼드라마의 정수였다. 모두가 최선을 다한 그 배우들 중 ‘필구’를 연기한 아역배우 김강훈이 특히 주목된다. 김강훈은 작년 에서 이병헌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고, 최근 개봉된 영화 에서도 잠깐 얼굴을 보인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김강훈이 취재진을 만나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초등학생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그리고 초등학생이 확실하네라는 감탄사가 나올 만큼 자연스럽고 즐거운 ‘묻고 답하기’ 시간이 펼쳐졌다. 지난 28일 오후, 서울 KBS별관 대본연습실에 마련된 간담회에는 30명 이상의 기자들이 모여 김강훈을 ‘바라’보았다. 여진구, 유승..
2019.12.03